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알맹이 그림책 시리즈 26권. 동물 울음소리를 흉내 낼 수 있는가 없는가를 둘러싸고 벌어지는 꼬마들의 뽐내기 소동을 다룬 그림책이다. 유아들의 심리를 재미있게 표현했을 뿐 아니라 이것저것 동물 흉내를 내고 놀이로 연결해볼 수 있다는 점에서도 신나는 그림책이다. 여기에 덧붙여, 각 장면마다 등장하는 동물 하나하나의 표정과 동작을 살펴보고 따라 해 보는 재미도 있다.
“너, 수탉 소리 낼 줄 알아?” 하고 뻐기면서 “꼬끼오오오~” 하고 목소리를 높이는 친구가 나타나자 꼬마는 “아니”라고 대답한다. 뒤이어 또 다른 친구들이 고양이, 개, 당나귀, 암탉, 늑대, 원숭이 같은 동물 이름이 줄줄이 꿰면서 등장하는데 그때마다 꼬마를 제외한 친구들은 신이 나서 동물 울음소리를 흉내 낸다.
야옹, 왈왈, 히이잉, 꼬꼬댁 꼬꼬, 아우우, 우이이…. 친구들의 목소리는 점점 높아져가고 떠들썩해질 때 꼬마는 점점 시무룩해진다. 그중에 할 줄 아는 게 아무것도 없으니 말이다. 당황한 채로 궁지에 몰린 꼬마가 찾아낸 대꾸는 이렇다. “야! 근데 너네들 토끼 소리 낼 줄 알아?” 그런데 가만, 토끼가 무슨 소리로 울더라?
출판사 리뷰
너, 이거 할 줄 알아? 난 알아!
아기들이 자라면서 무언가 하나하나 배워 나가는 모습은 감동적이다. 처음 눈을 맞추고 웃음을 터뜨릴 때, 비틀비틀하며 첫 걸음을 내딛을 때, “엄마!” 하고 의미 있는 첫 언어를 말할 때, 첫 노래, 첫 숟가락질, 첫 공차기 등등 아기들이 하는 모든 ‘처음’은 그 자체로 얼마나 대견한지. 하지만 아기가 커감에 따라 처음 느꼈던 감동은 줄어들고 심지어는 “넌 왜 한글을 일찍 못 떼는 거니, 왜 옆집 아이처럼 ABC 노래를 못 부르니” 하고 닦달하는 엄마도 나오게 마련. 하지만 아기들 입장에서는 한글이나 ABC 노래보다 먼저 배워야 할 것들이 산이나 바다만큼이나 많다. 이를테면 두 계단을 깡충 뛰어내리는 것이라거나 화단 가장자리를 날렵하게 걸어 다니는 일들 말이다. 누구의 도움도 없이 사탕 껍질을 벗기고, 운동화를 왼쪽 오른쪽 가려서 신고, 까치발을 딛고 엘리베이터 버튼에 손을 뻗어 보고, 대체 도전해야 할 일이 얼마나 많은지! 엄마가 좀 시시하게 여기는 것 같다거나 또래 친구들은 진작 뗀 것들이라 해도 아이는 진지하게 도전해야 하는 것이다. 어쨌든 어린아이가 무엇이든 하나하나 배우고 깨우쳐 나간다는 건 멈출 수 없는 생존 방식이니까.
『꼬끼오오오』는 동물 울음소리를 흉내 낼 수 있는가 없는가를 둘러싸고 벌어지는 꼬마들의 뽐내기 소동을 다룬 그림책이다. 같은 작가의 『속상해』(바람의아이들, 2010)에서 흑흑 슬프게 흐느껴 우는 친구를 간지럽혀서 하하 웃게 만들었던 바로 그 동물들이 주인공이다. “너, 수탉 소리 낼 줄 알아?” 하고 뻐기면서 “꼬끼오오오~” 하고 목소리를 높이는 친구가 나타나자 꼬마(‘꼬마’가 이름은 아니지만, 어엿한 주인공!)는 “아니”라고 대답한다. 뒤이어 또 다른 친구들이 고양이, 개, 당나귀, 암탉, 늑대, 원숭이 같은 동물 이름이 줄줄이 꿰면서 등장하는데 그때마다 꼬마를 제외한 친구들은 신이 나서 동물 울음소리를 흉내 낸다. 야옹, 왈왈, 히이잉, 꼬꼬댁 꼬꼬, 아우우, 우이이……. 친구들의 목소리는 점점 높아져가고 떠들썩해질 때 꼬마는 점점 시무룩해진다. 그중에 할 줄 아는 게 아무것도 없으니 말이다. 당황한 채로 궁지에 몰린 꼬마가 찾아낸 대꾸는 이렇다. “야! 근데 너네들 토끼 소리 낼 줄 알아?” 그런데 가만, 토끼가 무슨 소리로 울더라?
나 혼자만 할 수 있는 일! 난 멋져.
『꼬끼오오오』에 등장하는 친구들은 저마다 동물 형상을 하고 있다. 지극히 단순한 형태로 특징만 살렸지만 쥐, 양, 닭, 늑대, 고양이, 당나귀, 곰이라는 걸 알아볼 수 있다. 그렇다면 우리의 주인공인 꼬마는? 귀가 길쭉하게 나와 있으니 토끼라고 추정(?)해볼 수 있다. 재미있는 사실은, 이 동물 친구들이 저마다 자신의 울음소리가 아닌 다른 소리를 흉내 내면서 뻐긴다는 점. 쥐가 꼬끼오오오~ 하고 양이 야옹야옹, 하는 식이다. 토끼를 제외한 친구들은 전부 다른 동물들 흉내를 낼 줄 안다. 남의 소리를 흉내 내다니, 얼마나 신나는 일인가. 급기야는 베에에, 삐우삐우, 미아우, 꾸루루 하고 괴상한 소리를 내며 한바탕 목청 시합을 벌인다.
아기들에게 동물은 먼저 소리로 기억된다. 개는 멍멍, 고양이는 야옹야옹, 염소는 음메~ 그런데 다른 동물들과 달리 토끼는 깡충깡충, 의태어로밖에 설명할 방법이 없다. 토끼는 소리를 갖지 못한 고요한 동물인 것이다. 그러므로 『꼬끼오오오』에서 다른 동물들이 온갖 소리를 내며 까불어댈 때 토끼가 풀이 죽고 시무룩해지는 건 당연한 일이다. 반전은 바로 그 침묵의 토끼가 “너네들 토끼 소리 낼 줄 알아?” 하고 물어본다는 데 있다.
처음에 다른 친구들은 토끼의 말을 들었는지 못 들었는지 저희들끼리 찧고 까부느라 정신이 없다. 토끼가 여러 번 되풀이해 “토끼는?” 하고 물어도 영 못 듣는다. 그러다가 토끼가 “토끼 말이야! 너네들 토끼 소리 낼 줄 아냐니까?” 하고 고함을 치자 그제야 동작을 멈추고 뒤를 돌아본다. 뭐지? 하는 어리둥절한 얼굴들. 토끼 소리가 대체 뭘까…… 하고 기다리는 친구들을 향해 토끼가 외친다. “꽈아악!” 큰 소리에 질겁하는 친구들을 뒤로 하고 자리를 뜨면서 토끼가 하는 말. “그것도 못하면서.”
생태학적으로 토끼는 소리를 내지 않는 동물이지만 위험에 처했거나 죽기 직전 끼익, 하고 비명을 지르기도 한단다. 다른 동물들 앞에서 흉내 내기를 못한다는 게 뭐 그리 위험한 순간이랴 싶긴 하다. 그래도 토끼 입장에서는 잘난 척, 저희들끼리 신이 나서 소리를 질러대는 친구들 앞에서 뭐라도 하고 싶었을 것이다. 그것도 친구들은 절대 흉내 낼 수 없는 소리로. 무언가 남들보다 잘한다는 건, 남들이 못하는 걸 할 수 있다는 건 기분이 좋은 일이니까. 어린아이들이 손가락을 이상하게 꼬거나 코끼리 코를 하고서 “엄마, 이거 할 줄 알아?” 하고 뻐기는 건 자기만 할 수 있다고 자신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럴 때 엄마들은 눈치 빠르게도 “어, 엄마는 못하는데? 멋지다!” 하고 대답해준다. 아이들의 그 빛나는 자신감을 지켜줘야 한다는 걸 잘 알고 있는 것이다.
『꼬끼오오오』는 유아들의 심리를 재미있게 표현했을 뿐 아니라 이것저것 동물 흉내를 내고 놀이로 연결해볼 수 있다는 점에서도 신나는 그림책이다. 여기에 덧붙여, 각 장면마다 등장하는 동물 하나하나의 표정과 동작을 살펴보고 따라 해 보는 것도 즐겁겠다.
작가 소개
저자 : 오드레이 푸시에
1978년 프랑스 브르타뉴에서 태어났고, 파리의 에스티엔느 학교에서 조각을 공부했습니다. 푸시에는 산책과 여행에서 많은 영감을 받고 그림을 그립니다. 그동안 펴낸 책으로 『내 스웨터야!』 『꽉 찼잖아!』 『왜 따라왔어』『속상해』 등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