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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게릴라 그리고 위대한 지도자
북한과 제3세계 관계사
너머북스 | 부모님 | 2026.0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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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서 소개

북한 현대사를 폐쇄적이고 기이한 체제, 혹은 냉전의 낡은 잔재로만 바라보는 기존의 시각을 벗어나, 글로벌 냉전과 제3세계의 역동적 네트워크 속에 ‘자기 공간’을 만들어간 북한의 대외관계사를 다룬 첫 책이다. 북한을 제3세계라는 ‘거울’ 속에서 새롭게 인식하게 해준다.

벤자민 영(미 페이엣빌주립대 교수)이 보여주는 북한은 냉전기 탈식민 세계에서 자주, 반식민주의, 혁명, 발전, 폭력의 언어를 매개로 적극적으로 세계사 속에 ‘자기 공간’을 만들었으며, 제3세계로부터 닮고 싶은‘발전 모델’이자 동경 받던 국가로 재배치된다. 또한 북한을 소련, 중국이라는 강대국 관계 속에 갇힌 수동적 행위자로 보지 않고 제3세계와 능동적으로 관계를 맺으며 스스로 국제적 위상을 높이고, 자주와 반식민주의라는 북한의 국가 정체성을 구축한 행위자로 복원한 점이 특히 주목할 만하다.

북한은 아프리카 해방운동을 지원했고, 반제국주의 게릴라 전사들을 훈련시키며, 여러 발전도상국에서 각종 상징물을 건설하는 프로젝트를 완수했다. 북한 국영 매체는 이런 제3세계에 대한 활동을 보도하면서 북한 주민들의 세계관을 형성했으며, 평양의 대로에서 가자지구의 거리와 쿠바 해변에 이르기까지 이어지는 통일된 반제국주의 전선을 상상하게 하는 데 일조했다.

이 책은 북한의 발전 모델이 탈식민화 과정에 있던 세계에 어떻게 호소력을 발휘했는지부터 모범적인 국가에서 1980년대 이후 무모한 테러 국가로 변모하는 과정까지를 미국에서 한국, 중국과 제3세계 국가의 사료를 통해 입체적으로 그려낸다.

  출판사 리뷰

북한은 닫혀 있는 국가가 아니라,
20세기 후반의 세계사에서
‘자기 공간’을 만들었던 지구적 행위자였다


『총, 게릴라 그리고 위대한 지도자』는 북한 현대사를 폐쇄적이고 기이한 체제, 혹은 냉전의 낡은 잔재로만 바라보는 기존의 시각을 벗어나, 글로벌 냉전과 제3세계의 역동적 네트워크 속에 ‘자기 공간’을 만들어간 북한의 대외관계사를 다룬 첫 책이다. 북한을 제3세계라는 ‘거울’ 속에서 새롭게 인식하게 해준다. 벤자민 영(미 페이엣빌주립대 교수)이 보여주는 북한은 냉전기 탈식민 세계에서 자주, 반식민주의, 혁명, 발전, 폭력의 언어를 매개로 적극적으로 세계사 속에 ‘자기 공간’을 만들었으며, 제3세계로부터 닮고 싶은‘발전 모델’이자 동경 받던 국가로 재배치된다. 또한 북한을 소련, 중국이라는 강대국 관계 속에 갇힌 수동적 행위자로 보지 않고 제3세계와 능동적으로 관계를 맺으며 스스로 국제적 위상을 높이고, 자주와 반식민주의라는 북한의 국가 정체성을 구축한 행위자로 복원한 점이 특히 주목할 만하다.
북한은 아프리카 해방운동을 지원했고, 반제국주의 게릴라 전사들을 훈련시키며, 여러 발전도상국에서 각종 상징물을 건설하는 프로젝트를 완수했다. 북한 국영 매체는 이런 제3세계에 대한 활동을 보도하면서 북한 주민들의 세계관을 형성했으며, 평양의 대로에서 가자지구의 거리와 쿠바 해변에 이르기까지 이어지는 통일된 반제국주의 전선을 상상하게 하는 데 일조했다. 이 책은 북한의 발전 모델이 탈식민화 과정에 있던 세계에 어떻게 호소력을 발휘했는지부터 모범적인 국가에서 1980년대 이후 무모한 테러 국가로 변모하는 과정까지를 미국에서 한국, 중국과 제3세계 국가의 사료를 통해 입체적으로 그려낸다.
오늘날 한국은 경제발전과 민주화를 거치면서 발전도상국에서 선진국이라는 위상을 만들어가고 있다. 앞으로 펼쳐질 약육강식의 시대, 혹독한 국제정세 속에서 우리의 공간을 어떻게 확보할지 그 난제 앞에서 이 책이 처음으로 탐구한 한때‘작은 나라’ 북한의 역사는 중요한 참고가 될 것이다.

제3세계를 무대로 한 북한 대외관계사 첫 책

『총, 게릴라 그리고 위대한 지도자』는 항일 유격대 빨치산파가 ‘위대한 수령’을 중심으로 결집하여 정적들을 숙청한 1956년부터 평양에서 세계청년학생축전이 열린 1989년까지 30여 년 간의 북한과 제3세계 관계사다. 연대기를 따라 내용의 흐름을 개관하면 1956년부터 1967년까지 인도네시아, 쿠바, 북베트남과의 연대에 초점을 맞췄고(1장), 1960년대 말부터 1970년대 초에 걸쳐 반군의 지원에서 신문 광고, 전시회, 영화 상영, 북한 무상 여행, 친선협회 설립에 이르는 김일성주의의 지구적 확산 과정을 검토한다(2장). 가장 성공적이었던 시기인 1972년부터 1979년까지 김일성의 ‘조선 우선’ 정책을 뒷받침하기 위해 국경을 넘은 북한 인민들과 물자의 동향을 탐색하며(3장), 1980년대 초, 버마 랑군 테러, 무기 판매 등 김정일의 등장으로 북한의 제3세계 정책이 폭력적으로 변한 시기를 다룬다(4장). 마지막으로 1980년대 말까지 북한의 대아프리카 정책을 살핀다(5장).
오늘날 ‘제3세계’라는 용어가 부정적인 의미를 갖는 것과는 달리, 냉전 시대에는 미국식 자유주의와 소련식 사회주의와는 다른 대안 체제를 모색하던 탈식민 세계의 사람들이 이 단어를 자랑스럽게 사용했다. 이 책은 제3세계주의를 전 세계의 반제국주의와 반식민주의에 헌신하는 것으로 정의하며, 북한이 제3세계와 교섭하며 자주와 반식민주의라는 국가 정체성을 어떻게 형성해왔는지를 규명한다. 이러한 교류는 북한의 국제적 위상을 높였을 뿐 아니라 한반도에서 자신이 진정한 주권 국가라는 내부 정당성까지 강화하는 기능을 했다. 다시 말해 이 책은 북한의 제3세계 외교를 대외정책의 주변부가 아니라 북한 체제의 자기 이해와 자기 정당화의 핵심 회로라는 것을 논증한다. 또한 냉전 자체를 미·소 강대국 중심의 대결사로만 보는 시각을 넘어, 분단국가의 생존 전략과 정통성 경쟁 그리고 제3세계라는 세계질서의 주변부에 형성된 대안적 국제정치를 볼 수 있는 안목을 제공한다.

북한 모델의 핵심은 ‘산업화 비백인 소국’과 ‘주체’ 사상

그렇다면 북한은 어ᄄᅠᇂ게 아프리카·아시아·라틴아메리카에 이르는 제3세계 전역에서 하나의‘발전 모델’로 인식되고 주목받았을까? 저자는 그 이유로 첫째는 북한이 사회주의 제2세계와 반식민주의 제3세계 사이의 ‘산업화한 비백인 소국’이었다는 것이고 둘째는 ‘주체’라는 사상과 그 언어를 든다. 냉전 시기 북한은 전쟁 이후 경제를 빠르게 회복한, 지금보다 훨씬 잘 사는 나라였다. 1973년 『뉴욕타임스』 기자 해리슨 솔즈베리는 북한이 “엄청난 기술 및 산업적 성취”를 이루었으며, “1인당 기준으로 보면 일본을 제외하고 아시아에서 가장 집중적으로 산업화한 국가”라 말했다. 오늘날 북한은 과거에 멈추어 있는 것으로 묘사되지만, 당시 북한은 자주성과 사회주의 근대성에 기반한 탈식민 발전의 선진적 사례를 대표했다. 특히 북한과 소련과 중국이라는 공산주의 두 강대국 사이의 체급 차이는 신식민주의를 우려하는 신생독립국가들에게 매우 중요했다. 작은 나라 북한이 다른 나라의 사회경제를 지배할 수 없다는 이유로 제3세계가 북한을 지지했던 것이다. 서구식 자유주의는 물론 소련과 중국에 거리를 둔 북한의 탈식민 발전이라는 브랜드는 식민주의의 흔적을 지우며 자립을 촉진했다. 이 독특한 모델로 북한은 탈식민지화 세계 내에서 명성과 지위를 얻었다.
또한 북한과 제3세계를 단단히 이어준 것 중 하나가 바로 “주체”사상이었다. 주체는 국민 주권이라는 미래지향적 목표를 내세운 일종의 제3세계 유토피아주의였다. 동시에 북한의 주체가 제3세계의 사상을 담아낸 언어로 작용했다는 대목이다. 벤자민 영은 북한 측에서도 인정하듯이 주체사상이 철학적으로 정교한 사상체계여서가 아니라 자주·자립·자결이라는 매우 단순하면서도 직관적인 언어를 통해 탈식민 국가들의 욕망과 접속할 수 있었기 때문에 제3세계에서 호소력을 가졌다고 본다. 민족의 자주성을 강조하는 주체사상의 유토피아적 동기와 이념적 단순성 때문에 주체사상이 제3세계 사람들에게 매력적으로 보일 수 있었고, 북한 정권에 효과적인 소프트파워로 작용했다는 것이다.

복잡한 냉전 환경에서 제3세계 틈새를 개척하다

『총, 게릴라 그리고 위대한 지도자』는 북한과 제3세계 관계를 설명하면서 김일성의 항일 유격대 경험, 반제국주의 정치문화, 주체 담론, 북한의 민족해방운동 지원, 북한의 아프리카 외교, 남한과의 경쟁 등을 서로 분리된 사례가 아니라 하나의 역사적 흐름 안에서 파악한다. 저자의 문제의식은 북한은 스탈린주의가 외삽된 국가로 볼 수 없으며, 1930년대 만주의 유격전 경험을 바탕으로 자신과 비슷한 상황에 직면한 국가나 지역을 향하여 대외정책을 펼쳐온 국가라는 주장에 있다. 북한은 팔레스타인해방기구와 나미비아의 서남아프리카인민기구 등 반식민 운동에 깊이 공감했고, 아시아·아프리카·라틴아메리카의 해방운동과 반정부 세력에 물자(건축 자재, 군사 장비, 무기 탄약)과 인력(군사 고문, 농업 전문가, 간부, 체조 선수, 예술가, 의사, 교사, 기술자)을 무상으로 지원하는 방식으로 자신들의 반제국주의적 세계관을 실천했다.
또 다른 북한 대외정책의 특징은 소련과 중국으로부터 자주성을 지키려는 노력과 사회주의 세계질서에 참여하는 것 사이의 긴장에 있었다. 『총, 게릴라 그리고 위대한 지도자』에서는 사회주의권과 접촉하여 이익도 얻고 동시에 외교정책에서 자주와 자립도 추구하고자 한 김일성의 열망을 추적한다. 김일성 정권이 복잡한 냉전 환경을 헤쳐 나간 방법 중 하나는, 제3세계의 틈새시장을 개척하고 독특한 영역에서 전문성을 확보하는 것이었다. 여기에는 앞서 말했듯이 집단체조 강사를 파견하고, 외국 지도자 집무실을 짓고, 값싼 무기를 제공하는 것이 포함되었다. 이러한 틈새시장에서의 활약은, 김일성이 소련이나 중국의 단순한 괴뢰가 아니라, 그 어느 공산주의 초강대국도 따라올 수 없는 특화된 서비스와 기술을 제공하는 자주적인 지도자로 이름을 떨치게 만들어 주었다.

아프리카, 남북한 사이의 정통성 경쟁이 벌어진 핵심 공간

벤자민 영이 이 책에서 강조하고 있는 북한-아프리카 관계 연구는 북한의 대외정책이 단순한 외교 기술이나 선전 활동이 아니라 반제국주의, 반식민주의 그리고 국제적 정당성이 얽힌 장기적 프로젝트임을 구체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다. 그는 1960년대 중반부터 1980년대 후반까지 아프리카가 남북한 사이의 정통성 경쟁이 벌어지는 핵심 공간이었다고 본다. 그의 분석에 따르면 북한은 비단 남북한 경쟁의 측면에서만 아프리카에 접근한 것이 아니라 아프리카의 민족해방 자체에 관심을 두고 있었고, 이를 통해 ‘북한 모델’을 아프리카에 전수하고 싶어했다. 군사훈련과 재정 지원, 선전물 배포, 유학생 초청 등을 통해 아프리카의 신생 독립국들에게 접근했고, 자신들을 탈식민 제3세계 발전의 대안적 모델로 제시하려 했다. 저자는 이 과정에서 몇몇 아프리카 정권이 북한의 사회주의적 근대성, 군사화, 수령 숭배, 전위 정당 중심 발전 노선을 한때 본받고 싶은 모델로 발아들였다고 썼다.

작은 나라의 행위성을 강조하는 최근 냉전사 흐름과 호응

『총, 게릴라 그리고 위대한 지도자』는 북한 대외관계사를 한반도 내부의 문제나 강대국 관계의 부속 변수로 보지 않고, 글로벌 냉전과 탈식민 세계의 역동성 속에 위치시키는 데 성공했다. 이 책을 옮긴 옥창준(한국학중앙연구원 교수)은 특히 작은 나라의 행위성을 강조하는 최근 냉전사 연구의 흐름과도 잘 호응한다고 하며 “한반도 위쪽은 단지 ‘가난하지만 사나운 이웃’이 아니라 20세기 후반의 세계사에서 능동적으로 움직인 역사적 행위자였으며, 따라서 북한을 바라보는 우리의 시각 역시 냉전 지구사의 지평 속에서 다시 쓰여야 한다.”고 강조한다. 바로 이러한 점에서 북한 대외관계사는 북한사를 넘어 동아시아현대사, 더 넓게는 글로벌 냉전사를 다시 생각하게 한다. 특히 변화한 국제 정세 속에서 대미 종속을 탈피하고 다각적인 대외관계를 통해 활로를 열어야 하는 우리에게 북한의 세계 정치 경험은 중요한 창으로 주목해 볼 가치가 있다.

김일성이 인도네시아를 방문하는 동안, 수카르노 대통령은 그를 보고르 식물원으로 안내했다. 북한에서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에 따르면, 김일성은 식물원에서 새로운 종의 난초에 특히 깊은 인상을 받았다. 이에 수카르노는 김일성에게 이 난초를 ‘김일성화’라고 명명하겠다고 말했다. 김일성이 처음에는 사양했지만, 수카르노는 그가 “인류를 위해 거대한 공헌을 한 지도자”라며 뜻을 굽히지 않았다. 북한의 선전 자료에서는 다음과 같이 언급했다. “김일성화는 단순히 자연의 아름다운 꽃이 아닙니다. 김일성화는 주체의 해발(햇발의 북한식 표현-옮긴이)로 세계인민들이 나아갈 길을 밝혀주신 우리 수령님의 위대성을 상징하는 태양의 꽃이며 자주시대 인류의 마음 속에 피여난 위인칭송의 꽃입니다.”

북한이 지원한 외국 혁명가 중 가장 유명한 사례는 일본의 급진적 공산주의자 그룹 일본 적군파JRAF이다. 1970년 3월 30일, 일본 적군파 9명이 비행기를 납치해 평양에 착륙했다. 이 일본 혁명가들은 원래 쿠바로 가서 체 게바라식 게릴라 전술을 배울 계획이었다. 그러나 먼 거리를 비행하기에는 비행기 연료가 부족해서 평양에 기착하게 되었다. 김일성은 이 비행기 납치범들을 환영했으며, 이 일이 일본 정부를 난처하게 만들 기회가 될 것이라고 보았다. 북한은 곧 납치범들에게 김일성주의 사상을 주입했고, 이후 이들을 일본인 납치 공작에 이용했다. 또한 1972년 5월 30일 이스라엘 로드 공항에서 일본 적군파 대원 3명이 26명을 살해한 사건인 로드 공항 학살을 계획하고 군사 지원을 제공한 것이 북한 정부라는 강력한 증거가 있다. 북한 정부는 일본 적군파를 해외 혁명 활동의 대리인으로 활용했다.

1979년 이란에서 모하메드 레자 샤 팔라비의 친미 정권이 무너진 후, 이란과 북한은 반미주의, 반시온주의, 혁명적 열정이라는 공통된 감정으로 유대감을 형성했다. 1980년대 이란이 인접국 이라크와 전쟁을 하는 동안, 북한은 이란 군수품의 약 40%를 공급할 만큼 긴밀한 군사적 유대 관계를 맺었다. 이란이 겨자 가스 같은 화학무기를 생산하는 것을 돕기도 했다. 주북한 폴란드 대사에 따르면, 이란은 무기와 군사 장비를 받은 대가로 북한에 석유를 제공했다. 중국의 ‘실크웜’silkworm(HY-2 하이잉) 미사일이 북한을 거쳐 이란으로 보내졌다. 그리고 이란은 북한 정부가 국내 우라늄 매장지를 탐사하는 것을 도왔다. 이처럼 이란과 북한은 긴밀한 군사 기반의 파트너십을 형성했다.

  작가 소개

지은이 : 벤자민 영
조지워싱턴대 역사학과에서 「게릴라 국제주의: 북한의 제3세계 관계, 1957-1989」로 2018년에 박사학위를 받았다. 2018-19년 CSIS 차세대 한국학 연구자 펠로우십을 받았다. 이후 버지니아커먼웰스대, 랜드연구소를 거쳐 지금은 페이엣빌주립대 교수로 국가정보학을 가르치고 있다. 연구 관심사는 동아시아학, 냉전 국제사, 국제관계학, 안보학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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