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체급 자체가 다른 소설”(문학평론가 신형철)이라는 찬사를 받으며 가출 청소년들의 악몽 같은 우정을 다룬 첫 소설 《최선의 삶》으로 강렬한 충격을 선사한 임솔아 작가의 신작 소설 〈엄마 몰래 피우는 담배〉가 위픽 시리즈로 출간되었다. 소설은 정신병원에서 온 한 통의 편지로 시작한다. 수신인은 20년 전 세상을 떠난 이모 ‘종순’, 발신인은 퇴원을 간절히 원하는 ‘은향’. 편지를 발견한 ‘유리’는 어린 시절의 불안한 기억을 떠올리며 외면하지만, 동생 ‘규리’는 끝내 은향을 직접 찾아간다. 편지를 통해 되살아난 이모의 그림자, 각자의 방식으로 애도를 해나가는 자매의 시간. 그 속에서 우리는 삶의 본질적인 질문들과 마주하게 된다. 그렇게 누군가는 삶을 견디며 버티고, 또 누군가는 조용히 떠날 준비를 한다.
출판사 리뷰
“언니도 그랬지 아마.”
아픔은, 슬픔은, 얼마나 힘이 센 걸까.
그 힘이 타인에게 스밀 때 어떤 종류의 붕괴가 일어날까.
“체급 자체가 다른 소설”(문학평론가 신형철)이라는 찬사를 받으며 가출 청소년들의 악몽 같은 우정을 다룬 첫 소설 《최선의 삶》으로 강렬한 충격을 선사한 임솔아 작가의 신작 소설 〈엄마 몰래 피우는 담배〉가 위즈덤하우스 위픽 시리즈로 출간되었다. 임솔아 작가의 소설을 읽을 때면 언제나, 소설 속 이야기로 시작해서 결국 ‘나’의 이야기로 되돌아오는 낯설고 놀라운 경험을 하게 된다.
소설은 한 통의 편지로 시작한다. 주인공 ‘유리’는 엄마 집에서 ‘종순’이라는 이름 앞으로 도착한 편지를 발견한다. 보낸 사람은 정신병원에 강제 입원 중인 ‘은향’. 보호자가 없어 병원에서 나갈 수 없으니 도와달라는 절박한 부탁이 담겨 있다. 문제는 종순 이모가 이미 20년 전에 세상을 떠났다는 것. 편지를 읽던 유리는 이모가 세상을 떠난 여덟 살 무렵을 떠올린다. 매일매일 돼지 저금통에서 동전을 빼내며, 무언가 잘못되어가고 있다는 걸 알면서도 멈추지 못했던 그 기묘한 기쁨과 공포를.
유리의 엄마는 암 투병 중이다. 인생을 마음껏 낭비했더라면 적어도 억울하지는 않았을 텐데, 그런 엄마를 보며 동생 ‘규리’는 실컷 인생을 낭비하기로 결심한다. “누가 누굴 도와.” 엄마는 은향의 편지를 외면하고, 유리 또한 모른 척하려 한다. 하지만 규리는 병원에 돈을 보내고, 끝내 은향을 직접 찾아간다. 은향은 병원에서 나갈 생각도, 누군가의 도움을 바라는 마음도 없이, 다만 죽기 전에 종순을 한 번 만나고 싶었을 뿐이라고 고백한다. 편지를 통해 되살아난 이모의 그림자, 기억조차 희미했던 인물들과의 연결, 각자의 방식으로 애도를 해나가는 자매의 시간. 그 속에서 우리는 삶의 본질적인 질문들과 마주하게 된다. 누군가는 삶을 견디며 버티고, 또 누군가는 조용히 떠날 준비를 한다.
‘단 한 편의 이야기’를 깊게 호흡하는 특별한 경험
위즈덤하우스는 2022년 11월부터 단편소설 연재 프로젝트 ‘위클리 픽션’을 통해 오늘 한국문학의 가장 다양한 모습, 가장 새로운 이야기를 일주일에 한 편씩 소개하고 있다. 구병모 〈파쇄〉, 조예은 〈만조를 기다리며〉, 안담 〈소녀는 따로 자란다〉, 최진영 〈오로라〉 등 1년 동안 50편의 이야기가 독자들의 사랑을 받아왔다. 위픽 시리즈는 이렇게 연재를 마친 소설들을 순차적으로 출간하며, 이때 여러 편의 단편소설을 한데 묶는 기존의 방식이 아닌, ‘단 한 편’의 단편만으로 책을 구성하는 이례적인 시도를 통해 독자들에게 한 편 한 편 깊게 호흡하는 특별한 경험을 선사한다. 위픽은 소재나 형식 등 그 어떤 기준과 구분에도 얽매이지 않고 오직 ‘단 한 편의 이야기’라는 완결성에 주목한다. 소설가뿐만 아니라 논픽션 작가, 시인, 청소년문학 작가 등 다양한 작가들의 소설을 통해 장르와 경계를 허물며 이야기의 가능성과 재미를 확장한다.
시즌 1 50편에 이어 시즌 2는 더욱 새로운 작가와 이야기들로 가득하다. 시즌 2에는 강화길, 임선우, 단요, 정보라, 김보영, 이미상, 김화진, 정이현, 임솔아 작가 등이 함께한다. 또한 시즌 2에는 작가 인터뷰를 수록하여 작품 안팎으로 다양한 이야기를 들려주며 1년 50가지 이야기 축제를 더욱 풍성하게 펼쳐 보일 예정이다.
위픽 시리즈 소개
위픽은 위즈덤하우스의 단편소설 시리즈입니다. ‘단 한 편의 이야기’를 깊게 호흡하는 특별한 경험을 선사합니다. 이 작은 조각이 당신의 세계를 넓혀줄 새로운 한 조각이 되기를, 작은 조각 하나하나가 모여 당신의 이야기가 되기를, 당신의 가슴에 깊이 새겨질 한 조각의 문학이 되기를 꿈꿉니다.
한 조각의 문학, 위픽
구병모 《파쇄》
이희주 《마유미》
윤자영 《할매 떡볶이 레시피》
박소연 《북적대지만 은밀하게》
김기창 《크리스마스이브의 방문객》
이종산 《블루마블》
곽재식 《우주 대전의 끝》
김동식 《백 명 버튼》
배예람 《물 밑에 계시리라》
이소호 《나의 미치광이 이웃》
오한기 《나의 즐거운 육아 일기》
조예은 《만조를 기다리며》
도진기 《애니》
박솔뫼 《극동의 여자 친구들》
정혜윤 《마음 편해지고 싶은 사람들을 위한 워크숍》
황모과 《10초는 영원히》
김희선 《삼척, 불멸》
최정화 《봇로스 리포트》
정해연 《모델》
정이담 《환생꽃》
문지혁 《크리스마스 캐러셀》
김목인 《마르셀 아코디언 클럽》
전건우 《앙심》
최양선 《그림자 나비》
이하진 《확률의 무덤》
은모든 《감미롭고 간절한》
이유리 《잠이 오나요》
심너울 《이런, 우리 엄마가 우주선을 유괴했어요》
최현숙 《창신동 여자》
연여름 《2학기 한정 도서부》
서미애 《나의 여자 친구》
김원영 《우리의 클라이밍》
정지돈 《현대적이라고 말할 수 없는 죽음들》
이서수 《첫사랑이 언니에게 남긴 것》
이경희 《매듭 정리》
송경아 《무지개나래 반려동물 납골당》
현호정 《삼색도》
김 현 《고유한 형태》
김이환 《더 나은 인간》
이민진 《무칭》
안 담 《소녀는 따로 자란다》
조현아 《밥줄광대놀음》
김효인 《새로고침》
전혜진 《고르디우스의 매듭을 자르면》
김청귤 《제습기 다이어트》
최의택 《논터널링》
김유담 《스페이스 M》
전삼혜 《나름에게 가는 길》
최진영 《오로라》
이혁진 《단단하고 녹슬지 않는》
강화길 《영희와 제임스》
이문영 《루카스》
현찬양 《인현왕후의 회빙환을 위하여》
차현지 《다다른 날들》
김성중 《두더지 인간》
김서해 《라비우와 링과》
임선우 《0000》
듀 나 《바리》
한유리 《불멸의 인절미》
한정현 《사랑과 연합 0장》
위수정 《칠면조가 숨어 있어》
천희란 《작가의 말》
정보라 《창문》
이주란 《그때는》
김보영 《헤픈 것이다》
이주혜 《중국 앵무새가 있는 방》
정대건 《부오니시모, 나폴리》
김희재 《화성과 창의의 시도》
단 요 《담장 너머 버베나》
문보영 《어떤 새의 이름을 아는 슬픈 너》
박서련 《몸몸》
금정연 《모두 일요일이야》
박이강 《잡 인터뷰》
김나현 《예감의 우주》
김화진 《개구리가 되고 싶어》
권김현영 《수신인도 발신인도 아닌 씨씨》
배명은 《계화의 여름》
이두온 《돈 안 쓰면 죽는 병》
김지연 《새해 연습》
조우리 《사서 고생》
예소연 《소란한 속삭임》
이장욱 《초인의 세계》
성해나 《우리가 열 번을 나고 죽을 때》
장진영 《김용호》
이연숙 《아빠 소설》
서이제 《바보 같은 춤을 추자》
권희진 《일단 믿는 마음》
정이현 《사는 사람》
함윤이 《소도둑 성장기》
백세희 《바르셀로나의 유서》
이현석 《고백의 시대》
임솔아 《엄마 몰래 피우는 담배》
김유원 《와이카노》
백온유 《연고자들》
유리는 편지봉투를 유심히 살폈다. 받는 사람은 종순. 보낸 사람은 은향이었다. 편지의 내용은 간략했다. 정신병원에 강제 입원을 당한 상태인데 보호자의 동의만 있으면 이곳에서 나갈 수가 있다는 내용이었다. 가족이 없어 나갈 수가 없다고. 이 도움에 응해주면 톡톡히 사례를 하겠다는 것이었다. 유리는 우편물을 들고 안방으로 갔다. 은향이 누구냐고 엄마에게 물었다.
“나도 그걸 몰라.”
친구들과 고무줄놀이를 하다가도, 학습지를 풀다가도, 저금통 생각이 났다. 시뻘건 돼지의 몸뚱이와 활짝 웃고 있는 눈과 입, 커다란 콧구멍. 유리는 무언가 잘못되어가고 있다는 걸 알면서도 저금통을 털어댔다. 기쁨과 공포가 범벅된 채로.
조금 더 일찍 들켰어야 했다. 적어도 엄마의 동생이 죽기 전에 고백을 했어야 했다. 이제는 고백도 할 수 없게 되어버렸다. 장례식에서 돌아온 엄마가 저금통을 발견한다면. 동생은 죽었는데 딸은 도둑년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면. 얼마나 슬플까. 상상만으로도 유리는 토할 것 같았다. 이제 저 시뻘건 돼지 저금통에는 유리의 죄만 들어 있지 않은 것 같았다. 가벼워진 돼지가 너무 무겁게 느껴졌다.
작가 소개
지은이 : 임솔아
2013년 ‘중앙신인문학상’(시 부문)과 2015년 《문학동네》 대학소설상을 수상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소설집 《눈과 사람과 눈사람》 《아무것도 아니라고 잘라 말하기》, 중편소설 《짐승처럼》, 장편소설 《최선의 삶》 《나는 지금도 거기 있어》, 시집 《괴괴한 날씨와 착한 사람들》 《겟패킹》, 산문집 《다시, 뒷면에게》 등을 펴냈다. 신동엽문학상·문지문학상·젊은작가상 등을 수상했다.
목차
엄마 몰래 피우는 담배
작가의 말
임솔아 작가 인터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