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리뷰

*밥이 없다


국과 반찬을 다 차려놓고 밥솥을 열었다
밥이 없다

오글오글 모여 살던 단칸방
동장군 속에서 모진 고난도
비가 새는 천장을 덮고 자던 방도
찌든 배고픔과 갈증에도
함께라서 이길 수 있었던 시간

부어있는 피부를 만지고
헐떡이며 몰아쉬는 호흡도
손을 잡을 수 있다는 것에 안도의 한숨을

밥솥을 열면 항상 밥이 있는 줄 알았다

*수제비


노모가 끓인 수제비
사랑이 배어 입맛이 간간하다
한 술 한 술 입에 넣을 때마다
시선도 따라다닌다
볼록한 배를 보면서도 더 먹으라 한다
줘도 줘도 끝없고 주면서도 미안한 사랑

지천명의 숫자도
어머니 앞에선 아기가 되는 비밀을
풀 수가 없다

숟가락 위 간절한 기도가
연잎 위 물방울 되어 또르랑 떨어진다

*몽돌


울퉁불퉁 태어나
깎이고 다듬어져
반들반들 둥그러니
굴러 굴러 동글동글 다듬어져

길가에 차이고
가시덤불에 찔리고

누가 놓아주었지
호숫가 한 귀퉁이에
쪼롱이 노래 듣고
가재 재롱 보고 웃음꽃 피우며
물 따라 세월 따라 매끈한 돌멩이로

나이는 채이고 구르고 다듬어져
몽돌이 되어가는 것

  작가 소개

지은이 : 김미화
한국문인협회원짓거리시문학회 회원짓거리시세상 회원짓거리시창작교실 수료동인지 『귀를 열면 길이 열린다』 등 시화비 5개소백야자연휴양림, 용계저수지둘레길, 응천둘레길,생극벚꽃길, 평택-제천 간 고속도로 금왕휴게소1시집 『빈손 계산법』2시집 『밥이 없다』2023 충북문화재단 예술창작활동 공모전 당선2025 충북문화재단 예술창작활동 공모전 당선

  목차

2 시인의 말_두 번째 시집을 출산하며 / 김미화
4 축간사_두 번째 시집을 축하하며 / 김광묵
6 축간사_글쟁이 동생 파이팅 / 김미영

1민예 미안한 사랑

14 밥이 없다
15 반품
16 벚나무 아래서
17 그물
18 돌멩이
19 옥수수
20 장마
21 품앗이
22 산다는 건
23 행복 살을 찌운다
24 낙동강이 흐르는 고향
25 조그만 것이
26 혼란
27 수제비
28 한 장
29 역할놀이
30 나도 그랬다
31 알라딘 램프

2민예 물 따라 세월 따라

34 물음표 하나 그려놓고
35 끙끙
36 송구영신
37 몽돌
38 제티슨(Jettison)
39 저수지의 꿈
40 겨울 갈대
41 학과 여우
42 개나리
43 선한 이웃
44 포인트
45 자전거
46 아지랑이
47 도라지꽃
48 손가락셈에는 한계가 있다
49 달팽이
50 핸드폰
51 연애편지

3민예 달콤한 여행

54 능소화
55 손수레
56 서리꽃 핀 아침
57 고구마 사랑
58 비우는 계절
59 꽃샘추위 속에서도
60 구겨진 종이 한 장
61 버스정류장에서
62 작다는 것의 의미
63 송담
64 까치 소리
65 꼬맹이들의 함성
66 가족
67 어버이날
68 가을의 풍경
70 종이꽃
71 감나무의 기다림
72 겨울나무

4민예 그리움과 기다림이 재회할 때

74 겨울나무의 고백
75 가로등
76 가을 노트
77 가을 맛
78 귀뚜라미의 연주
80 가을을 볼 수 있는 사람
82 가을비
83 고수동굴을 다녀와서
84 나누어줍니다
85 노을은
86 들국화
87 딱따구리와의 만남
88 벚꽃 아저씨
89 맥문동
90 은하수
91 이팝나무
92 인솔자
93 저장 공간

5민예 감사 기도

96 밤의 경고
97 아침에 누리는 여유
98 퍼즐 맞추기 좋아하세요?
100 연어의 역동
102 아침이라 하겠습니다
104 담쟁이넝쿨
106 글라디올러스의 꿈
108 다섯 송이
109 삼계탕 한 그릇
110 접시꽃 연정
111 금화규의 노래
112 양귀비의 향연
113 오늘만 날이 아니잖아
114 싱그러운 미소
115 설유화
116 미역국
117 찔레꽃 사랑
118 꼬망이들의 축제

해설 _증재록(한국문인협회 홍보위원)
119 _민예시인의 시詩밭: 민들레꽃은 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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