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장수하늘소의 《우리 말글 우리 그림책》시리즈의 세 번째 그림책. 우연히 노랑나비를 따라 나섰다가 길을 잃은 ‘산’이라는 아이가 어느 시골 마을 포도밭에 가닿고, 거기서 오래 전 세상을 떠난 할아버지를 만나 하늘다리를 건너 다시 집으로 돌아온다는 환상적이고 몽환적인 내용의 판타지 그림책이다. 《우리 말글 우리 그림책》의 특성을 살려 우리 정서, 우리 말글의 느낌을 우리 아이들에게 맛깔나게 전해 주려 한 것도 이 책의 특징이다.
어느 가을날 산이는 노랑나비를 잡으려고 쫓아가다가 아파트 단지를 벗어나 큰길을 건너고, 어느 낯선 시골로 접어든다. 산이가 다다른 곳은 어느 포도밭. 가을이 무르익어 가는 가운데 포도밭에는 온갖 나비들이 날아오르며 산이를 맞이한다. 산이는 나비들과 어울려 춤을 춘다. 산이가 나비인 듯 나비가 산이인 듯 그렇게 춤을 추는데, 문득 낯설지만 어디서 본 듯한 할아버지가 나타난다. 산이가 태어나던 해 세상을 떠난 산이의 할아버지다. 곰곰 생각해 보니까 할아버지의 모습을 집에 있는 사진첩에서 본 적 있다. 아닌 게 아니라 할아버지와 산이는 얼굴이 너무도 닮았다. 할아버지는 수호신처럼 나타나 산이를 지게에 태우고 집으로 데려다 준다. 세상의 온갖 나비들이 무리지어 날아올라 하늘에 멋진 하늘다리를 놓는다. 하늘다리를 건너가는데, 저 아래 산이랑 똑 닮은 아빠의 어릴 적 환영(幻影)도 나타난다. 산이는 하늘다리를 건너는 동안 할아버지의 자장가를 들으며 잠에 빠져든다. 이윽고 할아버지는 베란다를 통해 산이 방으로 들어가 산이를 침대에 뉘인다. 그리고는 다시 하늘다리에 올라 돌아가려는 순간, 산이가 퍼뜩 잠에서 깨어나 멀어져 가는 할아버지를 부른다.
출판사 리뷰
우리 사랑의 거대한 뿌리
요즈음 우리 아이들에게 식구라는 구성원은 참으로 단출합니다. 엄마 아빠, 아이 하나 둘, 많아야 셋! 조부모들이 생존해 있지만, 따로 사는 경우가 더 많습니다. 그만큼 우리 아이들에게 조부모의 존재가 먼 존재로 여겨지더라도 그것을 현실로 받아들이는 게 우리가 살아가는 지금 모습입니다.
이 그림책의 주인공인 산이는 자기 할아버지를 본 적이 없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태어나서 사람 얼굴을 익히기도 전인 백일도 되기 전에 돌아가셨기 때문입니다.
아니, 할아버지를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건 아닙니다. 바로 사진을 통해서입니다. 할아버지는 사진 속에서 혼자 계시거나 식구들 뒤에서 검게 그은 묵묵한 표정으로 서 계실 뿐입니다. 그런 할아버지를 산이는 한 번도 관심 있게 살펴보거나 생각해 본 적 없습니다.
그런 산이가 포도가 까맣게 무르익고, 억새꽃 피어나고, 먼 산이 곱게 물들어가는 어느 가을날, 유치원이 끝나고 집으로 가다가 문득 나비를 좇아갑니다. 나비는 아파트 단지를 벗어나 큰 길을 건너, 억새밭을 지나 누런 들녘을 가로질러 어느 포도밭에 다다릅니다. 산이도 꿈속을 걸어가듯 무장무장 걸어서 포도밭에 다다릅니다.
그 곳에서 산이는 낯선지만 어서 본 듯한 할아버지를 만납니다. 유치원 옆, 경로당에서 본 할아버지들과는 느낌이 전혀 다른, 왠지 자꾸 끌리는 그런 분입니다. 세상의 온갖 나비들이 나풀나풀 훨훨 춤을 추며 할아버지와 산이의 만남을 축복합니다. 산이는 할아버지와 자기가 똑 닮았다는 사실이 너무도 좋습니다. 산이는 처음 느껴보는 할아버지의 사랑, 겪지도 생각지도 못한 포근하고 따뜻한 사랑을 느끼며 잠이 든 채 나비들이 놓은 하늘다리를 건너 집으로 돌아옵니다.
사랑할수록 오래된 미래를!
《할아버지를 만났어요》에서는 우리의 오래된 미래, 뜨거운 사랑의 뿌리를 우리 아이들에게 들려주고 보여주고 있습니다. 우리 아이들의 할아버지 할머니, 바로 우리 기성세대의 부모님들! 특히 먼저 이곳을 떠나가신 그 분들의 사랑과 정성, 그 분들의 한평생 삶의 내력 그 자체로 이미 우리의 정체성이고, 그 정체성을 통해서 우리의 삶은 어느 가혹한 현실 속에서도 늘 빛나고 아름다울 것입니다. 그러고 보면 그 분들의 사랑, 우리 삶에 참으로 거대한 뿌리입니다.
그 사랑, 우리의 모든 산이들에게 고스란히 전해지기를 소망하며……
작가 소개
저자 : 산이아빠
1965년에 인천에서 태어났고, 여섯 살부터 스무 살까지 강원도 홍천 횡성, 경기도 가평에서 잔뼈가 굵고 머리가 여물어 갔습니다. 국민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한 뒤에 디자인 사무실과 출판사들에서 편집?기획자로 일하면서 어린이 책을 만났습니다. 그 때부터 좋은 어린이 책을 생각해 내서 글을 쓰는 일이 마냥 좋아졌습니다. 더욱이 한 아이의 아빠가 되어 아이가 자라는 모습을 보면서, 좋은 어린이 책을 생각해 내서 글을 쓰고, 책으로 펴내는 일이야말로 아주 멋진 선택이었다는 자부심마저 갖게 되었답니다. 여기 이 땅에 태어나 자라는 아이들에게 여기 이곳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기쁨을 언제까지나 잃지 말아야겠습니다.산이아빠가 지금까지 생각해 내고 쓴 책들은 《초등학생이 가장 궁금해하는 신비한 우주 이야기》, 《아름다운 별자리 이야기》, 《어진 사람들이 사는 호랑이땅 이야기》, 《세계를 바꾼 100대 과학사건》《할아버지를 만났어요》 등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