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숲길에서 만난 클레, 하이데거, 말레비치, 쇼펜하우어, 단테, 카프카, 미셸 푸코, 카라바조, 앨런 포, 마네, 릴케, 옥타비오 파즈, 다자이 오사무, 안톤 체호프, 셰이머스 히니, 동물원…… 도시의 우울한 일상을 깨고 ‘나와 마주할 수 있는 산책자’가 되는 숲길 여행!
출판사 리뷰
숲에서 한 십 년 지켜보기!
시인이자 산문 작가인 지은이가 십 년 넘게 오후 2시면 숲길을 산책하며 만난
나무 새 꽃 바위 벌레, 존재의 뿌리에 대한 숲길 인문학!
숲길에서 만난 클레, 하이데거, 말레비치, 쇼펜하우어, 단테,
카프카, 미셸 푸코, 카라바조, 앨런 포, 마네, 릴케, 옥타비오 파즈,
다자이 오사무, 안톤 체호프, 셰이머스 히니, 동물원……
도시의 우울한 일상을 깨고
‘나와 마주할 수 있는 산책자’가 되는 숲길 여행!
숲길을 걸으면 존재의 뿌리가 느껴졌다.
대지처럼 생명을 품으면서 죽음마저 받아주는 곳이 어디 있을까? 영원회귀하는 시간 속에 ‘마음대로 지배할 수 없는 어떤 것(ein Nichtbewaltigtes)’이 대지 말 고 또 어디 있을까. 아무리 숲길을 걸어도 그 길은 언제나 봉인을 뜯지 않은 보물처럼 내 앞에 나타난다. 신비에 싸인 히말라야의 미답봉을 향해 설산을 걸어가는 사람처럼 숲길은 경이로움을 보여준다. 늘 걷는 길이지만 대지에 뿌리내린 나무들은 영혼의 창문이 되어 아름다움이 무엇인지 존재로 증명한다. 오랜 세월 존재만으로 아름다움을 보여주는 것은 나무가 유일하지 않을까 싶다. 나무의 아름다움이란 ‘자기 안에 고요히 머물러 있다는 점’이다.
“숲길을 걸으며 진정 소망한 것은 풍경을 감상하는 게 아니라, 숲길에 은폐된 ‘숲’ 혹은 ‘나무’에 대한 이중적 의미(Zweideutigkeit) 즉 눈이라는 거울에 비친 숲 길의 이면을 보고 싶었던 게 아닐까 싶다. 내가 사랑하는 숲길은 나와 마주할 수 있는 사유의 풍경이 그려지는 공간이다. 숲길에서 나무 새 꽃을 통해 만나고 싶었던 것은 존재와 인간 본질에 대한 사색이었으며, 숲길을 걸으며 ‘존재 물음에로(Zur Seinsfrage)’ 나아가는 것이었다. 나무 새 꽃은 어쩌면 인간의 또 다른 삶을 보여주는 것인지도 모른다.”
작가 소개
지은이 : 민병일
서울 경복궁 옆 서촌에서 태어나 자랐다. 독일 함부르크 국립조형예술대학교 시각예술학과 졸업 및 동 대학원 같은 학과에서 학위를 받았다. 홍익대 미술대학, 건축학과, 교양학부, 대학원 겸임교수, 동덕여대 미술대학 대 학원 겸임교수, 조선대 문창과 강의. 시인으로 문단에 등단. 산문집으로 『나의 고릿적 몽블랑 만년필』, 『창에는 황야의 이리가 산다』, 『창의 숨결, 시간의 울림』, 『행복의 속도』, 『담장의 말』이 있다. 사진집으로 『사라지는, 사 라지지 않는』, 소설가 박완서와 함께 티베트 여행기 『모독』(박완서 글, 민병일 사진)을 펴냈다. 번역서로 『붉은 소파』가 있다. ‘모든 세대를 위한 메르헨’ 『바오밥나무와 방랑자』, 『바오밥나무와 달팽이』 출간. 프랑스 문예지 『europe』(2022년 5월호)에 『바오밥나무와 방랑자』가 실렸다. 2025년 6월 프랑스의 아르망 콜랭(Armand Colin) 출판사에서 『바오밥나무와 방랑자』 출간. 전숙희 문학상(2017), 성호문학상 대상(2021), 신격호샤롯데문학상 대상(2024) 수상.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아르코문학작가펠로우십’ 선정(2025).
목차
프롤로그 · 4
1부
눈 덮인 무등산 숲길 바위에 그려진 식물들과 나무의 기하 추상, 파울 클레의 추상 미술 · 25
봄이 오는 나무 바위 햇빛 숲길 걷기!
-‘철학자의 길Philosophenweg’에서 ‘현존재Dasein’를 생각한다 · 51
풀숲의 시간 여행자 방아깨비와 나팔꽃 · 63
가을 숲길에는 천 개의 아르고스 눈이 있다 · 71
해거름 녘 나무에 앉은 역광 속의 새는
헤테로토피아로 가고 있다
-미셸 푸코의 낯선 유토피아 · 89
야생화의 위로, 쇼펜하우어와 꽃 · 95
숲의 빈집 벽을 타오르는 달팽이의 명상 · 113
검은 숲, 검은 나무, 검은 엘레지와 카지미르 말레비치의 <검은 사각형>, 무대상의 세계 · 121
나무, 그림자에 꽃이 피다
나무, 고독에 꽃을 피우다
-빛의 부재에서 빛의 은유로 · 135
달빛 속의 나무 길을 걷다
-소로와 드뷔시의 달빛을 생각하며 · 141
2부
숲길에 비스듬히 드리운 나무 그림자가 한 말,
“너의 별을 따라가거라!”
-단테 알리기에리 『신곡』의 그 말, 자신에게 이르는! · 151
숲길 바위에 핀 식물, 패러독스 적인 환희 · 157
광야에서 홀로 사색에 잠긴 우주를 받친 나무, 생각하는 사람 · 163
완두콩 꽃, 흰색은 가능성으로 차 있는 침묵이다 · 171
새는, 발자국을 남긴다 · 177
능 비탈에 나무 서다 · 185
거룩한 나무 그림자 · 191
감꽃, 숲길을 덮다 · 198
백일홍 나무숲과 작은 연못가의 나르치스
-카라바조의 <나르치스>, 시간의 그림자가 남긴 얼룩 · 207
풍경의 발견
-숲길을 걷다 보면 낯설지 않은 풍경에 낯설어질 때가 있다 · 219
3부
비스듬히 산벚나무 한 십 년 지켜보기,
프란츠 카프카의 「꿈을 꾸듯이 꽃이 매달려 있었다」 · 225
눈 덮인 겨울 숲은 ‘엘리시움’이다
-프란츠 카프카의 시 「나무들」,
우리가 눈 속에 파묻힌 나무들과 같기 때문 · 231
해거름 녘 조붓한 오솔길에서 만난 사슴벌레 ·
-에드거 앨런 포의 「큰까마귀」와 어둠의 색 · 249
원초적 푸른 하늘과 연둣빛 물드는
메타세쿼이아 나무 숲길, 직선의 미학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 『백 년의 고독』, 나무의 고독 · 255
불가능한 것에 부딪히는 아름다운 유희, 나무들
-라이너 마리아 릴케의 『두이노의 비가』와 아름다움, 가지 않은 숲길 · 269
화순 진달래꽃 숲과 고인돌,
침잠과 망아와 명상이 오는 시간 · 277
거꾸로 사랑해 숲의 때죽나무꽃, 그래도 삶은 피어난다!
-에두아르 마네의 낯설게 보기 · 283
냉이꽃의 ‘정언명령kategorischer Imperativ’과 옥타비오 파즈의 책
-임마누엘 칸트의 선하고자 하는 의지와 꽃과 나 · 293
이름 모를 야생화가 등불 켜준 숲길
-르네 데카르트 ‘코기토 에르고 숨’의 광채 · 301
4부
해석되지 않는 색깔, 싸리꽃
-다자이 오사무 소설 『사양斜陽』의 여주인공이 말한 희망 · 311
앵두나무에 빨간 등불 켜지면
내 안에서도 잠든 불이 눈을 뜬다 · 315
겨울 고해소 · 327
구멍가게 같은, 나무와 숲길 사이 찔레꽃 · 333
땅속에 묻어둔 꿈을 찾는 새, 어치! · 341
무꽃이 쏘아 올린 작은 신호 · 347
숲의 비경, 해사한 얼굴 같은 호수에 비친 숲-나무들
-슈베르트의 <물 위에서 노래함>을 듣는 시간 · 353
빛-어둠, 먹빛 진창의 숲길 언덕 · 361
숲길, 나와 마주하는 시간
-페데리코 가르시아 로르카의 「악몽의 로맨스」, 파랗게 사랑해, 파랗게 · 367
5부
산벚나무 상처를 보며 아름다움을 생각한다 · 381
숭고한 겨울나무, 메타세쿼이아 · 387
두꺼비는 아주 오래된 시간에서 왔다. · 393
가장 낮은 자세의 나무, 그루터기 · 397
할미꽃, Ecce homo-이 사람을 보라! · 407
아름다움은 돌을 뚫고 나온다 · 413
연초록 식물의 숨소리, 얼음 왕국을 허무는 기적 · 417
독 안에 든 나무와 파란 하늘 · 423
나무가 이파리를 비우면 신은 아름다운 불꽃을 채워주지
-장 폴 사르트르의 ‘실존은 본질에 앞선다’, 나무의 말 · 427
6부
나무의 얼굴
-셰이머스 히니의 시 「땅파기」, 나무의 땅파기 · 433
고성 바닷가에서 만난 ‘해변 청동풍뎅이’는 초록 별에서 왔다
-동물원의 <혜화동> 골목길에서 만난 풍뎅이 · 447
숲길 빛살무늬로 생을 수선하는 제비꽃 · 453
나무 그림자에 취하다 · 461
뿌리를 보면 알게 되는 것들 · 467
꽃의 화석
-숲길에서 가져온 미적 명상 · 471
초원을 달리고 싶은 말의 침묵, 누구에게 내 슬픔을 이야기하랴?
-안톤 체호프의 「우수」를 말하고 있는 말(馬) · 477
길과 길 사이의 낯선 길, 허물 · 481
나의 디오게네스 나무 · 49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