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과 노동, 다시보기
대안영상문화발전소 아이공 / 신현진, 최인이, 정윤희, 이광석, 고동연, 안진국 (지은이) / 2021.1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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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안영상문화발전소 아이공소설,일반신현진, 최인이, 정윤희, 이광석, 고동연, 안진국 (지은이)
예술은 노동인가? 이 오래된 질문은 200년 전 낭만주의 미학과 맑스의 자본론으로까지 거슬러 올라갈 수 있을 것이다. 이후 러시아 구성주의, 예술인 노조, 70년대 미술노동자연합 등 우리는 예술을 노동과 일치하려던 움직임이 있었음을 보았다. 한국의 경우, 최근 2011년 최고은 씨의 사망은 예술인의 노동권과 사회권 신장을 위한 행동들을 촉발했고 이후 지금까지 10년 동안 논의가 계속되었다.
10년이라는 기간 동안 예술가의 노동자적 조건들에 관하여 많은 논의와 투쟁이 오간 결과 예술인복지법 예술인고용법 등 여러 법률이 제정되었는데 본 포럼은 첫째, 지금까지의 논의 과정을 되돌아보며 그 의미를 다시 생각해보았다. 둘째, 더 나아가 4차산업혁명, 메타버스, NFT로 대변되는 급변하는 경제, 사회, 기술적 상황이 예술과 노동이라는 주제와 관련해 어떤 반향을 가져올지를 짚어 보았다. 이 자료집은 당시 논의된 이야기를 편집, 발전 시켜 기록한 것이다.예술노동자 용어정리(신현진) 007
예술가의 노동자성 인식(최인이) 031
예술+노동을 둘러싼 법제도적 쟁점들(정윤희) 053
크립토 아트와 NFT 예술노동자의 탄생(이광석) 068
종합토론 녹취록(질의 고동연, 안진국) 081예술가의 일(work)은 노동인가? 놀이인가? 초국적 자본주의 사회에서 ‘예술은 지금 어떠한가’하는 물음 끝에 ‘예술에서의 노동은 무엇인가’를 되묻다. 페미니즘 운동이 여성의 무임금 노동, 자연화된 노동으로 천착 되어왔던 것에 대한 저항운동과 함께 발생하였다면, 제4차 혁명과 팬데믹이 발생한 오늘날 예술 분야의 무임금 노동화는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또한 살펴보아야 한다. 인간이 가진 미적 경험에서부터 출발하는 예술에서 ‘노동’의 가치를 논의하는 것은 예술 범주가 재구성되고 있는 상황에서 중요한 의제이기도 하다. 돈이 되는 예술과 돈이 되지 않는 예술 사이에서 예술인은 많은 고민을 한다. 특히 순수예술, 기초예술로서의 예술에 문제점을 제기하고 동시에 이를 극복하기 위해 등장하는 새로운 형태의 예술을 추구하는 대안 예술은 쉽게 말해 돈은 많이 들어가지만, 돈이 안 되는 예술의 유형에 속한다. 그렇기에 대안 예술은 기초연구와 같이 정책적 보호와 지원이 필요하지만, 가사/돌봄 노동처럼 무임금화 되어있는 것이 현실이기도 하다.
이 출판물은 돈으로 환산되지 못한 예술가의 노동이 자본주의 사회에서 무가치한 것이 아니라 예술가의 노동으로 파생된 부동산, 건물, 지역경제, 브랜드 경제, 복제자본상품들로 인해 어느 누군가가 잉여 가치를 창출하고 예술 자본을 착취하는 구조에 순수 예술가, 대안 예술가가 위치해있음을 제기한다.
신현진은 과거 10년 동안 논의된 예술과 노동에 관한 주요한 이슈를 연대기적으로 따라가면서 주제들을 정리한다. 너무나 많은 용어가 난립하지만, 이렇게 다양한 용어가 만들어지게 한 입장의 핵심개념은 무엇인지, 그것이 의미하는 바는 무엇인지를 사회적 체계이론의 관점에서 살펴본다.
최인이는 예술가의 노동자성 인식에 관해 논의한다. 문학이나 영화같이 산업화한 예술 장르에서는 어떤 과정을 거쳐 노조가 설립되었고 지금까지 계속해서 운영될 수 있었던 것일까? 역으로, 미술에서는 왜 그렇지 아니한가? 영화 또한 미술과 마찬가지로 도제식 구조에서 상징자본의 획득이라는 변수를 가졌었고, 영화예술인은 자신을 노동자가 아니라 예술인 혹은 예술인이 되어가는 과정에 있는 견습생이라는 인식을 교육받아왔었는데 이들이 노동자성의 인식을 습득하게 된 출발점을 살펴본다면 우리는 각자의 판단에 또 다른 준거자를 얻을 수 있지는 않을까? 최인이는 이것이 신자유주의 시장경제 체제의 사회문화적 지배력 확대와 불가분 관계에 있음을 주목하고, 이러한 지배력 확대가 어떻게 영화예술인이 계약에 있어서 전략적 선택에 영향을 미치게 되는지를 분석하면서 답을 찾아 나간다.
정윤희는 예술+노동을 둘러싼 법제도적 쟁점들을 살펴본다. 최고은 작가의 사망은 예술가의 창작환경 개선을 향한 열망으로 이어졌다. 이러한 열망을 행동으로 옮기는 움직임 중에는 예술에 노동이라는 글자를 적극적으로 접목하고 예술인 자신의 작품 제작 활동에 대한 보상을 보장하고자 하는 흐름을 포함했다. 이를 들여다보면 우리는 이들의 전략에서 ‘무엇을, 누구로부터’와 관련해 어떤 선택을 했는지 알 수 있다. 흥미롭게도 한국의 예술 관계자들은 ‘무엇을’ 대신, ‘누구에게’라는 문제를 전략으로 선택했다. 미술관이나 화랑, 혹은 감독이나 극장이 아니라 어쩌면 제삼자인 정부, 따라서 정책 수립을 목표로 선택했다. 이는 지난 10년 동안 정부와의 끝없는 논쟁 과정에 참여하는 일이었고 정부는 예술인 복지재단을 설립했으며, 최근에는 〈예술인 고용보험〉의 도입과 〈작가비 및 창작대가 기준안〉이 정부에 의해 고시되기에 이르렀다. 이제 한 단락이 마무리된 것일까? 이러한 지난 10년이라는 과정을 우리는 어떻게 정리하고 해석하는 것이 좋을까?
이광석은 크립토 아트와 NFT 예술노동자의 탄생을 탐색한다. Bit의 세계, 가상의 세계로 우리의 삶이 옮겨간다는 4차 혁명의 시대가 성큼 다가온 오늘 메타버스와 크립토 아트의 부상은 예술인의 미래 노동환경에 어떤 변수로 작동할 것인가? 메타버스라는 시-공간은 예술의 대중화라는 혁명의 신호이자 유토피아를 잠재하는가? 아니면 자본주의의 새로운 인클로저가 될 것인가? 4차 혁명에 포함된 기술, 크립토라는 암호화 기술은 미술의 원본성을 대체하는가? 그렇다면 저작권과 예술의 본질을 어떻게 보존, 변화할 것인가?
부록으로 심포지엄에서 진행된 종합토론 녹취록을 수록하여 오늘날 급변하고 있는 예술 현장의 다양한 논쟁들을 짚어보고자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