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꿈꾸는 그림책 6권. 고양이를 가슴에 묻은 할머니의 따뜻한 이야기. 이 그림책은 누군가를 먼저 떠나보낸 적이 있는 우리 모두에게, 그리고 언젠가 죽음으로 인한 이별을 경험할 아이들에게 전하는 보통의 이야기이자 가슴 따뜻해지는 생명의 소중함이 담긴 메시지이다.
이 책에서 할머니는 가족과도 같았던 고양이를 갑작스레 떠나보낸다. 누구에게나 소중한 존재의 죽음은 분명 남겨진 이들에게 견디기 힘든 일일 것이다. 하지만 아픔을 넘어 죽은 고양이를 마음에 품고 키워 내는 할머니의 성숙한 자세는 우리에게 죽음 이후에 찾아오는 절망 대신 위로의 말을 건네준다. 죽음은 영원한 상실이 아니며, 우리가 기억하는 한 함께 살아간다는 것을 말이다.
출판사 리뷰
고양이를 떠나보낸 뒤, 할머니의 마음에서 자라는 나무 한 그루
생명의 소중함을 품은 그림책 《고양이 나무》
고양이를 가슴에 묻은 할머니의 따뜻한 이야기이 그림책은 누군가를 먼저 떠나보낸 적이 있는 우리 모두에게, 그리고 언젠가 죽음으로 인한 이별을 경험할 아이들에게 전하는 보통의 이야기이자 가슴 따뜻해지는 생명의 소중함이 담긴 메시지입니다.
이 책에서 할머니는 가족과도 같았던 고양이를 갑작스레 떠나보냅니다. 누구에게나 소중한 존재의 죽음은 분명 남겨진 이들에게 견디기 힘든 일일 것입니다. 하지만 아픔을 넘어 죽은 고양이를 마음에 품고 키워 내는 할머니의 성숙한 자세는 우리에게 죽음 이후에 찾아오는 절망 대신 위로의 말을 건네줍니다. 죽음은 영원한 상실이 아니며, 우리가 기억하는 한 함께 살아간다는 것을요.
할머니와 고양이라는 두 세계의 이별할머니와 고양이는 늘 함께입니다. 꽃을 가꾸며 할머니가 말을 건네면 ‘꼬리가 긴 오렌지색 고양이’는 가만히 귀를 기울이며 할머니 곁을 지킵니다. 밤이 깊어지면, 고양이는 집을 나가 자유롭게 돌아다니다가 아침 무렵 다시 할머니 곁으로 돌아옵니다. 할머니와 고양이가 오래 함께 했을 일상은 일반적인 반려 동물과 주인과의 관계와 달라 보입니다. 주인이 고양이를 키운다기보다 서로가 서로의 마음을 채워주고 호흡하는, 두 존재가 서로를 인정하고 함께 살아가는 모습에 가까워 보입니다.
그렇게 하루하루를 보내던 어느 아침, 밤이면 나갔다가 아침이면 늘 돌아오던 고양이가 돌아오지 않습니다. 할머니가 종일 집 앞 뜰을 서성였을 그날, 할머니의 마음은 어땠을까요? 이튿날, 뜬눈으로 밤을 지새웠을 할머니 앞에 한 소녀가 나타납니다. 죽은 고양이를 안고요. 이 책을 먼저 읽은 아이들 대부분이 ‘죽은 고양이를 안고 온 소녀’가 가장 인상적이라고 말했습니다. 소녀로 하여금 할머니가 고양이의 죽음을 받아들일 수 있게 되었다는 이유였지요. 죽음을 확인하고 받아들이는 일, 이것이 이별의 시작일 것입니다. 할머니가 그 소녀에게 뜰에 있는 가장 예쁜 꽃을 전한 것도 어쩌면 고양이를 잘 보낼 수 있게 해주어 고맙다는 마음을 표현한 게 아닐까요.
고양이 나무를 키워 낸 할머니, 할머니 마음에서 함께할 꼬리가 긴 오렌지색 고양이 할머니가 뜰 귀퉁이에 고양이를 묻고 얼마나 지났을까요. 어느 날, 할머니의 뜰에 작은 싹이 얼굴을 내밉니다. 그러고는 봄볕에 줄기를 쭉 뻗더니 어느새 한 그루 나무가 되었지요. 무성해진 잎 사이로 매달린 오렌지색 작은 열매는 얼마 전 떠나보낸 고양이의 오렌지색 털빛과 같습니다. 얼마 뒤 뜰의 꽃들이 모두 활짝 피어난 신비한 아침, 오렌지색 열매가 ‘똑’ 떨어집니다. 할머니의 손에 내려앉은 그건, 할머니가 그토록 그리워했을 ‘꼬리가 긴 오렌지색 고양이’였습니다.
고양이를 떠나보낸 할머니는 매일 함께 하던 일상을 혼자 해냈을 것입니다. 말을 걸면 들어 주고, 아침이면 돌아와 몸을 기대었을 고양이의 빈자리가 왜 크지 않았을까요. 그럼에도 시간이 지나고 계절이 흐른 뒤에는 고양이를 떠올리며 싱긋 웃기도 하고, 마음속으로 말을 건네기도 했을 것입니다. 갑작스럽게 찾아온 죽음이지만, 떠난 자리를 충분히 받아들이고 앞으로를 살아내는 할머니의 모습이 따뜻하고 아름다워 보입니다. 할머니의 마음이라는 뜰에서 자라난 ‘고양이 나무’는, 비록 이제는 곁에 없지만 떠난 존재를 가슴에 품고 기억하는 일이 얼마나 귀하고 따뜻한 일인지 전합니다.
시적 언어의 틈새에 독자의 감성이 메워지는 그림책《고양이 나무》는 자연과 생명의 가치를 담아온 오사다 히로시의 시에 일본 일러스트 계에서 감각적인 일러스트레이터로 정평이 나 있는 오하시 아유미의 그림이 만난 ‘시 그림책’입니다. 오사다 히로시가 산책길에 가까워졌던 고양이를 기리며 쓴 이야기에, ‘오사다 선생님의 작품이라면 꼭 해 보고 싶었다’는 오하시 아유미가 그림을 자청했다지요.
죽음 이후의 삶을 고찰한 이 책의 장점은 시적 언어로 채워졌다는 것입니다. 오사다 히로시 본인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 이야기일지라도 그는 구체적인 설정 대신 시적 언어로 독자에게 말을 건넵니다. 고양이와 할머니가 함께 살아가며 서로를 소중히 여겼던 마음과, 죽은 고양이를 가슴에 품고 아픔을 넘어서는 성숙한 자세를 짧은 문장과 간결한 단어로 전하지요. 그런가 하면 오하시 야유미의 그림 역시 구체적인 형태보다 감성에 집중합니다. 이 책에서 세상에 하나뿐인 할머니의 고양이인 ‘꼬리가 긴 오렌지색 고양이’는 예쁘지도 멋지지도 않습니다. 그렇지만 이 고양이는 세상 그 어떤 고양이보다 사랑스러워 보입니다. 단순한 ‘고양이’가 아니라 좋아하는 상대를 바라고 그리워하는 보편적인 마음을 따듯한 색감으로 그려 냈기 때문입니다. 크레파스 느낌이 나는 오일 파스텔을 선택한 것도 그런 이유에서겠지요. 여기서 시의 특성과 느낌을 포착해 감각적으로 표현한 오하시 아유미의 노련함이 엿보입니다.
여백이 많을수록 독자가 해석하는 영역은 확장된다고 했던가요. 훌륭한 두 작가가 만나 더해진 이 언어의 틈새에 많은 독자들은 자신의 경험과 마음을 녹여 낼 것입니다. 여러 번 읽으면 읽을수록 자기 이야기가 되는 시적 언어의 기능이, 이 책을 독자의 이야기로 확장하는 셈입니다. 이 책 《고양이 나무》가 죽음 이후의 삶, 떠난 존재와 남겨진 이의 마음을 다룬 그림책 가운데 읽는 이의 마음을 어루만지고 위로하는 또 하나의 좋은 책으로 남기를 바랍니다.


작가 소개
지은이 : 오사다 히로시
1939년 후쿠시마 현에서 태어나 2015년 세상을 떠났습니다. 시인이자 평론가로 마이니치 출판문화상, 고단샤 출판문화상 등을 받았습니다. 주요 작품으로 시집 《심호흡의 필요》, 《기억을 만드는 방법》, 《하루를 마무리하는 시집》과 수필집 《책이라는 신기한 것》, 《어린이들의 일본》, 《모두 너에게 보내는 편지》 등이 있습니다. 시로 만든 그림책 가운데 한국에 소개된 책으로는 《첫 번째 질문》과 《아이는 웃는다》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