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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어나려고
향출판사 | 4-7세 | 2026.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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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서 소개

깜깜한 동굴 속으로 들어가 스스로 몸을 깎아내는 연필의 모습을 통해 ‘태어남’의 의미를 그린 그림책이다. 이명환 작가는 연필을 단순한 도구가 아니라, 아픔을 견디며 참모습을 드러내는 존재로 바라보며 삶의 철학을 시와 그림에 담아냈다. 표지의 구멍과 푸른빛 인쇄까지 책 전체를 하나의 동굴처럼 구성해 손으로 넘기며 읽는 경험 자체를 작품의 일부로 완성했다.

사각사각 몸을 깎아내는 연필의 여정은 단군 신화와 「봉신연의」의 탄생 설화를 떠올리게 한다. 겉옷을 벗고 껍질과 속살을 깎아내며 비로소 날개와 부리, 숨겨둔 참모습을 드러내는 과정은 스스로 깨달아 다른 존재로 태어나는 순간을 상징한다. 작가는 목적만 좇는 시선 대신, 태어나기를 간절히 바라는 존재의 마음을 어린아이 같은 시선으로 포착한다.

구멍에 연필을 끼우고 한 장씩 넘기며 읽도록 설계된 독특한 물성도 인상적이다. 그림과 시, 종이와 구조가 유기적으로 어우러져 ‘읽는 책’을 넘어 ‘태어나는 책’이라는 감각을 전한다. 연필을 깎는 익숙한 장면 속에서 삶과 성장의 의미를 새롭게 발견하게 하는 그림책이다.

  출판사 리뷰

‘태어나다’라는 말에 깃든 삶의 철학을 작가의 시선에 담아 날카롭고 따스하게 빚은 그림책!
간절하고 태어나기를 바라는 존재의 노래를 시와 그림으로 빚었어요!
손으로 느끼고 눈으로 넘겨 보아야 태어남의 비밀을 알아차려요!
탄생 설화처럼, 스스로 깨달아 다른 존재로 태어나요!


그림책향 시리즈 마흔여덟 번째 그림책 『태어나려고』는 제목 그대로 ‘태어나는’ 그림책입니다. ‘태어나다’라는 말에 깃든 삶의 철학을 작가의 시선에 담아 날카롭고도 따스하게 빚은 그림책이지요.
누군가가 동굴 속으로 들어갑니다. 스스로 햇빛을 버리고 동굴 속으로 들어가 자신의 몸을 깎아냅니다. 햇빛은 밝고 따스합니다. 동굴은 칠흑처럼 깜깜합니다. 깜깜해서 무섭고, 사각사각 소리가 나 더 무섭습니다. 무섭지만 참고 견딥니다. 태어나려고 옷을 벗고, 껍질도 벗겨냅니다. 태어나서 하고 싶은 일을 하려면 반드시 해야 하는 일이라고 합니다.
누구일까요? 왜 태어나고 싶어 할까요? 자신의 몸이 깎여나가는 아픔을 견디면서까지 그토록 태어나려고 하는 까닭은 무엇일까요? 여러분은 왜 태어나려 하셨나요? 태어나 보니 어떤 모습이었나요? 오늘 향은 여러분께, 이 세상에 없던 또 한 권의 그림책을 가만히, 그리고 조심스럽게 선물합니다.

손으로 느끼고 눈으로 넘겨야 태어남의 비밀을 알아차려요!

여러분이 처음 이 그림책을 만나면, 마치 바람 한 점 없이 고요하고 드넓은 호수와 마주한 듯하겠지요. 언제 바람이 불어 이 숨을 트이게 할지 아무도 모르는 시간 앞에 선 듯, 그림책은 깊이 푸르러 소리조차 삼킨 칠흑의 어둠을 빚어냅니다. 동굴입니다. 이명환 작가는 크나큰 용기를 내어 동굴 앞에 설 여러분을 기다리며 작업하고 깊이 사유하여 이 그림책을 빚었습니다.

그림책 『태어나려고』의 표지는 육각형의 빛을 내며 손짓하듯 주황 금빛으로 반짝입니다. 그 반짝임 한가운데 책 한 권을 꿰뚫은 구멍이 자리합니다. 구멍은 어서 들어오라고, 어서 태어나라고 여러분을 꾀어내려 할 겁니다. 그림책은 책 표지, 책등, 뒤표지, 이어서 책머리, 책배, 책꼬리까지, 푸른빛으로 인쇄했습니다. 그림책이 곧 동굴 그 자체가 되는 구조입니다. 이 섬세한 그림책을 만들기까지 들인 노력-그림, 글, 물성 연구와 종이 고르기, 제작비, 제작 방법, 제작 기간-은 일반 그림책의 그것과는 견줄 수 없을 듯합니다.
작은 구멍을 감싸고 도는 반짝임에 홀려 이제 여러분은 동굴 속으로 들어섭니다.

탄생 설화처럼, 스스로 깨달아 다른 존재로 태어나요!

동굴 속으로 들어가려고 그림책을 펴는 순간, 어쩌면 태어나려 하는 이가 누구인지 금세 알아챌 수 있습니다. 바로 연필입니다. 연필 그림은 없지만, 책의 꼴과 그림만 보아도 누구인지 바로 알 수 있지요. 그런데 연필은 이미 태어났는데, 왜 다시 태어나려 동굴 속으로 들어갈까요?

‘곰과 호랑이는 사람이 되고 싶어 쑥과 마늘만 먹고 햇빛 없는 곳에서 백일 동안 지냅니다. 호랑이는 참지 못하고 햇빛으로 돌아가지만, 곰은 백일이 지나고 스물하루 만에 사람으로 다시 태어납니다.’
-단군 신화_삼국유사

‘사람이 아닌 살덩이로 태어나 큰 문제를 일으키는 나타 때문에 용왕은 세상에 재앙을 내리려 합니다. 나타는 ’내 잘못은 나에게 돌려야 한다’는 깨달음에 자신의 살을 베어 부모에게 돌려주고, 뼈를 부수어 스스로 죽음을 맞습니다. 죽은 나타는 스승의 도움을 받아 연꽃으로 만든 몸으로 새롭게 태어납니다.’
-중국 신화_봉신연의

연필은 어떨까요? 생각해보면 연필은 연필로 태어나기만 해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어요. 마치 봉신연의에 나오는 ‘나타’처럼, 처음엔 그저 살덩이로 태어날 뿐이니까요. 그래서 동굴로 들어가야 하고, 동굴 속으로 들어간 연필은 맨 처음 사각사각 칼날이 도는 모습과 마주합니다.

겉옷을 벗고,

껍질을 깎고,

속살을 깎고, 깎고

또 깎아요.

-본문 중에서

온 세상의 소리란 소리는 모두 삼키고, 사각사각 소리만 울려 퍼지는 동굴 속에서, 연필은 가만히 스스로 자신의 몸을 깎아 나갑니다. 작가는 연필이 칼날에 깎인다고 표현하지 않아요. 기다란 나무토막 속에 검고 동그란 점이 박힌 모습만으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고 ‘스스로’ 깨달은 연필을 말하려고, 벗고, 깎고 또 깎는다고 표현했지요.

가만히 들여다보면 보이는 연필의 참 모습과 마주해 보세요!

흔히 칼날에 깎인 나무 찌꺼기를 연필밥이라고 하지요? 연필은 스스로 몸을 깎아 연필밥을 만들어 내며 몸속에 꼭꼭 감춰둔 참 모습을 보여줍니다. 우리가 잘 아는 여러 빛깔의 겉옷과 함께 껍질과 속살을 보여주고요, 가볍게 날아 동굴을 빠져나올 듯한 날개도 드러냅니다. 7년을 땅속에서 기다린 끝에 세상에 태어나는 매미 같은 모습도 제 몸속에 있다고 말하기도 해요. 마침내 날개가 생기고, 부리가 자랄 때까지, 연필은 아픔을 참아내며 기다립니다. 참다못해 흘린 한 방울 눈물이 떨어지면, 연필은 언제 자신의 참 모습을 보여주었냐는 듯, 진정한 참모습을 한 채 우리 앞에 그 모습을 드러냅니다.

우리는 이제껏 연필을 깎으면서도, 연필이 태어나는 과정에서 보여주는 모습을 크게 눈여겨보지 않았어요. 빨리 깎아 쓰는 일에만 마음을 썼지요. 목적 중심 사고는 세상을 깊게 들여다보는 힘을 주지 못해요. 작가의 시선이 우리와 다른 점은 바로 여기에 있어요. 작가는 어린아이와 같은 눈으로, 연필은 그저 우리에게 쓰게 하려고 태어나지 않는다며, 간절하게 태어나길 바라는 존재의 노래를 시와 그림으로 보여줍니다. 여러분의 동굴 속에도 부디 태어나기 두려운 존재가 아니라 반짝이며 태어나는 내가 있기를 바라봅니다.

그런 뜻에서, 마지막으로 이 그림책을 소장하고 활용하는 방법을 귀띔해 드릴게요.

*그림책 소장 방법
주황빛이 감도는 연필을 준비해 주세요. 과감히 책장 한 칸을 비우세요. 그림책 『태어나려고』에 난 동굴(구멍) 속에 연필을 끼워 책장에 세워 두세요.

* 그림책 보는 방법
그림책을 볼 때에는 연필을 빼낸 다음, 그림책을 한 장 한 장 넘길 때마다 연필을 끼워놓고 그림을 가만히 들여다보세요. 그러고 나서 오른쪽에 있는 시를 소리내어 가만히 읽어 보세요. 읽으며 연필밥이 떨어지며 내는 소리를 마음으로 느껴 보세요.




  작가 소개

지은이 : 이명환
『경옥』과 『미장이』 사이에서 뾰족하게 태어났습니다. 그림책 작가로 매일 반짝이는 흑심을 마음속에 품고 삽니다. 제 안에 있는 심이 다 닳아 사라질 때까지, 그림 그리고, 글 쓰며 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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