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사진과 글로 담아낸 작은 시선들의 모음집.
완성된 형태보다는 조각난 단상들이 모여 하나의 의미를 만들어가는 이야기를 담았으며, 단상집을 쓰기에는 글이 부족하고, 사진집을 내기엔 사진이 부족해서 애매하게 사진단상집이라는 카테고리로 책의 설명을 대신한다.상대방의 서운함과 마주할 결심나이가 들다보니 인간관계에 대한 정의가 조금은 달라졌다.나와 인연을 맺고 있는 모든 사람과의 관계를 중요하게 생각했고, 그 관계가 끊어져서는 안 된다는 일종의 강박에 사로잡혀 산 시간이 꽤나 길었다.주기적으로 만나야하는 모임이 있고, 주기적으로 연락을 해야 하는 사람들의 리스트가 늘어났다. 명절이면 연락을 돌리느라 뜨거워진 휴대폰이 좀처럼 식을 줄 몰랐으며, 연말의 송년회와 연초의 신년회는, 서로의 만남과 술자리를 합리화하기 위한 좋은 핑계였다.그러나 이러한 나의 노력에도 어느 순간 틈이라는 게 생겨버렸고 그 틈에 끼어 소외당한 인연들은 나에게 서운함을 토로하기도 했다.그 서운함을 마주하는 일은 쉽지 않았다. 어떻게든 그상한 감정을 풀고, 다시 나의 인연으로 만들기 위해 없는 시간을 또 쪼개서 관계를 봉합했다.그렇게 봉합한 관계는 당연히 오래가지 않았다.그렇게 틀어질 관계는 그다지 깊은 사이가 아니었다.평생 함께할 것 같던 관계가 벌어지는 건 순식간이었으며, 내 삶에서 그들이 잊히는 것도 자연스러운 퇴화 과정의 하나였다.지금 나는 그 서운함과 마주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오히려 그 감정을 주고받는 과정 속에서, 자연스럽게 나의 인연을 찾아가곤 한다.
작가 소개
지은이 : 정석찬
항공사에서 12년째 일을 하고 있고, 사진을 찍고 글을 쓰는 것을 좋아한다.2021년 첫 책으로 비행과 여행하는 일상을 담은 <내일은 샌프란시스코 비행을 갑니다.>를 출간하였으며, 할 일을 끝까지 미루는 벼락치기형 인간이지만, 역설적이게도 시작한 일은 반드시 좋은 마무리를 하려고 노력하는 ‘게으른 완벽주의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