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사람이 사라져가는 세상, 국가는 법으로 아이를 만든다. 인구 절벽과 소멸 위기를 막기 위해 제정된 「국가존속비상조치법」(국존법). 모든 성인은 서른 살 전에 정자와 난자를 국가에 납부해야 하며, 국가는 이를 이용해 인공 자궁과 인공 출산으로 인구를 이어간다. 2020 국가존속비상조치법 은 거대한 법과 제도가 인간의 삶을 어떻게 뒤흔드는지를 보여준다. 국존센터에서 자란 아이들, 법을 거부하는 어른들, 그리고 그들 사이의 관계와 갈등 속에서 우리는 질문하게 된다. “국가의 존속과 인간의 존엄 사이에서 당신은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사회 구성원으로서 우리가 받아들이는 ‘법’의 의미를 다시 묻는다. 국가가 강제한 ‘출산과 양육’은 과연 생명을 이어가기 위한 장치일 뿐일까, 아니면 존엄을 침해하는 또 다른 굴레일까. <2020 국가존속비상조치법>은 국가의 존속과 인간의 존엄 사이, 그 좁은 간극에서 어떤 선택을 할 수 있는지를 질문한다.
출판사 리뷰
사회 구성원으로서 우리가 받아들이는
‘법’의 의미를 다시 묻는다.
국가가 강제한 ‘출산과 양육’은
과연 생명을 이어가기 위한 장치일 뿐일까,
아니면 존엄을 침해하는 또 다른 굴레일까.사람이 사라져가는 세상, 국가는 법으로 아이를 만든다.
인구 절벽과 소멸 위기를 막기 위해 제정된 「국가존속비상조치법」(국존법).
모든 성인은 서른 살 전에 정자와 난자를 국가에 납부해야 하며,
국가는 이를 이용해 인공 자궁과 인공 출산으로 인구를 이어간다.
2020 국가존속비상조치법 은 거대한 법과 제도가 인간의 삶을 어떻게 뒤흔드는지를 보여준다.
국존센터에서 자란 아이들, 법을 거부하는 어른들, 그리고 그들 사이의 관계와 갈등 속에서 우리는 질문하게 된다.
“국가의 존속과 인간의 존엄 사이에서 당신은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사회 구성원으로서 우리가 받아들이는 ‘법’의 의미를 다시 묻는다.
국가가 강제한 ‘출산과 양육’은 과연 생명을 이어가기 위한 장치일 뿐일까, 아니면 존엄을 침해하는 또 다른 굴레일까.
[2020 국가존속비상조치법]은 국가의 존속과 인간의 존엄 사이, 그 좁은 간극에서 어떤 선택을 할 수 있는지를 질문한다.

2023년 6월, 선발된 불임부부의 지원을 받아 인공 자궁을 통한 첫 아이가 출생했다. 이는 민한국의 기념비적인 날이 되었다. 4.5 kg의 건강한 남아가 인공수정을 거쳐 인공 자궁에서 5개월을 보내고 예정일보다 하루 일찍 태어났다. 아이 이름은 편강안. 태어나자마자 온갖 생체 검사와 이주에 한 번씩 발달 검사, 달에 한 번은 심리검사를 받으며 아이는 성장했고 온 국민이 그의 성장을 지켜봤다. 만 3살이 되었을 때, 인공 자궁을 이용한 출산에 어떠한 장애나 부작용이 없다고 공포되었다.
한편, 이미 인공 자궁 첫 출산 이후 2023년 7월부터 국존센터는 기증받은 생식세포를 이용하여 극비리에 시험적인 인공 출산을 시작하고 있었다. 시험적으로 생산해 낼 생식세포를 구하는 일은 어렵지 않았다. 인구 증가에 이바지할 정자를 기부하겠다는 사람들은 넘쳐났다. 반면 난자는 기증자가 상대적으로 적었다. 여성들은 난자를 기부하는 것에 묘한 거부감을 느끼고 있었다. 어차피 달마다 떨어져나와 죽어가는 난자인데도 난자 기증은 마치 실제 아이를 버리는 것 같은 죄책감을 느꼈다. 정자에 비해 절대적으로 부족한 난자를 확보하기 위해 국존센터는 배상금을 걸었다. 난자 하나에 천만 원씩을 배상했다. 한편으로는 저명한 석학들을 설득하기 시작했다. 연구 기금과 일자리를 거래조건으로 내세워 생식세포를 확보하기 시작했다. 생식세포는 기증하는 순간부터 국가 소유가 되었다. 기증자에게는 어떠한 정보도 제공되지 않았고 철저히 수정 여부를 숨겼다.
국존센터의 상층부에서는 이렇게 만들어진 아이들이 외부와 단절된 채 자라고 있었다.
- 2023년 6월. -강수찬은 묵묵히 모리암 의원의 말을 듣고 있었다. 표정 관리를 해야 한다는 생각에 필사적으로 안면 근육에 힘을 주고 있자니 되레 이 상황에 어떤 표정을 지어야 할지 생각이 나지 않았다. 강수찬은 모리암 의원의 배웅을 받으며 같이 정원을 걸었다. 둘 다 어떤 말을 해야 할지 모르는 어색함 속에 12월의 찬 공기가 뺨을 에였다. 강수찬은 찬 공기를 맞으면서도 온몸은 형형하게 열이 났다. 눈빛도 붉어졌고 손바닥은 땀이 나서 축축했다. 모리암 의원은 문 앞에서 강수찬에게 악수를 청했다. 맞잡은 손에서 느껴지는 힘과 미소를 띠고 자신을 꿰뚫어 보는 그 눈빛을 강수찬은 필사적으로 받아들이려 애썼다.
이 순간부터 자신의 인생이 달라지는 것이다. 언제나 뿌리 없이 바다 위를 둥둥 떠내려가며 견뎌내고 있는 것 같은 자기 삶이 달라질 것이다. 또한 자신의 뒷배가 되어 줄 이 사람은 현 최고 권력을 가진 사람이기에 강수찬이 하고자 하는 모든 일들에 힘이 실릴 것이며, 강수찬이 바라는 이상적 국가로 한 발 나아가게 되는 시작점이었다.
이 거대한 변화 앞에서 강수찬은 일단 그 자리를 벗어나 조용히 생각할 시간이 필요했다. 모리암 의원과 피플에이드의 배웅을 받으며 그 집에서 벗어나자 비로소 숨이 쉬어지는 것 같았다.
강수찬은 집으로 돌아가는 차 안에서 계속 되뇌었다.
아 버 지 를 찾 았 다. 라고.
- 2053년 12월 2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