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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테, 러브크래프트를 만나다
출판사B | 부모님 | 2026.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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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서 소개

《호러영화사》와 《장르영화 대사전》으로 장르영화를 탐구하던 김정곤이 첫 장편소설을 《단테, 러브크래프트를 만나다》를 내놓았다. 《단테, 러브크래프트를 만나다》는 그 제목이 밝히듯 단테와 러브크래프트의 만남을 그리는 소설이다.

언뜻 잘 연결되지 않는 두 인물이지만, 단테는 불후의 걸작 《신곡》을 통해 후대에 등장할 숱한 작가들에게 크나큰 영향을 끼쳤다. 여기에는 어둠을 탐구한 작가들 역시 예외가 아니다. 러브크래프트는 초월적인 공포를 다루는 《광기의 산맥》에서 소름 끼치는 고대 존재를 묘사하면서 이를 《신곡》 ‘연옥편’ 가운데 두 곡을 참고해 창조해 낸다. 연옥은 신을 향하는 이들이 죄를 후회하는 공간이나 러브크래프트는 이를 이용해 인간의 인지를 넘어서는 초월적 존재의 광기를 그려낸 것이다.

러브크래프트가 단테를 참고했다고 해서 단테와 러브크래프트를 곧바로 잇긴 어렵다. 이 둘 사이에는 수많은 신화와 신학 그리고 자연과학이 자리 잡고 있다. 《단테, 러브크래프트를 만나다》는 이 모든 걸 활용해 두 인물의 만남을 그린다. 그렇기에 이 책은 고전 중의 고전을 쓴 단테와 현대의 고전을 창조한 러브크래프트에 대한 입문서이기도 하다. 여기에 양은봉의 삽화가 있다. 삽화는 자칫 삭막해질 수 있는 이야기에 활력을 더해준다.

  출판사 리뷰

단테, 드림랜드로 모험을 떠나다.

《단테, 러브크래프트를 만나다》의 시작은 단테의 《신곡》과 같다. 《신곡》에서 단테는 정신을 차려보니(mi ritrovai) 지옥 주변을 헤매고 있다는 걸 깨닫고는 두려움에 움츠러든다. 그곳에 천상의 여인이 도움을 요청한 베르길리우스가 단테 앞에 나타나 지옥, 연옥, 천국을 여행한다. 이로부터 20년이 지나고 단테는 또다시 지옥에서 정신을 차린다. 이번에 길을 안내하는 이는 압둘 알하즈레드라는 기이한 인물이다. 여기에 허버트 웨스트라는 괴이한 과학자가 합류해 ‘드림랜드’라는 낯선 세계로 모험을 나선다.
드림랜드는 호주의 아란다 부족이 말하는 ‘꿈의 시간’, 즉 ‘알트제링가(altjeringa)’와 유사한 장소다. 그리스 신화에서 꿈을 관장하는 신들은 밤의 여신에게서 태어났다. 그러니 드림랜드는 늘 달만이 어두운 대지를 비추는 밤의 세계다. 밤의 여신에게는 또 다른 자식이 있으니 모로스와 케르 그리고 타나토스라는 세 가지 이름을 지닌 죽음이다. 숫자 ‘3’은 신을 뜻하는 동시에 숨어있는 사악한 힘을 뜻하기도 한다. 늘 밤의 어둠이 내린 드림랜드는 이로써 죽음이 지배하는 공간이 되기도 한다. 이 서늘한 신화 속 세계에서 단테의 모험이 펼쳐진다.

이세계를 다룬 진정한 최초의 작가, 단테

단테가 어두운 숲을 헤매던 시절, 저 사악한 자들이 추락해 처벌받는 지옥을 여행했던 일은 이제 시로만 남았을 터였다. (11면)
고전 문학과 신화에서 현세와는 다른 별세계(別世界)를 다룬 작품은 종종 등장해 왔다. 단적으로 그리스에서 죽은 이들이 가야 하는 하데스나 영웅들의 거처인 엘리시온 그리고 신들의 세계인 올림포스가 그렇고, 한국과 중국은 예로부터 무릉도원이나 용궁 같은 낙원을 믿었다. 일본은 상세국과 같은 낙원을 믿었으나 현대에 와서 이세계(異世界)라는 설정으로 수를 헤아리기 어려운 이야기를 만들어 낸다. 이세계는 나의 몸 혹은 영혼이 알지 못했던 세계로 옮겨가는 것이다. 그곳은 우리가 사는 세계와는 전혀 다르다. 고대 그리스나 로마에서 영웅들은 대체로 그림자의 세계인 하데스를 탐험했고, 과거 동양에서 향하는 별세계는 현실 도피성이 강한 이상향이다. 게다가 애를 쓰면 찾을 수 있는 곳이니 우리가 사는 땅과 이어진 공간이다. 우리의 바리공주 역시 걸어서 저세상으로 여행을 떠난다. 그러나 단테는 오늘날 유행하는 이세계 이야기처럼 ‘정신을 차려보니’ 지옥 입구를 헤매는 중이다. 현세에서 별세/이세로 순식간에 넘어갔다. 그리하여 연옥을 거쳐 천국까지, 인간이라면 결코 닿을 수 없는 장소들을 여행한다. 《단테, 러브크래프트를 만나다》에서 단테는 이러한 이세계를 전혀 다른 방식으로 다시 한번 탐험한다.

모든 이야기꾼은 저 터무니 없음을
더없이 진실하게 말하는 이들

“마녀의 친구인 고양이가 그처럼 터무니없이 강력하다니 정말 믿기 어려운 일이네요. 그렇지만, 그 터무니 없을 것 같은 설명이 더 진실한 믿음을 주기도 해요.” 카르밀라는 웃음을 터트리고는 셋을 향해 의미심장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85면)
기독교 교부 테르툴리아누스는 ‘터무니없기에 믿을 수 있다(Credo Quia Ineptum)’고 했다. 이는 이성의 합리성을 초월하는 신앙을 강조하기 위한 말이나 판타지를 표방하는 장르 소설에도 적용할 수 있는 말이다. 이를 다르게 말하자면, 그럴듯함의 미학이라고 할 수 있고, 또 다르게는 이야기의 힘이다. 그러나 아무렇게나 이야기를 꾸며낸다고 해서 그것이 모든 이에게 그럴듯하게 받아들여지는 것은 아니다. 이야기는 사실에 기반하고, 인류가 쌓아온 역사, 문화, 사상에 기반할 때 그럴듯한 이야기의 힘을 획득한다. 앞서 책에서 발췌한 ‘카르밀라’라는 이름 역시 그렇다. 최초로 흡혈귀를 다룬 소설에 등장한 카르밀라는 고대 로마의 여신 카르나의 이름이 점차 변형되어 가는 과정에서 생겨났다. 이 과정은 소설에서 확인할 수 있다. 《단테, 러브크래프트를 만나다》는 단테의 《신곡》에서 러브크래프트에 이르기까지 숱한 학자나 이야기꾼이 정리한 내용들을 기반으로 이야기를 전개한다. 여기에는 대시인 베르길리우스부터 종교학자 마르치아 엘리아데 그리고 신화학자 조지프 캠벨과 함께 현대의 과학 이론까지 위대한 학자들과 이야기꾼들이 함께한다.

단테와 러브크래프트에 다가가는 방법

단테의 《신곡》은 위대한 고전이자 독자가 읽기에 난해한 고전으로도 유명하다. 러브크래프트 역시 하나의 세계를 창조한 인물인 동시에 불친절한 설명과 난해한 문장으로 그의 작품을 단번에 읽어내기 까다로운 작가이기도 하다. 《단테, 러브크래프트를 만나다》는 이처럼 문학의 고전이면서도 독자의 접근을 어렵게 하는 작품을 인용하고, 참고하여 이야기를 진행하면서 이들이 참고했을 숱한 고전들 역시 활용하고 있다. 그러니 《단테, 러브크래프트를 만나다》는 단테와 러브크래프트에 관한 입문서이기도 하다.

신화, 신학, 인문, 자연과학으로 집대성한 코즈믹 호러

《단테, 러브크래프트를 만나다》는 코즈믹 호러 판타지를 표방한 장르 소설이다. 이 책은 십여 년 전 끄적였던 단 하나의 문장에서 시작한다. ‘단테와 베르의 두근두근 지옥 여행.’ 매년 연말이면 읽던 단테의 《신곡》에서 짧은 이야기의 가능성을 본 저자는 이처럼 우스꽝스러운 문장 하나를 남겨두고는 계속해서 《신곡》을 읽었다. 그러는 가운데 수많은 작가가 단테에게 크나큰 영향을 받았음을 깨닫는다. 이는 지성사의 위대한 작가들만이 아니라 저 은밀하고 짙은 어둠을 그려내는 작가들 역시 포함되었다. 여기에는 러브크래프트만이 아니라 러브크래프트에게 이끌려 코즈믹 호러를 개척했던 클라크 에슈턴 스미스나 SF 장르에서 초월적 공포를 제시한 스트루가츠키 형제처럼 ‘저 너머’를 탐구한 작가들 역시 마찬가지였다. 이들 모두는 그야말로 터무니없지만, 그럴듯한 세계를 묘사했다. 이를 다르게 표현하자면, 놀라움이다.
《단테, 러브크래프트를 만나다》는 인류의 위대한 시인 단테와 영원한 어둠의 탐구자 러브크래프트를 등장시켜 이들이 남긴 유산을 이어받아 탄생한 작품이다.




“오랜 시간…? 그래, 그대 인간의 감각으로 시간은 강물과 같이 흐르는 것일 테지. 나처럼 신의 파편에서 형성되었다고 믿는 멸하지 않는 존재에게 시간이란 영원한 호수에 고여있는 물과 같다네. 내가 느끼기에 자네는 잠시 호수의 물결에 흔들려 저만치 밀려갔다가 이제 막 다시 물결을 타고 이곳으로 온 것일 뿐일세.”

“신이 사라졌건, 신이 죽었건 시인의 노래는 영원하다는 것을.”

  작가 소개

지은이 : 김정곤
영상 예술인 영화에서 관객을 사로잡는 장르 영화를 연구하고 있으며, 그 가운데 비평에서 소외됐거나 영화 역사의 창고에서 먼지만 뒤집어쓴 채 사라져가는 작품을 찾아내 그 가치를 밝히고 이를 알리는 작업을 하고 있다. 이와 함께 호러와 판타지를 중심에 둔 장르 소설을 쓰고 있다. 저서로는 《호러영화사》와 《장르영화 대사전(공저)》이 있으며, 『호러영화사』 두 번째 편을 준비 중이다.

  목차

단테와 러브크래프트
Ⅰ. 신은 죽어도, 시인의 시는 남는다
Ⅱ. 터무니없기에 믿을 수 있다
Ⅲ. 정의를 배우고, 교양을 익혀라. 하찮은 당신들이 신이 아님을 깨달아라!
Ⅳ. 재주껏 도망쳐라
Ⅴ. 저 사랑의 신자들
Ⅵ. 호러, 호러, 호러
Ⅶ. 믿음이란 무엇인가
Ⅷ. 오랜 달이 부서지고
Ⅸ. 우리 각자는 저마다의 운명을 짊어진다
Ⅹ. 그 인간은 바로 내가 될 것이다
이야기를 끝내며
저 깊고 넓은 뿌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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