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아이가 그린 그림에, 아이가 지은 이야기 한 편을 엮은 그림책입니다. 일곱 살배기 아이는 꽃게와 지렁이, 황새를 두고 어떤 상상을 펼쳤을까요? 일곱 살 때 진욱이는 신기한 그림들을 그리고 엄마, 아빠에게 \'꽃게와 지렁이\'라는 이야기를 들려주었습니다. 그때 엄마는 진욱이가 들려준 이야기를 받아 적었고, 진욱이는 자기 그림과 엄마 글씨를 책처럼 묶어 주변 친구들에게 나눠주었지요. 그것이 이 책의 탄생 내력입니다.
모든 부모는 아이가 창의력, 표현력, 인지력, 상상력이 풍부한 아이로 크길 바라지요. 하지만 그 전에 부모가 먼저 아이의 상상의 세계를 격려해주고 지켜줄 줄 알아야 합니다. 그래야 자기의 감정과 이성을 최대한 느끼고 만끽하면서 꿈이 있는 아이로 클 수 있으니까요. 책 뒤쪽에는 진욱이의 아빠 송호창 씨가 쓴 「부모는 자유로운 아이의 보조자입니다」와 유아교육자 김명하의 글 「우리 아이 상상의 세계, 어떻게 지켜줄 수 있을까요?」를 수록하였습니다.
출판사 리뷰
일곱 살짜리 아이가 마음껏 그리고 지은, 그림이야기
『꽃게와 지렁이』는 아이가 그린 그림에, 아이가 지은 이야기 한 편을 엮은 그림책이다. 등장인물인 꽃게와 지렁이, 황새가 함께 펼치는 이야기가 일곱 살배기 아이의 꾸밈없는 솜씨와 상상력으로 발휘된다. 투박하긴 하지만 풍부한 표현력을 보여주는 꽃게와 지렁이, 황새의 스케치에 ‘은혜 갚은 ○○○’ 식의 동화를 독특하게 각색한 듯하며 다소 엉뚱해 보이기도 하는 이야기가 절묘하게 어울리고 있다(일곱 살에 이 그림이야기의 원고를 쓴 송진욱은 지금 열두 살이 되었다).
아이들은 기성 작가의 세련된 창작물도 좋아하지만, ‘특히 좋아하는 글과 노래, 이야기들은 대개 또래 아이들이 쓴 글’이라고 한다. 일곱 살 아이의 눈높이를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꽃게와 지렁이』는 그 또래의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특별한 책이 될 것이다. 게다가 이 책은 우리 주위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아이다운 아이의 창작물이다. 맞벌이 부모 아래서 자라났으며, 같은 또래의 여느 아이들이 그렇듯이 상상력이 왕성한 한 아이가 부모의 도움을 받아 만들어낸 책인 것이다. 『꽃게와 지렁이』의 탄생 내력은 이렇다.
어느 날 엄마, 아빠는 진욱이가 그린 신기한 그림들을 보았습니다. 진욱이에게 무슨 그림들이니 하고 물었더니 진욱이는 엄마, 아빠에게 ‘꽃게와 지렁이’라는 재미난 이야기를 들려주었습니다. 그때 엄마는 진욱이가 들려준 이야기를 받아 적었고, 진욱이는 자기 그림과 엄마 글씨를 책처럼 묶어 주변 친구들에게 나눠주었습니다. 그 후 여러 해가 지나 정식으로 책을 펴내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엄마 글씨와 진욱이 그림을 함께 엮어보니 어른 글씨라서 아이 그림과 잘 어울리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진욱이가 글씨를 한번 써보았는데, 이번에는 글씨가 꼬물꼬물해서 읽기가 불편했습니다. 이런 까닭에 책을 만들면서 진욱이 글씨는 제목으로만 남기고, 본문 이야기는 읽기 좋은 활자체로 바꿔 넣게 되었습니다. 진욱이의 그림이야기는 이렇게 해서 『꽃게와 지렁이』라는 그림책이 되었습니다.
―37쪽
부모는 ‘자유로운 아이’의 보조자라는 사실을 일깨우는 책
이 책 뒤쪽에 실린 송호창(송진욱 아빠)의 「부모는 자유로운 아이의 보조자입니다」와 유아교육자 김명하의 「우리 아이 상상의 세계, 어떻게 지켜줄 수 있을까요?」라는 글은 『꽃게와 지렁이』가 가능하게 된 과정과 그 의미를 짚어낸다.
진욱이는 어릴 때부터 하루 종일 입이 쉬지 않았습니다. 보고 들은 얘기를 옮기기도 하고 그전엔 그림만 그리더니 언제부턴가(아마 6, 7세) 글자를 배운 후로는 이야기를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 그게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는 것이고, 그러면 옆에서 ‘우와 정말 재밌다’ 하며 놀라고 맞장구쳐주기만 합니다. (…) 지금까지 그랬지만 앞으로도 아이를 시험, 학교, 취업 등에 얽매여 시달리지 않게, 자기가 하고 싶고, 자기가 정말 잘할 수 있는 일을 하면서 살게 하고 싶은 것이 부모의 바람입니다. (…) 한마디로 요약한다면 아이를 최대한 자유롭게, 자기의 감정과 이성을 최대한 느끼고 만끽할 수 있도록 그저 옆에서 보조해준다는 것이 저희 부모의 생각입니다.
―「부모는 자유로운 아이의 보조자입니다」
공부 잘하는 아이, 창의성 높은 아이, 표현력 우수한 아이는 단지 결과일 뿐입니다. 결과에 앞서 우리는 먼저 그 과정을 생각해보아야 합니다. (…) 창의력, 표현력, 인지력 등 수많은 ‘력’에 앞서 아이들의 현재 모습에 대해 먼저 살펴보았으면 좋겠습니다. (…) 아이들이 상상하는 세계를 어른들이 지켜주기란 쉽지 않습니다. 아이들의 엉뚱한 생각은 곧잘 잘못된 생각으로 폄하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 진욱이의 부모님 (…) 그들이 가지고 있는 한 가지 확고한 가치관이 진욱이의 상상 속 세계를 어떻게 지켜주고 있는가에 대한 하나의 작은 예를 말씀드리고자 하는 것입니다. (…) 아이의 상상이 지속되고 확장될 수 있도록 부모들의 들어주는 귀와 격려하는 말이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우리 아이 상상의 세계, 어떻게 지켜줄 수 있을까요?」
이 시대의 어느 부모건 자기 아이가 창의력, 표현력, 인지력, 상상력이 풍부한 아이로 크길 바란다. 하지만 그런 결과만 바라기 전에 부모는 아이가 상상의 세계를 펼칠 때 이를 들어주고 격려하면서 지켜줄 줄 알아야 한다. 그래야 자기의 감정과 이성을 최대한 느끼고 만끽하면서 이러저러한 ‘력’들이 풍부한 ‘꿈이 있는 아이’로 클 수 있다. ‘아이의 상상이 지속되고 확장될 수 있도록 들어주고 격려해주는’ 부모 덕분에 송진욱은 일곱 살 때부터 지금 열두 살 때까지 ‘동화작가’라는 특별한 경험을 계속하고 있는 것이다. 책이 나온다는 소식을 들은 송진욱은 아빠를 통해 이런 글을 보내왔다.
“내 책이 나온다.”
다 큰 아저씨나 아줌마만 글을 써서 책을 만드는 줄 알았는데, 나도 내 책이 나온다. 일곱 살 때 그냥 바닷가에서 놀다가 생각나서 쓴 글이 ‘꽃게와 지렁이’다. 그냥 쓴 글인데 어느 날 어른들이 좋다고 하고, 이제 그것이 책이 되어 나온다. 믿어지지 않는다.
엄마가 받아 적은 이야기와 자기의 그림을 책처럼 묶었을 때도 송진욱은 같은 기분이었을 것이다. 이 글은, 부모는 아이의 보호자이면서 동시에 자유로운 아이의 보조자라는 사실을 다시금 일깨운다.
작가 소개
저자 : 송진욱
1998년에 태어났습니다. 공동육아 어깨동무 어린이집을 나온 뒤 지금은 과천 자유학교 5학년에 다니고 있습니다. 밖에 나가 공 차며 놀라는 엄마, 아빠의 잔소리에도 방바닥에 배를 깔고 그림 그리기, 방구석 이불더미 위에서 책 보기를 고집하는 아이입니다. 요즘은 『해리포터』 같은 소설에 푹 빠져서 한번 읽기 시작하면 끝장을 보고야 맙니다. 정반대의 성격을 가진 동생과는 매일 싸우지만 안 보이면 찾는 형이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