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2035년이라는 가까운 가상의 미래를 배경으로 하지만, 이미 우리가 발을 딛고 살아가는 오늘의 현실 속에서 소리 없이 진행 중인 이야기. 『traces of existence 존재의 흔적들』은 스마트폰, 스마트워치, AI 스피커, CCTV의 눈들이 얽힌 거대한 감시의 매트릭스 속에서 인간의 행동과 언어가 데이터로 치환되는 세계를 그린 소설이다.
주인공 진우가 맞닥뜨린 연쇄적인 파멸의 시나리오는 가정 내의 사소한 불화로 인한 감정 평점 불안정, 차량 AI의 강제 운행 제한, 경찰의 체포, 계좌 동결, 보험료 인상, 신용 등급 하락, 모바일 중고 거래 앱에서의 사회적 격리로 이어진다. 작품은 거대 금융 시스템과 첨단 감시 기술의 결합이 개인의 일상을 어떻게 통제할 수 있는지 보여준다.
이 비극의 행로 끝에서 작품이 궁극적으로 나누고자 하는 본질은 허무주의적 절망이 아닌, 인간의 실존적 희망에 관한 이야기다. 진우와 수진은 거대한 디지털 요새를 개인의 힘으로는 전복시킬 수도, 완벽하게 탈출할 수도 없음을 알면서도 스마트 기기의 전원을 내리고, 로그가 남지 않는 종이 현금을 모으며, 시스템 밖의 아날로그 영토를 개척하는 작고 무모한 저항을 선택한다.
출판사 리뷰
이 소설 『 traces of existence (존재의 흔적들) 』은 표면적으로는 2035년이라는 아주 가까운 가상의 미래를 배경으로 하고 있지만, 사실은 이미 우리가 발을 딛고 살아가는 오늘의 현실 속에서 소리 없이 진행 중인 우리 모두의 잔혹한 이야기입니다. 우리는 이미 아침에 눈을 뜨는 순간부터 스마트폰을 쥐고, 스마트워치로 생체 신호를 상납하며, AI 스피커의 도청과 도심 사방에 깔린 고화질 CCTV의 무수한 '눈'들이 그물망처럼 얽힌 거대한 감시의 매트릭스 속에서 사육당하듯 살아가고 있습니다. 인간이 주체적으로 행하는 모든 미세한 행동과 언어는 디지털 데이터로 치환되어 대기업과 국가의 서버로 저장되고, 분석되며, 향후 행동 패턴의 확률로 예측당합니다. 그리고 그 비인간적인 연산 과정 속에서, 우리 중 누구라도 진우처럼 단 한순간의 정서적 격변이나 사소한 돌발 행동 하나만으로도 순식간에 ‘잠재적 범죄자’로 낙인찍히거나, 시장에서 배제되어야 할 ‘고위험 소비자’로 전락할 수 있는 위험사회에 살고 있습니다.
제가 이 작품을 집필하며 특히 독자 여러분께 가장 강력하게 경고하고 싶었던 지점은, 다름 아닌 ‘거대 금융 시스템과 첨단 감시 기술의 악마적 결합’입니다. 이미 대한민국을 비롯한 전 세계의 선진 금융권에서는 인간 관료의 판단을 배제한 채, 고도화된 인공지능(AI) 알고리즘이 고객의 모든 신용 거래와 생체 로그를 실시간으로 크롤링하여 분석하고 있습니다. 인공지능은 이상 징후라는 지극히 자의적인 연산 공식에 의거하여 소유주의 정당한 권리인 계좌를 일방적으로 동결하고 자산을 묶어버릴 수 있는 초법적인 권한을 이미 행사하고 있습니다. ‘보호’와 ‘안전’이라는 가장 숭고하고 저항할 수 없는 명분 아래, 은행은 이제 고객의 지갑뿐만 아니라 고객의 내밀한 감정 상태, 사적인 가정사, 그리고 디지털 평판까지 검열하여 금융 서비스라는 생존의 통로를 차단할 수 있는 보이지 않는 절대 권력자가 되었습니다.
주인공 진우가 맞닥뜨린 연쇄적인 파멸의 시나리오가정 내의 사소한 불화로 인한 감정 평점 불안정 → 차량 AI의 강제 운행 제한 및 핸들 잠금 → 억울함의 분출로 인한 경찰의 공무집행방해 체포 → 시중은행 계좌의 전면 동결 → 대기업 보험사의 일방적인 보험료 인상 및 생명보험 박탈 → 신용 등급의 처참한 하락 → 일상적인 모바일 중고 거래 앱에서의 사회적 격리 및 차단는 결코 독자들을 공포에 질리게 만들기 위해 고안된 문학적 과장이나 허구의 시나리오가 아닙니다. 이 지독한 인과관계의 올가미는 현재의 기술력으로 이미 완벽하게 구현이 가능한 기성품이며, 파편화된 관련 법제와 약관들이 공익의 이름으로 통합 정비되는 순간, 내일 아침이라도 우리 모두의 목덜미를 사정없이 낚아챌 수 있는 서늘한 오프라인의 현실입니다.
더불어 본 소설은 기술 관료제가 필연적으로 심화시키는 ‘디지털 계층과 계급의 소외 문제’를 정면으로 다루고자 했습니다. 자본 권력의 최상위에 위치한 부유한 권력자들은 막대한 프리미엄 비용을 지불함으로써 기계의 감시와 통제의 시선으로부터 자신들의 사생활을 완벽하게 은닉하고 방어권을 행사하는 반면, 하루의 생계를 걱정해야 하는 서민들은 ‘단돈 몇만 원의 통신비 할인’이나 ‘보험료 감면’이라는 자본의 미끼에 낚여 자신과 가족의 영혼이 담긴 생체 데이터를 기꺼이 시스템에 헌납하는 자발적 노예가 됩니다. 진우가 겪은 잔인한 출금 제한과 고립은, 그가 실제로 사회를 파괴하려는 악인이나 ‘위험한 사람’이었기 때문이 아닙니다. 단지 그가 거대 알고리즘의 저울 위에서 ‘언제든 위험한 사람으로 쉽게 분류되어 처분당해도 무방한 사회적 약자이자 규격화된 인간’이었기 때문에 발생한 비극입니다. 그리고 그 잔인한 분류의 저울추는, 결국 인간의 존엄성이 아니라 그가 가진 사회적 지위와 경제적 능력에 따라 철저하게 차별적으로 작동합니다.
그러나 이 비극의 행로 끝에서, 제가 궁극적으로 독자 여러분과 나누고 싶었던 본질은 결코 허무주의적 절망이 아닌, 역설적이게도 ‘인간의 실존적 희망’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주인공 진우와 그의 아내 수진은 자신들이 발을 딛고 서 있는 이 거대한 디지털 요새를 개인의 힘으로는 결코 전복시킬 수도, 완벽하게 탈출할 수도 없음을 뼈아프게 인식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순종적인 가축으로 사육당하기를 거부하며, 자신들의 공간에서 스마트 기기의 전원을 내리고, 로그가 남지 않는 빳빳한 종이 현금을 모으며, 시스템 밖의 원시적인 아날로그 영토를 스스로 개척하는 ‘작고 무모한 저항’을 과감히 선택합니다.
그것은 거대한 기계 제국의 관점에서 보면 아무런 타격도 주지 못하는 가소롭고 무의미한 몸짓에 불과할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바로 그 효율성 없는 무의미함 속에서, 기계의 연산 규칙을 거부하고 스스로 인간임을 선언하는 그 처절한 몸짓 속에서, 비로소 인간은 자본과 데이터가 감히 훼손할 수 없는 자신만의 고귀한 존엄성을 사수하고 승리하게 되는 것입니다.
이 기나긴 묵명의 이야기를 덮으시는 독자 당신 역시, 어쩌면 이미 저 거대한 서버의 알고리즘망에 의해 한 명의 위험한 ‘주의 대상자’나 정량화된 점수로 태깅되어 관리당하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당신이 오늘 소비한 카드의 내역이, 당신이 걸어온 실시간 이동 경로가, 당신이 무심코 SNS에 끄적인 감정의 단어들이 지금 이 순간에도 누군가의 서버 위에서 차갑게 해체되고 분석당하고 있을지 모릅니다.
하지만 이 사실만은 부디 단 일 초도 잊지 말아 주십시오. 당신은 결코 기계가 분류해 낸 죽은 데이터 조각이 아닙니다. 당신은 통장 속 잔고의 숫자가 아니며, 알고리즘이 채점해 낸 신용 점수 따위의 매트릭스가 결코 아닙니다. 당신은 기계의 연산 장치가 감히 담아낼 수 없는, 그 모든 규격을 초월해 살아 숨 쉬는 존엄한 실존 그 이상(More)의 존재입니다.
그리고 그 기계 너머의 ‘인간적인 이상’을 지켜내기 위해, 우리는 때로 오늘의 일상 속에서 시스템의 플러그를 과감히 뽑아버릴 수 있는 작고 묵직한 저항을 시작해야만 합니다.
그것이 우리가 여전히 인간으로 살아남을 수 있는 유일한 길이기 때문입니다.
작가 소개
지은이 : 권진오
묵명(?明)은 대한민국의 소설가이자 실존주의 철학자 권진오의 필명이다. 보기 드문 형이상학적 깊이와 정교한 서사적 정밀함을 지닌 작가로서, 그는 인간의 본원적 고통과 실존적 고독, 그리고 그 정점에서 마주하는 냉혹한 선택의 경계선을 탐색하는 데 문학적 역량을 바쳐왔다. 이미 영어권 문학 세계에 100여 권이 넘는 독창적인 저작들을 선보이며 글로벌한 문학적 지평을 다져온 그는, 가공되지 않은 날것 그대로의 실존적 투쟁을 눈이 시릴 만큼 아름답고 초월적인 산문으로 승화시키는 독보적인 서사 미학으로 널리 찬사받고 있다. 이번 최신작에서 그는 거대하고 관념적인 추상의 장막을 과감히 걷어내고, 첨단 알고리즘 시스템이 지배하는 현대 사회의 가장 차가운 이면을 해부한다. 작가는 숫자가 인격을 대체하고 효율성이 영혼을 재단하는 디지털 기능주의 세상 속에서, 인간이 마주하는 실존적 위기와 도덕적 타락을 날카롭게 추적한다.그의 시선은 시스템의 압박에 굴복해 타인을 딛고 올라서야 하는 생존의 딜레마를 넘어, 역설적이게도 붕괴의 틈새에서 발견하는 ‘인간 고유의 조건’에 닿아 있다. 작가가 이 작품을 통해 명명한 사유의 코어는 명백하다. 거대 시스템의 배후에서 벌어지는 냉혹한 선별의 메커니즘과 대비되는 ‘누군가를 가르치고, 사과하며, 타인의 고통 앞에 멈춰 서는 일상적이고 소박한 선택의 행위들’이야말로, 이 차가운 기계의 세상에 대항하여 살아 숨 쉬는 인간성을 증명하는 궁극의 흔적이라는 것이다.그는 역설과 평온이 만나는 사유 체계인 ‘파라 콰이어트(Para-Quiet, 역설적 평온)’의 개척자이자 고유의 ‘침묵의 존재론(Ontology of Silence)’을 바탕으로 활동하는 지적 탐구자이다. 그에게 문학이란 단순히 이야기를 전하는 수단을 넘어, 시대의 장막 아래 숨겨진 거대한 지배의 논리에 맞서 살아 숨 쉬는 존재의 존엄성을 증명하는 ‘실존의 생생한 흔적’이다. 속도와 데이터, 그리고 눈먼 효율이 지배하는 이 차가운 세상에서, 그의 작품은 참된 인간의 길은 결국 숫자의 노예가 되기를 거부하고 서로의 곁을 지켜주며 함께 서는 법을 배우는 그 작고 끈질긴 버팀의 행위로 되돌아가는 길임을 밝히는 한 줄기 빛나는 이정표로 서있다.Connect with the AuthorIf you enjoyed this book, you can discover more works by Mukmyeong (Jin-Oh Kwon) on the official author pages:Amazon Author Page: amazon.com/author/0411-mukmyeong-kwonjinoh-2026 Universal Book Link (Other Retailers): books2read.com/ap/nONqA7/Jin-Oh-Kwon
목차
프롤로그: 규격화된 영혼의 매트릭스
1. 집 안의 잔향
2. 차량의 심판
3. 보이지 않는 시선들
4. 치킨집의 기억들
5. 계산된 위험
6. 양재천의 밤
7. 공원에서의 대치
8. 경찰차 안에서
9. 유치장의 밤
10. 돈이 없는 남자
11. 빚진 자의 새벽
12. 동료의 얼굴
13. 수진의 선택
14. 시스템의 대화
15. 유치장의 아침, 그리고 변호인
16. 풀려난 후, 그리고 은행으로
17. 사회봉사와 신용 점수
18. 보험사의 방문
19. 중고 거래의 함정
20. 현금의 힘, 그리고 시스템의 벽
21. 시스템의 최종 응답
22. 어둠 속의 빛
에필로그: 양재천, 다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