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200년이 지난 후에도 여전히 사랑받는 불후의 고전, 제인 오스틴의 대표작 『오만과 편견』을 빛소굴 세계문학전집으로 선보인다. 이 소설은 19세기 영국의 결혼 제도와 사회적 분위기를 풍자와 유머, 아이러니를 통해 날카롭게 묘사하는 동시에, 인간의 보편적인 심리를 섬세하게 탐구한다. 주인공 다아시와 엘리자베스는 각자의 ‘오만’과 ‘편견’으로 인해 서로에 대해 왜곡된 ‘첫인상’을 품고 갈등을 겪는다. 서로에게 점점 끌리면서도 진심을 드러내지 못하는 두 사람의 미묘하고 긴장감 넘치는 관계, 그리고 오해를 넘어 진실에 도달하기까지의 서사는 매우 흥미롭고도 인상 깊게 전개된다.탁월한 이야기꾼 서머싯 몸이 “영국 소설의 정수이며 세계 10대 소설 중 하나”라고 극찬한 이 작품은, 1813년 출간 이후 수많은 문학 작품에 영향을 미치며 오늘날 로맨스 소설의 고전이자 원형으로 자리매김했다. 특히 통속적인 구성을 따르면서도, 제인 오스틴은 남녀 주인공과 주변 인물들의 성격과 심리를 정교하고 섬세한 필치로 묘사하며 특유의 문학적 깊이를 드러낸다.
출판사 리뷰
오스틴의 날카로운 통찰력이 빛나는 ‘로맨스의 정수’이자
세월에 바래지 않는 불후의 고전 『오만과 편견』
“영국 소설의 정수이자 세계 10대 소설 중 하나.“
― 서머싯 몸제인 오스틴은 셰익스피어에 이어 ‘영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작가’로 꼽히며, 20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전 세계 독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아 온 작가로, 이번 빛소굴 세계문학전집으로 오스틴의 『오만과 편견』을 선보인다. 1775년 영국 햄프셔의 시골 마을에서 목사의 딸로 태어난 오스틴은, 현실적으로는 결혼 외에 다른 삶의 선택지가 거의 없었던 당대 여성의 처지 속에서도 문학을 통해 자신의 자리를 구축했다. 정식으로 등단한 여성 작가가 드물던 시절 오스틴은 익명으로 작품을 출간하며 점차 명성을 쌓아갔고, 생애 동안 여섯 편의 장편소설을 남겼다. 그녀의 문학은 통속적 사랑 이야기의 외양 속에 날카로운 통찰과 유머, 아이러니를 담아내며, 당대 사회의 위선과 계급의식을 정교하게 해부해 보였다.
그 가운데서도 1813년에 발표된 『오만과 편견』은 가장 널리 사랑받는 고전 로맨스로, 출간 직후부터 문학성과 대중성을 동시에 인정받았다. “돈 많은 미혼남에게 반드시 아내가 있어야 한다는 건 누구라도 인정할 진리다”라는 유명한 첫 문장으로 시작하는 이 소설은 수많은 독자와 창작자들에게 영감을 주었고, 다양한 언어로 번역되었으며, 영화·드라마·뮤지컬 등으로 수차례 각색되며 시대를 초월한 매력을 증명해 왔다. 『오만과 편견』은 세계문학 100대 작품으로 선정되었고, BBC 조사에서는 『반지의 제왕』에 이어 ‘영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책’ 2위에 오르기도 했다. “소설을 쓰는 셰익스피어”라는 찬사까지 받는 오스틴의 문학적 성취는 오늘날까지도 전 세계 북클럽, 여성주의 문학 연구, 대중문화 전반에서 널리 조명되고 있다.
‘사랑’이라는 이름의
가장 위대한 오만과 편견
“제인 오스틴은 셰익스피어, 세르반테스, 헨리 필딩과 함께
삶을 정교하게 묘사하는 훌륭한 화가들 중 하나다.” ― 헨리 제임스이 작품은 한 중산층 가정의 다섯 자매가 각기 다른 방식으로 결혼과 삶을 선택해 나가는 이야기를 중심으로, 특히 엘리자베스 베넷과 피츠윌리엄 다아시라는 두 주인공이 서로를 오해하고 변화해 가는 과정을 따라간다. 재력과 신분, 사회적 기대에 얽매인 현실 속에서 엘리자베스는 스스로 사고하고 판단하는 독립적인 여성을 상징한다. 반면 다아시는 오만하고 무뚝뚝한 인상으로 등장하지만, 점차 변화하며 사랑과 존중의 진정한 의미를 깨닫는다. 두 사람 사이의 밀고 당기는 심리 묘사와 주변 인물들의 다채로운 결혼 양상을 통해 오스틴은 당대 영국 사회의 계급 구조와 여성의 삶을 생생하게 그려낸다. 특히 경제력에 기초한 결혼을 택한 샬럿, 경솔한 선택으로 사회적 위기에 처하는 리디아, 단단한 우애와 신중함을 지닌 제인 등의 캐릭터는 현실적인 감각과 통찰을 작품에 더한다.
무엇보다도 인상적인 것은, 제목인 ‘오만과 편견(Pride and Prejudice)’이 단순히 두 주인공이 사랑에 빠지기 전 서로에게 가졌던 왜곡된 인식을 뜻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는 점이다. 엘리자베스와 다아시는 결국 ‘사랑’이라는 감정 안에서 또 다른 형태의 오만과 편견에 빠져든다. 그것은 자신이 선택한 사람이 누구보다도 소중하고 가치 있는 존재라는 믿음이며, 나아가 그 사랑 앞에서는 세상의 시선조차 무의미해지는 일종의 감정적 확신이다. 이처럼 사랑이 우리 안에서 만드는 오만과 편견은 결코 비판의 대상이 아니라, 인간이 사랑에 빠질 때 경험하게 되는 가장 아름답고 황홀한 착시일지도 모른다. 그리고 그 착시를 끝내 삶의 진실로 만들어내는 것이야말로, 이 작품이 독자에게 선사하는 가장 강력한 매혹이다.
『오만과 편견』은 단순한 로맨스를 넘어 19세기 사실주의 문학의 출발점이자, 여성 서사의 진정한 고전으로 읽힌다. 사랑을 중심에 두되 결혼이 여성에게 어떤 현실적 선택이었는지를 직시하고, 다양한 결혼의 모습과 그에 대한 인간적 반응을 통해 보편적인 삶의 고민을 묘사한다. 유쾌한 대사, 통찰력 있는 내면 묘사, 그리고 풍자적인 문체는 이 작품을 단순한 연애담이 아닌 당대 사회에 대한 비판적 인식으로 끌어올린다. “우리 자신보다 우리를 더 잘 아는”(해럴드 블룸) 제인 오스틴의 시선은 지금까지도 유효하며, 『오만과 편견』은 독자에게 웃음을 주는 동시에 자아와 관계에 대한 깊은 사유를 선물한다. 이 책을 펼치는 순간, 200년의 시간 차를 넘어 여전히 생생하게 살아 숨 쉬는 인물들과 마주하게 될 것이다.

빙리 씨는 미남이고 신사다웠다. 호감 가는 용모에, 편하고 자연스러운 태도를 지니고 있었다. 그 누이들은 공들여 잘 꾸민 우아한 여성들이었다. 그의 매부인 허스트 씨는 그냥저냥 평범한 신사처럼 보였다. 그러나 친구인 다아시 씨는 훤칠하고 균형 잡힌 몸매와 잘생긴 이목구비, 귀족적인 모습으로 이내 모든 사람의 주목을 한 몸에 받았다. 다아시 씨가 들어오고 나서 대략 5분 내에 벌써 연 수입이 1만 파운드라는 이야기가 쫙 퍼졌다. 남자들은 남자답다며 칭찬했고, 여자들은 빙리 씨보다 훨씬 잘생겼다고 공언했다. 그리하여 사람들은 그날 저녁 시간이 반쯤 지나가기 전까지는 감탄의 눈길을 보냈는데, 이윽고 다아시 씨의 태도에 거부감을 느꼈고, 그가 받던 이전의 인기는 썰물처럼 빠져 나갔다. 알고 보니 다아시 씨는 거만하고, 사람들을 무시하고, 즐길 마음이 없었던 것이다. 태도가 어찌나 비사교적이고 불쾌했던지, 다아시 씨는 더비셔에 있다는 드넓은 영지도 별 소용 없이 자기 친구와는 비교조차 안 되는 처지로 전락했다.
“아아! 내 평생 저렇게 아름다운 사람은 처음 봤네! 그렇지만 저 아가씨 동생분이 자네 바로 뒤에 앉아 있는데, 무척 예쁜 데다, 뭐, 귀여운걸. 내 파트너를 통해서 소개해 줄 테니.” “누구 말인가?” 다아시 씨는 몸을 돌려 잠시 엘리자베스를 쳐다보다 눈이 마주치자 눈길을 거두고 차갑게 말했다. “못 봐줄 정도는 아니군. 그렇지만 내가 끌릴 정도로 미인은 아니야. 그리고 난 지금 다른 남자들한테 무시당한 여자들의 자존심이나 살려줄 기분도 아니고. 자넨 도로 가서 파트너의 미소나 감상하게. 괜히 나한테 시간 낭비하지 말고.”
작가 소개
지은이 : 제인 오스틴
1775년 12월 16일 영국 햄프셔 주 스티븐턴에서 교구 목사인 아버지 조지 오스틴과 어머니 커샌드라 사이에서 8남매 중 일곱째로 태어났다. 어려서부터 독서를 좋아하였고, 열두 살 때부터 소설을 쓰기 시작했다. 스무 살이 되던 1795년에는 《엘리너와 메리앤》이라는 첫 장편소설을 완성했는데, 1797년 이 소설은 개작되어 《이성과 감성》으로 재탄생한다. 1796년에는 직접 경험한 사랑의 아픔을 바탕으로 《첫인상》을 집필하였는데, 소설 집필에 소질이 있다고 느낀 그녀의 아버지는 《첫인상》을 한 출판사에 보냈으나 거절당했다. 하지만 오스틴은 이후에도 습작과 초기 작품의 개작을 계속했다. 1805년 1월 아버지가 사망한 후에는 경제적 어려움 때문에 3년간 형제, 친척, 친구의 집을 전전하다가 아내를 잃은 셋째 오빠 에드워드의 권유로 햄프셔 주의 초턴이라는 곳에 정착했고, 그곳에서 생을 마감할 때까지 평생 독신으로 살았다. 1811년 《이성과 감성》을 익명으로 출판하였고, 《첫인상》을 《오만과 편견》으로 개작하여 1813년에 출판했다. 1814년 《맨스필드 파크》, 1815년에는 《에마》를 출간하여 작가로서 왕성한 활동을 이어갔으나 다음 해 《설득》을 탈고한 이후 급격하게 건강이 악화되어 오랫동안 병상에 누워 있었다. 1817년 《샌디션》을 집필하고 있었으나 건강 악화 때문에 중단해야 했고, 작품을 마무리하지 못한 채 같은 해 7월 42세의 일기로 사망했다. 사후에 《노생거 수도원》과 《설득》을 비롯해 개작된 작품이나 생전의 습작품, 편지 등이 출간되었다.
목차
1부
2부
3부
역자 해설 – 제인 오스틴의 생애와 작품
작가 연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