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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피를 마실 때
오러 | 부모님 | 2026.0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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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서 소개

동생이 물류센터에서 흡혈귀에게 물려 죽었다는 사건으로 시작되는 이야기로, 상실의 무게와 그 이후의 선택을 따라간다. 흡혈과의 전쟁 이후 다시 나타난 흡혈귀들이 심야 노동자들을 노리는 설정 속에서 사회의 구조적 모순을 드러낸다.

유가족 치유 공동체 ‘무별촌’에 들어간 예진은 평온한 분위기 뒤에 숨겨진 기이한 질서와 마주한다. 붉은 ‘효소’와 정체불명의 ‘대체육’ 식단을 둘러싼 진실은 상실을 위로한다는 이름 아래 작동하는 또 다른 시스템을 드러낸다.

신인 작가 이빗물의 작품으로, 자본주의의 구조와 인간성의 경계를 묻는 호러 스릴러다. 가짜 구원을 거부하고 스스로 선택하는 인물들의 연대를 통해, 우리는 무엇에 기대어 살아가는지를 끝까지 질문하게 한다.

  출판사 리뷰

“동생이 물류센터에서 흡혈귀에게 물려 죽었다.”
상실의 무게에 짓눌려 숨죽여 울어본 적 있는 모든 이들에게 바치는 뜨거운 위로,
가짜 구원을 부수고 일어선 주체적인 여성들의 연대
“우리는 누구의 피를 마시고 사는가”

정부가 흡혈과의 전쟁을 선언한 이후, 자취를 감춘 줄 알았던 흡혈귀들이 다시 나타났다. 그들이 노리는 것은 오직 심야 노동을 하는 하청업체와 자회사의 노동자들뿐. 대기업 물류창고에서 일하다 흡혈귀에게 동생을 잃은 예진은, 상실을 견디다 못해 남편의 강요로 유가족 치유 공동체 ‘무별촌’에 입소한다.
“다 지나갔습니다.” 기괴할 정도로 평온한 미소와 인사가 오가는 이곳. 하지만 예진은 매일 제공되는 붉은 '효소'와 정체불명의 '대체육' 식단에서 소름 끼치는 진실을 마주하게 되는데….
주목받는 신인 작가 이빗물의 신작 소설. 자본주의의 가장 서늘한 민낯을 파헤치는 압도적 호러 스릴러! 거대한 시스템의 톱니바퀴 속에서, 우리는 과연 인간성을 지켜낼 수 있을까요?

“아무것도 지나가지 않았다”
슬픔을 통제하는 세계에 던지는 서늘하고도 붉은 연대기

스물아홉의 예진은 심야 물류센터에서 일하던 열여덟 살 동생 예서를 흡혈귀에게 잃는다. 참척의 고통 속에서 숨죽여 우는 그녀에게, 세상과 남편은 왜 아직도 슬퍼하느냐며 채근한다. 자본의 거대한 톱니바퀴 속에서 개인의 깊은 상실마저 불필요한 비용이자 감정적 낭비로 취급하는 사회. 예진은 일상으로의 빠른 복귀를 약속하는 사별자 치유 공동체 ‘무별촌’으로 등 떠밀리듯 당도한다.

우리는 누구의 피를 마시고 사는가

완벽한 치유를 약속한 그곳은 지독한 기만과 통제의 공간이었다. 무별촌은 남은 자들이 흘릴 눈물조차 허락하지 않으려 입소자들의 속눈썹을 불태우고, “다 지나갔습니다”라는 영혼 없는 망각의 주문을 강요한다.
무엇보다 끔찍한 것은 그들이 구원이라 믿으며 나누어 마시는 붉은 ‘효소’와 ‘대체육’의 진실이다. 그것은 무별촌 밖에서 야간 노동을 하다 감염되어 흡혈귀로 전락한 하청 노동자들, 즉 또 다른 약자들의 피와 살이었다. 타인의 고혈을 짜내어 유지되는 무균질의 낙원. 소설은 묻는다. 우리는 과연 무지한 채로 누군가의 피를 마시는 공범이 아닌가.

가짜 구원을 부수고 일어선 주체적인 여성들의 연대

이 고립된 핏빛 지옥도 속에서 인물들의 선택은 극명하게 갈린다. 남편 도진은 시스템이 주는 가짜 안락함에 굴복해 스스로 귀를 자르는 광기에 사로잡히며, 고통스러운 진실을 외면하는 나약한 인간의 비극을 대변한다.
하지만 예진은 그 허위의 낙원을 거부한다. 부모를 잃고 홀로 남겨진 열아홉 소녀 윤정을 만나며 비로소 얼어붙었던 감각을 되찾은 것이다. 슬픔마저 철저히 금기시되는 폭압 속에서도 남몰래 서로의 흉터를 어루만지는 두 여성의 연대는, 이 짙은 어둠을 찢는 유일하고도 강렬한 빛이 된다. 거짓된 안온함을 박차고 나와 윤정과 이름 모를 아이들의 손을 굳게 맞잡은 예진의 도약은, 기꺼이 타인의 슬픔에 응답하겠다는 묵직한 자매애의 선언이다.

폭력적인 망각에 맞서 기꺼이 상실을 껴안을 용기

“아무것도 지나가지 않았다. 무엇도 없던 일이 될 수 없었다.”
피투성이가 되어 산을 내려오는 예진의 가쁜 숨처럼, 작가는 값싼 위로나 섣부른 치유를 약속하지 않는다. 진정한 애도란 흉터를 억지로 덮어버리는 것이 아니라, 그곳에서 여전히 뜨거운 피가 흐르고 있음을 인정하고 상흔을 안은 채 현실의 땅을 굳건히 딛는 것임을 문학의 언어로 증명해 낸다.
《우리가 피를 마실 때》는 상실의 무게에 짓눌려 숨죽여 울어본 적 있는 모든 이들에게 바치는 뜨거운 위로다. 슬픔을 서둘러 지워내라는 세상의 무례에 맞서, 기꺼이 내 안의 상처받은 유령들과 굳게 손을 맞잡을 용기를 지금 이 책에서 만나보자.

“인간이란 미치도록 이기적이어서, 제 속 얘기를 하고자 묘지를 찾는 존재다.”

“죽음을 대할 때면 나는 늘 그랬고, 매번 당황스러웠고, 매번 어찌할 바를 몰랐다.”

“세상의 것은 다 지나갔어요. 지나간 것에 매달리면, 괴로울 뿐입니다.”

  작가 소개

지은이 : 이빗물
소설과 비평을 씁니다. 환상문학웹진 ‘거울’ 필진, 호러 출판 레이블 ‘괴이학회’소속.호러 소설집 《밤의 수술실》을 냈고, 〈14번 송하나〉를 발표했습니다.《고딕×호러×제주》, 《하얀색 음모》, 《처음에는 프린세스가 될 예정이었다》, 《당신이 찾아 헤매는 건 책이 아니야!》 등에 참여했습니다.

  목차

우리가 피를 마실 때 • 7
작가의 말 • 1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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