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슬기로운 고등학교 생활 2025>에는 4년 만에 다시 맡게 된 담임 선생님으로서의 고충과 작은 실수들, 그리고 31기 우리 반 아이들과 함께했던 여러 이야기가 담겨있다.
출판사 리뷰
2025년은 참 많은 이야기가 있었던 한 해였습니다. 어느 해나 그렇듯 쉽지만은 않았지만, 그래도 용케 잘 버텨온 것 같습니다. 하루하루 살아가는 일이 이제는 익숙해질 법도 한데, 돌아보면 여전히 매일 새로운 다짐을 하며 문을 나서는 용기가 필요한 삶이었습니다.
<슬기로운 고등학교 생활 2025>에는 4년 만에 다시 맡게 된 담임 선생님으로서의 고충과 작은 실수들, 그리고 31기 우리 반 아이들과 함께했던 여러 이야기가 담겨있습니다. 수업 시간에 만나는 아이들과의 시간도 제 인생의 한 페이지를 크게 장식했지만, 담임으로 만난 아이들은 제 삶에 조금 더 가까이 다가와 아름다운 추억을 또렷하게 남겨 주었습니다.
하나하나 돌아보니, 팍팍했던 삶의 여정이 어느 해보다도 훨씬 부드럽고 말랑말랑해진 느낌입니다. 무엇보다도 아이들 덕분입니다. 하하. 아이들을 생각하니 절로 미소가 지어집니다.
이 글에는 거창한 교육철학이나 가치관, 훈계가 담겨있지 않습니다. 그저 한 교사의 작고 개인적인 이야기일 뿐입니다. 어쩌면 누군가에게 보여주기 위한 글이라기보다, 글을 쓰고 있는 저 자신을 위한 기록에 더 가까울지도 모르겠습니다.
고등학교라는 작은 세상에서 바라본 이야기이니, 너그러운 마음으로 보아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슬기로운 고등학교 생활>과 그 자매 본인 <반짝반짝 작은 별>은 앞으로도 계속됩니다.
고맙습니다.
2026.05. 서울
처음 학부모들을 만날 때는 학급 운영에 관해 이야기하게 되는데, 종이로 인쇄하는 시대는 이미 옛날 옛적에 지나갔기에, 나는 PPT로 자료를 만들고 QR Code로 링크를 걸어서 학부모들과 자료를 공유했다. 담임교사에게 주어진 시간은 딱 20분이었는데 내가 만든 PPT 자료는 어찌어찌하다 보니 91장이나 되었다. 시간이 되어 교실로 들어가기 전에 교무실에서 이렇게 외쳤다.
- PPT 91장 다 넘기고 올게요!
사실, 말은 이렇게 했지만, 과연 될까? 싶었으나, 넘치지도, 모자라지도 않게, 딱 적당하게 시간을 맞출 수 있었다. 정말 빠르게 말했으니까. 하하. 하지만 중간중간 농담도 넣고 가끔 헛소리도 하면서 함께 웃으며 화기애애한 분위기로 진행했다. 얼마나 다행인지! 학부모 상담 기간을 보여주면서 이렇게 말했다.
- 학부모님과 상담할 일이 생길 때는 학생에게 안 좋은 일이 있어서 제가 오시라고 할 때입니다. 그러니 학부모 상담은 크게 신경 쓰지 마세요.
가장 하고 싶었던 말은 이것이다.
- 혹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이나 비합리적이라고 생각되는 부분이 있더라도 학생들을 위한 다양한 지도 방법의 하나라고 생각해 주시고 믿어주시고 따라주시기를 바랍니다.
신기하게도 학부모들의 얼굴이 환하게 변하던 때는 이 말을 했던 때였다.
- 아이들은 혼자서도 잘할 테니,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 제5화<PPT 91장 다 넘기고 올게요!> -
수업하다가 내가 예뻐하는 C를 보게 되었는데 눈두덩이가 이상했다. C를 남겨서 물어보았다.
- 눈에 무얼 칠한 건가요?
- 죄송해요.
- 어느 녀석인가요??
- 죄송해요.
- 어느 녀석이 흔든 건가요?
- 죄송해요.
- 데리고 오세요.
- 아무도 없어요.
나와 C의 대화를 듣던 아이들은 깔깔대며 웃고 난리였지만, 멀쩡하게 다니던 C의 달라진 모습에 나는 조금 속상했다. C는 무척 성실하고 순진한 녀석이라고 챙기고 있었기 때문이다.
- 아니, 이 녀석이! 잘 참고 다닐 것이지! 이러면 안 되는데!
쉬는 시간마다 늘 복도에 나와 있는 D 학급과 수업하면서 이런 이야기를 했다.
- 여기서 누굴 사귈 건가요?
- (모두) 하하하!
- 설마, 여기 아기들하고 사귈 건 아니죠?
- (모두) 하하하!
- 누군가를 좋아할 수는 있지만, 혹 누군가 사귀자고 하면 이렇게 해 보세요. 턱을 조금 들고 콧대를 올리고, 약간 눈을 내리깔고, 이렇게 말하세요. ‘나랑 사귀려면, 성적표 가져와!’ ‘나랑 대화는 되어야 하잖아?’
그러면 아이들은 박장대소를 하지만, 한마다 덧붙인다.
- 뭐, 영어 단어나 수학 공식 가르치면서까지 사귀려면 그렇게 해도 되고요.
- 제9화<누군가의 아내로만 살 생각은 없어> -
여학생들에게 자주 하는 말이 있다.
- 네 돈은 네가 벌어서 써!
- 다른 사람에게 받아서 쓰지 마!
- 네가 벌어서 누구 눈치 보지 말고 마음껏 쓰라고!
- 너도 능력이 있으니까!!!
나를 찾아왔던 아이들은 모두 이 말대로 살고 있는 것 같았다. 즉, 능력 있는 직장 여성의 삶을 표방하며 성장해 가고 있었다. 모두 예쁘고 멋있었다!
- 제9화<누군가의 아내로만 살 생각은 없어> -
작가 소개
지은이 : 김은하
서울대학교 음악대학 작곡과 졸업서울대학교 대학원 사범대학 교육학과 음악교육 석사 서울보성여자고등학교 교사안산동산고등학교 음악교사 (1995.03.~ 2026.05. 현재)중학교, 고등학교 음악교과서 저자(천재교육 / 1999~2009)슬기로운 고등학교 생활 2021 저자 (이분의일 / 2022)슬기로운 고등학교 생활 2022 저자 (이분의일 / 2023)슬기로운 고등학교 생활 2023 저자 (이분의일 / 2024)슬기로운 고등학교 생활 2024 저자 (이분의일 / 2025)슬기로운 고등학교 생활 2025 저자 (이분의일 / 2026)반짝반짝 작은 별 2021 저자 (이분의일 / 2023)반짝반짝 작은 별 2022 저자 (이분의일 / 2023)반짝반짝 작은 별 2023 저자 (이분의일 / 2024)반짝반짝 작은 별 2024 저자 (이분의일 / 2025)반짝반짝 작은 별 2025 저자 (이분의일 / 2026)#음악 #미술 #예술 #인문학 #교육 #고등학교음악 #교사 #예술가 #에세이스트https://brunch.co.kr/@clavecinhttps://www.facebook.com/clavecinhttps://blog.naver.com/clavecinn
목차
* 머리말 *
1. 새벽부터 기다려요!
2. 꼴찌만 하지 말자!
3. 내 진로도 모르는데??
4. 좋아합니다!
5. PPT 91장 다 넘기고 올게요!
6. 얼어 죽고 말겠어요!
7. 오늘 너와 함께 어두운 복도를 걸어 줄게.
8. 질문 없습니까?
9. 누군가의 아내로만 살 생각은 없어
10. 우리 이제, 마스크 벗자!
11. God Made You Special!
12. 선생님이 좋아서 고민이에요
13. 우리, 사귀자!
14. 내가 너를 살펴보아 줄게
15. 슬기로운 고등학교 생활 2024 – 반짝반짝 작은 별 2024
16. 너는 정말 좋은 사람이야
17. 남들이 모르는 오솔길을 아는 것
18. 아무 생각하지 말고
19. 교회에 다니지 않는 착한 사람을 만나고 싶어요.
20. 지금 청소 시간인데요!
21. Alone! Vision! 20 Minutes! Expert!
22. 미용실 가는데요.
23. 안녕하세요! 하나님!
24. 사랑??
25. 한 명이 줄었어요
26. 인생 전체가 슬럼프였어요.
27. 결국 눈물을 보이고 말았어.
28. 꽃길만 걸으시라고
29. 울 수 있는 곡이 아니던데??
30. 오래오래 행복하게 잘 살았습니다.
31. 요즘 아이들 같지 않아요.
32. 잊지 않을게요.
33. 가장 하고 싶은 일은
34. 자, 글을 쓰자.
35. 인생이 별거죠!
36. 말은 청산유수던데
37. 귀인이시니까요!
38. Be the Light!
39. 영화는 무슨 영화!
40. 순수한 음악은 언제 가르쳐?
41. 우리의 전부를!
42. 많이 힘들었지
43. 우리는 별이다
44. 인간다워질래?
45. 일단은, 꿈꾸어 보자
46. 오름직한 동산이 되길!
47. 기회가 당신을 먼저
48. Let Them! Let Me!
49. 2,000원입니다.
50. 만 명을 먹이는 사람
51. 나를 기억했어야지!!!
52. 범의 눈이 되었구나.
53. 참 고맙습니다.
* 작가의 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