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제2차 바티칸 공의회 60주년을 맞아 단순히 과거를 회고하는 데 그치지 않고, ‘만약 제3차 바티칸 공의회가 열린다면 무엇을 다루어야 하는가’라는 미래지향적인 질문에 대한 평신도 신학자들의 응답을 담았다. 이 과정에서 현재 한국교회의 문제를 진단하고, 새천년기 교회상을 정립하고자 한다.
출판사 리뷰
제3차 바티칸 공의회가 열린다면, 우리는 무엇을 말해야 하는가!
공의회와 시노드 정신으로 한국 교회의 내일을 묻다
“이 책은 공의회의 핵심 주제를 ‘지금, 여기’의 시각에서 다룬 시의성 있는 결과물이자 평신도 신학자들의 오랜 시간 응축한 지식과 실천의 산물이다. 독자 여러분의 애정 어린 질책과 깊은 관심을 기대한다.”
제2차 바티칸 공의회 60주년을 맞아 단순히 과거를 회고하는 데 그치지 않고, ‘만약 제3차 바티칸 공의회가 열린다면 무엇을 다루어야 하는가’라는 미래지향적인 질문에 대한 평신도 신학자들의 응답을 담았다. 이 과정에서 현재 한국교회의 문제를 진단하고, 새천년기 교회상을 정립하고자 한다.
제2차 바티칸 공의회의 회고와 성찰 그리고 새로운 교회를 향하여
제2차 바티칸 공의회 60주년을 맞아 단순히 과거를 회고하는 데 그치지 않고, ‘만약 제3차 바티칸 공의회가 열린다면 무엇을 다루어야 하는가’라는 미래지향적인 질문에 대한 평신도 신학자들의 응답을 담았다. 이 과정에서 현재 한국교회의 문제를 진단하고, 새천년기 교회상을 정립하고자 한다.
전체 개론에 해당하는 제1부에서 박문수는 한국교회의 공의회 수용사를 조망하며, 여전히 ‘미완’으로 남아 있는 과제들을 짚으면서 ‘현재 진행형인 공의회’로서 의미를 고찰한다. 박현준은 포스트-근대주의 맥락에서 생태 위기, 신자유주의, 인공지능(AI) 등 21세기의 새로운 도전에 대한 교회의 사회적 책임을 제안한다. 제2부에서 강창헌은 공의회의 토착화 기획이 한국교회에서 어떻게 수용되었는지를 비판적으로 검토한다. 이미영과 황경훈은 평신도의 신원과 역할, 그리고 다원성 이해를 2024년 시노드와 비교하며 바람직한 평신도상을 제시한다. 유정원은 공의회에서 충분히 다루지 못한 ‘공동의 집’인 지구의 생태 위기 문제를 역대 교황의 문헌과 연결해 한국교회의 실천 방향을 제시한다. 경동현은 ‘시노드 정신(Synodality)’을 통해 한국교회 내 민주주의와 권력 구조의 쇄신 가능성을 논의한다. 이찬수은 ‘제3차 바티칸 공의회’를 향한 실험적 신학 방법론으로 ‘객체지향의 신학’과 패러다임의 변화를 제안한다.
이 책은 평신도 신학자들이 오랜 시간 응축해온 지식과 실천의 산물로서, 교회가 하느님의 속성을 지닌 온유하고 겸손하며 봉사하는 공동체로 나아가는 길에 작은 보탬이 되길 바라는 기원을 담았다.
한국천주교회는 ‘지금 여기’에서 무엇을 해야 하나?
박문수는 「미완의 공의회: 유산과 과제」에서 공의회 이후 60년이라는 시간은 교회의 역사적 맥락에서 볼 때 결코 긴 시간이 아니며, 이를 ‘이미와 아직 사이’에 있는 현재 진행형인 공의회로 바라봐야 한다고 주장한다. 한국교회는 제2차 바티칸 공의회 직후인 1970년대에 가장 열정적으로 공의회 정신을 수용했으며, 특히 40대의 젊고 쇄신 의지가 강한 한국인 주교들이 등장하면서 사회 정의와 민주화 운동에 투신하는 등 세계 교회사에서도 보기 드문 역동적인 모습을 보여주었다. 이후 1984년 ‘200주년 기념 사목회의’를 통해 공의회 정신을 한국적으로 토착화하려는 제도적 시도가 있었고, 1990년대에는 평신도 중심의 ‘소공동체 운동’과 2000년대 ‘교구 시노드’를 통해 공의회의 교회론을 실현하고자 노력했다. 하지만 이러한 시도는 초기의 열기만큼 실행으로 이어지지 못한 채, 문서나 기억으로만 남는 한계를 보였다. 필자는 공의회 정신이 온전히 정착되지 못한 이유로 강고한 성직주의와 권위주의적인 교구 운영, 그리고 신자들의 신앙이 삶과 유리된 현실 등을 지적하며 여전히 한국교회 안에서 공의회는 미완의 과제라고 평가한다. 평신도의 지위는 여전히 보조적 역할에 머물러 있고, 교회의 중산층화로 인해 과거의 예언직 수행 능력 또한 약화되는 퇴행 현상이 나타났다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앞으로 한국교회는 과거의 형식을 반복하기보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가르침처럼 복음의 정신을 앞세워 교리와 전통을 유연하게 적용하는 ‘새로운 결심’이 필요하다. 교회가 온유하고 겸손하며 자비로운 모습으로 세상과 대화하며 함께 걸어가는 시노달리타스를 실천할 때, 비로소 공의회의 유산은 미래를 향한 진정한 동력이 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
박현준은 「제2차 바티칸 공의회 이후 세계의 변화와 가톨릭교회의 사회적 책임」에서 가톨릭교회는 제2차 바티칸 공의회를 통해 이전의 방어적이고 고립된 태도에서 벗어나 현대 세계와 본격적인 대화를 시작했으며, 교회를 세상의 기쁨과 고통을 함께 나누는 공동체로 재정립했다고 한다. 특히 공의회의 기초 문헌인 「사목헌장」은 현대인의 슬픔과 고뇌를 그리스도 제자들의 것으로 받아들임으로써 사회 문제가 곧 교회의 문제임을 천명하고, 정의·평화·인권·가난 등을 중심으로 교회의 사회적 책임을 획기적으로 확장했다. 공의회는 냉전 체제, 과학기술의 위협, 주체성의 재발견이라는 격변의 시기에 탄생했으며, 이에 대응해 인간 존엄성과 양심의 자유를 강조하는 인권 담론을 수용했다. 또한 제3세계의 수탈적 구조와 불평등에 주목하며 사회 정의를 촉구했고, 종교 다원주의 상황에서 타 종교와 대화하고 협력하는 순례하는 공동체로서의 새로운 교회론적 전환을 이뤄냈다. 오늘날 교회가 직면한 과제는 공의회 당시를 훨씬 넘어서고 있으며, 신자유주의 경제 체제는 불평등 심화와 사회적 연대 해체를 초래해 인간을 생산 부품으로 전락시켰다. 또한 인류의 생존을 위협하는 기후 위기와 더불어, 이주민·난민·성소수자 등을 대상으로 하는 배제와 혐오의 정치가 일상화되면서 공의회가 강조한 보편적 인간 존엄의 가치가 새로운 시험대에 올랐다. 생명공학의 비약적 발전은 질병 치료의 가능성을 열었으나 동시에 생명을 도구화하고 인간을 제작 가능한 대상으로 전락시킬 위험을 안겨주었다. 또한 정보화 혁명과 AI의 등장은 알고리즘이라는 새로운 권력 체계를 형성해 인간의 자율적 주체성을 위협하고 있다. 데이터 경제에 종속된 인간 정체성의 혼란과 민주적 의사소통의 왜곡이라는 심각한 윤리적 위기를 낳고 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찬미받으소서』와 『모든 형제들』 등을 통해 신자유주의적 ‘배척의 경제’를 비판하고 통합적 생태 영성을 강조하는 등 시대적 요구에 적극적으로 응답했다. 향후 교회는 기존의 정치경제적 분석을 넘어 문화사회학적 관점을 도입해 분리와 배제의 메커니즘을 식별해야 하며, 인공지능 시대에 인간 존엄성을 수호하고 기술을 윤리적으로 인도하는 등 변화된 시대의 징표를 새롭게 읽어내야 하는 과제가 있음을 지적했다.
강창헌은 「제2차 바티칸 공의회와 토착화」에서 제2차 바티칸 공의회는 교회가 세계 교회로 존재하기 시작한 역사적 사건으로, ‘원천으로의 복귀’와 ‘시대의 징표’를 통해 새로운 지평을 열었음을 밝힌다. 공의회는 종교개혁과 계몽주의의 장점을 수용해 인권을 재확인하고 현대 세계를 향해 문을 여는 대담한 통합을 시도했다. 그러나 문헌 초안 작성에서 아시아와 아프리카 주교들이 소외되었고 여성의 지위나 위계제도에 대한 근본적 변화가 부족했다는 한계도 공존한다. 한국교회는 1970~1980년대에 사회 참여와 세상과의 대화 등 공의회 정신을 활발히 수용했으나, 이후 급격히 중산층화와 보수화의 길을 걷게 되었다. 여전히 한국 가톨릭교회는 강화되는 출판 검열과 권위주의적 신학 등 공의회 이전의 자장 안에 머물러 있으며, 교회 지도자들이 개혁 정신 구현에 별다른 관심을 보이지 않음을 비판한다. 한국 가톨릭 토착화의 빛나는 성과로는 200주년 기념 신약성서 주해서와 공동번역 성서, 그리고 가톨릭농민회나 정의구현사제단 등의 실천적 운동을 꼽을 수 있다. 그러나 한국 신학이 여전히 서구 신학에 종속되어 있고 민중 전통을 신학화하는 데 인색하며, 전통을 해석 없이 문자 그대로 고수하는 근본주의적 성향을 보인다는 점을 안타까운 대목으로 지적한다. 참된 교회 쇄신을 위해서는 ‘목자’, ‘그리스도의 대리자’ 같은 권위주의적 호칭을 넘어 성서적 본래 의미인 ‘형제·자매’라는 호칭을 회복하는 언어적 성찰이 필요하다고 한다. 복음 메시지의 토착화는 단순히 교계제도의 외양을 바꾸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본디 흙(土)이었다는 겸손한 자각 위에 성숙한 인격을 갖춘 ‘참사람’의 길을 갈 때 비로소 완성될 수 있다고 한다.
이미영의 「평신도 주도의 신앙 전통과 공의회적 전환」에서는 한국천주교회는 세계에서 유일하게 선교사 없이 평신도들이 자발적으로 시작한 공동체로, 초기부터 신분과 성별의 차별을 넘어선 평등한 나눔의 공동체를 실현한 자랑스러운 역사를 지녔음을 강조한다. 제2차 바티칸 공의회는 이러한 평신도의 위상을 재정립해, 평신도를 단순히 성직자의 보호를 받는 대상이 아니라 세상 안에서 복음 정신을 실천하며 세상을 거룩하게 변화시키는 ‘세상의 혼’으로 조명했다. 공의회와 시노드 정신은 교회를 성직자 중심의 계급 구조가 아닌 모든 구성원이 평등한 품위를 지닌 ‘하느님 백성’의 친교로 정의한다. 세례를 받은 모든 그리스도인은 그리스도의 사제직, 예언자직, 왕직에 참여하는 ‘보편 사제직’을 부여받았으며, 각기 다른 은사를 통해 교회의 삶과 선교 사명에 능동적으로 참여하는 주체로 부르심을 받았다. 평신도는 성령의 도유를 통해 얻은 ‘신앙 감각(Sensus fidei)’을 지니고 있어, 복음의 진리를 파악하고 새로운 역사적 상황에서 이를 증언할 수 있는 영적 본능을 발휘한다. 따라서 시노드 정신을 살아가는 교회는 의사결정 과정에서 평신도의 전문성과 지혜를 경청하고 식별해야 하며, 사목평의회 같은 기구가 실질적인 공동 책임의 장이 되도록 투명성과 책임 있는 설명을 실천해야 한다. 평신도의 고유한 사명은 교회 내부 활동에 머물지 않고 정치, 경제, 사회 등 현세 질서의 개선을 위해 복음의 빛을 비추는 데 있다. 평신도는 일상의 삶 속에서 하느님께 세상을 봉헌하는 ‘사제직’, 세상의 그릇된 가치에 도전하는 ‘예언자직’ 그리고 정의와 평화의 질서를 세우는 ‘왕직’을 수행함으로써 하느님 나라 건설에 이바지해야 한다. 오늘날 한국교회 평신도들이 ‘세상의 혼’으로 살아가기 위해서는 성직주의를 극복하고, 하느님 백성 전체가 함께 걷는 ‘시노드적 양성’을 통해 경청과 식별의 자세를 익혀야 한다. 또한 신앙 활동이 교회 내부의 봉사나 개인적 신심에만 국한되지 않도록 사회적 예언직을 강화하고, 우리 사회의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과 연대하며 정의로운 세상을 만드는 실천적 사명을 회복하는 것이 절실함을 역설한다.
황경훈의 「공의회와 시노드의 평신도성과 다원성 이해」는 제2차 바티칸 공의회는 교회를 제도 중심에서 ‘하느님 백성’이라는 역동적인 순례 공동체로 이해하는 패러다임의 전환을 이루었으며, 세례를 근거로 모든 구성원이 그리스도 안에서 근본적으로 평등함을 선언했다고 밝힌다. 특히 공의회는 평신도를 수동적인 존재가 아니라 성령의 선물인 ‘신앙 감각’을 지닌 능동적 주체로 정의함으로써, 평신도가 성직자와 동등한 품위를 지니고 진리를 식별할 수 있는 신학적 토대를 마련했다. 공의회 문헌은 평신도를 성직자·수도자가 아닌 ‘나머지’로 정의하거나 직무 사제직과의 ‘본질적 차이’를 강조하는 등 여전히 이원론적 한계가 있었으나, 프란치스코 교황은 ‘시노드 정신’을 통해 이를 구조적 개혁으로 연결하고자 했다. 시노드 과정은 성직중심주의를 교회의 친교를 손상하는 왜곡으로 비판하며, 평신도(특히 여성)에게 시노드 투표권을 부여하고 교회 통치 영역 및 의사결정 기구에 평신도가 실질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법적·제도적 재검토를 요구했다. 공의회는 ‘익명의 그리스도인’이나 ‘토착화’ 개념을 통해 세상과 대화하고자 했으나 여전히 그리스도교 중심주의적인 ‘포괄주의’의 틀에 머물러 있었다고 평가한다. 이에 반해 프란치스코 교황과 시노드 문헌들은 다원성을 교회의 본질적 구조이자 성령의 조화로 긍정하며, 복음이 타문화와 동등하게 만나 서로 풍요로워지는 ‘상호문화화(interculturation)’와 지역교회의 자율성을 존중하는 분권화를 강조했음을 확인한다. 한국의 평신도 신학은 단순히 신원을 확인하는 단계를 넘어, 모든 것이 연결되어 있다는 ‘관계론적 세계관’과 공동선을 위한 ‘정치적 사랑’을 실천하는 주체적 신학함의 과정이 되어야 한다. 이는 서구 중심의 이분법을 극복하기 위해 한국의 개벽종교 등 전통 사상과 대화하고, 교회의 담을 넘어 시민사회와 연대하며 인류 공통의 문제를 풀어가는 ‘상황신학’이자 ‘재구성의 신학’을 지향한다. 또한 평신도 신학은 단순히 ‘평신도에 관한 연구’에 그치지 않고, 평신도 스스로가 신학의 주체가 되어 삶의 현장에서 하느님 나라를 일구어 가는 ‘신앙실천 운동’으로 거듭나야 한다. 한국교회는 공의회와 시노드의 유산을 바탕으로 성직중심주의를 넘어서야 하며, 평신도 신앙인들이 ‘참된 신도이자 참된 시민’으로서 시대의 징표를 읽고 사회 변혁에 동참할 때 비로소 멈춰버린 평신도의 시간을 다시 움직이게 할 수 있다.
유정원의 「제2차 바티칸 공의회가 다루지 못한 ‘공동의 집’ 이야기」는 제2차 바티칸 공의회 당시에는 지구 생태계에 대한 관심이 부족해, 「사목헌장」 등 주요 문헌에 인간이 만물을 지배하고 정복해야 한다는 반생태적인 관점이 대다수 포함되었음을 밝힌다. 1970년대 바오로 6세 교황의 「팔십주년」을 기점으로 자연 파괴에 대한 인간의 책임이 언급되기 시작했고, 요한 바오로 2세에 이르러 창조 질서 보전이 신앙의 본질적 부분임을 선포하며 생태 정의에 대한 인식이 본격화되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회칙 『찬미받으소서』를 통해 지구를 ‘우리 공동의 집’으로 규정하고, 가난한 이들의 고통과 지구의 파괴가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는 통합 생태론을 제시했다. 그는 기술주의 패러다임과 인간중심주의가 생태 재앙의 원인임을 비판하며, 소비에 집착하지 않는 예언적 생활 방식과 ‘생태적 회심’을 통해 피조물과 우주적 친교를 이룰 것을 촉구했다. 한국교회는 공의회 정신을 삶의 현장에 적용하며 독자적인 생명 운동을 전개해 왔는데, 대표적으로 원주교구의 지학순 주교와 장일순이 주도한 ‘한살림’ 운동은 인간과 우주 생명이 하나라는 세계관을 바탕으로 도농 직거래와 생명문화운동을 펼쳤다. 한국천주교주교회의는 2000년대 이후 「환경 지침서」와 「핵기술에 대한 성찰」 등을 발간해, 환경 파괴의 원인인 탐욕을 경계하고 핵발전의 위험성을 경고하며 생명 존중의 가치를 일깨웠다. 특히 2025년 환경의 날 담화에서는 기후 위기가 시민의 기본권을 침해한다는 헌법재판소의 판결을 환영하며, 탄소 중립과 재생 에너지 전환을 위한 종교 공동체의 예언자적 역할을 강조했다. 여자수도회 장상연합회 JPIC 분과위원회는 『찬미받으소서』의 7년 여정 목표를 실현하기 위해 기후 행동과 생명평화순례를 실천하며, 수도회의 경계를 넘어 생태 영성을 확산시키고 있다. 이러한 다양한 실천은 하느님이 창조하신 세상이 인간의 지배 대상이 아니라 ‘일구고 돌보아야 할’ 책임의 대상임을 깨닫고, 모든 피조물과 형제자매로서 공존하려는 공동체적 노력의 결실이라는 점을 강조한다.
경동현은 「‘시노드 정신’과 교회 민주주의」에서 가톨릭교회는 19세기 전후 프랑스 혁명의 자유주의와 세속주의를 '역사의 오류'로 단죄하며 민주주의와 극심한 긴장 관계를 유지했으나, 19세기 후반 레오 13세의 사회적 가톨리시즘 부상과 20세기 그리스도교 민주주의의 형성을 거치며 점차 현대 정치 질서에 적응했다고 한다. 특히 비오 12세가 민주주의를 공개적으로 수용하고 성 요한 23세가 『지상의 평화』를 통해 인권을 인정한 이후, 제2차 바티칸 공의회는 ‘하느님 백성’의 참여를 강조하며 교회 내 민주주의 실천의 신학적 토대를 마련했다. 1984년 개최된 ‘200주년 사목회의’는 한국 가톨릭교회 최초의 전국 단위 공동 식별 과정으로, 하느님 백성 전체가 참여해 권위주의적 교회 운영을 비판하고 평신도의 실질적 사목 참여를 제도화하고자 했다. 비록 제안된 많은 개혁안이 실제 사목 현장에 제대로 정착하지 못했지만, 이후 교구 시노드와 평신도 전문가에 의한 사목 진단 등 한국형 시노드 정신의 뿌리가 되었다. 독일 가톨릭교회는 성직자 성학대 위기 이후 교회의 권력 집중과 성직주의를 타파하기 위해 주교와 평신도가 동등한 의결권을 갖는 ‘시노드의 길’이라는 과감한 개혁 실험을 전개했다. 이들은 여성의 역할 확대와 권력 분산 등 민감한 의제들을 정면으로 다루었으며, 현재는 교황청과의 긴장 속에서도 주교와 평신도가 함께 의사결정을 내리는 상설 기구인 ‘시노드 평의회’ 설립을 추진하며 교회의 민주주의적 전환을 모색하고 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시노드 정신을 교회의 본질적 구조로 선언하며, 단순히 영성적 차원의 경청을 넘어 모든 구성원이 공동 책임을 지는 ‘참여의 문화’로 교회를 쇄신하고자 했다. 2024년 종결된 제16차 세계주교시노드는 ‘시노드 방식’이 교회의 현재이자 미래임을 재확인했으며, 이제 교회는 자문 기구를 넘어 실질적인 합의와 의결이 가능한 구조로 나아가야 하는 이행 단계에 진입했다. 향후 시노드 정신이 한국교회에 실질적으로 정착하려면 평신도 리더십의 제도화, 사목평의회에 대한 실질적 합의권 부여 그리고 사목 직무 전반에 대한 투명한 평가와 책무성 시스템 확립이 필수적이다. 교회는 이제 ‘좋은 말’에 머무는 쇄신이 아니라, 성직자가 독점했던 권한을 공동체와 나누고 투명하게 공개하는 ‘제도적 결단’을 통해 민주적 합의 구조를 구축해야 하는 절박한 과제를 안고 있다.
이찬수는 「오늘부터의 대화론」에서 제2차 바티칸 공의회가 교회의 문을 열었음에도 불구하고, 이후 세계는 디지털 환경과 인공지능의 확산, 그리고 기후 위기로 상징되는 ‘인류세’라는 전례 없는 변화에 직면했다고 한다. 지난 2,000년 동안 ‘하느님 나라’를 추구해 왔으나 실질적으로 도래한 것은 물질과 자본에 종속된 ‘인간의 나라’라는 현실은, 신학의 본질을 근본적으로 재설정해야 하는 제3차 바티칸 공의회의 필요성을 역설한다. 현대 사회의 다원주의적 인식론은 그리스도교 신학에 심각한 도전을 제기했으며, 이를 통해 타 종교의 구원 가능성을 긍정하려는 ‘종교신학’이 등장했다. 특히 만물이 신 안에 존재하며 상호 의존한다는 ‘범재신론(panentheism)’은 교리와 언어적 기준을 넘어 타자를 존재론적으로 긍정하고, 모든 피조물 사이의 유대와 관계를 존중하는 신학적 근거를 제공한다. 신학이 세상을 주체적으로 판단하는 역할에만 머물러 왔다는 반성 아래, 인간의 인식과 독립적으로 존재하는 실재를 긍정하는 ‘사변적 실재론’과 ‘객체지향적 존재론’의 도입이 요청된다. 이는 인간이 만물의 의미와 권력의 중심이라는 인간중심주의를 포기하고, 모든 객체가 인간의 인식을 넘어서는 ‘물러남’의 본질을 지닌 ‘초객체’임을 인정하는 사유로의 전환을 의미한다. ‘객체지향적 신론’은 신을 다른 모든 존재자 위에 군림하는 초월적 주체가 아니라, 흙 한 줌이나 미생물과 동등한 존재론적 지위를 지닌 객체로 재정의하여 만물과 철저히 연결하는 시도다. 신만이 초월적인 것이 아니라 모든 존재가 인간의 인식을 넘어서는 초객체성을 지니고 있다는 인식은, 신의 초월성을 만물의 신성으로 확장하며 ‘평등한 존재-신학’의 가능성을 열어준다. ‘오늘부터의 신학’은 인간중심주의를 탈피해 지구 전체를 아우르는 ‘지구 신학’이자, 주체 중심에서 벗어난 ‘객체지향적 신학’이 되어야 한다. 실재가 생각보다 중요하다는 원칙 아래, 물질을 영적으로 존중하는 ‘영적 물질주의’를 수용하고 세계의 모든 지혜로부터 배우는 대화의 신학을 통해 지속 가능한 생명의 원천을 모색해야 한다.
공의회가 폐막한 지 60년이 지났는데 왜 큰 변화가 없는지 안타까워할 이유가 없다. 천문학에서는 시간단위가 수억 년, 진화론에서는 수십만 년, 역사학에서는 수백 년이다. 우리 교회를 볼 때도 역사학만큼은 아니지만 멀고 긴 호흡으로 봐야 한다. 부디 이런 생각으로 한국교회의 공의회 수용사(受容史), 공의회의 유산, 그리고 앞으로의 과제를 이해하면 좋겠다. 이렇게 보면 ‘미완의 공의회’는 ‘현재 진행형인 공의회’ 또는 ‘이미와 아직 사이에 있는 공의회’라 불러도 좋으리라. (박문수, 「미완의 공의회: 유산과 과제」)
타종교 전통 안에도 진리의 빛이 비출 수 있음을 인정함으로써, 교회는 배타적 태도에서 대화와 협력의 방향으로 나아가고자 했다. 이러한 방향 전환은 세속화 현상으로 인한 종교 권위의 약화와 관련이 있고 교회의 자기 이해를 새롭게 해야 한다는 시대적 요청의 결과로 나타났다. 교회는 더 이상 ‘닫힌 성스러운 공동체’가 아니라, 인류 역사 안에서 함께 순례하는 공동체로 이해했다. 이로써 세속화된 사회와의 ‘대화’가 공의회의 핵심 언어가 될 수 있었다. 이는 점증하는 당대의 실존적 주체성 담론과 가속적으로 진행되는 세속화 현실에 대응하는 새로운 교회론적 전환이었다. (박현준, 「제2차 바티칸 공의회 이후 세계의 변화와 가톨릭교회의 사회적 책임」)
한국신학은 서구의 사변적 신학과 제3세계의 실천적 신학에서 여전히 배울 부분이 많다. 한국교회나 한국신학의 현실에 대해 한국의 신학자들보다 더 예리하고 더 합당한 통찰을 제공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번역신학은 아직도 여러 면에서 유효하고 필요하다. 토착화신학자들은 한국 가톨릭신학이 번역신학에서 벗어나지 못했다고 오래전부터 비판해 왔지만, 우리에게는 오히려 제대로 된 번역신학이 부족하다고 봐야 한다. 수많은 교부 문헌을 비롯한 중요한 신학책들이 번역되지 않았고 우리의 번역 수준도 높다고 할 수 없다. 그러나 번역은 계속되어야 하고 번역의 중요성은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주체 외부의 사상과 상황을 더 잘 인식할수록 종속성을 더 잘 감지할 수 있고 주체의 주체성을 더 견고하게 다질 수 있을 것이다. (강창헌, 「제2차 바티칸 공의회와 토착화」)
작가 소개
지은이 : 이찬수
서강대학교 종교학과에서 박사학위를 받았고, 강남대학교 교수, 서울대학교 HK 연구교수, 보훈교육연구원장 등을 지냈다. 『인간은 신의 암호』, 『평화와 평화들』, 『불교와 그리스도교 깊이에서 만나다』, 『다르지만 조화한다』, 『사회는 왜 아픈가』, 『메이지의 그늘』 등 종교와 평화 관련 단행본 100여 권을 출판했다. 현재 가톨릭대에서 평화학을 강의하면서 아시아종교평화학회 부회장으로, 우리신학연구소 이사로 활동하고 있다.
지은이 : 유정원
서강대학교 종교학과에서 종교신학으로 석사, 가톨릭대학교에서 생태신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우리신학연구소 연구위원이며, 서강대학교 전인교육원에서 강의하고 있다. 『여성과 그리스도교 1・3』, 『오늘의 예수: 근원적 자유의 영성』, 『종교신학입문』, 『그리스도를 위한 나그네: 골롬반의 생애와 친서들』 등을 번역했고, 「우리 시대 청년들의 희망을 모색하다」, 「죽어가는 바다: 레이첼 카슨의 바다생태론」, 「해월의 삼경론과 프란치스코 교황의 회칙 「찬미받으소서」 비교연구」 등의 논문을 썼다.
지은이 : 강창헌
서강대학교에서 신학과 종교학을 공부했고 가톨릭대학교에서 그리스 교부학 전공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재야 종교 신학 교육기관 신앙인아카데미에서 사무국장으로 일했고 분도출판사 편집장을 지냈다. 헌재는 우리신학연구소 연구위원, 계간지 《가톨릭평론》 편집위원장,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편집위원으로 활동 중이다. 단행본 『가난과 성공』을 냈고 여러 편의 글을 발표하고 번역서도 출간했다.
지은이 : 황경훈
종교학 박사. 우리신학연구소 선임연구원이자 아시아평화연대센터장으로 일하고 있다. 2016년 아시아 신학자 및 활동가들과 더불어 ‘Asian Lay Leaders(ALL) Forum’을 창립하고 상임이사를 맡아 아시아 청년 교육에 힘쓰고 있다. 쓰거나 옮긴 책으로 『Asian Theology for the Future』(공저), 『Vatican II, Ecological Crisis and Peace of Asia』(공저), 『아시아 공공신학』, 『대승불교, 그리스도를 말하다』, 『지혜의 땅, 아시아의 생명』 등이 있다.
지은이 : 박현준
서강대학교 종교학과 학사, 석사, 박사. 현재 서강대학교 전인교육원 대우교수, 우리신학연구소 이사로 있다. 주요 저서로는 『그리스도교 영성과 공동체』, 『우리시대, 우리신학을 말하다』(공저)가 있고, 논문으로 「예수의 종교적 경험과 그리스도교 신앙」, 「그리스도교 영성의 공동체적 성격」, 「가톨릭 교회의 죽음 이해에 나타난 공동체성」, 「신비의식의 사회윤리적 가능성에 대한 화이트헤드적 해석」, 「De Katholieke Kerk van Korea en de minjungtheologie」 등이 있다.
지은이 : 박문수
연세대학교 신학사, 서강대학교 대학원 가톨릭 신학전공 석사・박사, 북한대학원대학교 정치통일 전공 북한학 박사. 저서로 『왜 지금 샌프란시스코 체제에 주목하는가?』(2025), 『6・25전쟁의 트라우마』(2025) 외 공저 포함 45권, 논문으로 「정보사회의 그리스도교: 가톨릭교회의 미래전망」, 『한국 가톨릭 어디로 갈것인가』(서광사, 1997) 외 70편, 역서로 『희망의 문턱을 넘어』(시공사, 1994) 외 공역 포함 9권. 현재 (사)우리신학연구소 소장, 팍스 크리스티 코리아 교육연구이사로 활동 중이다.
지은이 : 경동현
서강대학교 종교학과에서 교의신학으로 석사, 가톨릭대학교에서 사목신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한국천주교회 공동체운동의 공공성연구”, “한국천주교회 영성의 공공성 회복을 위한 연구” 등 한국천주교회의 공적 역할에 주된 관심을 갖고 연구 중이다. 현재 우리신학연구소 연구실장과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상임이사로 있다. 저서로 『1970년대 민주화운동과 천주교』(공저), 『우리시대, 우리신학을 말하다』(공저), 『잉여의 시선으로 본 공공성의 인문학』(공저) 등이 있다.
지은이 : 이미영
우리신학연구소 선임연구원. 우리신학연구소에서 창간한 《가톨릭평론》 초대 편집장을 맡아 2016년부터 2020년 초까지 4년간 활동했다. 1970~80년대 민주화운동 시기 한국 평신도의 삶과 신앙을 조명하고자 ‘한국천주교 사회운동 이야기’를 기획・연재했다. 가톨릭대 종교학과 대학원에서 가톨릭신학을 전공했고, 우리신학연구소 소장을 역임했다. 공저로 『가톨릭실천 지성(1)』, 『시노달리타스와 한국천주교회』, 『함께 걷는 시노달리타스 교회 이야기』 등이 있다.
목차
머리말 | 제3차 바티칸 공의회를 꿈꾸며
1부
미완의 공의회: 유산과 과제 | 박문수
제2차 바티칸 공의회 이후 세계의 변화와 가톨릭교회의 사회적 책임 | 박현준
2부
제2차 바티칸 공의회와 토착화 | 강창헌
‘세상의 혼’인 평신도와 시노드 정신 | 이미영
공의회와 시노드의 평신도성과 다원성 이해 | 황경훈
제2차 바티칸 공의회가 다루지 못한 ‘공동의 집’ 이야기 | 유정원
‘시노드 정신’과 교회 민주주의 | 경동현
오늘부터의 대화론 | 이찬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