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리뷰
주인공 | 혜달스님인도 아루나찰 프라데시주에서 불교를 모태 신앙으로 하는 차크마족 가문에서 태어나 열두 살에 동자승이 되었고, 고등학교 졸업 후 정식 출가했다. 인도와 콜카타에서 수행하던 중 한국 불교와 인연이 닿아 2000년 6월 21일 한국에 입국했다. 원명스님을 은사로 대한불교 조계종에 출가해 법명 혜달(慧達)을 받았고, 2005년 구족계를 받고 한국 최초의 인도인 스님이 되었다. 2012년부터 인천 강화도 연등국제선원의 주지로서, 국적과 언어를 넘어 누구에게나 열린 수행 공간을 일구고 있다.
출판사 리뷰우리가 '자연스럽게 살아간다'고 말할 때, 진짜로 자연스럽게 살아가는 삶은 어떤 모습일까요? 많은 이들이 답을 찾아 여기저기로 떠나지만, 때로는 그 답이 가장 가깝고도 익숙한 곳에 숨어 있기도 합니다.
『자연스럽게 살아갑니다』 책에는 때로는 예측할 수 없는 여정에서 맞닥뜨리는 삶의 진실들을 담아 보았습니다. 자연스럽게 살아간다는 것은 '무엇을 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세상과 나 사이의 경계를 조금씩 허물고 보다 자연스러운 나로 살아가는 용기를 갖는 일임을, 인도에서 온 혜달스님의 이판*사판 여행을 통해 한 번 더 생각하게 됩니다.
인도 아루나찰 프라데시의 소수민족 마을에서 태어나, 할아버지의 새벽 예불 소리를 자장가 삼아 자라고, 스스로 가판집을 열어 동생들 학비를 마련하고, 마침내 한국 조계종에 출가해 강화도 연등국제선원에서 죽비를 들게 된 혜달스님의 이야기입니다. 한국인보다 더 한국인 같은 얼굴로, "저는 혜달이고요, 인도에서 왔어요"라는 한 문장으로 좌중을 뒤집는 그의 삶은 단순한 귀화 스토리가 아닙니다. 소수민족의 박해, 망명, 출가, 이국의 언어와 계율, 섬의 고립과 연대를 가로지르는 구도(求道)의 여정입니다.
탁… 탁… 탁…
세 번의 죽비 소리가 선방의 정적을 가릅니다. 회색 승복을 입은 스님이 죽비를 가로로 들고 참가자들과 맞인사를 합니다. 1시간의 낯선 명상이 막 끝났습니다. 사람들이 저린 다리를 부여잡고 일어날 때, 스님은 나지막이 차담 시간이 이어진다고 알립니다. 보이차를 우리며 조용히 자기소개를 권하자, 아무도 선뜻 나서지 않습니다. 스님이 먼저 입을 뗍니다.
"저는 혜달이고요, 이곳의 주지 입니다. 인도에서 왔어요."
반신반의한 시선들이 교차합니다. 파르라니 깎은 머리, 홑꺼풀의 깊은 눈, 유창한 한국어. 인도에서 온 스님이라기엔 너무 낯익은 얼굴입니다. 하지만 그는 진짜로 인도에서 왔습니다. 동파키스탄의 수몰로 인해 인도로 망명한 차크마족의 후손으로, 불교가 핏줄기처럼 흐르는 집안에서 태어났습니다. 할아버지는 출가해 사찰을 세운 스님이었고, 손자 안띰은 잠결에 그 새벽 예불 소리를 들으며 자랐습니다. 열두 살에 동자승이 되어 스스로 결심했습니다. '나, 출가할 것이다.'
그 결심은 식지 않았습니다. 인도에서, 콜카타에서, 한국에서, 조계종에서, 강화도에서, 이 책은 그 결심이 얼마나 많은 언어와 국경과 수행을 넘어 안띰에서 혜달까지, 마침내 연등국제선원의 주지가 되었는지를 담담하게 따라갑니다.
이 책은 단순한 귀화 스님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차크마족은 전 세계 약 100만 명의 소수민족입니다. 대영제국의 식민지배, 동파키스탄의 독립전쟁, 방글라데시의 민족 탄압, 댐 건설로 수몰된 고향, 인도에서도 인정받지 못한 시민권. 혜달스님이 태어난 자리는 이미 여러 겹의 역사적 상처 위에 있었습니다. 그 자리에서 그는 동생들의 학비를 벌기 위해 대나무 가판집을 열었고, 차크마족의 장학생이 되었으며, 정치학을 전공한 뒤 결국 한국 조계종에 귀의했습니다. 그리고 한국 최초의 인도인 주지스님이 되었습니다.
이 책은 '다름'에 대한 새로운 언어를 건넵니다.
한국 사회에서 외국인 스님, 다문화 이주민, 종교적 소수자에 대한 편견은 여전합니다. 혜달스님은 그 모든 경계 위에 서 있으면서도, "세상이 나를 어떻게 대하는가 보다 내가 어떤 마음으로 세상을 대하고 있는가가 더 근본적인 문제입니다" 라고 말합니다. 그가 살아온 삶에서 나온 문장입니다.
이 책은 불교를 모르는 사람에게도 열려 있습니다.
죽비 소리, 다관, 차크마족의 베삭데이, 조계종의 계율. 생소한 단어들이 나오지만, 이 책은 법문집이나 교리서가 아닙니다. 망명과 이주, 가족의 사랑, 스승과 제자의 인연, 섬 생활의 고립과 연대를 담은 사람의 이야기입니다. 종교를 떠나, 경계를 넘어 자기 자신으로 자연스럽게 살아가는 법을 찾는 이야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