도서 소개
어느 마을에 작은 서커스단이 찾아온다. 그 서커스단에는 곰과 참파노 단 둘밖에 없다. 참파노는 곰을 부려서 돈을 버는 서커스단의 주인이다. 곰은 커다란 덩치를 가졌음에도 불구하고 채찍과 구둣발로 자신을 누르는 참파노의 지시에 순종한다. 때로는 부당한 대우를 받는데도 말이다. 그러다 곰 앞에 나타난 작은 파리 한 마리로 인해 상황은 역전된다. 참파노와 줄로 이어진 곰이 파리를 잡으려다 참파노를 그만 하늘로 날려 보내는 것이다. 그래서 곰은 자유의 몸이 되어 숲 속으로 들어가고 참파노는 그 후로도 오랫동안 땅에 내려오지 못한 채 하늘을 난다. 너무 통쾌해서 기분 좋은 웃음이 나게 하는 결말이다.
이 이야기를 다 읽은 독자는 한번쯤 ‘힘’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될 것이다. 커다란 덩치를 지닌 힘센 곰조차 꼼짝 못 하게 하는 ‘힘’ 말이다. 그 힘은 사회적인 힘, 즉 ‘권력’이다. 참파노가 곰에게 부당하게 채찍을 휘두르는 것처럼, 권력은 권력자의 이익을 위해 남용되기 일쑤다. 그리고 권력에 예속된 자는 자신 속에 내재된 힘조차 인식하지 못한 채 권력(그것이 부당할지라도)에 무릎을 꿇는다. 그래서 이 구도는 좀처럼 깨지지 않는다. 그러나 야노쉬는 곰이 자신도 모르게 휘두른 힘으로 참파노를 날려 보내게 함으로써 말한다. “대들지 않는다고 힘이 없는 건 아니”라고, 문제는 자신이 가진 힘과 의지를 깨닫고 믿는 것이라고 말이다. 이러한 메시지는 그림책을 읽는 아이나 어른 모두에게 지금, 혹은 앞으로 겪을 부당한 힘에 대해 저항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해 준다.
출판사 리뷰
자유와 권력의 의미를 짚어 주는 서커스단 이야기
단순하고 해맑은 조명으로 더 깊이 주제를 이야기하는 돋보이는 야노쉬식 표현
야노쉬는 여러 가지 동물을 주인공으로 아이들의 세계를 잘 표현해 내는 작가이다. 그가 그린 곰이나 호랑이, 늑대 같은 동물들은 사람보다 더 ‘인간적인’ 분위기를 풍긴다. 이 책의 곰 역시 그렇다. 책 속 곰은 그 단순함과 순진함이 아이의 그것과 똑같다. 아무것도 모르는 듯한 눈이 귀여운 아이를 연상시킨다. 야노쉬는 이 순진한 곰을 통해 어떤 이야기를 하고 싶었을까? 그림책을 한 장 한 장 넘겨 가며 되짚어 보자.
어느 마을에 작은 서커스단이 찾아온다. 그 서커스단에는 곰과 참파노 단 둘밖에 없다. 참파노는 곰을 부려서 돈을 버는 서커스단의 주인이다. 곰은 커다란 덩치를 가졌음에도 불구하고 채찍과 구둣발로 자신을 누르는 참파노의 지시에 순종한다. 때로는 부당한 대우를 받는데도 말이다. 그러다 곰 앞에 나타난 작은 파리 한 마리로 인해 상황은 역전된다. 참파노와 줄로 이어진 곰이 파리를 잡으려다 참파노를 그만 하늘로 날려 보내는 것이다. 그래서 곰은 자유의 몸이 되어 숲 속으로 들어가고 참파노는 그 후로도 오랫동안 땅에 내려오지 못한 채 하늘을 난다. 너무 통쾌해서 기분 좋은 웃음이 나게 하는 결말이다.
이 이야기를 다 읽은 독자는 한번쯤 ‘힘’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될 것이다. 커다란 덩치를 지닌 힘센 곰조차 꼼짝 못 하게 하는 ‘힘’ 말이다. 그 힘은 사회적인 힘, 즉 ‘권력’이다. 참파노가 곰에게 부당하게 채찍을 휘두르는 것처럼, 권력은 권력자의 이익을 위해 남용되기 일쑤다. 그리고 권력에 예속된 자는 자신 속에 내재된 힘조차 인식하지 못한 채 권력(그것이 부당할지라도)에 무릎을 꿇는다. 그래서 이 구도는 좀처럼 깨지지 않는다. 그러나 야노쉬는 곰이 자신도 모르게 휘두른 힘으로 참파노를 날려 보내게 함으로써 말한다. “대들지 않는다고 힘이 없는 건 아니”라고, 문제는 자신이 가진 힘과 의지를 깨닫고 믿는 것이라고 말이다. 이러한 메시지는 그림책을 읽는 아이나 어른 모두에게 지금, 혹은 앞으로 겪을 부당한 힘에 대해 저항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해 준다.
이 이야기를 들려주는 이는 어린이이다. 서커스 공연을 보러 친구들과 함께 몰려드는 호기심 많은 어린이 말이다. 그래서 읽는 이는 쉽게 말하는 아이의 마음과 하나가 된다. 그런데 그림책 속 어른들은 서커스나 곰 따위에는 관심도 없는 듯하다. 아이들이 파리를 쫓아가는 곰을 흥미롭게 지켜보는 가운데에서도 어른들은 아랑곳하지 않고 갈 길을 가는 것을 보니 말이다. 재미있고 살맛나게 하는 것들을 바쁘다는 핑계로 놓치고 사는 어른들을 살짝 비꼬는 게 아닐까?
아이와 함께 책을 읽는 어른에게 전하는 메시지는 또 있다. 아이에게 덩치 크고 아는 것도 많은 어른 또한 참파노처럼 두려운 존재이다. 시키는 대로 하라고 고압적이고 권위적으로 아이들을 다그칠 때 그렇다. 이 이야기는 아이와 함께 참파노의 행동을 보는 어른 독자에게 자신은 어떤가 되돌아볼 계기를 제공해 준다.
제법 철학적인 메시지를 담았음에도 이 책은 무겁거나 부담스럽지 않다. 오히려 아이가 그린 듯 삐뚤빼뚤 서툰 것 같은 그림이 읽는 이의 입가에 유쾌한 웃음을 가져다준다. 들여다볼수록 많은 이야기를 독자에게 건네는 수채 삽화는 그 자연스러움과 풍부한 표현으로 독자를 이야기 속에 빠져들게 한다.
작가 소개
저자 : 야노쉬
폴란드 국경 근처의 작은 마을에서 태어났다. 어려서부터 대장간과 공장 등지에서 일하며 어렵게 그림 공부를 했는데, 1952년 이후 그림과 동화 창작에 전력을 쏟았다. 그런 노력의 결실로 1960년에 첫 작품을 발간하였다. 이후 그림책과 소설을 선보이며 브라티슬라바 비엔날레 일러스트레이션(BIB) 황금 메달 상을 두 번이나 받았고, 독일아동청소년문학상, 프랑스 청소년 도서상 등 많은 상들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