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85세의 나이에도 배낭을 메고 중앙아시아 오지를 누비는 방랑자가 있다. 평생을 여행과 공부, 그리고 끊임없는 자기 갱신으로 살아온 저자 지기영이 큰 조카의 부탁 한 마디에서 시작해 쓴 이 책은, 단순한 여행기도 자기계발서도 아니다. 인도 라다크의 황량한 불모지에서 삼천배를 드리고, 실크로드 끝자락 카슈가르를 거쳐 티베트 수미산을 순례하고, 키르기스스탄 송콜호수 유르트에서 열흘을 보낸 사람이 온몸으로 써낸 삶의 보고서다.
이 책은 크게 두 줄기로 흐른다. 하나는 인도, 중국, 티베트, 중앙아시아를 아우르는 생생한 배낭여행기이고, 다른 하나는 그 여정 속에서 길어 올린 삶과 인간에 대한 사유다. 불교와 기독교, 하이데거와 칸트, 연기론과 아인슈타인의 4차원을 오가며 저자는 묻는다. Clever한 삶과 Wise한 삶은 무엇이 다른가. 'What am I'가 아니라 'Who am I'를 묻는 삶은 어떻게 가능한가.
중앙정보부 연행, 사업 실패, 아파트 경비원으로 10년, 그리고 경비실에서 써낸 1,400페이지의 철학서까지 - 저자의 인생 자체가 이 책의 가장 강력한 근거다. 인생의 끝자락에서 돌아본 85년의 삶이 고스란히 담긴 이 책은, 어떻게 살 것인가를 진지하게 묻는 모든 이에게 건네는 따뜻하고 솔직한 넋두리이자 선물이다.
출판사 리뷰
"착한 일 하고 좋은 사람 돼라 - 삶에서 더 이상 뭐가 필요한가?"
인도 리시케시의 어느 힌두 사원 벽에 이런 문장이 적혀 있었다. Do Good, Be Good. 저자 지기영은 30년 전 그 문장을 본 순간을 이 책의 출발점으로 삼는다. 그리고 85세가 된 지금, 그 단순한 진리에 도달하기까지 자신이 걸어온 길을 한 권의 책으로 풀어놓는다.
이 책이 특별한 이유는 저자의 삶 자체에 있다. 20대에 통일혁명당 사건에 연루되어 중앙정보부에 끌려가고, 유학의 꿈을 접은 채 장삿길로 나섰다가 실패하고, 50대에 공공근로로 예초기를 매고, 60대에 아파트 경비원으로 일하면서 동서양 정치사상사 3권을 써낸 사람. 그 사람이 70대에 몽골을, 80대에 티베트와 중앙아시아를 배낭으로 혼자 누볐다. 이 책에 담긴 말들은 책상 위에서 나온 것이 아니다.
여행기 파트는 단연 압권이다. 라다크 라마유루 곰파에서 18일간 두 번의 삼천배를 드리는 장면, 카슈가르 국경 세관에서 마오쩌둥에 X표를 긋는 중국 관리를 마주치는 장면, 티베트 광야 작은 호수 가에서 최 형과 마주 앉아 맥주를 마시는 장면. 이 순간들은 여행기를 넘어 한 인간이 세상과 정면으로 부딪히는 기록으로 읽힌다.
저자는 Clever와 Wise를 구분하는 것에서 논의를 시작해, 이분법적 사고의 한계, 열린 마음, 이타행의 의미까지 자신의 언어로 담담하게 풀어낸다. 거창하지 않다. "조금씩, 그냥 조금씩 해서 생활의 일부가 되게 하면 된다"는 말처럼, 이 책 전체의 톤은 훈계가 아니라 고백에 가깝다. 나이가 들수록 생각이 굳어지기 쉽다고 저자는 말한다. 그러나 85세에도 새로운 언어를 배우고, 새로운 땅을 걸으며, 새로운 생각을 써내려간 이 방랑자의 이야기는 그 자체로 가장 강력한 반증이다. 삶의 방향을 묻는 이에게, 그리고 이미 오래 살았지만 아직 무언가 채워지지 않은 느낌을 가진 이에게 이 책을 권한다.
Plain Living, High Thinking.
30년 전에 인도를 6개월간 방랑하면서 리시케시라는 작은 마을에 간적이 있다.
리시케시가 의미하는 ‘현자(賢者)들의 마을’이라는 이름처럼 이곳에는 인도 각지에서 오는 순례객을 위한 아쉬람(Ashram)과 힌두사원이 많다. 길에는 머리를 틀어 올린 특이한 모습의 사두Sadhu-영적(靈的) 수행자)들이 여기저기 보이고, 가족단위의 순례객들이 거리를 여유롭게 거닌다. 그 마을의 어느 힌두사원 벽에 페인트로 크게 쓴 “Do Good, Be Good"이라는 어구(語句)가 보인다. 자기네 신(神)을 모신 사원(寺院)에 자신들 종교의 교리가 아니라 이런 평범한 진리를 내건 힌두교의 너그러움이 느껴진다.
‘착한 일하고 좋은 사람 되라’ 삶에서 더 이상 뭐가 필요한가? 착한 일은 누군가를 돕고 사랑하는 것이다. 그건 부부(夫婦), 자기가족만을 사랑하라는 말은 아니다. 남을 돕고 사랑하려면 그에게 마음이 열려있어야 한다. 그러니까 열린 마음이 삶의 바라는 바가 될 수 있다. 사실 우리는 마음으로 산다.
One lives one's inner_mind.
작가 소개
지은이 : 지기영
동서양을 아우르는 정치사상 서적 ‘동서양 정치사상사’ 시리즈 집필〔동서양정치사상사1〕, 〔동서양정치사상사2〕, 〔동서양정치사상사3〕〔불교는 어떤 종교인가〕, 〔불교는 어떤 종교인가〕, 〔사유와 문명〕 출간
목차
작가 노트 13p
제1장 뚜껑을 열다: 일단 신발 끈을 묶고 나서는 마음
방황(彷徨): 길을 잃어야 진짜 길을 찾는다 21p
여행 1. 라다크에서의 일기 ①: 낯선 땅이 건네는 첫 번째 인사 29p
좋은 세상 만들기: 우리는 어떤 내일을 꿈꾸는가 41p
제2장 빨간 약, 파란 약: 경계를 허무는 사유
‘나’와 세상에 대한 이해: 거울 속에 비친 진짜 나를 마주하기 51p
불교와 기독교: 다른 뿌리에서 피어난 같은 꽃 59p
기독교와 근대 서양문명: 서구적 사유의 틀을 분석하다 78p
여행 2. 라다크에서의 일기 ②: 고립된 곳에서 발견한 보편적 진리 88p
제3장 염병, 고민하면 뭐 해: 수미산에서 배운 단순함의 힘
여행 3. 중국의 끝 카슈가르(Kashgar): 경계선 위에서 부르는 노래 97p
여행 4. 수미산 여행 ①: 신의 산으로 향하는 고통과 환희 104p
여행 5. 수미산 여행 ②: 오체투지, 가장 낮은 곳에서 열리는 마음 115p
근원, 본성에 대한 일반적 이해: 껍데기를 벗겨내면 남는 것들 128p
제4장 일단 출발했더니 보이는 것들: 85세에 비로소 만난 자유
열린 마음: 병뚜껑이 열린 뒤에야 비로소 보이는 풍경 141p
인간의 아름다움 –부끄러움과 수줍음- 그리고 나의 고백 155p
글을 마치며 몇 글자의 고백을 남긴다. 159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