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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방인
시간과공간사 | 부모님 | 2026.0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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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서 소개

알베르 카뮈의 대표작 『이방인』은 인간 존재의 부조리를 가장 선명하게 형상화한 20세기 문학의 걸작이다. “오늘, 엄마가 죽었다”라는 세계문학사에서 가장 유명한 첫 문장으로 시작되는 이 소설은 감정과 규범에 끝내 동화되지 못한 한 인간의 고독을 날카롭게 그려낸다. 주인공 뫼르소는 사회가 기대하는 슬픔의 형식을 따르지 못한 채 우연한 사건 끝에 살인을 저지르고 재판대에 선다. 그러나 법정이 심판하려 한 것은 그의 범죄만이 아니었다. 어머니의 장례식에서 눈물을 흘리지 않았던 태도, 사랑을 쉽게 받아들인 무감함, 세상이 원하는 대답을 하지 않았던 침묵까지 그는 결국 ‘사회와 다른 인간’이라는 이유로 단죄된다. 뫼르소의 재판은 한 개인의 죄를 가리는 과정이 아니라 세상이 낯선 존재를 배척하는 방식 자체를 드러내는 장면이 된다.

『이방인』은 1942년 출간된 이후 실존주의와 부조리 문학의 상징으로 자리 잡으며 전 세계 독자들에게 깊은 충격을 안겼다. 간결하고 건조한 문장, 알제리의 눈부신 태양 아래 흔들리는 감각, 삶과 죽음 앞에서 끝내 외면할 수 없는 질문들은 오늘날에도 여전히 생생한 울림을 전한다. 특히 카뮈는 의미 없는 세계를 정면으로 응시하는 인간의 태도로 오히려 삶의 자유와 진실에 가까워질 수 있음을 보여준다.

카뮈가 마지막 순간 뫼르소에게서 발견한 ‘세상의 다정한 무관심’이라는 역설적인 문장은 냉혹한 세계 속에서도 인간이 끝내 삶을 견뎌내는 방식을 보여준다. 의미를 강요하지 않는 세계 앞에서 인간은 비로소 자기 삶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게 된다. 카뮈 특유의 절제된 문체와 리듬을 살린 이 책은 시대를 넘어 인간 존재의 본질을 물으며, 지금 우리에게 가장 낯설고도 가장 다정한 질문을 던진다.

  출판사 리뷰

우리는 결국 누군가의 이방인이다
세상은 왜 어떤 인간을 끝내 이해하지 못하는가

알베르 카뮈의 『이방인』은 단순한 실존주의 소설이나 철학 소설로 설명하기 어려운 작품이다. 이 소설은 한 인간의 범죄를 다루고 있지만, 실제로 문제 삼는 것은 범죄 자체보다도 사회가 인간에게 요구하는 감정과 태도에 가깝다. 카뮈는 뫼르소라는 인물을 통해 세상이 요구하는 슬픔과 사랑, 죄책감과 인간다움이 얼마나 폭력적으로 강요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그래서 카뮈는 『이방인』을 “우리 사회에서 자기 어머니의 장례식에서 울지 않는 사람은 누구라도 사형선고를 받을 위험이 있다”라는 한 문장으로 요약하기도 했다.
뫼르소는 거짓 슬픔을 연기하지 않았고, 자신의 감정을 과장하지 않았으며, 사회가 원하는 방식으로 자신을 설명하려 하지 않았다. 삶을 그럴듯하게 포장하거나 자신의 감정을 꾸며 말하기를 거부했다. 법정에서 자신의 범죄를 후회하느냐는 질문을 받았을 때도 그는 관례적인 참회 대신 그저 ‘갑갑한 기분’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바로 그 미세한 표현의 차이 때문에 그는 끝내 사회로부터 단죄된다.

세상의 다정한 무관심
그 불모의 사막에서 버티기

『이방인』이 지금까지도 오래 읽히는 이유는 단순히 부조리를 말하는 데 그치지 않기 때문이다. 카뮈는 삶이 본질적으로 불완전하고 설명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냉정하게 바라보면서도 그런 세계 속에서 인간이 어떻게 살아갈 수 있는지를 끝까지 놓지 않는다. 인간은 끊임없이 삶의 의미를 묻지만, 세계는 아무 대답도 하지 않는다. 그러나 카뮈는 바로 그 침묵을 외면하지 않는다. 그가 말한 ‘세상의 다정한 무관심’은 절망이 아니라, 삶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려는 태도에 가깝다.
냉혹할 만큼 절제된 문장, 알제리의 눈부신 태양 아래 흔들리는 감각, 삶과 죽음 사이를 가르는 담담한 시선까지. 『이방인』은 읽을수록 더 깊은 고독과 자유를 발견하게 만드는 작품이다. 마지막 페이지를 덮고 난 뒤에도 독자는 쉽게 뫼르소를 떠나보내지 못한다.
출간 이후 80여 년이 지난 지금도 『이방인』은 현재진행형의 고전이다. 타인의 시선과 사회의 기준 속에서 살아가는 오늘의 독자들에게 이 작품은 가장 낯설고도 가장 다정한 질문을 건넨다.

오늘, 엄마가 죽었다. 아니 어쩌면 어제일지도, 모르겠다. 요양원에서 보내온 전보를 한 통 받았다. “모친 사망. 내일 장례식. 삼가 조의를 표함.” 이걸로는 알 수 없다. 아마 어제였을 것이다.

그다음에는 모든 것이 아주 급하게, 매우 확실하고 자연스럽게 진행되어서 지금은 아무것도 기억나지 않는다. 단 한 가지, 마을 입구에 들어섰을 때 담당 간호사가 나에게 말을 건 것만 기억난다. 그녀는 얼굴과 어울리지 않는 특이한 목소리, 노래하듯 떨리는 목소리를 냈다. 그녀는 이렇게 말했다. “천천히 가면 일사병에 걸릴 위험이 있어요. 하지만 너무 빨리 가면 땀을 많이 흘리게 되고, 그러면 성당에 들어갔을 때 오한이 날 수도 있어요.” 맞는 말이었다. 빠져나갈 길이 없었다.

오늘 아침, 마리는 돌아가지 않고 있었고, 나는 같이 점심을 먹자고 했다. 나는 내려가서 고기를 사 왔다. 올라오는데 레몽의 방에서 여자 목소리가 들렸다. 조금 뒤엔 살라마노 영감이 자기 개를 나무랐다. 나무 계단에서 신발 밑창 소리와 개의 발톱 소리가 들렸고, 이어서 “빌어먹을 놈, 못된 자식”이라는 욕설이 들렸다. 영감과 개는 거리로 나갔다. 나는 마리에게 영감 이야기를 해 주었고, 그녀는 웃었다. 마리는 내 잠옷 하나를 꺼내 소매를 걷어서 입고 있었다.

  작가 소개

지은이 : 알베르 카뮈
1913년 알제리의 몽도비(Mondovi)에서 아홉 남매 중 둘째로 태어났다. 포도 농장 노동자였던 아버지가 1차 대전 중에 사망한 뒤, 가정부로 일하는 어머니와 할머니 아래에서 가난하게 자랐다. 1918년에 공립초등학교에 들어가 뛰어난 교사 루이 제르맹의 가르침을 받았고, 이후 장학생으로 선발되어 알제 대학 철학과에 입학한다. 카뮈는 이 시기에 장 그르니에를 만나 많은 가르침을 받는다. 1934년 장 그르니에의 권유로 공산당에도 가입하지만 내적 갈등을 겪다 탈퇴한다. 1936년에 고등 교육 수료증을 받고 교수 자격 심사에 지원해 대학 교수로 살고자 했지만 결핵이 재발해 교수직을 포기했다. 이후 진보 일간지에서 기자 생활을 한다.알베르 카뮈는 1942년에 《이방인》을 발표하면서 이름을 널리 알렸으며, 같은 해에 에세이 《시지프 신화》를 발표하여 철학적 작가로 인정을 받았다. 또한 1944년에 극작가로서도 《오해》, 《칼리굴라》 등을 발표하며 왕성한 작품 활동을 했다. 1947년에는 칠 년여를 매달린 끝에 탈고한 《페스트》를 출간해 즉각적인 선풍을 일으켰으며 이 작품으로 ‘비평가상’을 수상한다. 1951년 그는 공산주의에 반대하는 내용을 담은 《반항하는 인간》을 발표했다. 이 책은 사르트르를 포함한 프랑스 동료들의 반감을 사기도 했다.1957년에 카뮈는 마흔네 살의 젊은 나이로 노벨 문학상을 받았으며 이때의 수상연설문을 초등학교 시절 자신을 이끌어준 선생님에게 바쳤다. 삼 년 후인 1960년 겨울 가족과 함께 프로방스에서 크리스마스 휴가를 보낸 후 친구가 운전하는 차를 타고 파리로 돌아오던 중 빙판길에 차가 미끄러지는 사고로 숨졌다. 사고 당시 카뮈의 품에는 발표되지 않은 《최초의 인간》 원고가, 코트 주머니에서는 사용하지 않은 전철 티켓이 있었다고 한다. 《이방인》 외에도 《표리》, 《결혼》, 《정의의 사람들》, 《행복한 죽음》, 《최초의 인간》 등을 집필했다.

  목차

1부
2부

부록
미국판 서문
1957년 노벨문학상 수상 연설문
1957년 노벨문학상 시상 연설 요약

옮긴이 해설
알베르 카뮈 연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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