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예술가시선 제41호 『흔적, 남는者를 위하여』는 이상시문학을 수상한 바 있는 이낙봉 시인의 일곱 번째 시집이다. 6부로 구성되어 있으며, 「그러다보면」 등 149편의 시와 부록 ‘고락’ 등을 수록하고 있다.살아갈 날보다 지난날이 더 생각나는 요즈음 기억의 끝은 광장 끝 휘어진 골목으로 사라진다,// 쏟아지는 빗줄기로 구멍이 차고 넘친다, 구멍 안에 있자니 죽을 것 같고 구멍 밖에 있자니 미칠 것 같아 구멍을 지운다,―「구멍을 지운다」 부분
마당 가득 고요한 찻집에서 커피를 마시며 보이던 가을밤의 달무리가 내 몸속으로 밀고 들어오는 바다가 생각나고 그때 보이는 아이는 누굴 닮았는지 모르겠고 꿈을 꾸는 나는 나도 모르게 꿈속의 나를 나로 착각하고 도무지 무슨 생각으로 꿈을 꾸는지 모르겠고,// 달을 따라 몸을 뒤척이는 꽃/ 가슴 속 작은 돌 하나/ 들어내기 힘든 몸부림,─「이팝나무」 부분
하늘이 무거운지 어깨가 아프다, 가는 나뭇가지에 맺힌 물방울들이 빛난다, 자유로를 달리는 자동차 불빛이 보인다, 이어폰으로 「Piano Man」(Billy Joel)을 들으며 걷는다, 산수유 꽃봉오리가 터지려고 한다, 사는 것이 걷기도 하고 뛰기도 하는 것이지만 지금은 걷기만 한다,// 지난밤 꿈에는 청춘이었는지 단단했다,―「강변길을 걷는다」 부분
작가 소개
지은이 : 이낙봉
1980년 강원일보 신춘문예 당선되어 등단하였다. 시집으로 『내 아랫도리를 환히 밝히는 달』, 『돌속의 바다』, 『다시 하얀방』, 『미안해 서정아』, 『폭설』, 『망상망상』이 있다. ‘이상시문학상’을 수상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