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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와 연
래빗홀 | 부모님 | 2026.0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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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서 소개

한국과학문학상 대상, K-스토리 공모전 2회 연속 최우수상 등 2021년 데뷔 이래 각종 공모전에서 두각을 드러내온 청예의 장편소설 《주와 연》이 출간되었다. 《오렌지와 빵칼》 《일억 번째 여름》 등을 선보이며 강렬하고 환상적인 이야기로 주목받아온 청예는 그만의 탁월한 작품 세계를 입증하며 2026년 올해로 데뷔 5년을 맞았다.

2023년 한국과학문학상 대상 수상 당시 “이 한편의 블랙코미디를 완주한 것이 이번 심사 과정의 보람”(소설가 구병모), “시종일관 유머가 흐르고 활력감이 있다”(소설가 김성중)라는 평을 받은 청예는 2024년부터 독자들의 열렬한 사랑을 확인했다. 그간 SF와 오컬트, 로맨스, 미스터리, 판타지 등 장르의 구애 없이 서사의 가능성을 끊임없이 갱신하며 철학적 화두와 특유의 재미를 동시에 담보해온 청예. 그가 이번에는 죽음과 환생, 삶의 본질을 되묻는 오컬트미스터리로 독자들과 만난다.

17세 ‘오주희’는 아버지의 외도로 가정이 파탄 난 후 무당의 힘을 빌려 아버지와 계모의 딸 ‘오연린’으로 환생한다. 오직 복수라는 두 번째 삶의 목표를 끈질기게 실행해나가던 연린. 그의 앞에 자신과 유사한 결핍을 지닌 ‘박은정’이 나타나고, 두 사람은 서로의 가정을 필사적으로 파괴하며 점차 비틀린 관계를 맺는다. 그토록 바라던 복수가 완성된 후 좀처럼 행복감을 느끼지 못하는 연린 앞에, 예기치 못한 인연이 등장하면서 연린은 복수의 끝에서 또 다른 생을 꿈꾸기 시작한다.

《주와 연》은 ‘복수와 사랑’이라는 오랜 시간 사랑받아온 주제로 독자들을 끌어당기며, 복수를 마친 이후 생의 의미는 무엇인지, 용서의 완성은 어디까지인지를 다시금 자문해보게 한다. 여기에 전작에서도 다루었던 무속신앙과 인간의 원형적인 욕망이라는 요소는 이번 작품에서 한층 더 과감한 방식으로 활용됨으로써 소설에 뚜렷한 깊이와 몰입감을 더한다.

  출판사 리뷰

“살아감이 축복이 아니라 형벌이라고 생각해본 적 있나요?”

죽음과 환생, 증오와 사랑의 원형을 꿰뚫는 강렬한 목소리
한국과학문학상, 교보문고 스토리 공모전 수상자 청예 신작


언뜻 보편적인 가족의 가식과 허위를 한 꺼풀씩 벗겨나가는 소설로 보일 수 있으나, 대단원을 앞두고 짜릿한 방향 전환이 일어난다. 이 과감한 전환을 직접 경험하고 경악에 빠져보기를 권한다._정세랑(소설가)

( )를 위해서라면 목숨을 바칠 수도 있어. 이때 괄호 안엔 무엇이 들어갈 수 있을까? 오주희는 그 자리에 복수라고 적고 다시 태어난 여자다. 흥미진진한 전개 끝에 만나는 저주와 인연의 우로보로스._이희주(소설가)

타락한 세계에서 나였던 것과 나인 것과 나일 것 그 모든 것에서 아무런 희망을 찾아내지 못한 이들은 회귀의 원 안에서 돌아버리기를 선택했다. 천륜을 거스르는 불쾌한 쾌락의 맛이 대단하다._권김현영(여성학자)

한국과학문학상 대상, K-스토리 공모전 2회 연속 최우수상, 교보문고 스토리 공모전 우수상 등 2021년 데뷔 이래 각종 공모전에서 두각을 드러내온 청예의 신작 장편소설 《주와 연》이 출간되었다. 《오렌지와 빵칼》 《일억 번째 여름》 등을 선보이며 강렬하고 환상적인 이야기로 주목받아온 청예는 그만의 탁월한 작품 세계를 입증하며 올해로 데뷔 5년을 맞았다. 2023년 한국과학문학상 대상 수상 당시 “이 한편의 블랙코미디를 완주한 것이 이번 심사 과정의 보람”(소설가 구병모), “시종일관 유머가 흐르고 활력감이 있다”(소설가 김성중)라는 평을 받은 청예는 2024년부터 올해까지 3년 연속 예스24 ‘한국문학의 미래가 될 젊은 작가’로 선정되며 독자들의 열렬한 사랑을 확인했다. 그간 SF와 오컬트, 로맨스, 미스터리, 판타지 등 장르의 구애 없이 서사의 가능성을 끊임없이 갱신하며 철학적 화두와 특유의 재미를 동시에 담보해온 청예. 그가 이번에는 죽음과 환생, 삶의 본질을 되묻는 오컬트미스터리로 독자들과 만난다.
17세 ‘오주희’는 아버지의 외도로 가정이 파탄 난 후 무당의 힘을 빌려 아버지와 계모의 딸 ‘오연린’으로 환생한다. 오직 복수라는 두 번째 삶의 목표를 끈질기게 실행해나가던 연린. 그의 앞에 자신과 유사한 결핍을 지닌 ‘박은정’이 나타나고, 두 사람은 서로의 가정을 필사적으로 파괴하며 점차 비틀린 관계를 맺는다. 그토록 바라던 복수가 완성된 후 좀처럼 행복감을 느끼지 못하는 연린 앞에, 예기치 못한 인연이 등장하면서 연린은 복수의 끝에서 또 다른 생을 꿈꾸기 시작한다.
《주와 연》은 ‘복수와 사랑’이라는 오랜 시간 사랑받아온 주제로 독자들을 끌어당기며, 복수를 마친 이후 생의 의미는 무엇인지, 용서의 완성은 어디까지인지를 다시금 자문해보게 한다. 여기에 전작에서도 다루었던 무속신앙과 인간의 원형적인 욕망이라는 요소는 이번 작품에서 한층 더 과감한 방식으로 활용됨으로써 소설에 뚜렷한 깊이와 몰입감을 더한다. 죽음과 환생, 증오와 복수, 사랑 사이의 공백들을 통찰력 넘치는 사유로 채우는 이 소설은 삶의 진정한 의미를 돌아볼 기회를 제공하며 “모든 일의 시작은 죽음이 아니라 살아감에”(작가 인터뷰) 있음을 깨닫는 길로 우리를 이끌 것이다.

오직 복수만을 바랐던 두 번째 삶
비틀린 욕망으로 시작된 운명의 저주


“이깟 신분증, 몇 번이고 재발급하면 그만이야. 잃어버렸다는 사실조차 까먹고 살 텐데 어떻게 복수가 돼. 복수는 말이야, 당했다는 사실을 평생 못 잊게 만들어야지. 복수는 사건이 아니라 기억이라고.” (p. 95)

“살아감이 축복이 아니라 형벌이라고 생각해본 적 있나요? 아주 오래전 동화에서 봤는데요. 우리는 매 순간 누군가를 가해하며 살잖아요. 그러니 살아감은 형벌이고 죽음만이 축복이래요. 매일 삶을 소진하고 죽음에 가까워진다면, 사실은 매일 축복을 받고 있는 거죠.” (p. 275)

매 작품마다 다채로운 시공간을 누비며 대담한 상상력을 펼친 청예는 이번 작품에서 복수와 사랑을 맹렬히 탐구하며 욕망의 지평을 폭 넓게 확장해 보인다.
환생 후 계모와 아버지를 향한 복수를 치밀하게 실행하던 연린. 그의 눈에 가족 누구에게도 관심과 애정을 받지 못하는 은정의 모습이 들어온다. 은정을 향한 동정, 그리고 전생의 자신을 보는 듯한 묘한 기시감을 품고 연린은 은정과의 거리를 착실히 좁혀간다. 은정이 연린의 복수를 함께하는 조력자로 거듭나며 두 사람은 “서로의 가정을 파괴하는 나쁜 기적”이 되기로 결심한다. 복수가 완성될수록 더욱 단단한 유대를 맺는 두 사람. 어느새 연린과 “한편”이 아닌 “한 몸”이 되기를 바라게 된 은정은 자신만의 맹목적인 사랑을 빠른 속도로 키워간다.
그러던 연린에게 또 다른 인연이 다가온다. 한평생 치열하게 복수만을 좇은 후 찾아온 알 수 없는 허무, 그리고 자신을 옭아매는 은정에게 지쳐 있던 차에 나타난 ‘이현’. 연린의 과거도, 두 번째 삶에서 갖고 태어난 여섯 번째 손가락도 그저 묵묵히 감싸며 곁을 내주는 그의 올곧은 사랑을 통해 연린은 은정과의 사이에서는 느끼지 못한 낯선 평화를 경험한다. 《주와 연》이 그려내는 사랑과 복수, 사과와 용서는 흉하고 지리멸렬하게, 투명하고 지극하게 시시각각 변모하며 욕망의 경계를 거침없이 허물어간다. 단일한 형태를 넘어 나아가고 머무르는 욕망 앞에서 우리는 이윽고 도식에서 해방된 감정들을 좀 더 선명한 해상도로 감각할 기회를 얻는다.
이 밖에도 《주와 연》에는 생과 사라는 거대한 흐름을 구체적으로 고민해보게 하는 독특한 질문들이 곳곳에서 펼쳐진다. 연린이 전생의 엄마를 위해 선택한 죽음을 과연 사랑이라 말할 수 있는지부터, 인간이 죽음과 탄생을 반복해야 하는 숙명이라면 죽음이 이 고리를 벗어나게 해준다는 점에서 살아감은 “축복이 아니라 형벌”이지 않겠느냐는 물음까지. 이 파란만장한 복수극은 죽음에 덧씌워진 통념을 뒤집으며, 죽음을 바라보는 태도로 우리가 삶을 재정의할 때 어떠한 현실을 살아갈지 가늠해보도록 한다.

수많은 선택으로 쌓아 올린 생의 의미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하는 압도적인 전환


“네가 선택한 복수는 아주 구색이 좋은 변명이었다. 네가 정말로 네 어미를 위해 이 일을 선택했겠어? 그 근원에는 한 번쯤 차라리 그들이 되고 싶다는 욕망이 있었겠지. 더러운 개울물에 들어가지 말아야겠다고 너무 오래 다짐한 사람은 그 두려움에 이끌려 더 바라보게 되거든.” (p. 212)

우리의 삶에서 중요한 것은 ‘죽었느냐?’가 아닙니다. ‘그대로 사느냐?’는 더더욱 아닙니다. ‘의지가 꺾임을 경험하고도 살아가느냐?’겠지요. 죽음은 중요하지 않고, 그냥 살기만 한다고 의미가 생기지도 않습니다. 어떻게 살아가느냐가 중요합니다. (청예 인터뷰 중에서)

손 부적을 사용해 두 번째 삶을 사는 주인공의 이야기는 윤회라는 불교적 관점으로 생의 다음을 그려보게 하며, 현실에서는 도달하지 못할 생의 장면을 압도적인 전개로 보여준다.
연린이 전생에 주희였던 시절, 엄마는 업보와 회귀를 은유하는 이야기를 들려주며 “선택하려는 욕심이 있는 한 굴레를 끊을 수 없고, 선택을 포기하는 일만이 유일하게 가능한 선택”이라 말한다. 수많은 선택으로 쌓아 올린 것이 곧 삶임을 색다른 관점으로 환기시키는 이 소설은 각자가 현재의 삶에서 무엇을 이루고자 하는지에 대한 새로운 고민을 불러일으킨다.
기꺼이 타락의 불길로 돌진하던 이야기는 우리가 앞으로의 선택으로 뜻밖의 계기를 맞이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하며 나아간다. 소설가 정세랑이 “이짜릿한방향 전환”을직접경험하고경악에 빠져보라 말했듯, 복수를 숙명으로 탄생한 삶에는 광기 어린 충격이 기다리고 있다. 불온함을 원동력 삼아 질주하는 이 소설은 마침내 독자들을 또 하나의 극락으로 데려갈 것이다.

다시 태어날 세계는 반드시 극락으로 만들 것이다. 증오하는 것들이 멸망하는 세계, 미움이 보상받는 세계. 하늘에 뜬 극락의 머리채를 잡아 이 땅으로 내릴 것이다. 6월의 꽃잎을 무참히 적시는 빨간 불행을 보며 입꼬리를 끌어 올렸다.
이 목숨값으로 당신의 인생에 족쇄라는 장식을 만들어줄 테니까.
(p. 18)

위장된 사랑이란 구름을 끼운 쇠꼬챙이. 바깥에서 바람이 불면 한 조각씩 사라져 앙상한 대만 남을 예정이었다.
“엄마. 부끄러운 딸이라는 게 무슨 뜻이에요?”
“누가 너한테 부끄러운 딸이라던?”
“아파트 공원에서 어떤 이웃이 그랬어요. 엄마랑 아빠한테 무슨 일이 있었나요? 나는 부끄러움 별로 안 타잖아요.”
“자꾸 너한테 헛소리하는 놈이 누군데? 어디서 뭘 들었기에 다 지난 일을.”
“다 지난 일?”
“아무것도 아니야.”
계모에게 가상의 적들을 예고 없이 거듭 조우시켰다. 전생에 가져온 봇짐을 천진무구함에다 흠뻑 적셔 그녀의 얇은 어깨 위에 쌓았다. 나를 의심하려 하면, 금방이라도 눈에서 홍수를 쏟을 듯이 억울한 체를 하고는 가슴에 얼굴을 묻었다.
누군가 우리를 공격하고 있다. 당신은 피해를 받고 있다. 자작한 국물에 밀가루 면이 풀어지듯 나는 계모의 삶을 천천히 지옥탕으로 만들어갔다.

“연린아. 너 슬퍼 보여.”
“슬픈 게 아니라 적응해서 그래.”
“우리가 행복해졌으면 좋겠어.”
“내 부모가 서로 헐뜯고 이혼하면, 아니, 서로 죽이기까지 하면 내가 너희 부모도 죽여줄게.”
“어떻게?”
은정이 까치발을 들었다. 맹렬히 솟아오르는 몸은 작을지언정 빳빳했다. 나를 동여매려는 은정의 두 팔을 느슨하게 털어냈다. 접촉에서 매끄럽게 벗어날 때 은정이 한 걸음 더 가까이 다가왔다. 입을 맞추려는 의지가 없어도 누군가에게 얼굴을 들이밀 수 있는 이 아이는 아직 순진했다. 때가 타지 않아 오히려 더 위험했다. 너와 나는 비슷한 뿌리를 가졌다. 타인에게 앙갚음을 하기 위해 태어난 저주일 테지. 그 비극이 어리석어 귀여웠다.

  작가 소개

지은이 : 청예
독특한 방식으로 깻잎을 앉은자리에서 스무 장까지 먹을 수 있고, 그것을 과시하는 사람.청예는 2021년 〈웬즈데이 유스리치 클럽〉으로 교보문고 스토리 공모전 우수상을 받으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장편소설 《라스트 젤리 샷》 《수호신》 《오렌지와 빵칼》 《낭만 사랑니》 《일억 번째 여름》, 중편소설 《반 고흐의 마지막 획》 등이 있다. 제6회 한국과학문학상 대상, 제1회·제2회 K-스토리 공모전 최우수상 등을 수상했다. 2024년, 2025년, 2026년 예스24 ‘한국문학의 미래가 될 젊은 작가’로 선정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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