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1981년부터 1986년까지, 사막의 폭염과 고국의 그리움을 가로질러 오간 500여 통의 편지. 이 책은 산업화의 화려한 성장의 뒤편, 이름 없이 사라졌던 한 평범한 부부의 5년 기록이다. 사막에서 노동 현장의 고단함을 견뎌야 했던 남편 최성환과, 남겨진 자리에서 두 아이를 키우며 묵묵히 가정을 지켜낸 아내 조재순. 이들은 거창한 성공을 꿈꾸기보다, 매일 아침 다시 일어서는 일상의 평온을 지키기 위해 편지에 안부를 꾹꾹 눌러 담았다.가난했지만 사람의 체온이 있었고, 불안했지만 서로를 책임지려 했던 시대. 우리가 잃어버린 ‘연결의 힘’과 ‘다시 시작하는 용기’를 45년의 세월을 건너온 이 노부부의 문장에서 다시 만난다. 삶이라는 여름방학을 통과하며 저마다의 숙제를 끌어안고 살아가는 오늘날의 우리들에게, 이 기록은 잊고 있었던 다정한 위로가 된다.
출판사 리뷰
산업화 시대를 기억하는 방식은 대개 숫자와 기록 중심이었다. 수출 신화, 외화 획득 같은 산업화의 성과들이 시대를 설명하는 언어가 되어왔다. 그러나 최성환·조재순 부부의 서간집 《당신 사랑하는 마음, 날이 바뀌어도 진해져만 가니》는 산업화의 뒤편에서 하루를 버텨내야 했던 장삼이사들의 생활을 있는 그대로 보여준다.
1981년부터 1986년까지, 중동으로 떠난 남편과 부산에 남은 아내가 주고받은 500여 통의 편지에는 특별한 서사나 극적인 사건 대신 생활비를 걱정하고, 고된 일상을 염려하며, 철마다 달라지는 집안 사정을 전하는 사소한 이야기들이 가득하다. 이렇듯 지극히 평범한 일상의 기록은 그 시대를 가장 선명하게 복원해내는 힘을 발휘한다.
45년 전을 회고하는 과정에서 이들 부부는 인생을 여름방학에 비유했다. 뜨겁지만 한정되어 있고, 짧지만 강렬한 그 소중한 시간들 말이다. 이들의 이야기는 우리 각자의 여름방학을 다시 생각하게 한다. 숱하게 무너지고 불완전한 날들 중에서도 우리가 놓지 말아야 할 것들은 서로에 대한 믿음, 내일에 대한 희망, 그리고 지나간 시간을 감사함으로 돌아보는 마음이다. 이 서간집을 통해 부디 이 글을 읽는 독자들이 아직 끝나지 않은 자신의 여름방학을 다시 시작할 용기를 얻기를 바란다.
《당신 사랑하는 마음, 날이 바뀌어도 진해져만 가니》는 개인의 기록에서 시작하는 이야기이지만, 궁극적으로는 우리 모두의 이야기다. 한 부부의 사적인 감정에서 출발한 편지가 한 시대를 살아낸 모든 사람들의 초상으로 확장된다. 독자들은 이 책을 읽으며 부모의 삶을 더 깊이 이해하고, 나아가 지금 내 곁을 지키는 소중한 사람들과 나의 삶을 반추하게 된다. 그리고 끝내 깨닫게 될 것이다. 우리 모두가 누군가의 소망이었으며, 서로 맞잡은 온기 가운데 살아가고 있다는 사실을 말이다.
작가 소개
지은이 : 최성환
1981년부터 1986년까지, 사우디아라비아와 리비아의 거친 건설 현장에서 흘린 땀방울로 가족의 내일을 일구어낸 가장이다. 사막의 뜨거운 열기 속에서도 고향에 남겨둔 가족을 향한 그리움과 간절함을 매일 밤 얇은 습자지 위에 눌러 담았다. 거친 시대를 견뎌낸 성실한 사랑과 가장으로서의 무게를 칠십대 중반의 나이를 지나고 있다.
지은이 : 조재순
남편이 떠난 자리에서 어린 두 자녀를 홀로 키우며, 매일 마주하는 고단한 일상을 단단하게 붙들어 세워온 아내이자 어머니이다. 지나친 관심은 무관심보다 못하다는 신념으로 아이들을 살피고, 남편의 빈자리를 온기로 채우며 묵묵히 삶의 존엄을 지켜냈다. “힘든 것은 죽어야 끝이 난다”는 말 속에는, 고난 속에서도 자신의 삶을 놓지 않고 매일을 꿋꿋하게 살아가고 있다.
목차
*시작하는 글 : 묵은 기억을 다시 꺼내며
*마치는 글 : 시대를 이겨낸 걸음, 다음 세대에게 건네는 안부
1부 : 낯선 땅, 서툰 그리움
- 남편이야기 : 1980년 4월 29일 멈춰버린 수레바퀴
- 1981~1982 편지
- 1981~1982 기억의 갈피
2부 : 당신 닮은 봄이 오면
- 아내이야기 : 행복이라는 게 별것 있겠습니까
- 1984 편지
- 1984 기억의 갈피
3부 : 쌓인 그리움이 삶의 무늬가 되어
- 남편이야기 : 모래바람에 세운 우리의 금자탑
- 1985 편지
- 1985 기억의 갈피
4부 : 당신 사랑하는 마음 날이 바뀌어도 진해져만 가니
- 아내이야기 : 끝나지 않은 여름방학
- 1986 편지
- 1986 기억의 갈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