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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 본능
자연을 읽는 능력은 아직 우리 안에 있다
바다출판사 | 부모님 | 2026.0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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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서 소개

《나무를 읽는 법》과 《산책자를 위한 자연수업》을 통해 자연 곳곳에 숨은 신호를 읽는 법을 소개해 온 세계적인 탐험가이자 자연 항법 전문가 트리스탄 굴리가 이번에는 인간이 본래 가지고 있었던 감각, 즉 ‘자연 본능(nature instinct)’에 주목한다.

우리 조상들은 나침반이나 지도 없이도 먼 거리를 이동하고, 하늘과 바람만 보고 날씨를 예측했으며, 동물의 움직임을 통해 위험을 감지했다. 오늘날 우리는 이런 능력을 특별한 재능이나 일부 원주민들의 생존 기술처럼 여기지만, 굴리는 그것이 모든 인간에게 남아 있는 감각이라고 말한다. 문제는 그 감각이 사라진 것이 아니라 사용하지 않게 되었다는 데 있다. 그렇다면 다시 회복할 수 있을까? 굴리는 수십 년 동안 세계 곳곳을 탐험하며 관찰한 경험과 최신 인지과학 연구를 바탕으로, 우리가 잊고 지냈던 자연 감각을 되살리는 방법을 보여준다.

굴리가 이야기하는 것은 단순한 기술이 아니라 작은 신호들을 연결해 세상을 이해하는 새로운 방식에 가깝다. 여기서 핵심은 자연 본능을 신비로운 것이 아닌 인간의 ‘빠른 사고(fast thinking)’로 이해하는 데 있다. 굴리는 수많은 경험과 패턴을 순간적으로 연결하는 인간의 직관적 사고 능력이 자연 속에서 가장 잘 발휘된다고 말한다. 사냥꾼이 동물의 다음 움직임을 예측하고, 숙련된 선장이 바람의 미세한 변화를 감지하며, 원주민이 별과 지형만으로 방향을 찾아낼 수 있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별과 바람, 햇빛과 동물의 움직임에 주의를 기울이다 보면 흩어져 있던 단서들이 하나로 이어진다. 그 순간 우리가 무심코 지나쳤던 풍경은 더 이상 배경이 아니라 의미로 가득 차기 시작한다.

  출판사 리뷰

✱ 《선데이 타임스》 선정 필독서
✱ 아마존 선정 ‘올가을 가장 기대되는 논픽션 도서’

“훌륭한 책이 그렇듯, 이 책은 당신의 주변 세계를 훨씬 더 흥미롭게 만든다.”
― 《스펙테이터》

오직 자연을 읽기 시작할 때만 되살아나는 감각이 있다

세계적인 탐험가 트리스탄 굴리가 안내하는 자연 본능

보는 순간 알게 되는 것들
직관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우리는 흔히 직관을 설명하기 어려운 감각이나 특별한 재능으로 생각한다. 하지만 트리스탄 굴리는 자연 본능을 ‘의식적인 사고 이전에 자연을 알아차리고 이해하는 능력’이라고 설명한다. 그는 나무를 보는 것만으로 방향을 감지하거나 동물의 행동을 예측할 수 있으며, 그 이유를 나중에야 분석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고 말한다. 처음에는 이를 직감(gut feeling)이나 육감(sixth sense)이라고 표현하지만, 결국 그가 도달한 결론은 조금 다르다. 자연 본능은 초자연적인 능력이 아니라 인간의 뇌가 오랜 경험을 통해 획득한 ‘빠른 사고’라는 것이다.
굴리는 심리학자 대니얼 카너먼(Daniel Kahneman)의 연구를 통해 이 감각을 설명한다. 카너먼은 《생각에 관한 생각》에서 인간의 사고를 두 체계로 구분했다. 하나는 자동적이고 직관적이며 빠르게 작동하는 사고 체계이고, 다른 하나는 의식적이고 논리적이며 분석적인 사고 체계다. 굴리는 이 개념을 자연 속으로 가져온다. 인간은 오랫동안 별과 바람, 동물의 움직임을 읽으며 살아왔고, 그 과정에서 주변 환경의 수많은 단서를 순간적으로 연결하는 능력을 길러 왔다. 북극의 이누이트들은 끝없이 펼쳐진 설원에서 눈의 모양만으로 방향을 읽고, 태평양의 항해사들은 파도의 리듬과 바람의 변화를 통해 육지의 위치를 짐작한다. 사냥꾼은 동물의 발자국뿐 아니라 귀와 꼬리의 움직임을 보고 다음 행동을 예측한다. 처음에는 하나의 지식으로 배우지만, 반복된 경험이 쌓이면 더 이상 계산하지 않아도 방향이 보이고 위험이 느껴지며 동물의 움직임이 읽히기 시작한다.
굴리는 우리도 이 같은 능력을 회복할 수 있다고 말한다. 예를 들어 나무는 남쪽으로 뻗은 가지가 수평에 가깝고 북쪽의 가지는 상대적으로 수직에 가깝게 자란다. 처음에는 이 차이를 의식적으로 배워야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는 나무를 보는 것만으로 방향이 보이기 시작한다. 밤하늘의 북두칠성과 북극성을 이용해 방향을 찾는 법도 마찬가지다. 반복해서 관찰하다 보면 계산보다 먼저 북쪽이 눈에 들어온다. 굴리는 이런 경험이야말로 인간이 오랫동안 자연 속에서 살아오며 길러 온 본능의 흔적이라고 말한다.
물론 굴리는 이를 과거와 현재, 원시와 문명의 단순한 대비로 설명하지 않는다. 고대의 사냥꾼이 오늘날의 탐정이나 의사, 역사학자보다 더 뛰어난 사고 체계를 가졌다고 말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인간의 특징은 오히려 직관과 분석을 자유롭게 오갈 수 있다는 데 있다. 사막에서 동물을 추적하며 자랐든, 도시에서 지하철을 타고 학교에 다녔든 인간은 직접 경험하는 능력과 그 경험을 분석하는 능력을 모두 갖추고 있다. 우리 조상들이 빠른 사고에 조금 더 가까웠다면, 현대인은 느린 사고에 더 많은 시간을 보낼 뿐이다.
무엇보다 이런 경험을 위해 먼 야생이나 특별한 장소를 찾아갈 필요는 없다. 굴리가 독자들에게 권하는 것은 거창한 모험이 아니라 일상의 산책이다. 주변의 나무와 하늘, 새와 바람을 조금 더 주의 깊게 바라보는 순간, 우리가 잃어버렸다고 생각했던 감각이 다시 깨어나기 시작한다.

다람쥐의 꼬리부터 구름의 그림자까지
자연을 읽는 신호들


《자연 본능》에는 방향을 찾고, 위험을 감지하고, 날씨를 예측하며, 물의 위치를 알아내는 데 도움이 되는 50여 개의 자연 신호가 담겨 있다. 여기서 굴리가 말하는 신호는 생존 기술이나 암기해야 할 지식 목록이 아니다. 자연 속에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패턴을 발견하도록 돕는 작은 단서들이다. 각각의 신호는 하나의 정보에 그치지 않고, 주변 환경을 직관적으로 읽어내는 감각으로 이어진다.
예를 들어 숲길을 걷다가 다람쥐 한 마리를 발견했다고 해보자. 대부분의 사람은 그저 귀여운 동물을 보았다고 생각하겠지만, 굴리는 그 순간 이미 다음 장면을 예측하기 시작한다. “우리가 두 걸음만 더 다가가면 저 다람쥐는 몸을 세우고 주위를 살필 거야. 몇 걸음 더 가면 저 세 그루 나무를 지나 저쪽 나무로 달려가다가 곧 나무 뒤로 몸을 숨길 거야.” 굴리에게 다람쥐의 꼬리와 몸짓은 단순한 행동이 아니라 앞으로 벌어질 일을 알려주는 신호다. 숲속의 사슴 역시 고개를 드는 순간부터 이미 주변의 무언가를 감지한 상태이며, 몇 초 뒤 어느 방향으로 달아날지까지 예측할 수 있다. 토끼와 새, 다람쥐를 비롯한 많은 동물은 끊임없이 자신의 상태를 몸짓으로 드러낸다. 그 신호를 읽을 수 있다면 우리는 동물의 행동뿐 아니라 주변 환경의 변화까지 이해하게 된다.
굴리는 우리가 흔히 ‘야생’이라고 부르는 공간 역시 이러한 신호와 패턴으로 가득 차 있다고 말한다. 숲과 초원이 만나는 경계(edge)에는 가장 많은 생물이 모이고, 덤불 사이에는 동물들이 반복적으로 이용하는 길이 생겨난다. 그는 이를 ‘동물의 고속도로’라고 부른다. 해 질 무렵 이 경계와 통로를 관찰하면 평소에는 보이지 않던 동물들의 움직임이 한눈에 드러난다. 풍경 전체를 무작정 바라보는 대신, 자연이 스스로 만들어 놓은 길목을 읽는 것이다.
날씨를 예측하는 방법도 마찬가지다. 일정하게 불던 바람의 방향이 갑자기 바뀌면 먼 곳에서 새로운 기단이 다가오고 있다는 신호일 수 있다. 며칠 동안 이어지던 맑은 하늘에 얇은 권운이 나타나고, 이어 권층운이 번지기 시작하면 비가 가까워졌다는 뜻이다. 자연은 동물과 식물의 삶 속에도 단서를 남긴다. 새와 곤충, 식물은 저마다 물과 날씨에 대한 정보를 품고 있다. 어떤 새들은 물에서 일정 거리 이상 벗어나지 않기 때문에 새의 종류와 움직임만으로도 물의 위치를 짐작할 수 있다.

자연을 읽는 순간
세계는 의미로 가득해진다


이 책에서 가장 중요한 깨달음은 새로운 기술을 배우는 것이 아니라 세상을 바라보는 방식이다. 젊은 시절의 굴리는 태양으로 방향을 찾고, 별을 보며 시간을 짐작하며, 동물의 흔적으로 길을 읽었다. 하지만 어느 순간 그는 더 이상 개별적인 신호를 찾지 않게 되었다. 대신 자연의 모든 것이 서로 연결된 하나의 의미 체계라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굴리는 이를 단순하면서도 강렬한 한 문장으로 표현한다. “야외의 모든 것은 신호다.”
《자연 본능》에서 자연은 각각의 대상이 따로 존재하는 공간이 아니다. 새의 울음은 날씨의 변화를 알리고, 바람의 방향은 구름의 움직임과 연결되며, 식물의 성장 방식은 햇빛과 습도, 지형의 영향을 드러낸다. 각각의 단서는 따로 떨어져 있는 것이 아니라 거미줄처럼 서로 연결되어 있으며, 우리가 무심코 지나치는 풍경은 사실 끊임없이 정보를 주고받는 하나의 거대한 네트워크다.
이를 설명하기 위해 굴리는 자연을 하나의 거대한 ‘방(room)’에 비유한다. 어떤 사람은 별을 통해 그 방에 들어가고, 어떤 사람은 나무나 새, 동물의 흔적을 통해 그 방을 들여다본다. 처음에는 서로 다른 세계처럼 보이지만, 관찰이 깊어질수록 그것들이 하나의 풍경 안에서 연결되어 있음을 깨닫게 된다. 별을 이해하는 일은 방향을 이해하는 일로 이어지고, 방향을 이해하는 일은 바람과 지형을 이해하는 일로 이어진다.
굴리는 이러한 경험을 단순한 지식의 축적과 구분한다. 영국 낭만주의 시인 새뮤얼 테일러 콜리지(Samuel Taylor Coleridge)가 말한 ‘실질적 지식(substantial knowledge)’을 언급하며, 식물의 이름을 외우고 별자리의 위치를 암기하는 것만으로는 자연을 안다고 할 수 없다고 말한다. 중요한 것은 각각의 대상이 주변 환경과 어떤 관계를 맺고 있는지, 그리고 그 의미를 스스로 발견하는 데 있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우리는 독일 생물학자 야콥 폰 윅스퀼(Jakob von Uexkull)이 말한 ‘움벨트(Umwelt)’를 조금씩 이해하게 된다. 움벨트란 각각의 생물이 경험하는 고유한 세계를 뜻한다. 자연을 읽는다는 것은 결국 다른 생물들이 세상을 어떻게 경험하는지 배우는 일일 것이다. 이를 통해 우리는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한 방식으로 세계를 이해할 수 있게 된다.




  작가 소개

지은이 : 트리스탄 굴리
세계적인 탐험가. ‘자연 속 셜록 홈즈’로 불리며 자연에서 얻은 단서들을 활용해 길을 찾아나가는 자연항법(natural navigator) 전문가다. 5개 대륙에서의 탐험을 이끌었고, 배와 비행기로 홀로 대서양을 건넌 유일한 생존자이며, 지구의 가장 외딴 지역에서 투아레그족, 베두인족, 다약족과 함께 걸으며 그들의 삶을 연구하기도 했다. 2008년 자연항법 학교를 설립했으며, 20년 동안 사람들에게 자연을 읽는 기술을 가르쳐 왔다. 항해학에 대한 탁월한 공로를 인정받아 2020년 왕립항해학회에서 수여하는 스펜서-존스 금메달을 수상했다. 왕립항해학회와 왕립지리학회 정회원이다. 《선데이 타임스》 《뉴욕 타임스》 《월스트리트 저널》 등 여러 매체에 글을 기고했으며, 《날씨의 세계》 《산책자를 위한 자연수업》 《자연을 읽는 법How to Read Nature》 등 자연항법과 관련된 다수의 책을 저술했다.

  목차

들어가며⦁11

1장 오래된 것과 새로운 것
야생의 신호와 별의 길 I⦁23
태양 모루⦁42
야생의 신호와 별의 길 II⦁53
바람의 닻⦁70
야생의 신호와 별의 길 III⦁81

2장 하늘과 땅
전단⦁103
경사⦁105
분홍색 나침반⦁110
하늘의 지도⦁113
보이지 않는 난간⦁119
밝은 숲 어두운 숲⦁125
가장자리와 틈⦁131
불⦁136
뜯어 먹기, 베어 먹기, 숨기⦁138
기쁨과 그림자⦁145
친구, 손님, 반란자⦁150
사신⦁154

3장 의미의 생물: 동물
높은 자리와 보초⦁165
귀환⦁169
얼굴과 꼬리⦁171
가리킴⦁179
곁눈질⦁183
멈추기, 웅크리기, 죽은 척하기⦁190
도망⦁199
은신처⦁213
불협화음⦁218
추적⦁233
선회⦁239
스토팅⦁245
가이드⦁249
돌풍의 비명⦁253

4장 지혜의 신호
무리, 거품, 폭발⦁259
후퇴와 도약⦁271
징크⦁275
떨림⦁283
무시와 실수⦁289
소용돌이⦁293
굽이⦁296
자연의 외투⦁299
두 개의 서리⦁304
물시계⦁308

5장 더 깊이 파기
살아나는 이름들⦁339
세 길잡이⦁348
고결한 추격⦁357
미래의 사냥꾼⦁370
기계를 넘어⦁374
움벨트⦁384
배반⦁402
이야기 속의 동물⦁405
이쿠스⦁415
나가며⦁429

감사의 말⦁436
참고문헌⦁438
찾아보기⦁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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