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그림책향 10권. 비단 공장에서 쉼 없이 일하는 고양이들 이야기다. ‘싸늘하고 보드라운’ 비단을 뽑아내는 공장이라니, 그것도 고양이들이 일하는 공장은 어떤 곳일까? 이 공장에 출근하는 고양이들은 도대체 무슨 일을 할까? 이 공장에서는 무슨 일이 벌어질까? 상상 이상의 마법을 선물하는 고양이들의 비단 공장 이야기가 펼쳐진다.
출판사 리뷰
* ’2020 경기도 우수 출판물 제작 지원 선정작
* 상상 이상의 마법을 선물하는 고양이들의 비단 공장 이야기!
* 수만 가닥 비단으로 빚어낸 판타지 같은 자연의 선물!
* 예술미로 가득한 이미지, 그래픽 노블 이상의 그림책! 그림책향 시리즈 열 번째 그림책 『비단 공장의 비밀』은 비단 공장에서 쉼 없이 일하는 고양이들 이야기입니다. 아니, 어쩌면 고양이들 속에 숨은 비단의 비밀이라는 말이 더 어울리는 그림책이지요.
표지부터 무척 셉니다. 만져 보세요. 붉은 비단이 표지를 감싸서인지 촉감이 비단결처럼 곱습니다. 반짝거리는 제목은 본문 속 그림을 그림글자로 만들고 펄로 찍어내어, 책을 움직이면 수십 가지 빛깔을 빚어냅니다. 이런 ‘싸늘하고 보드라운’ 비단을 뽑아내는 공장이라니, 그것도 고양이들이 일하는 공장이라니 당장 들어가 보고 싶습니다. 이 공장에 출근하는 고양이들은 도대체 무슨 일을 할까요? 이 공장에서는 무슨 일이 벌어질까요? 이제 마법 같은 일이 벌어질 시간입니다. 두근두근 가슴 안고, 출발!
고양이들이 비단 공장으로 출근한다고? 밤이 깊었습니다. 그런데 기상나팔이 울려 퍼집니다. 늦은 밤에 잠 안 자고 왜?
아하, 깜빡했네요. 고양이들은 야행성이죠? 고양이들은 부지런히 일어나 밥을 먹고 어디론가 사라집니다. 그러더니 높은 담장에 커다랗고 높은 성 같은, 왠지 으스스한 곳으로 쓰윽 들어갑니다. 도대체 여긴 어딜까요? 벌써 몸이 오싹해서 다음 장을 펼치기가 두렵네요. 하지만 고양이들은 아무렇지도 않게, 자못 비장하게 공장 안으로 들어갑니다. 건물 안에 들어가서는 모두 엘리베이터를 타더니 또 어디론가 사라집니다.
검은 고양이는 높다란 성 꼭대기에 있는 베틀의 방으로 올라가고, 다른 고양이들도 모두 제자리를 찾았습니다. 이제야 성, 아니 공장이 한눈에 보이네요. 지하 2층에 지상 7층 건물입니다. 고양이들은 어둡고 높은 곳을 좋아하는데, 이 공장이 딱 그렇게 생겼네요.
달빛은 하늘을 채우고,
발 끝엔 이슬이 차이네.
그가 베틀의 방에 오르자,
모두 제자리를 찾았네.
그림과 함께 글이 마치 한 편의 아름다운 시처럼 흘러갑니다. 고양이들도 부지런히 비단 만드는 일을 하며 시간을 보내지요. 고양이들은 지하 깊은 곳에서 보석을 캐고, 샘물을 끌어올립니다. 땅에서는 깨끗한 이슬을 받고, 하늘에서는 달빛과 햇빛을 끌어 모읍니다. 공장 꼭대기에 자리한 베틀의 방에 있는 검은 고양이는 베틀을 돌리며 비단을 자아냅니다. 한낮이 되어도 고양이들의 노동은 그칠 줄 모릅니다. 마치 1초라도 쉬면 큰 일이 난다는 듯이, 쉴 틈 없이 일을 하고 또 하지요.
세상에 쏘아 올리는 축포, 자연의 시간이 빚어낸 비단 한 폭! 싸늘하고 보드라운 비단이 쌓이네.
쌓이고 또 쌓여
베틀의 방을 가득 채우네.
동그랗고 작은 돔인 줄만 알았던 베틀의 방이 빨간 비단으로 가득차자, 놀랍게도 베틀의 방도 비단이 차는 만큼 커집니다. 이제 곧 무슨 일이 일어날 것만 같습니다. 이대로 커지다가는 베틀의 방이 폭발할 수도 있겠어요. 검은 고양이는 무슨 생각으로 빨간 비단을 끝도 없이 뽑아내는 것일까요? 정말 무슨 일을 벌이는 걸까요?
마침내 일을 끝마칠 시간이 다가왔나 봅니다. 검은 고양이는 빨간 비단 뽑기를 마치고, 다른 고양이들은 축포를 준비합니다. 하얀 비단실로 빚은 폭탄이 담긴 포를 베틀의 방으로 끌어 올립니다. 그러더니 팡! 팡! 드디어 베틀의 방은 빨간 비단과 하얀 비단이 어울리며 빚어낸 숲으로 태어납니다. 바로 ‘새벽을 밀어낸 장미의 숲’ 말이에요.
진정한 아름다움은 쉽게 피지 않아요! 이 책에 나오는 고양이들은 쉬지 않고 일합니다. 우리한테는 겨우 장미 한 송이일지 모르지만, 고양이들한테는 자신의 생명을 피워내는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우리는 빨간 장미를 보며 쉽게 아름답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진정한 아름다움은 쉽게 피어나지 않습니다. 그 아름다움 속에는 기나긴 겨울을 이겨내고, 봄을 밀어내느라 쉬지 않고 일해야 했던 시간이 담겨 있습니다.
김유진 작가는 아름다움을 만들어내는 시간을 들여다볼 줄 아는 마음씨를 지녔나 봅니다. 장미처럼 아름다움을 뽐내려면 그만큼 힘든 시간을 견뎌야 한다는 자연의 이치를 이처럼 재치 있게 표현할 줄 아는 작가니까 말이에요. 장미는 깊은 땅속 보석과 달빛과 이슬과 햇빛으로 아름다움을 빚습니다. 여러분의 아름다움은 무엇으로 어떻게 피워내시나요?
작가 소개
지은이 : 김유진
책과 그림은 어린 시절부터 함께한 오랜 친구입니다.제가 받은 즐거움을 세상에 돌려줄 수 있는 책을 만들고 싶습니다.그린 책으로 『바람숲 도서관』, 『고양이네 박물관』, 『3월이 방학인 학교』,쓰고 그린 책으로 『소방관 고양이 초이』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