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리뷰
금석문은 고대사(古代史)에 있어 당대 중요한 사료로서 문헌 자료의 한계를 잘 보완해주기에 더없이 훌륭한 자료이다. 자료 판독(判讀)에는 탁본(拓本)이나 한문(漢文) 해독 능력, 문자학(文字學), 당대 지식이 종합되어야 하기에 그 판독은 정말 힘든 일이다. 게다가 대부분의 금석문이 파손 혹은 훼손되어 있으니 그것은 더욱 어려운 일이다. 예전 학자 중에는 도리어 ‘매번 비석의 파손된 곳을 대하면 더욱 사랑스럽다[每至石邊破處 更可愛]’라고 했으니 그 묘미도 있다. 금석문 자료를 제대로 판독하고 이를 바탕으로 글이 이루어지면 그 기쁨은 말로 표현할 수 없다. 어려운 공부였으나 지금까지도 해올 수 있었던 까닭이기도 하다.
박물관 관련 일을 하면서 현장보다는 문헌 사료를 볼 일이 많아져 그 속에 보이는 금석문 자료를 연구 하고, 시대를 가리지 않고 글도 썼다. 이제 그것을 책으로 엮고 보니 무슨 학설은 고사하고 체계나 계통도 없는 한국사에 관한 단편적인 글 모음과 제목이 되고 말았다. 그중 특히 기억나는 것은, 나말(羅末) 이른바 ‘구산선문(九山禪門)’의 하나인 보령 성주사지(聖住寺址) 발굴 조사에 참가해서 하루에 위아래 이어지는 비석편[碑石片: 金立之 撰 聖住寺碑]을 두 개나 발견하고 글을 쓴 일이다. 지금도 생각하면 신기한 일이었다. 물론 그전에 비석 편을 발견하는 꿈을 여러 번 꾸기는 하였다. 이 책은 그동안 쓴 글을 시대 순으로 나열한 것에 불과하나, 삼십여 년 이상 역사에 대한 관심을 놓지 않고 있었다는 사실 한 가지는 대변할 수 있지 않을까 한다.
-머리말 중-
작가 소개
지은이 : 양승률
충남대학교 사학과충남대학교 박사과정 수료대전시립박물관 학예연구실장2025년 현재 경기대학교 인문학연구소 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