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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문학 2026.하반기
제52권 2호
한국문학사 | 부모님 | 2026.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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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서 소개

『한국문학』 2026년 하반기호는 2020년대 이후 한국문학의 흐름을 짚어보는 좌담을 특집으로 마련했다. ‘텍스트 힙(Text hip)’ 현상을 중심으로 SNS 시대의 텍스트 소비와 깊이 읽기의 의미를 살피며 오늘의 독서 문화와 문학의 방향을 논의한다.



창작 지면에는 손택수 시인과 손홍규 작가의 신작을 비롯해 다양한 시와 소설을 수록했다. 작가론과 시론, K-예능을 다룬 문화 연재, 산문, 상반기 문학을 조명한 비평, 대학생 창작교실 등 다채로운 콘텐츠를 함께 담아 한국문학의 현재를 폭넓게 조망한다.

  출판사 리뷰

‘텍스트 힙’에서 ‘텍스트 딥’으로

많은 독자가 여러 번 읽어서 결말을 다 아는 문학작품을 되풀이해서 읽는 까닭은 무엇일까? 에코는 톨스토이의 『안나 카레니나』, 플로베르의 『마담 보바리』 등의 예를 꼽으면서 여전히 되풀이해서 읽히는 문학작품의 생명력을 풀이했다. 디지털 문명의 위세가 한창일 때 생의 황혼기를 맞은 에코는 “지금은 컴퓨터가 어떤 이야기를 우리 구미에 맞게 다시 쓰는 프로그램을 제공할 수도 있을 것이다”라면서 “그런데 우리는 정말 이야기를 다시 쓰고 싶은 것일까”라고 물었다. 실제로 ‘고쳐 쓰기’보다는 ‘되풀이해서 읽기’가 문학의 가치를 빛내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만약 에코가 지금 살아 있어서 인공지능의 시대를 보면 무슨 말을 했을까. 인공지능이 데이터로 수집된 기존의 모든 텍스트의 패턴을 활용하고 내용을 짜깁기하고 문장을 재활용해서 창작을 대행할 수도 있는 세상의 출현을 목격하면서 에코는 무슨 생각을 했을까.
아무튼 에코는 인공지능 시대를 경험할 수 없었으니 이런 말을 남겼다. “문학을 읽는다는 것은 인물의 운명을 바꿀 수 없음을 안다는 것이다. 소설의 가능한 세계로 들어간다는 것은 영원히, 어떤 특정한 방식으로, 우리의 욕망이 닿지 않게, 일은 다 일어났음을 받아들이는 것이다. 우리는 이 좌절을 받아들이고 그로써 숙명에 전율해야 한다.”

『한국문학』 2026년 하반기호는 특집으로 문학비평가 정과리, 박혜진, 오경진이 2020년대 이후 한국문학의 흐름을 짚어보는 좌담을 마련했다. 지난 2024년 이후 유행한 신조어 ‘텍스트 힙(Text hip)’이 거론되자 참석자의 세대 차이가 드러났다. 중진 평론가가 그 뜻을 묻자, 갓 등단한 평론가가 ‘텍스트 읽기를 힙하게(멋지게) 여기는 청년 문화’로 풀이했고, 중진 평론가는 ‘아하, 책 읽기가 상징자본으로 소비된다는 것이구먼’이라고 이해했다. 아무튼 참석자들은 2030세대의 SNS를 이용한 텍스트 소비의 새로움에 주목했고, 실제로 도서 판매에 미치는 영향이 만만치 않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하지만 자칫 독서가 자기 과시와 오락 수단으로 남용되는 문제점이 지적됐다. 어릴 때부터 고전 읽기 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한 젊은 세대가 텍스트를 ‘장난감’처럼 다루면서 ‘깊이 읽기’ 이전에 ‘발췌해서 읽기’ 또는 ‘가볍게 고쳐 쓰기’에 몰두하는 문화가 진지한 독서로 연결될지 의문이 든다는 것이다. 움베르토 에코의 강연 ‘문학을 읽는다는 것’을 문득 떠올리게 했다. 기왕이면 ‘텍스트 딥(Text Deep)’이란 신조어가 생겨나면 어떨까.

『한국문학』 창작 지면은 이번에도 풍성한 결실을 거뒀다. 시에서는 손택수 시인, 소설에서는 손홍규 작가를 신작 특집으로 모셨다. 평론가 이지연의 작가론, 박상현의 시론이 텍스트 깊이 읽기의 방향을 제시한다.
이 밖에도 시 부분에서는 김종연, 김행숙, 성유림, 이문재, 임유영 시인이 다채로운 언어 감성의 전시회를 펼쳤고, 소설 부분에서는 길란, 장은진, 전아리 작가가 저마다 개성 있는 단편의 묘미를 안겨줬다.
기획 연재물 〈지금 우리 문화는〉은 아홉 번째로 김헌식 문화평론가가 K-예능의 진화를 정밀하게 풀이했다. 산문 코너 〈작가방에 머무는 상상력의 편린들〉에는 서윤후 시인을 모셔서 그의 ‘마지노선’에 대해 들어봤다.
〈비평의 눈〉은 상반기 문학의 주목할 만한 현상을 조명했다. 소설 부문에서 비평가 임경연이 조경란과 예소연의 신간을 다뤘고, 시 부문에서 새로 모신 비평가 신동옥이 상반기 주요 시집들의 특징을 풀이했다.
『한국문학』의 독보적 기획물인 〈대학생 창작교실〉은 한신대학교 문예창작전공 학생들의 풋풋한 원고를 받았다. 시인 정한아 교수, 소설가 백수린 교수의 지도를 받는 학생들의 문운(文運)이 활짝 트이기를 바란다.

  작가 소개

지은이 : 한국문학사 편집부

  목차

1. 상반기를 펴내며/ 박해현/ ‘텍스트 힙’에서 ‘텍스트 딥’으로
2. 작가방에 머무는 상상력의 편린들/ 서윤후/ 마지노선
3. 소설 특집
* 소설: 손홍규 / 빈집
* 작가론: 이지연 / 거주하는 자의 슬픔, 소설(가)의 운명
―손홍규론
4. 소설
* 길란 / 레이디 요나
* 장은진 / 화양연화
* 전아리 / 노멘
5. 신작시 특집
* 신작시/ 손택수 / 산벚나무 연필 외 4편
* 시세계/ 박상현 / 나를 쓴다는 건
―손택수, 「산벚나무 연필」 외 4편
6. 시
* 김종연/거품의 끓음 외 1편
―원물식
* 김행숙/ 남겨진 소녀 외 1편
* 성유림/ 다카포 외1편
* 이문재/ 2초 살이 외 1편
* 임유영/ 눈 치우기 외1편
7. 기획특집/ 좌담/ 2020년대 ‘텍스트 힙’ 현상과 K-문학 열망의 현주소/
정과리, 박혜진, 오경진
8. 지금 우리 문화는 9/ 김헌식 / K-예능/ 한국적 특징들로 진화하는 K-예능
9. 비평의 눈
* 시/ 신동옥 / 지구시 또는 미래 없는 미래의 시
―서요나, 김중일, 김승희, 이원석 시집을 중심으로
* 소설/ 임정연 / 우리 이후의 우리
—조경란과 예소연 소설의 불완전한 관계성과 공동성
10. 대학생 창작교실
* 시/ 정진솔/ 소년원 외 1편 / 한신대학교문예창작전공/ 추천교수 정한아
* 소설/ 황민규/ 파란 키위새 / 한신대학교 문예창작전공 / 추천교수 백수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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