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계간 《가히》 2026년 여름호(통권 14호)는 지난 호부터 선보인 ‘손바닥 소설’을 이어가며 다양한 읽을거리를 담은 종합문예지로서의 면모를 보여준다. 이번 호에는 손홍규 소설가의 작품을 수록하였다.
기획 특집은 《정형의 재구성》이다. 현대시조에서의 정형의 변화와 재구성을 주제로, 시조의 형식과 창작의 방향성을 살펴본다. 염창권 시인은 총론에서 시조의 정형률과 형식적 규범의 의미를 분석하며 현대시조가 새로운 인식과 감동을 담아내야 한다고 진단한다. 이어 이송희 시인과 김학중 시인은 각론을 통해 젊은 시조시인들의 작품을 바탕으로 현대시조의 미래와 ‘정형의 재구성’의 필요성을 조명한다.
《특집 김영순》에서는 김영순 시인의 작품 세계를 집중적으로 다룬다. 김효숙 문학평론가는 김영순 시가 제주의 자연을 단순한 풍경이 아닌 역사와 공동체, 인간사의 고통과 아픔이 스며 있는 존재로 바라본다고 평하며, 시인의 작품 세계를 심층적으로 분석한다.
이번 호는 현대시조의 현재와 미래를 살펴보는 기획 특집과 김영순 시인의 작품 세계를 조명하는 특집을 통해 다양한 문학적 담론을 담아냈다.
출판사 리뷰
계간 《가히》 2026년 여름호(통권 14호)가 발간되었다. 지난 봄호부터 다루기 시작한 ‘손바닥 소설’의 반응이 좋다. 이로써 《가히》는 종합문예지의 위상에 오를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이 모든 게 ‘재밌는 잡지’여야 한다는 편집 방향에서 비롯된 과정이고 결과이다. 읽을거리가 다양한 문예지는 독자로부터 버림받지 않는다는 확신! 그래서 어렵게 손홍규 소설가를 모셨다.
이번 여름호에 준비한 기획 특집은 《정형의 재구성》이다. 현대시조에서의 정형의 변화와 재구성을 한눈에 볼 수 있으리라 확신한다. 염창권 시인은 총론에서 “형식적 규범에 대한 지나친 에피파니(epiphany)의 태도가 아킬레우스의 방패처럼 스스로 닫힌 세계를 만들고 있는 것은 아닐까. 시조의 정형률은 ‘감응의 형식’에 해당한다. 즉 사진작가의 렌즈 역할을 하는 것이 형식적 규범인 셈이다. 렌즈가 정밀하면, 어떤 대상이라도 곧잘 포착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그 렌즈 안에 갇힌 눈에는 방패 너머의 낯선 세계는 좀체 보이지 않는다. 타 장르의 작가들이 시조를 가까이하지 않는 까닭은, 시조의 형식적 일탈이나 복잡성 때문이 아니다. 이들은 형식적 장치에는 별 관심도 없다. 다만, 시조 작품을 통해서 새로운 인식이나 가치, 혹은 감동 등을 발견하고 싶은 것이다. 즉 깨달음이 없는 상태의 빈 껍질로서의 형식만 있는 시조라면 외면받을 수밖에 없다. 창작의 목적이 낯설고 새로운 세계의 발견에 있는 것이지 익숙한 세계의 재현이 아니라는 점은 분명하다.”고 진단한다. 그리고 이송희 시인과 김학중 시인은 각론에서 젊은 시조시인들의 작품에서 현대시조의 미래를 타진하며 ‘정형의 재구성’이 왜 필요한지를 심도 있게 파헤친다.
《특집 김영순》에서는 놀랍고 맛깔스러운 시조의 멋을 느끼게 될 것이다. 그리고 ‘김영순’이라는 안정적이고 믿음직한 시인의 출현에 대해 고개를 끄덕이게 될 것이다. 김효숙 문학평론가는 “김영순 시인에게 제주의 자연은 단지 아름답다는 찬사로 소모되는 그런 자연이 아니다. 이 같은 찬사가 유효하다면 그것은 격변하는 역사 속에서 아픔과 함께 피어난 꽃의 다른 이름이며, 가족과 이웃의 안위를 걱정하며 관심 어린 눈으로 주변을 둘러보는 제주민의 얼굴 표정이나 다름없다고 말해야 한다. 그만큼 시인은 가족 단위의 안위를 넘어 하나의 공동체라는 감각으로 제주의 자연을 대면하고 있다. 특히 세 번째 시집 『밥 먹고 더 울기로 했다』부터는 전변하는 감각으로 일신을 꾀하면서 가계도에 매이지 않고 이 세계를 객관화하는 바라보기가 이뤄진다. 김영순의 시에서 흔히 만나는 바람·말·꽃·나무 등이 무해한 자연의 반영에 머물지 않는 이유는 거기에 인간사의 고통과 아픔이 서려 있기 때문이다. 인간의 주변부 사물로 그쳤던 존재자들은 지금-여기 시인의 호명으로 다시금 재생하여 우리의 눈앞에 놓인다.”고 평했다.
목차
홍순영의 《가히의 눈》 검은 두부 / 사윤수 2
송선미의 《손깍지 편지》 아니겠지 카멜레온 / 김기은 4
길상호의 《필터》 포토에세이 /길상호 6
《천상의 재회》 ―김충규 시인
아무도 없는 물가에서 노래를 부르고 있을 / 이재훈 20
《특집 김영순》
신작시조_ 밥알의 서사 외 4편 32
나의 초상_ 떼어낼 수 없는 지극함으로 / 김영순 37
작품론_ ‘보기’에서 ‘쓰기’로 전환하는 감각 / 김효숙 41
기획 특집 《정형의 재구성》
현대시조에서 정형의 재구성 / 염창권 61
정형의 해체와 실존적 공간의 재구성 / 이송희 80
아득히 긴 비정형성의 시간을 지나 정형의 미래를 되찾기 / 김학중 97
신작시 #1
유자효_ 슬픔 116/이수빈_ 여름 땡볕 엑소더스 117/나호열_ 부고(訃告) 118/김호성_ 짐작건대 119/이정환_ 백년을 밀고 간다 120/정상미_ 긴꼬리투구새우 121/장옥관_ 소지 122/조평자_ 일회용 얼룩 124/임성규_ 슬픔의 지층 126/정애경_ 고삐를 풀다 128/이홍섭_ 비가(悲歌)·1 129/김복희_ 사람 이야기 130/장영춘_ 비파의 계절 132/유순덕_ 당신, 그곳에서 안녕한가요? 133/장철문_ 공중그네 134
연재
유성호의 《현대시조의 미학》 고향과 조국을 사유하는 사랑의 정형 136
이리영의 《미학적 인간》 아름다움 꿈 멜랑콜리 149
이제야의 《장면들》 꽃 시장, 환희와 애도가 다발이 되는 곳 158
신작시 #2
김 참_ 봄 170/김선태_ 탱자나무 울타리 사이 171/윤경희_ 빨래를 널면서 172/이나영_ 잔향 173/이명덕_ 매수와 매도의 가을 174/황유원_ 신길온천 176/변현상_ 진눈깨비 178/이태정_ 자개농을 닦는 시간 179/신종호_ 갑골문 180/김병호_ 다 울었으면 181/이남순_ 모바일 부고장 182/유선철_ 지퍼 183/조말선_ 양말이라는 옹졸한 은유 184/정홍순_ 도마 소리 186/심강우_ 사과 188/황영숙_ 묶여 있는 개 190/안원찬_ 된장은 시(詩)의 성찬이다 191
계간평 도시에서, ‘나들’의 ‘우리’로의 산책 / 염선옥 192
서평
신혜정 시집, 『가만히 있어도 되는 날입니다』(시인의 일요일, 2026)
흐릿과 어렴풋 사이, 해를 따라 다닌 길의 가파른 아름다움 / 권현형 213
사윤수 시집, 『앵두가 쥐여준 씨앗 한 되』(시인동네, 2026)
헐거운 생의 행간에 새겨진 붉은 각인 / 김보람 225
손바닥 소설 슬픔 애호가들 / 손홍규 235
권혁웅의 《시론》 리듬 1 2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