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계간 『문화/과학』 126호(2026년 여름) ‘해양 생태’ 특집호 발간
● 계간 『문화/과학』 126호(2026년 여름) "해양 생태": 무너지는 세계에서 다른 ‘바다살이’를 모색하는 특집호 발간!!
● 바다는 생명의 터전이지만 기후변화와 더불어 생명을 불가능하게 하는 죽음의 공간으로 조금씩 변해가고 있습니다. 『문화/과학』은 바다를 단순히 자원의 보고나 소비를 위한 풍경이 아니라 우리 삶의 근원으로 이해하면서 바다와 다르게 관계 맺기 위한 방안을 함께 고민하자고 제안합니다.
● 이번 호 "해양 생태" 특집 글들은 구체적으로, 1) ‘블루 가속’과 채굴주의 비판: 심해저 채굴, 해양 쓰레기, AI 체제와 전기 생산 가속으로 인한 해안 생태계 파괴 등 바다를 둘러싼 성장 패러다임 비판, 2) 대안적인 바다살이: 시민들이 바다를 관찰하고 기록하는 해양시민과학, (비)인간 존재의 공명하는 세계에 주목하는 예술 작업 조명, 3) 해양 정치: 바다의 재야생화, 블루 커먼즈, 블루 뉴딜 등 어민, 이주노동자, 공무원, 소비자, 활동가, 예술가, 비인간 바다생물 등 바다와 연결된 모두가 함께하는 해양 정치 모색
● 《기획: 세계질서의 구조 변동》은 미국·이스라엘-이란 전쟁 등 급변하는 정세 속에서 바다를 둘러싼 세계체제의 재편을 고찰하고, ‘인프라스트럭처’ 개념을 통해 현대 국제질서의 변동을 분석하는 새로운 전환적 시각 제안
● 《동시대 분석》은 인공지능이 고등교육에 가져온 위기와 대안, 전남·광주 행정통합 과정의 문제, 올해 초 한국과 동남아시아 네티즌 사이에서 벌어진 온라인 충돌의 함의 등을 비판적으로 고찰
● 《텍스트의 재발견》에서는 『쓰레기 기억상실증』과 『AI 미디어 생태학』 서평을 통해 현대 도시에서의 물질적 폐기와 인지적 망각의 문제, ‘기술 강박의 전시장’이 된 동시대 사회와 예술 현장을 비판적으로 조명
● 《이론의 재구성》에서는 ‘신자유주의’ 개념의 분석적 한계를 지적하고, 이를 대체할 새로운 이론적 대안으로 ‘지대 수취자 정신’과 ‘자산화’ 이론을 소개
● 《옥상의 시선》에서는 남현지와 오석화의 시 소개
● 《이미지 큐레이팅》은 장한나, 정혜정, 양쿠라의 작업을 통해 바다가 인간과 자연의 관계를 사유하게 하는 생태적 조건이자 연결망으로 기능하는 모습을 조명
* 126호 특집《해양 생태》
○ 김현우는 바다에서 강화되는 독성화, 오염, 자원 착취에 대항하기 위해 바다를 정치와 민주주의의 구체적인 의제로 소환하고 해양 정치의 길을 모색한다.
○ 김정도는 ‘청색 성장’이라는 패러다임 아래 진행되는 심해저 채굴이 돌이킬 수 없는 생태계 파괴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하면서, 심해 생태계 보호에 주력할 것을 주장한다.
○ 신수연은 시민들이 바다를 관찰하고 기록하는 해양시민과학을 위기의 바다와 우리 스스로를 구할 수 있는, 대안적인 바다와의 관계 맺기 방식으로 제시한다.
○ 김만석은 AI 체제와 전기 네트워크의 확산이 서남해안의 생태환경과 공동체에 초래한 파괴적 전환을 고찰하면서, 생태 현장을 몸과 언어로 기록하는 탈식민적 쓰기를 제안한다.
○ 전솔비는 기후변화 홍보 수단이 된 예술을 비판하며 위기의 보이지 않는 층위를 감각하는 미술을 제안한다.
기획《세계질서의 구조 변동》
신현우는 바다를 대상으로 한 기존 국제질서의 몰락과 한계를 짚으면서 새로운 국제적 계급적대의 정치를 구축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김성윤은 현대 국제질서의 변동을 ‘인프라스트럭처’라는 물질적·기술적 매개를 통해 분석하는 새로운 전환적 시각을 제안한다.
* 동시대 분석
김성우는 인공지능이 고등교육의 읽기-쓰기 관행에 일으킨 지각 변동을 고찰하면서 비판과 윤리 중심의 교육, 다양성 기반의 사고 생태계 조성 등을 역설한다. 한재섭은 전남·광주 행정통합 과정이 주민 참여가 배제된 엘리트들 간의 통합 논의로 귀결되면서 지역민들을 ‘엑스트라 시민’으로 전락시켰다고 진단한다. 박소현은 한국과 동남아시아 네티즌 사이에서 벌어진 온라인 충돌을 계기로, 동남아시아의 탈식민적 온라인 연대와 한국사회의 인종주의적 인식 구조를 비판적으로 분석한다.
* 텍스트의 재발견
최혁규는 임태훈의 저작 『쓰레기 기억상실증』을 통해 현대사회가 물질적 폐기와 인지적 망각을 어떻게 결합하여 작동시키는지 분석한다. 이경미는 이광석의 『AI 미디어 생태학』을 통해 기술의 독성에 대한 경계 없이 ‘기술 강박의 전시장’이 된 동시대 사회와 예술 현장을 비판적으로 조명한다.
* 이론의 재구성
정용택은 ‘신자유주의’ 개념의 분석적 한계를 지적하고, 이를 대체할 새로운 이론적 대안으로 경제지리학자 킨 버치(Kean Birch)의 ‘지대 수취자 정신’과 ‘자산화’ 이론을 소개한다.
* 옥상의 시선
남현지의 「워크숍」과 「남는 것」, 오석화의 「실내악」과 「주년」을 실었다.
* 이미지 큐레이팅
장한나, 정혜정, 양쿠라의 작업을 통해 오늘날 바다가 인간과 자연의 관계, 신체 감각과 기억, 국경을 사유하게 하는 생태적 조건이자 연결망으로 기능하는 모습을 조명한다.
출판사 리뷰
126호 : 《해양 생태》(책임편집 : 권범철·김성윤·이해수·최호랑 편집위원)
바다는 지구라는 용기에 담긴 물이 아니다. 한편으로 바다는 생산물이다. 인간은 다양한 방식으로 바다를 생산해왔다. 바다는 로지스틱스 공간의 한 요소로, 연안 어부의 생계 수단으로, 독성 폐기물을 저렴하게 버릴 수 있는 쓰레기장으로, 자원을 추출할 수 있는 자원의 보고로, 이주노동자가 차별받는 작업장으로 생산되었다. 다른 한편으로 바다는 지구 생명의 기초를 이루는 행위자다. 바다는 지구에 도달하는 에너지의 대부분을, 인간이 배출한 탄소의 대부분을 흡수하는 온도 조절 장치다. 바다의 움직임, 해류는 에너지를 실어 나르면서 영향권에 있는 대륙의 기후를 조절한다. 이처럼 (비)인간 생명의 삶은 (용기에 담긴 물이 아닌) 과정으로서의 바다의 움직임 안에 있다. 요컨대 바다는 생명을 가능하게 하는 조건이다.
하지만 자본주의 아래의 바다는 기후변화와 더불어 생명을 불가능하게 하는 조건으로 조금씩 그러나 점점 더 빠르게 변해가고 있다. 기후변화만이 아니라 바다로 흘러간 혹은 직접 투기된 쓰레기, 일본 정부가 꾸준히 방류하고 있는 방사성 오염수 등은 바다를 점점 죽음의 공간으로 변화시킨다. 생명은 고립되어 있지 않고, 바다는 용기 안에 가두어져 있지 않다. 하나의 임계점이 무너지면 연쇄적으로 다른 생명이 사라진다. 해조류가 사라지고 물고기가 살 수 없는 바다를 살아가는 인간은 언제까지 버틸 수 있을까?
요는 우리가 바다로부터 ‘해방’될 수 없다는 것이다. 우리의 삶은 바다 안에서만 가능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미 깊숙이 연루된 우리의 바다 내 삶을 다각도로 문제화하고 다른 관계 맺기의 방식을 숙고하는 일은 필수적이다. 이러한 문제의식에서 이번 특집은 우리의 삶의 기초를 이루면서도 멀게만 느껴지는 바다와 지금까지와는 다르게 관계 맺기 위한 시도로서, 다른 바다살이를 위한 시도로서 기획되었다. 지난 ‘농생태’ 특집(124호)이 도시인들에게 비활성 객체로만 인식되는 흙을 생명력의 근원으로 이해하면서 그에 기초한 생태주의적 실천을 구상했다면, 『문화/과학』 126호(여름호) 특집은 이러한 문제의식을 이어받아 바다를 단순히 소비의 풍경이 아니라 우리 삶의 근원으로 이해하고 다르게 관계 맺기 위한 방안을 숙고한다.
[특집]
「바다와 연결되어 있는 수많은 우리들」/ 김현우
특집을 여는 김현우의 글은 바다를 정치와 민주주의의 구체적인 의제로 소환해 해양 정치의 길을 모색한다. 저자는 바다에서 자원 착취의 속도와 강도를 급격히 높여온 ‘블루 가속’에 맞서기 위해 제시된 여러 방안들, 즉 바다의 재야생화, 블루 커먼즈, 블루 뉴딜 등을 검토하면서 시민들이 이를 직접 실행할 수 있는 방안을 탐구한다. 우리가 그 일부인 바다와 함께 살아가기 위해서는 단지 정부 정책의 변화만이 아니라 어민, 이주노동자, 공무원, 소비자, 환경활동가, 예술가, 비인간 바다생물 등 바다와 연결된 모두가 함께 해양 정치의 전환을 논의하고 기획하는 사례를 만들어가야 한다는 것이다.
「청색 추출주의, 심해를 향한 착취」/ 김정도
이 글은 심해저 채굴의 위험성과 대안적 방향을 다룬다. 저자는 오늘날 ‘청색 성장’이라는 패러다임 아래 바다가 자원 추출의 공간으로 인식된 결과, 자본 축적의 최전선에서 심해저 채굴이 이루어진다고 진단한다. 또한 오늘날 위협에 처한 심해 생태계를 세 가지로 분류하고 각각의 영역을 구체적으로 살피면서 심해저 채굴이 돌이킬 수 없는 생태계 파괴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한다. 이에 따라 대안은 분명해진다. 청색 추출주의와 결별하고 자원 확보라는 맹목적 목표에 제동을 걸며 심해 생태계 보호에 주력하는 것이다.
「바다와 나를 잇는 시민과학」/ 신수연
이 글은 바다를 관찰하고 기록하는 해양시민과학을 오늘날의 생태위기에서 유의미한 바다와의 관계 맺기 방식으로 이해한다. 즉 시민과학은 단순히 시민이 전문가의 조사를 대신하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바다와 새롭게 만나는 방법이다. 가령 갯벌을 지역균형발전을 위한 개발지가 아니라 연안 생명의 서식지로 읽는 방법이며, 우리가 살고 있는 공간이 어떤 곳이어야 하는지 설명하는 ‘해석의 주권’을 회복하는 과정이다. 저자는 이렇게 바다 생명의 안부를 살피며 서로를 돌보는 해양시민과학을 위기의 바다를, 그에 따라 우리 스스로를 구할 해법으로 제시한다.
「조기와 원자력 : 해안선의 민주주의와 전기 네트워크」/ 김만석
이 글은 AI 체제와 전기 네트워크의 확산이 서남해안의 생태환경과 공동체에 초래한 파괴적 전환을 고찰한다. 저자는 삶과 생태를 파괴하는 전기-네트워크에 맞서 노동자와 학생이 연대했던 역사를 되짚는다. 그러나 현재의 신재생에너지 단지는 구체적 장소성을 지우고, 염전을 태양광 패널을 위한 굳은 땅으로 박제하여 생태 관계망을 상실시키고 있다. 이에 저자는 방정아의 미술 작업을 경유해 해안선의 뭇 생명들이 연대의 결속을 이루는 일상의 다정함에 주목한다. 이어서 권력과 자본의 계산법에 난도질당한 해안선과 생태를 회복하기 위해 현장을 몸과 언어로 기록하는 탈식민적 쓰기를 제안한다.
「해양 쓰레기는 무엇을 하(게 하)는가? : ‘어두운 생태학’과 마주하는 미술」/ 전솔비
이 글은 기후변화 홍보 수단이 된 예술을 비판하며 위기의 보이지 않는 층위를 감각하는 미술을 제안한다. 저자는 ‘어두운 생태학’을 렌즈 삼아 해양 쓰레기의 행위성을 환기하고 인간과 비인간의 이분법에 성찰적 물음을 던지는 세 가지 미술 실천에 주목한다. 정재철은 쓰레기의 이동 경로를 따라가며 인간 중심적 지리 감각을 해체하고, 장한나는 암석화된 플라스틱을 ‘뉴 락(new rock)’으로 명명해 자연과 인공의 경계를 교란한다. 다이애나밴드는 부표 악기로 인간과 비인간 존재가 공명하는 세계를 들려준다. 이 작품들은 인간이 생태계와 겸손하게 공존하며 인간사 너머의 행성적 시간을 감각하도록 이끈다.
[기획]
「대양의 순환과 AI의 회전 : 미국 헤게모니의 몰락 이후, 자본 축적 순환의 구면좌표계」/ 신현우
이 글은 팍스 아메리카나가 몰락하며 초래된 세계체제의 재편을 해상 물리력 약화와 지정학적 관리 실패의 관점에서 고찰한다. 이와 대조적으로 부상하는 ‘차이러시아(Chirussia)’의 다극화 기획 역시 노동 착취와 국가자본주의적 한계에 갇힌 또 다른 위계적 ‘요새의 바다’일 뿐이다. 신현우는 자본의 순환이 구면좌표계로 변환되는 공간적 조정 국면을 짚어내며 AI와 로보틱스·로지스틱스·무인 무기가 결합한 완전 자동화된 가치 실현 공간인 ‘노드의 바다’에 주목한다. 이러한 기술 봉건적 질서에 맞서는 데 필요한 것은 바다와 AI가 인류 공통의 자산임을 각성하는 커먼즈 투쟁이다. 이에 저자는 탈중심화된 자본의 가속 순환에 포섭되지 않고 대양의 무한한 가능성을 회복하는 새로운 국제적 계급적대의 정치를 구축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국제적 인프라 재배치 : 국제질서 변동을 ‘인프라 관점’으로 이해하기」 / 김성윤
이 글은 전통적인 지정학이나 거시 경제 담론의 틈새에서, 현대 국제질서의 변동을 ‘인프라스트럭처’라는 물질적·기술적 매개를 통해 분석하는 새로운 전환적 시각을 제안한다. 인프라를 단순한 토목 구조물이 아닌 ‘특정한 관계를 지탱하고 가능하게 만드는 물질-관념-기호의 복합체’로 정의하는 이 글은 국제 인프라를 ‘실체적 배치’ ‘규준적 장치’ ‘정치적 인터페이스’라는 세 층위로 유형화해 고찰한다. 결론적으로 저자는 인프라를 국가와 자본의 무기로 전락시키는 ‘인프라의 블록화’에 맞서, 이를 모두의 생존을 위한 ‘커먼즈’로 재사유하고 민주적으로 통제해야 한다는 ‘인프라 전환’의 실천적 과제를 제시한다.
[동시대 분석]
「읽기와 쓰기의 자동화, 인식론적 소외의 자연화, 그리고 사유하는 대학에 관한 시론」/ 김성우
이 글은 인공지능이 고등교육의 읽기-쓰기 관행에 일으킨 지각 변동을 고찰한다. 저자는 기계에 의한 인식적 자동화와 경로 의존성이 대학의 사명을 위협하고, 교육 주체 간 신뢰 부식과 인식론적 소외를 자연화하는 현실을 짚는다. 특히 쓰기의 자동화로 원문 읽기가 쇠퇴하고 ‘읽기와 쓰기의 전도’가 일어나는 상황은 리터러시 교육의 근본을 흔드는 위기다. 이에 김성우는 비판과 윤리 중심의 교육, 다양성 기반의 사고 생태계 조성, 원전 독해 복원과 과정 중심의 평가 체제로의 전환을 역설한다.
「질식하는 지역, 살아남는 엘리트들」/ 한재섭
이 글은 2026년 전남·광주 행정통합 과정을 비판적으로 분석한다. 그는 지역 소멸 담론과 공적 자금 중심 지역경제, 지원금 사냥과 지역 헤이트 스피치, 그 구조에 기생하는 지역 엘리트 카르텔 등 여러 문제가 복잡하게 얽혀 있음을 폭로한다. 또 주민 참여가 배제된 엘리트들 간의 통합 논의가 지역민들을 ‘엑스트라 시민’으로 전락시켰다고 진단하며, 지역이 질식 직전에 내몰린 상황임을 자기반성적으로 서술한다.
「한국은 어쩌다 동남아시아의 공적이 되었나: 한국 대 동남아시아 온라인 전쟁에서 우리가 보지 못한 것들」/ 박소현
이 글은 2026년 초 한국과 동남아시아 네티즌 사이에서 벌어진 온라인 충돌을 계기로, 동남아시아의 탈식민적 온라인 연대와 한국사회의 인종주의적 인식 구조를 비판적으로 분석한다. 필자는 동남아시아 네티즌들의 연대를 ‘우리를 넓히는 싸움의 문법’으로 해석하며, 한국 역시 피해자 민족주의와 인종주의를 넘어 동등한 아시아적 연대의 감각을 새롭게 배워야 한다고 주장한다.
[텍스트의 재발견]
「‘쓰레기’를 인문학적 비평의 대상으로 구축하기 위한 지적 전투」/ 최혁규
이 글은 임태훈의 저작 『쓰레기 기억상실증』을 통해 현대사회가 물질적 폐기와 인지적 망각을 어떻게 결합하여 작동시키는지 분석한다. 필자는 『쓰레기 기억상실증』이 단순한 환경문제를 넘어 “우리가 무엇을 쓰레기로 규정하는가”라는 질문을 통해 한 사회의 민주주의적 성격과 주체 형성의 문제를 새롭게 사유하게 하는 치열한 지적 전투의 기록임을 역설한다.
「기술 물신의 독성과 감속의 미학」/ 이경미
이 글은 이광석의 『AI 미디어 생태학』을 통해 기술의 독성에 대한 경계 없이 ‘기술 강박의 전시장’이 된 동시대 사회와 예술 현장을 비판적으로 조명한다. 그는 ‘기술생태정치’와 ‘감속주의’를 제안하는 책의 논의를 빌려 와 예술의 과제가 기술의 지연과 재배치를 사유하는 데 있다는 점을 주장한다.
[이론의 재구성]
「우리는 결코 ‘신자유주의적’이었던 적이 없다 : 버치의 지대 수취자 정신과 자산화 이론을 중심으로」/ 정용택
이 글은 지난 수십 년간 현대 자본주의를 설명하는 지배적인 틀이었던 ‘신자유주의’ 개념의 분석적 한계를 지적하고, 이를 대체할 새로운 이론적 대안으로 경제지리학자 킨 버치(Kean Birch)의 ‘지대 수취자 정신’과 ‘자산화’ 이론을 소개한다. 저자는 신자유주의라는 용어가 너무 상이한 현상들을 무분별하게 포괄하면서 정밀성을 상실한 ‘분석적 스패너’가 되었다고 비판하며, 현대 자본주의의 핵심 작동 방식을 오도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옥상의 시선]
남현지, 오석화
‘옥상의 시선’ 꼭지에는 남현지의 「워크숍」과 「남는 것」, 오석화의 「실내악」과 「주년」을 실었다. 『문화/과학』은 121호에 처음 시도했던 ‘옥상의 시선’을 이번 호부터 고정 배치하여 시대와 공명하는 시선을 발굴하고 소개하는 일을 꾸준히 이어가고자 한다.
[이미지 큐레이팅] / 정강산
장한나, 정혜정, 양쿠라
이번 호 이미지 큐레이팅은 오늘날 바다가 인간과 자연의 관계, 신체 감각과 기억, 국경을 사유하게 하는 생태적 조건이자 연결망으로 기능하는 모습을 조명한다. 장한나는 해변에 떠밀려 온 플라스틱 폐기물을 통해 자연과 인공의 경계가 뒤섞인 새로운 지질학적 풍경을 구축하며 인간 이후 자연의 형상을 소묘한다. 정혜정은 따개비나 멍게 같은 해양 생물을 매개로 인간 중심적 감각과 지리 체계를 해체하며, 생물·기억·신체가 서로 침투하는 비인간적 해양 공간의 감각을 탐구한다. 양쿠라는 해류를 따라 국경을 넘는 해양 쓰레기를 괴물과 전령의 형상으로 재구성함으로써, 바다가 국가의 경계를 넘어 인간의 소비와 생태적 책임, 역사적 흔적이 서로 얽힌 공동의 공간임을 드러낸다.
작가 소개
지은이 : 김성우
리터러시 연구자. 서울대학교에서 비판적 응용언어학과 사회언어학 등을 강의하며 캣츠랩 연구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고등과학원 초학제연구프로그램 ‘비인간’ 연구단에 공동연구자로 참여 중이다. 저서로 『인공지능은 나의 읽기-쓰기를 어떻게 바꿀까』 『영어의 마음을 읽는 법』 등이 있다.
지은이 : 김현우
탈성장과 대안 연구소 소장. 한국노동사회연구소 연구위원, 진보신당 정책연구원, 에너지기후정책연구소 연구기획위원으로 활동하며 정의로운 에너지 전환을 위한 연구와 실천에 매진해왔다. 지금은 〈탈핵신문〉 이사장으로 신문 발간을 돕고, 기후 위기를 알리는 교육과 탈성장 연구에 주력하고 있다. 쓴 책으로 『안토니오 그람시』, 『정의로운 전환』 등이 있으며, 함께 쓴 책으로 『인권으로 살펴본 기후 위기 이야기』, 『착한 에너지 나쁜 에너지 다른 에너지』, 『탈핵』 등이 있다. 옮긴 책으로는 『블루 뉴딜』, 『녹색 노동조합은 가능하다』, 『GDP의 정치학』 등이 있다.
지은이 : 정용택
한신대학교 대학원에서 모이셰 포스톤의 ‘변형과 재구성의 변증법’ 테제에 기반해 트레드밀 동역학과 가치의 자립화 이론을 현대 자본주의적 노동사회의 변형과 재구성에 적용한 논문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말과활≫, ≪진보평론≫, ≪뉴래디컬리뷰≫ 편집위원과 맑스코뮤날레 집행위원으로 활동했다. 한신대학교와 성균관대학교에서 강의했고, 한신대학교 신학사상연구소 연구교수를 거쳐 현재는 경희대학교 비교문화연구소 HK연구교수로 있다. 급진적 신학담론과 비판적 사회이론 간 대화를 모색하면서 ≪민중신학, 고통의 시대를 읽다≫, ≪세월호 이후의 사회과학≫, ≪1970년대 민주화운동과 개신교≫ 등의 책을 함께 썼고, 마르크스주의적 비판이론의 관점에서 “금융화된 자본주의 시대의 경제신학”, “현대 자본주의의 종교성 연구”, “식인 자본주의에서 경제의 ‘착근된 탈착근성’을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 “비판이론으로서의 장애학”, “현대 자본주의의 부정적인 자기영속적 동역학으로서의 노동의 프레카리아트화” 등의 학술논문과 “노동의 신화, 노동의 현실”, “위기와 비판의 변증법”, “물질 없는 유물론 대(對) 물신 없는 가치론”, “자산화를 어떻게 인지할 것인가?” 등의 비평문을 발표했다.
지은이 : 김성윤
동아대 융합지식과사회연구소 전임연구원. 이데올로기와 감정, 문화연구와 문화이론, 대중문화와 문화변동 등을 연구하고 있다. 문화이론 전문지 『문화/과학』편집위원, 문화연구학회 및 비판사회학회 운영위원 등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문화사회연구소 소장을 역임한 바 있다. 『18세상』(2014), 『덕후감』(2016) 등의 저서가 있고, 「우리는 차별을 하지 않아요: 진화된 혐오 담론으로서 젠더 이퀄리즘과 반다문화」(2018), 「플랫폼과 ‘소중’: 생산과 소비의 경합이라는 낡은 신화의 한계상황」(2017) 등의 글을 썼다.
지은이 : 권범철
공통장(커먼즈) 연구자. 계간 《문화/과학》 편집위원, 생태적지혜연구소 협동조합 부소장, 동아대 융합지식과사회연구소 연구원, 한신대 생태문명원 연구위원, 서울시립대 도시사회학과 강사로 활동하고 있다. 공통장, 돌봄, 생태, 예술을 엮어서 사고하며 활동하는 데 관심이 있다. 《예술과 공통장》(2024), 《돌봄의 시간들》(2023)(공저), 《지식을 공유하라》(2022)(공저), 《서울의 공간경제학》(2018)(공저) 등을 썼고, 《역사의 시작》(2019), 《로지스틱스》(2017), 《빚의 마법》(2015), 《텔레코뮤니스트 선언》(2014)을 옮겼다.
지은이 : 박소현
인도네시아에서 인도네시아어와 역사를, 싱가포르에서 동남아시아학을 공부했다. 《다양한 문화의 끝판왕 동남아시아》를 쓰고 《비동맹 독본》을 함께 엮었으며 인도네시아 소설가 에카 쿠르니아완의 소설 《아름다움, 그것은 상처》, 《호랑이 남자》을 옮기고 《자본은 여성을 어떻게 이용하는가》, 《갈색의 세계사》, 《가난을 팝니다》, 《페소아의 리스본》, 《반란의 멕시코》를 우리말로 옮겼다.
지은이 : 최혁규
문화사회연구소 연구원, 청계천을지로보존연대 활동가. 문화연대 활동가로 일했으며, 지금은 문화교육 저변에서 일한다. 기술문화와 노동에 꾸준히 관심을 두고 문화이론과 사회과학을 공부하고 있다. 저작으로는 『만드는 사람들』(공저, 교육공동체벗, 2019), 『사물에 수작부리기』(공저, 안그라픽스, 2018)가 있다.
지은이 : 신현우
마르크스주의의 시각에서 기술과 문화, 예술을 탐구하는 문화연구자다. 대학에선 문학과 영화를 전공했다. 연구자가 된 후에는 기술비판이론과 미디어 정치경제학을 공부했다. 주요 연구 분야는 플랫폼·인공지능·블록체인·게이밍 영역에 펼쳐진 자본주의 기술과 인간 노동이다. 《사물에 수작부리기》, 《게임의 이론》, 《위기와 성찰의 뉴노멀 시대》, 《인공지능, 플랫폼, 노동의 미래》 등을 썼다. 《문화/과학》의 편집위원이며 서울과학기술대학교에서 과학기술사회, 한국예술종합학교에서 디지털과 예술에 대해 강의한다.
지은이 : 전솔비
서교인문사회연구실 회원. 시각문화를 연구하며 전시와 책을 기획한다. 한국 사회의 소수자 운동 역사 속에서 예술과 노동, 활동의 절합이 만들어낸 실천성과 모순에 대해 연구하고 있다.
지은이 : 한재섭
인류학과 미술사학을 전공했고 지역문화의 보편성과 특이성을 공부하고 있다. 박물관과 미술관, 예술가 레지던시, 콘텐츠 지원기관 등을 거쳐 (사)광주영화영상인연대가 운영하는 광주독립영화관의 관장으로 근무 중이다. 전국 유일의 지역영화비평지 『씬1980』의 첫 편집장으로 활동했고 여러 지면에서 지역성을 살린 우리 도시 읽기로 광주 문화비평 활성화에 노력 중이다.
지은이 : 정강산
『Traktat: Out of Fashion』 편집장. 독립연구자로, 예술, 정치, 사회, 경제 등의 학제를 자본주의 생산양식과의 관계 하에서 맥락화하는 연구에 관심을 두고 있다. 『진보평론』, 『뉴래디컬리뷰』, 『퍼블릭아트』, 『미술세계』, 『옵.신』 등에 글을 기고했다. 정치경제학연구소 프닉스 연구위원, 맑스코뮤날레 집행위원으로 활동했으며, 『문화과학』 편집위원으로 활동 중이다.
지은이 : 이해수
서강대학교 미디어융합연구소 연구교수. 문화이론 저널『문화/과학』편집위원이기도 하다. 동 대학 신문방송학과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후 고려대학교 미디어대학에서 연구교수로 지냈으며, YTN, <미디어오늘> 등에서 언론비평을 수행했다. 주요 연구 분야는 미디어 문화연구, 저널리즘. 최근에는 몸·공간·기억을 주제어로 공부하고 있다.
지은이 : 최호랑
디자인 역사·문화 연구자로 한국의 근현대 및 동시대 디자인과 시각문화에 관해 연구, 비평, 기획, 강의하고 있다. 홍익대학교에 겸임 교수로, 성신여자대학교와 서울시립대학교에 강사로 출강하고 있다. 아울러 문화이론 전문지 계간 『문화/과학』과 디자인 연구모임 ‘디자임’, 디자인 콜렉티브 ‘WorkPlay’ 등에서도 활동하고 있다. 최근에 쓴 글로 「진짜 친환경을 위한 디자인」, 「범람하는 레트로 디자인과 몇 가지 문제들」, 「디자인 비엔날레의 무게」, 「전시디자인이 주목받는 현상을 어떻게 보아야 할까」 등이 있다.
지은이 : 김만석
역사적 ‘바다’와 ‘해안선’, ‘군도’에 대한 연구를 진행 중이다. 이 과정에서 만난 혁명, 항쟁, 봉기들을 가시화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
지은이 : 남현지
2021년 창비신인시인상을 받으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시집 『온 우주가 바라는 나의 건강한 삶』을 썼다.
지은이 : 신수연
해양시민과학센터 파란에서 활동합니다. 기후위기, 자연의 큰 변화 속 바다에서 마주한 존재의 이름과 소식을 전하려 합니다.
지은이 : 오석화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2018년 웹진 《비유》, 2020년 월간 《현대시》를 통해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시와 산문을 쓰며 해적번역과 기술철학에 관심이 많다. 『에코프리즘』(공저), 『아마추어리즘』(공저, 근간).
지은이 : 이경미
시각예술을 매개로 삶의 장소와 개인의 잠재성을 발견하는 실천적 예술 프로젝트를 기획해온 독립기획자이자 연구자이다. 최근에는 수도권과 지역을 잇는 에너지 인프라와 그 지정학적 관계에 주목하며, 도시와 지역, 공공성의 문제를 예술의 언어로 탐구하고 있다. 현재 PUBLIC PUBLIC 공동 디렉터로 활동하며, 충남 당진을 거점으로 스페이스 2045를 운영하고 있다.
목차
5 126호를 내며: 무너지는 세계에서 다른 ‘바다살이’를 상상하기
/ 책임편집위원 권범철·김성윤·이해수·최호랑
특집 / 해양 생태
17 바다와 연결되어 있는 수많은 우리들 / 김현우
34 청색 추출주의(Blue Extractivism), 심해를 향한 착취 / 김정도
51 바다와 나를 잇는 시민과학 / 신수연
67 조기와 원자력: 해안선의 민주주의와 전기 네트워크 / 김만석
86 해양 쓰레기는 무엇을 하(게 하)는가?: ‘어두운 생태학’과 마주하는 미술 / 전솔비
기획 / 세계질서의 구조 변동
139 대양의 순환과 AI의 회전
: 미국 헤게모니의 몰락 이후, 자본 축적 순환의 구면좌표계 / 신현우
163 국제적 인프라 재배치: 국제질서 변동을 ‘인프라 관점’으로 이해하기 / 김성윤
동시대 분석
185 읽기와 쓰기의 자동화, 인식론적 소외의 자연화, 그리고 사유하는 대학에 관한 시론 / 김성우
200 질식하는 지역, 살아남는 엘리트들 / 한재섭
214 한국은 어쩌다 동남아시아의 공적이 되었나
: 한국 대 동남아시아 온라인 전쟁에서 우리가 보지 못한 것들 / 박소현
텍스트의 재발견
231 ‘쓰레기’를 인문학적 비평의 대상으로 구축하기 위한 지적 전투 / 최혁규
— 임태훈의 『쓰레기 기억상실증』
244 기술 물신의 독성과 감속의 미학 / 이경미
— 이광석의 『AI 미디어 생태학』
이론의 재구성
255 우리는 결코 ‘신자유주의적’이었던 적이 없다
: 버치의 지대 수취자 정신과 자산화 이론을 중심으로 / 정용택
옥상의 시선
130 남현지
133 오석화
이미지 큐레이팅 / 정강산
106 장한나
114 정혜정
122 양쿠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