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대학입시만을 위한 교육, 주입식 교육에 찌들어가는 우리 아이들의 교육 현실은 실로 각박하다. 상위권에 들지 못하면 아이는 인생의 패배자가 되고 만다. 그래서 부모님들은 허리가 휘도록 일하여 아이들 학원도 보내고 과외도 시킨다. 저자는 이러한 현상을 학생의 현실, 학부모의 현재 모습, 교사와 학교, 교육 관료들의 행동에서 조목조목 찾아내고 있다. 그러나 모든 문제를 교육에서만 찾기에는 무리가 있기에 교육과 더불어 경제, 나아가 삶의 방식에서도 찾고자한다. 다시말해, 참교육을 뿌리내리려면 \'나\'부터, 즉 우리부터 무엇을 할 것인가 고민해야 한다. 학생인 나부터, 교사인 나부터, 학부모인 나부터! 말이다.
출판사 리뷰
나부터의 생태적 삶―교육 문제를 푸는 열쇠
견고한 바위도 끊임없이 떨어지는 물 한방울에 뚫리는 법이다. 강수돌 교수는 견고한 경쟁 체제와 거기에서 비롯된 교육 문제를 뚫기 위해 ‘나부터’ 삶의 패러다임을 바꾸어 가자고 말한다. 앞에서 말했듯 지금의 교육 문제는 ‘교육’이라는 한 분야의 문제가 아니라 ‘삶 전체’와 관련된 총체적인 문제이기 때문이다.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부모가 ‘경쟁’이라는 자본주의적 삶의 질서에서 벗어나야 한다. 조치원 서당골에서 직접 귀틀집을 짓고 노모와 아내, 세 아이들과 함께 살고 있는 저자는 이 책 5부에서 자신의 시골생활을 들려주며 부모들의 실천을 촉구한다. 지금처럼 남보다 높은 지위, 더 많은 돈을 차지하기 위해 서울로, 서울에서도 강남으로 진출하려 하는 한, 교육 문제는 그리고 부모 자신과 아이들의 ‘형편없는 삶의 질’(인간으로서의 자기 존엄성과 정서적 풍요로움을 느낄 수 없는 삶)은 결코 해결되거나 나아질 수 없다는 것이다.
강수돌 교수의 실천―과천에서 청주로, 청주에서 조치원 서당골로
‘말이 태어나면 제주도로 보내고 아이가 태어나면 서울로 보내라’는 말은 우리나라 부모들에겐 삶의 원칙 같은 것이다. 서울에 가야 최소한 서울과 가까운 수도권에라도 살아야 아이가 출세할 수 있다! 이렇게 아이들의 교육을 위해 서울로 서울로 향하는 세태와 반대로 강수돌 교수는 과천에서 살다 청주로, 청주에서 다시 조치원으로 온 가족이 함께 거처를 옮겼다. 물론 강수돌 교수의 거주지가 조치원이 된 것은 그가 고려대 조치원 캠퍼스의 교수가 되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자식 교육 때문에 ‘서울’에 대한 미련을 못 버리는 많은 사람들은 직장이 충청권이나 강원권만 되어도 통근할 생각부터 하고, 그보다 먼 전라도나 경상도로 발령이 나는 경우 아버지만 내려가고 나머지 가족들은 서울에 남는 것이 보통인 현실을 감안할 때 그의 ‘결단’을 ‘당연한 일’로 치부할 수만은 없을 것이다. 그러면 강수돌 교수가 서울 근교에서 살았을 때와는 비교할 수 없는 삶의 만족과 행복감을 느낀다는 서당골의 시골생활을 잠시 살펴보자. 강수돌 교수가 매일 아침 하는 일은 식구들의 오줌통을 자신이 직접 만든 부춧돌식 뒷간(일반적인 재래식 화장실인 푸세식과 달리 발 받침으로 적당한 크기의 돌이나 나무를 놓고 그 위에 올라가 앉은 뒤 재나 톱밥이 놓여 있는 삽 위에 큰일을 보도록 되어 있는 뒷간. 삽 위의 똥은 그때그때 거름밭으로 보내진다. 앞쪽에는 오줌통이 놓여 있다. 본문 p.298 참조)의 큰 오줌통에 버리는 일이다. 큰 통이 다 차면 거름밭에 뿌리고, 그 거름은 가족들이 손수 일구는 텃밭에 뿌려진다.
중학교 3학년인 큰아이는 자전거로 통학하고, 초등학교 2,3학년인 둘째와 셋째는 등교할 때는 강수돌 교수가 출근길에 내려주고 하교할 때는 자기들끼리 10리 길을 걸어온다. 아이들 모두 공부하는 학원에는 다니지 않고, 자기들이 배우고 싶다고 해서 보내는 무용이나 태권도 학원을 다닌다. 세 아이들 모두에게 집 주변의 자연은 놀이터이자 호기심의 대상이며, 친구이다. 그래서 강수돌 교수의 아이들은 벌레를 무서워하지 않는다(당연히 죽이려 하지도 않는다). 그의 아이들은 땅 밖에 나온 지렁이를 보면 손에 잡고 반갑게 인사한다. “지렁아 안녕?” 그리고 다시 흙 속으로 돌려준다. 지렁이가 있는 흙을 벗어나면 살 수 없다는 것과 흙에게도 지렁이가 있는 게 좋다는 걸 알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강수돌 교수에게 중3인 큰 아이는 이제 도시에 있는 고등학교에 보내야 하지 않겠냐(여기에는 ‘일류대를 가기 위해서는’이라는 말이 생략되어 있다)고 하지만 고등학교는 대안학교로 보내려는 게 강수돌 교수 부부의 생각이다.
강수돌 교수의 아내 조경선씨는 교사인데, 조치원에 내려올 때 전근 신청을 내어 지금은 대전의 한 초등학교 교사로 근무하고 있다(그녀는 조치원 역에서 기차를 타고 출퇴근한다). 아이들에게는 책보다는 자연을 직접 경험하는 것이 백 배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그녀는 1년에 한 번씩 반 아이들과 ‘선생님 시골집 일일체험’을 한다(시골집에서 직접 딴 푸성귀로 밥을 먹고, 집 바로 뒤의 산이며 집 앞의 마당과 과수원 등을 신나게 돌아다니며 놀았던 아이들은 남은 학기 내내 그날 얘기를 하며 즐거워한다고 한다). 조경선 선생이 서울 떠나길 두려워하는 어머니들에게 들려주는 얘기는 다음과 같다. “시골 생활에 대해 미리 예단하는 것은 금물이다. 가상 경험이나 피상적 이해로는 생태적 시골 생활이 불가능하고 불편할 것 같지만, 실제로 생활하다 보면 그 과정에서 두려움과 불편함이 신기하게도 ‘깨지고 없어진다’. 직접 살아보는 체험 속에서 자기도 모르게 두려움은 사라지고, 소록소록 피어오르는 행복감이 불편함을 더 이상 불편함으로 느끼지 못하게 한다.”
대안학교, 주말농장, 유기 농산물로 밥상 차리기 ― 나부터의 작은 실천
문제는 결단이다. 작은 실천이지만 결코 쉬운 실천은 아닌(쉬운 실천이 아니라는 것은 역설적으로 이 방법이 근본적 해결책에 가까움을 반증한다) 생태적 삶을 지금부터 가족과 이웃과 공유하고 하나하나 직접 체험할 준비를 갖춰가자. 여건을 만들어서라도 지금부터 실천하자. 이런 결단이 서 있을 때라야 아버지나 어머니의 직장이 지방으로 발령이 날 때 기꺼이 온 가족이 지방으로 향할 수 있다. 가족의 정이 중요하다고 말만 하지 말고 온 가족이 함께 모일 수 있는 여건과 시간을 능동적으로 확보해 나가자. 아이들과 함께 주말농장에라도 가자. 상대평가된 성적으로 아이를 억누르기보다 아이의 잠재력을 끌어낼 수 있는 대안학교를 찾아보자. 동네에 사는 엄마들끼리 공동육아를 계획해 보자. 가족의 밥상에 유기 농산물을 올리자. 강수돌 교수는 이 책 말미에 참된 변화를 위한 7가지 지침과 변화를 도와줄 수 있는 단체 및 학교의 사이트를 수록해 작은 실천이라도 함께 해나가길 촉구하고 있다. 엄마 아빠가 달라져야 교육이 살고, 아이들이 살고, 부모 자신이 살 수 있다며 말이다.
작가 소개
저자 : 강수돌
서울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서울대 대학원 경영학 석사 및 독일 브레멘대학교 경여학 박사(노사관계)학위를 받았다. 한국노동연구원 연구위원(1995~1997)을 거쳐, 현재는 고려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로 있다. 저서로는『경영과 노동』이 있고, 역서에『팀 신화와 노동의 선택』등이 있다.
목차
1. 21세기의 아이들
인터넷 농담 하나
희망은 있다?
잘못하면 인생을 헛살기 쉽다!
중등 사회교과서 다시 읽기
한탕주의, 왕따, 그리고 학교폭력
2. 엄마 아빠가 달라져야 교육이 살아요
\'옆집 아줌마\'를 조심하라?
아이에 대한 두 관점 - 사랑의 결실이냐 제2세대 노동력이냐
이겨야 산다?
학부모들의 자화상
아이들의 참된 행복을 위하여
3. 희망 학교, 꿈 선생님
인디언 아이들의 시험과 백인 아이들의 시험
복잡한 반성, 잃어버린 학교를 찾아서
일류주의 강박증의 덫
4. 교육개혁의 물레
벤처 시대의 개미와 베짱이
다시 생각하는 백년의 큰 설계
낡은 패러다임, 뒤틀린 교육 시스템
전혀 다른 길
5. 나는 어떻게 하고 있나?
나는 오늘도 내 오줌통을 즐겁게 비운다
불편함 속에 행복감이 함께 있다
시골생활과 아이 교육문제
다르게 산다는 것의 의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