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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 수채화
한국문연 | 부모님 | 2026.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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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서 소개

문성욱 시인의 시는 남해라는 고향의 태생적 기억을 안고, 그 실존적 장소성을 지키고 키워나가는 여정을 보여준다. 눈에 보이는 건축과 눈에 보이지 않는 언어가 긴밀하게 연결되어 견고한 실존적 사유를 일구어낸다.

첫 시집 『앵강만』에서 “새로운 세상 볼 수 있는 문門을 만들리라”고 표명하며 삶의 여정을 탐구했다면, 이번 시집은 그 ‘문門’을 통과해 삶과 존재의 무늬를 새겨 ‘문文’의 세계로 나아가는 과정이다. 그러므로 그가 고향에서 시를 쓰는 일은 매 순간 안팎으로 길항하는 자아를 성찰하는 일이며 자신의 맹목적인 나르시시즘을 극복하는 것이다.

  출판사 리뷰

문성욱 시인의 시는 남해라는 고향의 태생적 기억을 안고, 그 실존적 장소성을 지키고 키워나가는 여정을 보여준다. 눈에 보이는 건축과 눈에 보이지 않는 언어가 긴밀하게 연결되어 견고한 실존적 사유를 일구어낸다. 첫 시집 『앵강만』에서 “새로운 세상 볼 수 있는 문門을 만들리라”고 표명하며 삶의 여정을 탐구했다면, 이번 시집은 그 ‘문門’을 통과해 삶과 존재의 무늬를 새겨 ‘문文’의 세계로 나아가는 과정이다. 그러므로 그가 고향에서 시를 쓰는 일은 매 순간 안팎으로 길항하는 자아를 성찰하는 일이며 자신의 맹목적인 나르시시즘을 극복하는 것이다.

잉걸불 지피며

늦가을 추위가 오기 전에
산에 가서 낙엽을 끌어모았다
겨울을 나기 위한 월동 준비
연탄보일러가 나오기 전의 옛이야기,

그해 겨울, 마른 장작은 빨리 타기에
생솔가지 중간에 넣으며
눈물 흘렸던 아궁이에 불 넣기,
오래된 부뚜막의 틈새 연기 막지 못했다

소죽 쑤기도 일이었지만 이제는
철거되고 없어진 외양간
말 못 할 걱정 적은 일기장 불태웠지만
근심은 타지 않았다

남은 불씨에 고구마 구워
옹기종기 모여 보낸 긴 겨울
어린 시절의 기억
연통 속에 숨어 잠들었다

아궁이에 장작불 지피며,
이 추위 녹일 수 있는
마음의 잉걸불 놓고
문틈 사이 바람의 장막 짓는다

하늘 수채화

장맛비 지나간 오후 산책길에
도래섬을 불러
그림 그리는 바람과 속삭인다

나의 노래가 그곳에 미치지 못해도
흰 물감을 풀어 바다 배경의 그림
그렸다 다시 지우고 간다

검은 먹구름은
파도를 타고
해변을 먼저 떠났다

물결 출렁이는 바다 위에
거처를 잡은 섬들과 이웃 사람들
집 나간 동무를 기다리는 걸까?

일몰의 바다,
하늘 수채화 그리며
추억의 바다 바라본다

그리움의 창가에 앉아
문자메일 보내지만
답장은 느리게 온다

기다림도 아쉬움도 비우고
맑은 날 다시 그리는
하늘 수채화 그림

부활 성사표

부활을 준비하는
판공성사표가 흰 종이 여백에
성명과 세례명의 검은 글씨
말씀의 언어를 통하여
이웃에 전달되었습니다

수많은 죄의 고백은 알 수 없지만
사랑의 삶과 믿음의 생활
기록하는
성사표 정리,
미룰 수 없었습니다

시작이요 끝이며, 알파요 오메가인 주님,
은총의 성사를 통하여
하늘나라가 땅에서 이루어지도록
고통과 인내의 시간도 함께 하겠습니다
부활의 아침, 빈 고백소에 성사표 손에 들고

  작가 소개

지은이 : 문성욱
경남 남해 출생. 경상국립대학교 건축공학과와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했다. 2003년 『시사사』를 통해 등단하였고, 시집으로 『앵강만』이 있다. 『남해본당 60년사』(2023) 편찬위원으로 활동하였으며, 2023년 등단 20주년 기념 개인전 <詩와 형상 언어전>을 열었다.

  목차

· 시인의 말

제1부

잉걸불 지피며 14
봄비와 문자 사이 16
하늘 수채화 18
빛살의 언어로 말해요 20
몰랭이의 아침 22
다시 시금치를 캐면서 24
조각배 숨결 속으로 26
설천(雪川)의 겨울밤 28
나무와 사람 사이 피는 꽃이여 29
백자 호랑이 접시 30
유자 향기 전하리 32
옥구슬 언어의 입 34
햇살의 친구가 되어 36
여름 산간 학교 38
수선화 핀 아침 40

제2부

묵묵부답 42
11월의 희망 43
다시 시작이다 12 44
이순의 첫 여름 46
삶의 향기로 48
참깨 농사 50
유등 축제의 밤 52
꽃과 이별의 시간 후 54
코끼리마늘이 자라서 56
별밤 노래 되어 57
가을 낙엽 속으로 58
4월의 아침 60
남해 본당 60년사에 부쳐 62
이순(耳順)의 가을 64

제3부

서랍 속의 목도장 66
남태령에서 온 편지 68
태안사 가는 길 70
순이 엄마 가시는 길에 72
부치지 못한 편지 22 74
심안(心眼)의 풍경 그리기 76
일기장 속의 선생님 78
다시 시작이다 4 80
잠자는 도래섬 82
부치지 못한 편지 84
다시 삶의 숨결로 86
간다 빈손으로 87
다산초당茶山草堂을 생각하며 88
수박 농사 89
언덕 쌓기 90

제4부

부활 성사표 92
앵강만의 아침 93
산사 음악회 초대 94
앵두가 익어가는 시간 96
물방울 엽서 98
대부님 선물 100
다시 피어난 사랑초 102
홍단풍의 기도 103
햇살에 몸을 맡기고 104
스승의 날, 청계리 106
강진만 엽서 108
바람의 언어 109
그리움의 언덕에 서서 110
이수종 도예전에 부쳐 112
화엄사 여행 114
섬들의 노래 116

▨ 문성욱의 시세계 | 김지율 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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