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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실 여인의 마음
타이베이 완화 홍등가 이야기
누항 | 부모님 | 2026.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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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서 소개

우리는 나와 다른 조건 속에서 살아온 사람들의 삶을 얼마나 상상할 수 있을까. 사회 주변부에 놓인 사람들이 어떤 곳에서 살고, 어떤 방식으로 생계를 이어가며, 어떤 관계와 조건 속에서 선택지를 잃어가는지 깊이 들여다보는 일은 쉽지 않다. 『차실 여인의 마음』은 겉으로 드러난 몇 가지 사실만으로 타인의 삶을 판단하던 시선을 멈추고, 다시 한번 그 삶의 자리와 시간을 생각하게 만드는 책이다.

책에 등장하는 12명의 여성은 1950~1970년대에 태어나 ‘찢어지게 가난하고’ ‘남아선호 사상이 뿌리 깊은’ 가정에서 가계에 보탬이 되기 위해 어려서부터 일해왔다. 각자 다른 굴곡진 여정을 지나 타이베이 완화 홍등가로 흘러온 이들의 생애를 따라가다 보면, ‘홍등가 여성’이라는 이름 너머 한 사람 한 사람의 삶과 그 시간을 둘러싼 사회의 빈틈이 보인다.

저자 리원쉬안은 이들의 삶을 도덕적 판단의 대상으로 삼지 않는다. 비극으로 소비하지도 않는다. 대신 그들이 어떤 사회적 조건 속에서 살아남아야 했는지, 그리고 오랜 낙인과 침묵 속에서도 어떻게 자기 삶을 이어왔는지 묵묵히 보여준다.

  출판사 리뷰

‘말할 수 없는 비밀’, 그래도 말하기로 한 사람들
"우리 사회는 한때 마약을 하고 수감 생활까지 했던 출소자도 받아들인다. 하지만 성노동에 종사했던 여성은 절대 자신의 과거를 쉽게 입에 올리지 못한다. 이들은 편견 어린 시선을 견디며, 이를 평생 씻어낼 수 없는 치욕이라고 느낀다." ? 〈들어가며〉에서
성노동에 종사했던 여성들은 자신에 대해 말하기 어려워한다. 『차실 여인의 마음』은 타이베이 완화의 차실과 거리에서 살아온 12명의 여성이 오랫동안 묻어둔 '말할 수 없는 비밀'을 기록한 논픽션이다.
저자 리원쉬안은 이들의 삶을 선정적으로 소비하지 않는다. 비극을 앞세워 동정을 구하지도 않고, 성급한 결론으로 독자를 이끌지도 않는다. 그는 자신의 목소리를 낮추고, 여성들이 기억하는 장면과 감정, 관계와 상처가 스스로 드러나도록 기다린다. 이 책의 힘은 바로 그 태도에서 나온다.
그렇게 한 사람 한 사람의 생애를 따라가다 보면, "왜 그런 삶을 살았는가"라는 질문이 얼마나 쉽게 폭력이 될 수 있는지, 그리고 "그 삶은 어떤 조건 속에 놓여 있었는가"라는 질문이 왜 필요한지를 깨닫게 된다.

홍등가 여성이라는 이름 너머
이 책의 중심에는 차실 여성들의 생애가 있다. 어떤 이는 어린 시절 입양 보내지고 가정폭력을 겪으며 스스로 생계를 꾸려야 했고, 어떤 이는 부모에게 돈벌이 수단처럼 여겨져 소녀 시절 사창가로 팔려 갔다. 어떤 이는 가수가 되겠다는 꿈을 품었지만 그 길에서 성폭력을 겪었고, 어떤 이는 평범한 결혼생활을 바랐으나 도박하는 배우자를 만나 삶이 무너졌다.
이들의 삶은 결코 '홍등가 여성'이라는 한마디로 설명되지 않는다. 그들은 누군가의 딸이자 엄마인 동시에 각자 고유한 성격과 취향을 가진 사람들이다. 저자는 그들이 어디에서 태어났고, 어떤 가족 안에서 자랐으며, 어떤 관계와 시간을 지나 이곳에 이르렀는지 차분하게 기록한다.
한 편 한 편의 이야기에는 완화에 이르기까지의 시간, 쉽게 떠날 수 없었던 이유, 떠나기로 결심한 순간, 그리고 그 과정에서 마주한 갈등과 고민이 담겨 있다. 그 안에는 생존의 의지, 관계의 상처, 돌봄과 의존, 선택과 후회가 함께 놓여 있다.
이 책은 완화의 여성들을 동정하게 만들기보다, 한 사람을 낙인이나 직업으로만 바라보던 우리의 시선을 다시 묻게 한다. 쉽게 단정할 수 없는 타인의 삶 앞에서 먼저 듣고 오래 바라보는 일. 『차실 여인의 마음』은 그 시간을 독자에게 건넨다.

‘구원’이 아닌 ‘동행’의 시간
이 책의 또 다른 등장인물은 완화 여성들과 오랜 시간 함께해 온 기독교 단체 진주가원의 직원들이다.
짧게는 십여 년, 길게는 수십 년 동안 완화에서 활동해 온 이들은 자신들의 활동을 미화하지 않는다. 직원들 스스로도 '대단하다'라거나 '사랑이 넘친다'라는 평가가 자신과는 거리가 멀다고 말하며, 현장에서 종종 답답함과 낙담을 함께 느낀다고 고백한다. 무엇이 옳고 그른가를 판단하기보다, 한 사람의 삶을 이해하고 경청하는 일이 먼저라는 사실을 배워가는 과정 역시 이들에게는 길고 더딘 시간이었다.
『차실 여인의 마음』은 그 과정을 통해 사회의 주변부에 놓인 사람들과 함께 살아간다는 것이 무엇인지, 그리고 누군가를 이해한다는 것이 얼마나 긴 시간과 노력을 필요로 하는지를 보여준다.
낯선 대만의 이야기, 낯설지 않은 우리 사회의 문제
『차실 여인의 마음』은 타이베이 완화 홍등가 여성들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지만, 그 안에서 발견되는 질문들은 한국 사회에도 그대로 이어진다. 노년과 빈곤, 불안정 노동, 도시 주변부의 삶, 사회적 낙인과 안전망의 빈틈은 한국 역시 마주하고 있는 문제다.
책 속 여성들의 삶은 특정한 장소에만 존재하는 특별한 이야기가 아니다. 경제적 어려움 때문에 어린 나이에 일을 시작해야 했던 사람들, 가족을 위해 자신의 삶을 뒤로 미뤄야 했던 사람들, 사회 변화 속에서 주변부로 밀려난 사람들의 모습은 한국 사회에서도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다.
『차실 여인의 마음』은 홍등가 여성들의 삶을 기록한 책인 동시에, 사회의 가장자리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목소리에 우리가 어떻게 귀 기울일 것인가를 묻는 기록이다.

타이베이의 중산층 사람들은 시먼딩, 총통부, 타이베이역처럼 자신에게 익숙한 지명과 그리 멀지 않은 곳의 풍경을 가늠하지 못한다. 나이 든 여성들이 담배 연기로 가득한 방에서 남성들과 밤새 술을 마시고, 좁고 어둡고 습한 나무 칸막이 쪽방에서 손님을 받는 장면 같은 것 말이다. 완화의 차실에서 일하는 여성 대부분이 중년 여성이고, 심지어 때로 예순, 일흔이 넘은 할머니도 있다는 사실은 그들이 절대 쉽게 믿거나 받아들일 수 있는 종류의 현실이 아니다.

삶의 방식이 얼마나 다르든, 이 여성들에게는 하나의 짙은 공통점이 있다. 모두 1950~1970년대에 '찢어지게 가난한 집'에서 태어났다는 사실이다. 대부분이 당시의 남존여비 문화 때문에 학업을 포기해야 했고, 어린 나이에 사회로 나가 일하면서 가계의 한 축을 함께 떠받치며 오빠와 남동생을 공부시켰다.

십수 년 전만 해도 '차실', '거리 성매매', '성매매 여성' 같은 단어들을 입에 올리기는 쉽지 않았다. 사회의 공고한 성 윤리와 관념 때문이었을지도 모른다. 입 밖에 내지 않으면 마치 그런 일 자체가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못 본 척 그냥 살아가면 그만이라는 듯 지냈다.

  작가 소개

지은이 : 리원쉬안
1977년 가오슝에서 태어났다. 단장대학교 교육자료과학과를 졸업하고, 지난국제대학교 성인·계속교육연구소에서 석사 학위를 받았다. 산문, 인물 인터뷰, 가사, 콘서트 문안, 영화 소개 등 다양한 형식의 글을 써왔다. 홈리스의 삶을 기록한 『무가자: 한 번도 내가 이런 날을 맞을 줄 몰랐다』로 타이베이국제도서전대상 논픽션 부문을 수상했다. 『차실 여인의 마음』은 그의 두 번째 논픽션이다.

  목차

펴내며
들어가며: 차실 여인들의 말할 수 없는 비밀
사진집: 그녀들

1부 하늘은 사람을 막다른 길로 몰아넣지 않는다
인생 주제가
버스 안내양
빈 상자
제발 나를 이해해 줘

2부 일해야지, 어떻게든
샤오샤오
쌍둥이 할머니
나카시의 딸
대륙 신부

3부 누가 내 마음을 알아줄까
귀인
나 같은 사람
투명 인간
대만산양

4부 하나님의 일꾼
사계절이 있는 나무로
외롭게 두지 않을게
나는 구원자가 아니라 동반자다

기획자·저자 현장 인터뷰: 동행하는 삶, 경청하는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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