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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결과 위로, 아미 기자의 BTS 관찰기
메디치미디어 | 부모님 | 2026.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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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 리뷰

막 입덕하던 무렵 BTS는 이미 비틀스에 비견되는 세계적 그룹이었다. 공연장만이 아니라 그들이 가는 곳이면 어디나 인파가 몰렸고, 그들의 손짓 하나, 사람들에게 건네는 인사말 한마디에 함성이 터졌다.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의 바로 그곳—웸블리 콘서트와 빌보드 1위, 그래미 시상식, 연일 매진된 월드투어까지 현재진행형인 그들의 이야기는 나의 서사와 지평을 넓혀주었다.
웸블리에서 가장 마음을 울렸던 것은 팬들이 먼저 부른 ‘Epilogue: Young Forever(에필로그: 영 포에버)’의 순간이었다. 한없이 벅차오르면서도 한편으로는 의아했다. 왜 영국에서 한국어 노래를 세계 각국 사람들이 이렇게 온 마음을 다해 함께 부르고 있을까. 왜 사람들은 이토록 서로 연결되어 있는 것처럼 보일까. 그 의문이 공연이 이어지는 내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 그날 밤 그들의 무대는 한 방향으로만 흐르는 일반적인 공연이 아니라, 고립되고 소외된 마음과 마음이 단단하게 연결되는 새로운 연대의 현장이었다. 오랜 기간 기자로 살아오는 동안 수많은 것을 취재하고 기사를 쓰며 세상을 해석하고 설명해왔지만, 그날 웸블리를 가득 채운 경이로운 에너지를 설명할 언어는 내게 없었다. 이 책은 그 질문에 대한 답으로 시작되었다.
_프롤로그: 은하수 아래에서 시작된 이야기 중에서

BTS의 화려한 성공 서사보다 더 크게 다가온 건, 그 뒤에 숨겨진 고백이었다. ‘우리도 우리를 믿지 못했다’는 말. 그 투박한 고백이 평생 의심을 업으로 삼아온 중년 기자의 방어벽을 단번에 무장해제시켰다. 번아웃의 벼랑 끝에서 멈추고 싶었던 것은 비단 그 청년들만은 아니었으리라. 나 역시 방향을 잃은 채 달리고 있었다. 그리고 그때 BTS의 음악은 다시 앞으로 걸어갈 용기를 건네주었다.
어쩌면 나를 비롯해 중년 이상의 팬들이 BTS의 이야기에 반응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는지 모른다. BTS의 팬 가운데에는 소년소녀나 청년 세대만이 아니라 중년 혹은 노년의 열성 팬들도 많다. 나와 동년배, 그 이상의 사람들은 이미 적어도 한 번 이상 꿈과 현실의 간격을 경험해본 사람들이다. 이들에게 청춘은 이미 지나갔지만, 실패와 좌절, 버티는 시간의 감각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그리고 BTS의 서사는 특별한 재능을 가진 스타의 성장담이라기보다, 흔들리면서도 포기하지 않고 자기 길을 찾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로 다가온다. BTS가 들려준 것은 승자의 자기확신이 아니라 불안과 회의, 그리고 그 시간을 견뎌낸 기록이었고, 바로 그 점이 세대를 넘어 공감을 만들어냈다.
_ 1장 입덕: 편견은 마침내 어떻게 깨지는가 중에서

자리 위치는 중요하지 않았다. 이른바 ‘하나님석’이라 불리는 4층 꼭대기라도 상관없었다. 화면에 보이는 자리라면 어디든 클릭하겠다는 생각뿐이었다. 드디어 나에게도 ‘포도알’이 찾아왔다. 마침내 결제까지 완료됐다. 그 순간 몸이 먼저 반응했다. ‘아, 나 정말 가는구나.’ 그 한 문장이 머릿속을 가득 채웠다. 이틀 모두 가고 싶었지만 첫날이라도 예매에 성공한 게 어딘가.
그 이후에도 표를 구하는 과정은 이어졌다. 웸블리 둘째 날 티켓은 한국인 아미에게 양도받았다. 엑스에서는 파리 공연 둘째 날 티켓 양도 글을 찾았다. 러시아 아미였다. 페이팔로 돈을 보내면서도 한편으로는 의심이 들었다. 혹시 사기면 어쩌지. 바코드를 먼저 찍고 들어가버리면 나는 입구에서 막히는 것 아닐까. 파리까지 가서 공연을 못 보게 된다면, 그 허탈함은 감당할 수 없을 것 같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국 믿기로 했다. ‘아미끼리는 믿는다.’ 그 단순한 문장을 스스로 되뇌며 결제를 마쳤다.
지금 생각해보면, 티켓팅은 단순한 예매가 아니었다. 얼마나 가고 싶은지를 스스로에게 확인하는 과정이었다. 실패하고도 다시 도전하게 만든 것도, 결국은 그 마음이었다. 그때 나는 이미 충분히 간절한 사람이 되어 있었다.
_ 2장 웸블리: 팬이 되어 처음 만난 세계 중에서

  작가 소개

지은이 : 한승주
‘아미’ 기자이자 국민일보 논설위원. 33년간 문화부와 산업부 등을 거치며 사람들이 무엇에 열광하고, 어떻게 연결되며, 어떤 이야기에 위로받는가에 관심을 가져왔다. 2018년 한 시상식에서 BTS의 무대를 본 뒤 ‘기록하는 아미’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BTS를 통해 아이돌을 향한 세상의 낡은 시선이 무너지는 모습을 목격했기 때문이다.이후 런던 웸블리, 파리 스타드 드 프랑스, 로스앤젤레스 소파이 스타디움, 고양종합운동장, 부산아시아드주경기장 등 국내외 공연 현장을 직접 찾으며 BTS와 팬덤의 여정을 함께했다. 그곳에서 본 것은 단순한 공연을 넘어 하나의 공동체였다. 무대 위의 BTS뿐 아니라 공연장 밖에서 아미들이 만들어낸 자발적 번역과 나눔, 질서와 연대의 풍경에도 주목했다. 기자이자 BTS의 음악에 위로받은 한 사람으로서, BTS와 아미가 함께 만들어온 연결의 순간들을 기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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