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복음과 상황> 2025년 6월호 특집은 '멸종'이다.
출판사 리뷰
아, 전멸은 면했나 보다
달력은 한 해의 가운데 6월인데, 12・3 내란으로 비롯된 긴 겨울과 어수선했던 봄 때문일까요? 조기 대선을 앞둔 지금이 마치 한 해의 마지막 밤처럼 조심스럽습니다.
이제 교회력은 성령강림절과 삼위일체주일을 거쳐, 연중 시기(年中 時期)로 흘러듭니다. 다소 떠들썩한 큰 절기들 사이의 이 고요한 기간은 하늘에 오르신 주님의 가르침을 일상 속에서 한 걸음 한 걸음 따라 살아가는 실전의 시기이지요. 교회는 이 기간에 생명과 희망, 성장을 나타내는 초록색을 사용합니다. 푸른빛 짙은 이달, 일상의 소중함을 다시금 떠올립니다.
그러나 늘 그러하듯, 우리는 굳건하다 믿었던 이 땅, 우리가 의지해온 삶의 기반들이 실은 얼마나 여리고 허술한 얼개 위에 놓여있는지 서늘하게 깨닫습니다. 한바탕 비바람에도 쉬이 흔들리고, 작은 불씨 하나에도 모든 것을 삼킬 듯 위협하는 ‘사라짐’의 그림자는 생각보다 깊고 넓게 드리워져 있습니다.
날마다 애써 쌓아 올린 일상의 성취와 굳건하다고 믿었던 생활의 밑동이 한낱 모래성처럼 허무하게 스러질 수도 있다는 아찔한 자각은, 우리를 겸손하게 만듭니다. 그래서 더욱, 멸종의 두려움 앞에서 좌절하는 대신, 애타게 서로의 여린 구석을 보듬는 연대의 손길을 내밀게 합니다. 소멸의 위협 앞에서, 우리는 더욱 치열하게 사랑하고 희망하며, 주를 기다립니다.
이범진 편집장
목차
● 해외 독자 통신 / 빛바랜 ‘복상’ 더미 속 피어난 새 인연
― 캐나다 ‘기러기’ 신학생 이유경 독자
● 내가 매월 기쁘게 / 말이 헷갈려서 생긴 에피소드 | 배한나
● 사람과 상황 / 한 끼 3천 원, 기분 좋게 한턱내세요
― 따뜻한밥상 숭실대점 박성용 대표
특집 | 멸종
● 인간만 변하면 된다 | 김영웅
● 인류의 멸종 혹은 생존에 관하여 | 녹색정치연구소
● 우리 곁에 사라진 것들 찾아보기 | 편집부
● 이한주의 책갈피 / 세상을 구하는 마지막 방법 | 이한주
● 유배지에서 만난 하나님 / 하나님의 뒷모습(上) | 김기현
● 내향인의 마음 탐구 생활 / 용기 | 이승은·정민호
● 법의 길, 신앙의 길 / 아동 구금이라는 명백한 죄악 앞에서 | 이종찬
● 세상 읽기 / 남북 관계 프레임, 그 뫼비우스의 띠 | 강구섭
● 우리 시대 종교 사상가들과의 대화 III / 클로드 로마노
사건의 해석학을 창출해낸 철학적 해석학의 새로운 기수 | 김동규
● 대안 언론가 함석헌 /《성서조선》필화 사건, 소망의 저널리즘을 위하여 | 민대홍
● 20세기, 한국, 기독교 : 한국기독교를 만든 증인들 / 한상동 : 고려파 전통을 빚어낸 출옥 성도, 산증인 | 이재근
● 예술, 구원을 묻다 / 환대의 삶, 잔치로의 초대 | 백지윤
● 책방에서 | 에디터가 고른 책 | 새 책 맛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