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시는 낮은 곳을 살피는 언어임이 틀림없고, 시인은 남들이 눈여겨보지 않는 곳에 자리 잡는 사람이다. 김현 시인은 아무도 없는 곳에 가장 먼저 등불을 밝힌 뒤, 하나둘 사람들을 불러 모아 온기를 더하고 다시 어두운 데를 찾아 나선다. “사람이 사람의 받침이 되어 주는 일”에 문학의 목소리를 내는 사람. 낮은 곳의 사정을 어루만지는 김현은 받침의 시인이 분명하다. 그럼 그가 힘써 받치는 일엔 무엇이 있을까.
부지런한 김현의 자취를 더듬어 걷다 보면 “계절 따라 가만히 마음의 처마 밑에 앉아 푸르른 어스름을 응시하는 그 사람은 아름답다”는 사실에 절로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생동하는 기척이 가득 녹아있는 산문집을 펼쳐 그 작은 움직임이 불러올 기적을 믿어도 괜찮지 않을까.
낱장마다 천사의 날갯짓이 일어 봄빛으로 밝은 데를 향할 테니, 김현이라는 바람을 타고 모두가 있는 그곳으로 함께 가볼 수 있을 듯하다. 과연 받침의 시인다운 시선과 언어로 아래에서 힘껏 떠안는 이의 기운을 디딤돌 삼아 김현의 산문을 꽃받침이라 이를 수도 있을 터. 『사람이 할 수 있는 아름다운 일』에서 꽃잎 아래 감춰진 꽃받침의 반짝임을 찾았다면 하나둘 피어난 꽃송이가 어느새 한아름 꽃다발이 되어 있을지도 모른다.
출판사 리뷰
시인 김현이 전하는 생의 아름다운 장면들 『사람이 할 수 있는 아름다운 일』
시는 낮은 곳을 살피는 언어임이 틀림없고, 시인은 남들이 눈여겨보지 않는 곳에 자리 잡는 사람이다. 김현 시인은 아무도 없는 곳에 가장 먼저 등불을 밝힌 뒤, 하나둘 사람들을 불러 모아 온기를 더하고 다시 어두운 데를 찾아 나선다. “사람이 사람의 받침이 되어 주는 일”에 문학의 목소리를 내는 사람. 낮은 곳의 사정을 어루만지는 김현은 받침의 시인이 분명하다. 그럼 그가 힘써 받치는 일엔 무엇이 있을까.
“새소리를 들었고, 손차양하고 고개를 들어 짙고 연한 초록빛 나뭇잎들을 보았고, 길가에 떨어진 작은 깃털 하나를 주웠다. 텅 빈 놀이터 벤치에 앉아 아직 열기가 스며 있지 않은 바람에 더위를 식혔다”는 문장 앞에서 절로 투명한 마음이 되었다가, “귀갓길에 근린공원 벤치에 혼자 앉아 하늘, 별, 달을 보았다. 왜, 가끔 그럴 때 있잖아. 외롭지 않은데 외롭고, 그립지 않은데 그립고”라는 고백을 마주하니 인생은 참으로 알다가도 모를 일이구나 싶다. 생의 환함과 어두움을 고루 살피고 그 속에서 발견한 아름다움을 문장으로 담아낸 김현의 산문은 그의 시와 마찬가지로 일상에 가까이 와 있다. 마치 여기에 뺨을 대고 진동을 받아들이고 있는 것 같다.
부지런한 김현의 자취를 더듬어 걷다 보면 “계절 따라 가만히 마음의 처마 밑에 앉아 푸르른 어스름을 응시하는 그 사람은 아름답다”는 사실에 절로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생동하는 기척이 가득 녹아있는 산문집을 펼쳐 그 작은 움직임이 불러올 기적을 믿어도 괜찮지 않을까. 낱장마다 천사의 날갯짓이 일어 봄빛으로 밝은 데를 향할 테니, 김현이라는 바람을 타고 모두가 있는 그곳으로 함께 가볼 수 있을 듯하다. 과연 받침의 시인다운 시선과 언어로 아래에서 힘껏 떠안는 이의 기운을 디딤돌 삼아 김현의 산문을 꽃받침이라 이를 수도 있을 터. 『사람이 할 수 있는 아름다운 일』에서 꽃잎 아래 감춰진 꽃받침의 반짝임을 찾았다면 하나둘 피어난 꽃송이가 어느새 한아름 꽃다발이 되어 있을지도 모른다.
아플 때 의사 선생님을 찾아가듯, “허전한 어른”이 아닌 “의젓한 어른”을 꿈꾸며 “상냥한 어린이의 세계”를 다시 만나고 싶거든 김현의 산문집을 펼치면 충분할 일. 그가 생의 구석구석에 돋보기를 대고 살아 숨 쉬는 단어로 서술한 묵직한 울림을 전한다.
그러고 보니 샛강이 물질과 정신 사이에 있는 거처처럼 느껴지기도 하고, 들숨과 날숨 사이에 있는 숨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도심 한복판의 녹지가 문명의 숨구멍이구나 싶었다. 나만 그런 게 아닌지 들어본 적 없는, 듣지 못했던 친구들의 숨소리가 물결털처럼 한 올 한 올 또렷하게 느껴졌다.
- 「숨을 깊게 쉬세요」
작가 소개
지은이 : 김현
2009년 〈작가세계〉 신인상을 받으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소설집 《고스트 듀엣》, 시집 《글로리홀》 《입술을 열면》 《호시절》 《낮의 해변에서 혼자》 《다 먹을 때쯤 영원의 머리가 든 매운탕이 나온다》 《장송행진곡》, 산문집 《걱정 말고 다녀와》 《아무튼, 스웨터》 《질문 있습니다》 《당신의 슬픔을 훔칠게요》 《어른이라는 뜻밖의 일》 《다정하기 싫어서 다정하게》 등이 있다. 김준성문학상, 신동엽문학상을 수상했다.
목차
쉬었다가 다시 하기
숨을 깊게 쉬세요
상냥한 하루
병현에게
침묵의 앰비언스
홀로해변
그저 삶을 사랑하기
우정은 동그랗기도 하지
그 빛에 기대어
미래를 잊지 않기 위하여
거리 두기
강우근
어떤 날
쥐며느리 장례식
실버 라이닝
조금 먼 옆집
하루쯤 지내도 되겠습니까?
삐끗
어깨동무하고 우리가 되어
춤추며 살아남기
바람의 맛
문장으로 시작해서 문장으로 끝내기
사람이 할 수 있는 아름다운 일
고향 가는 길
눈인사
춤추자, 춤추자, 춤추자
회복할 힘
만두가 웃게 해
흐름 속에서
스웨터를 위한 시
그리운 호시노상에게
그건 무슨 향이에요?
고마운 일
우리 어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