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리뷰
찻잔에 남겨진 느낌
아무 생각도 않고
때때로 숨겨 두었던
그윽한 석양이 펼쳐져
따뜻한 찻잔 속에
그리움 더듬던 기억
입술을 맞대고
마주 앉은 낮들이여
여기 둔 내 가슴
숲을 헤매이면서
찻잔을 비울 때까지
아무 말 없이 비운
찻잔이 아직 따뜻한데
구석 자리에 앉아
지나간 나를 흐트러뜨린다
서늘한 바람이 불면
맺혔던 강물 흐르고
맨살 적시는 굽은 나무
돌아갈 늦은 밤
헤어짐을 아쉬워했을
잊으라는 그 세월
강파른 사람
그림자, 숨 막힐 듯
온몸을 훔치고
한 줌 빛 받기만 해도
지날 바람 잊힌 여름 꿈
가슴속 남아 흘러
샛바람에 흩어진다오
여보
오늘도 되돌아오는
물결치는 파도 소리 넘어
저기 저 기울고 있는 달
아주 오랫동안 온 하늘에
내가 사랑하는 당신의 이름
찬란히 달빛 속에 머물러
오늘 밤 고요히 방문을 열면
가엾은 한숨처럼 부서지고
때마침 뜨거운 손길
운명으로 사랑하여 주오
그리고 우리 마음 훗날에도
예전만큼 함께 바라볼 때면
첫사랑 당신과 노래하며
오, 봄볕을 쬐고 싶구려
작가 소개
지은이 : 허영화
부산 출생2022년 현대문예 추천문학상2024년 현대문학상2024년 소파문학상한국작가협회 현대문예작가회 한국문학예술저작권협회사회복지사아동심리상당사노인재활심리상담사聽憐 허영화 시집『놓쳐버린 대답』 『말을 잊은 상사화』『너와 맞닿은 입술은』『서로가 가던 길에서』『찻잔에 남겨진 느낌』『장미의 계절이 오면』『붉은 심장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