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아이들은 왜 실패하는가』가 잘못된 방향으로 머리를 쓰는 아이들에 관한 이야기라면 『아이들은 어떻게 배우는가』는 머리를 제대로 쓸 줄 아는 아이들, 능동적이고 효율적으로 배우는 아이들에 관한 이야기이다. 학교 교육이 아이들의 지성을 발달시키기는커녕 오히려 파괴시키고 있음을 확인한 홀트는 아이들에겐 아이들의 상태에 알맞은 배움의 방법이 있으며, 어른들이 훈련을 통해 그 방법을 쓰지 못하도록 길들이기 전까지는 자연스럽게 그 방법을 써서 배운다는 결론에 도달한다. 『아이들은 어떻게 배우는가』는 배움이 가장 효율적으로 일어나는 시기인 취학 전 아동들을 대상으로 그들이 가진 배움에 대한 열정과 타고난 배움의 방식, 능력을 세밀하게 기술한 책이다.
출판사 리뷰
1. 아이들은 어떻게 배우는가
교육에 대한 지나친 열정으로 영유아 시기부터 주입식 지식 교육을 시키는 부모들이 늘어나고 있으며 그로 인한 폐해도 심심찮게 거론되고 있다. 교육이 아이들이 태어난 이후 배우는 모든 것, 자연과 인간 세계에서 살아가면서 획득하는 모든 것을 의미한다면 대여섯 살 이전에 배운 것의 가치는 그 후에 배우는 모든 것의 가치를 능가한다. 그러나 지나치게 서두르거나 가르치려 들다가는 오히려 아이들이 타고난 배움의 능력과 열정을 파괴시켜버릴 수 있다. 아이들이 세상에 대한 호기심과 용기, 자신감, 독립심, 참을성, 이해력을 키우도록 돕는 방법은 단 하나, 아이들을 사랑하고 그들과 함께하는 매 순간을 기쁘게 즐기는 것이다. 아이들은 어른들의 눈에는 더디고, 비효율적인 것으로 보이는 이러한 방식을 통해 생애 그 어느 시기보다도 빨리, 효과적으로 세상을 배워나간다.
2. 아이들이 타고난 배움의 열정과 능력, 시간표를 존중하라!
사람의 일생 중 그 어느 시기보다 가장 효율적으로 배우는 시기는 서너 살 이전 시기이다. 이 연령대의 아이들은 큰 아이들보다, 그리고 자신들이 컸을 때보다 훨씬 잘 배운다. 그 이유는 배움이 효율적으로 이루어지는 특정한 방식으로 머리를 쓰기 때문이다.
아이들의 타고난 배움의 방식은 놀이와 실험을 통해 가장 잘 드러난다. 어린아이들은 주변에 있는 사물이나 사람들과의 관계 등 어느 것에서나 놀이를 발견해낸다. 어린아이들이 즐겨하는 모든 놀이는 세상이 움직이는 방식에 대한 탐구이자 인과관계에 대한 실험이다. 어른들이 아이들의 지적 호기심을 고양시키고, 그들의 탐구를 돕는 유일한 길은 아이들을 가르치려 서두르지 않고, 다만 즐겁게 놀아주는 것뿐이다.
▶ 의사소통 수단으로서의 언어 교육
예를 들어 어린 아이들은 놀이를 통해 소리를 내는 법을 배우고, 주위 사람들이 말을 통해 무언가를 이룬다는 것을 관찰하면서 그 효과에 주목한다. 그리고 자기도 그런 방식으로 주변에 영향을 미치려는 욕구 때문에 단어와 문장을 따라하고, 그것이 통하는 경험을 통해 말을 배운다. 따라서 아이들이 효과적으로 말을 배우게 하려면 아이들이 시도하는 모든 행동에 애정 어린 반응을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
읽기와 쓰기 역시 이런 방식으로 배울 때 가장 효율적이다. 아이들에게 억지로 글을 가르치려 하면 오히려 역효과가 나기 쉽다. 그보다는 읽기와 쓰기는 소리 없는 말이며 그것을 통해 의사소통이 이루어진다는 것을 깨닫게 하면 그런 방식으로 소통하고 싶은 필요와 욕구 때문에 자연스럽게 글자를 터득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자기가 하고 싶은 말을 글로 표현하게 된다. 굳이 글쓰기니 논술이니를 따로 가르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 스포츠를 통해 배우는 삶의 리듬
스포츠는 아이들이 미지의 세계에 적응하고 삶의 리듬을 배우는 특별한 활동이다. 직접 몸을 움직이는, 다시 말해 직접적인 위험과 도전에 맞서야 하는 스포츠 활동에서는 아이들의 감정에 민감해야 한다. 아이들은 용기를 타고나지만 진폭이 크고 쉽게 고갈되기 때문에 강요하기보다는 언제든 뒤로 물러나 충전할 여유를 주어야 한다. 이런 경험을 충분히 한 아이는 어려운 일이나 실패가 닥치더라도 두려움 없이 다시 시도할 수 있는 삶의 리듬을 배울 수 있다.
▶ 아이들의 창의력을 키우려면
아이들의 창의성 교육에서 특히 강조할 점은 아이들에게는 어떤 과제가 주어지든 ‘무작정 놀기’가 선행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아이들은 설명을 통해서가 아니라 주어진 자료를 가지고 충분히 놀면서 그 형태와 모양, 감각 등을 익히고 일정한 내적 모델을 세우는 과정을 통해서 관계를 이해할 수 있다. 이런 식으로 세계를 접하고 그 관계를 깨닫는 경험을 한 아이는 어떤 상황에서도 겁먹지 않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자신감과 용기를 배운다.
그러나 우리가 정말 잊지 말아야 할 것은 모든 아이들은 나름의 시간표를 가지고 태어난다는 것이다. 아이들은 자기가 배우고 싶은 것을, 자기가 배우고 싶을 때 가장 잘 배운다. 언제, 무엇을 배워야 한다고 미리 정해놓고 아이들에게 배울 것을 강요하는 대신 아이들이 무엇에 흥미를 느끼는지 주의 깊게 살피고 기다려줄 줄 아는 지혜가 필요하다.
3. 강제적인 교육에서 자율적인 배움으로
『아이들은 왜 실패하는가』와 『아이들은 어떻게 배우는가』를 발표한 후 홀트는 한동안 하버드대학교, 버클리대학교 등에서 방문 교사로 일하며 단편적인 지식의 주입이 아니라, 아이들이 실제로 세상을 이해하고 살아나가는 데 필요한 총체적인 이해와 내적 모델을 심어주는 교육 개혁을 주장하며 적극적으로 학교 개혁에 나서지만 결국 학교는 개혁될 수 없다는 결론에 도달한다.
이후에는 『월요일에는 무얼하지?What Do I Do Monday?』, 『아동기로부터의 탈출Escape From Childhood』, 『자유를 넘어서Freedom and Beyond』,『당신의 아이는 당신이 가르쳐라Teach Your Own』, 『학교를 넘어서Instead of Education』(근간예정) 등의 저서와 《Growing Without Schooling》 같은 잡지를 통해 아이들의 배움을 돕기보다는 오히려 가로막고 방해하는 강제적인 교육에서 아이들을 구출하는 ‘’지하조직an underground railroad’을 구축하자고 주장하며 ‘언스쿨링’ 운동을 주도했다.
이번에 출간된 『아이들은 어떻게 배우는가』는 1983년의 개정증보판을 원전으로 번역하였다. 홀트는 이 책을 개정하면서 초판의 내용을 고치는 대신 이후에 갖게 된 새로운 생각이나 사고의 전환을 덧붙이는 방식을 취하였다. 따라서 이 책에는 홀트가 죽기 직전까지 ‘언스쿨링’ 운동에 매진하면서 얻게 된 심도 깊은 교육 철학이 담겨 있다. 학교 제도와 교육을 다시 생각하는 계기가 될 뿐 아니라 ‘언스쿨링’의 의미와 방법을 고민하는 이들에게 많은 시사점을 줄 것이다.
작가 소개
저자 : 존 홀트
1923년 뉴욕 시에서 태어나 뉴잉글랜드 지역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다. 2차 대전에 참전해 잠수함에서 근무했고, 종전 후에는 세계연방운동에서 일했다. 1964년에 출간된 『아이들은 왜 실패하는가』는 인간에 대한 깊은 이해와 아이들에 대한 사랑, 가르치는 일에 대한 열정으로 아이들의 내면과 교실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섬세하게 기록한 일종의 ‘교실 민속지’로 교육을 생각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큰 반향을 일으켰다. 뒤이어 출판된 『아이들은 어떻게 배우는가』는 배움을 강요당하기 이전 시기의 어린 아이들이 세계를 탐구하고 배우는 과정을 기록한 책으로 역시 큰 주목을 받았다. 이후에는 『학교를 넘어서Instead of Education』,『What Do I Do Monday?』, 『Escape From Childhood』, 『Freedom and Beyond』,『The Underachieving School』 등의 저서와 《Growing Without Schooling》등의 잡지를 통해 인간과 삶, 배움과 가르침, 교육체제의 근본적 의미에 대한 물음을 멈추지 않았다. 그의 생각들은 지금은 널리 퍼진 언스쿨링?홈스쿨링?대안교육의 바탕이 되었다.
역자 : 공양희
경남 산청의 한 산골에서 남편과 두 아이와 더불어 생태적인 삶, 자급자족적인 삶을 실천해왔다. 아이들이 십 리쯤 떨어진 산골초등학교를 겨우 마치고 집에서 지내게 된 것도 같은 맥락에서다. 『프리스쿨』같은 책을 번역하기도 했지만 대안교육보다는 훨씬 급진적으로 기존의 체제에서 벗어나는 삶을 살고 실험하고자 하고 있다. 그런 점에서 존 홀트의 근본적인 태도를 존경한다. 지금은 청년이 된 아이들에게 삶의 터전을 물려주고 남편과 더불어 유랑 중이다.
역자 : 해성
1986년 생으로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일찍이 삶의 현장에 뛰어들었다. 집안의 전통인 농사에서 시작해서 무술, 편집일, 번역, 밴드, 농업 노동자, 캠프교사 등 사뭇 맥락이 닿지 않는 일거리를 전전하다가 지금은 다시 농사짓는 일을 정식으로 익히고 있는 중이다. 젊은이들이 주축이 되는 농사 공동체도 시작했다. 번역서로 『매혹의 조련사 뮤즈』가 있다. 이 책을 함께 번역한 공양희 씨와는 모녀간이다.
목차
머리말
1. 아이들에 관해 배우기
2. 아이들의 놀이와 실험
3. 아기들은 어떻게 말을 배울까
4. 읽기와 쓰기, 소리 없는 말
5. 스포츠와 삶의 리듬
6. 창의성 교육
7. 공상, 현실 세계로 들어가는 마법의 문
8. 타고난 열정과 능력을 어떻게 살릴까
9. 배움과 사랑
옮긴이의 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