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출판 편집자를 꿈꿔본 적 없어요. 기획자의 요청에 따라 ‘여전히 좌충우돌하는 편집자’라는 콘셉트에 맞춰 쓴 17년 차 정회엽 출판 편집자의 고백기다. 저자 정회엽은 1부에서는 이력서 또는 자기 소개서라는 제목 아래에 자신의 17년간 편집자 생활을 찬찬히 술회했다. 출판 편집자가 뭔지도 모른 상태에서 출판사에 입사하게 된 상황, 입사하고 난 후 출판 프로세서를 익힌 경험, 출판하면서 만들고 싶은 책에 대한 열정, 사회적 공헌 활동을 하는 배우를 섭외하는 방법 등이 시대순으로 잘 정리됐다. 잘 모르는 직업이라 할 수 있는 출판 편집자를 꿈꾼다면 이 부분이 십분 도움 될 듯하다.
2부에서는 출판 편집자 생활을 하면서 읽었거나 만들었던 책들에 관해 한 권 한 권 자신의 경험담을 이야기한다. 표지 디자인을 결정할 때 상황, 책값을 결정하는 고민, 출판 편집자가 독자들과 직접 소통하는 방식 등이 상세하게 담겨 있다. 경력이 오래된 출판 편집자라면 이 부분을 통해 초심으로 돌아가지 않을까 싶다.
출판사 리뷰
책에서 배웠어요
17년 차 출판 편집자 정회엽은 무엇을 말하고 싶었을까?
정회엽은 어려서부터 책을 너무나 좋아하고, 그래서 책과 관련된 일을 하고 싶어 찾고 찾다가 출판 편집자가 된 경우가 아니다. 그야말로 어쩌다 보니 이 일을 시작하게 되었고, 하다 보니 어느덧 시간이 17년이 지나고 있다.
경제적 측면만 놓고 보면 출판계는 그리 권할 만한 동네는 아니다. 그래서 그런지 이 동네 사람들을 움직이는 동력은 ‘더 많은 돈을 벌기 위해’, ‘더 높은 자리에 가기 위해’라기보다는 ‘더 좋은 책을 내기 위해’인 경우가 많다. 출판일을 하는 이유도 ‘책이 좋아서’가 많다. ‘좋아서 하는 일’의 세계에서는 그 좋아함의 정도가 바로 경쟁력이다. 어쩌다 보니 이 일을 시작한 저자로서는 경쟁력 부족을 실감한 때가 한두 번이 아니었다고 한다.
그렇다고 저자가 책이 싫은데 억지로 일하는 건 아니었다. 막연하긴 했지만 분명 좋아하는 편에 속했다. 소비자 측면에서 보면 필요하면 사 보는 딱 그 정도였다. 그런데 이 정도의 마음가짐과 생활습관으로 이 바닥에서 살아가는 건 만만치 않았다. ‘책이 너무 좋아서’, ‘어떡하면 좋은 책을 만들까’ 항상 고민하는 그야말로 ‘책 덕후’ 사이에서 저자는 늘 어떤 열등감을 느끼며 지내왔다. 그러다 보니 아주 빈번하게 ‘내가 계속 책을 만들어도 되는 걸까?’ 하는 질문에 맞딱트렸다. 물론 그 질문에는 지금도 마땅한 답을 찾지 못하고 있다.
디자이너는 책에 있어 작가만큼이나 중요한 존재다. 책이라는 물질은 결국 디자이너의 작업을 통해 생겨나기 때문이다. 책의 꼴을 정하고, 그에 맞는 재료를 정하고, 본문의 레이아웃을 정하고, 책의 겉표지를 정하는 과정은 디자이너 없이는 불가능하다. 특히나 표지가 얼마나 그 책의 성격에 맞고, 또 독자에게 매력적일 것이냐 하는 문제의 중요성에는 모두 공감할 것이다.
책 만드는 일을 하다 보니 종종 ‘이 책은 잘 만든 것 같다’는 느낌을 받을 때가 있다. ‘잘 만든 것 같다’는 건 단순히 ‘좋다’, ‘재밌다’, ‘예쁘다’라는 게 아니라 책이 전하려는 내용과 그 책의 형식(제목, 카피, 디자인, 장정 등)이 조화를 이룬 것처럼 보인다는 뜻에 가깝다. 무언가 전하려는 메시지를 위해 그걸 담은 여러 요소가 일사불란하게 조직된 느낌이랄까? 물론 이 경우를 일컬어 ‘잘 만들었다’고 하는 건 그렇게 만들기 어렵다는 뜻이기도 하다. 그래서 어떨 땐 책의 여러 요소가 충돌하고 어딘가 균형을 이루지 못하는 모습이 더 흥미롭기도 하다.
만약 이 두 책을 만나지 못하고 런던에 도착했다면 어땠을까? 그저 아찔하기만 하다. 2만 원도 안 되는 돈으로 이런 정보를 얻을 수 있다니! 책이란 얼마나 가성비 좋은 상품이더냐!
작가 소개
지은이 : 정회엽
대학 졸업 때까지만 해도 출판사에서 일하게 될 줄은 몰랐습니다. 어쩌다 출판 편집자가 되어 17년째 이 일로 밥벌이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매일매일 부족함을 확인합니다. 밥값은 하는 건지 걱정하며 또 하루를 보냅니다.
목차
○ 작가의 말
○ 1부 | 이력서 또는 자기 소개서
○ 2부 | 편집자의 노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