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리뷰
화분이 깨졌다. 나무가 품고 있던 동그란 햇볕과 바람과 추억까지 함께 깨져버린 셈이다. 구례로 가는 천은사, 그 숲에서 캐 온 마삭줄은 내 집으로 온 후 시름시름 앓았다. 나무에도 마음이 있어 제 터전을 잃어버린 상심이 도시의 바람과 공기를 외면한 것으로 짐작했다.
봄날이 오면 파릇하게 싹을 틔울 것을 기다리던 나의 마음이 허물어졌다. 잘 키울 수 있으리라는 애초의 기대도 주저앉았다. 한 계절을 오롯이 앓기만 하던 고통의 행려, 나무의 절망이 한동안 떠나지 않아 다시는 꽃이든 나무든 캐오지 않으리라 했다.
’- 나무가 전하는 말 중에서
사라지는 것과 남는 것이 분명한 과도기다. 관습에 젖은 눈과 귀를 닦아내고 낮에도 읽고 밤에도 읽다 보면 지리멸렬한 일상이 극복된다. 권태를 이겨내고 전망을 본다. ‘Reader가 Leader 된다’는 말처럼 많이 읽는 사람이 최후에 웃는다. 지금이 위기이고 위기가 기회임을 알아차리게 하는 것도 바로 독서가 한다.
- 도올과 독서 중에서
멋없는 인생은 밋밋하다. 메마르고 삭막하다. 자칫 무맛으로 끝날 것 같았던 인류의 앞날에 즐길 일만 남았다니. 구름 없는 날씨에 비와 바람과 서리의 진미를 확보한 기분이다. 이왕이면 그 옛날과 유사한, 삶의 근원을 아는 이들의, 깊은 멋이 되살아났으면 한다. 그것도 유서 깊은 우리 진주에서부터 말이다.
- 멋 중에서
작가 소개
지은이 : 이정옥
경남 진주 출생1993년 《창작수필》 등단대구대학교 사범대학 국어교육학과 졸업 국립경상대학교 인문대학원 현대문학 석사 졸업한국디카시학회 지도자 자격과정 수료 경남수필문학회 회장 역임경남문인협회 회원 진주문인협회 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