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15년에 걸친 사진가 전명은의 작품 세계를 인물사진을 중심으로 정리한 작품집이다. 2010년 청각장애인과의 협업을 시작으로 사진 작업을 발표해 온 전명은 사진가는 지난 15년간 인물, 사물, 풍경을 아우르는 독자적인 사진 언어를 구축해 왔다.
청각장애인 및 시각장애인 등과 협업한 작업에서는 인간 감각의 세계를 다층적이고 다면적으로 탐구했고, 천문가와의 협업에서는 ‘본다’는 행위의 의미를, 음향효과전문가와의 작업에서는 시각과 청각의 매개로서의 사진의 가능성을 질문해왔다. 전명은은 사진을 피사체와의 만남 속에서 비로소 가능해지는 행위로 바라본다.
사진책 『북쪽 창문으로』는 이러한 전명은의 사진 세계를 책이라는 매체의 언어로 재구성한 결과물이다. 15년간 축적된 전명은의 작품 세계를 ‘인물사진’이라는 열쇳말로 응축하면서도, 인물사진과 사진 자체에 대한 고전적 정의를 다시 묻는다.
출판사 리뷰
『북쪽 창문으로』는 15년에 걸친 사진가 전명은의 작품 세계를 인물사진을 중심으로 정리한 작품집이다.
2010년 청각장애인과의 협업을 시작으로 사진 작업을 발표해 온 전명은 사진가는 지난 15년간 인물, 사물, 풍경을 아우르는 독자적인 사진 언어를 구축해 왔다. 청각장애인 및 시각장애인 등과 협업한 작업에서는 인간 감각의 세계를 다층적이고 다면적으로 탐구했고, 천문가와의 협업에서는 ‘본다’는 행위의 의미를, 음향효과전문가와의 작업에서는 시각과 청각의 매개로서의 사진의 가능성을 질문해왔다. 전명은은 사진을 사진가가 대상을 프레임 안에 고정해 의미를 정박시키지 않고, 피사체와의 만남 속에서 비로소 가능해지는 행위로 바라본다. 그는 사진 촬영의 주체를 사진가에서 피사체로 이동시키며, 관계와 상호작용의 결과로서 사진을 탐구한다. 이같은 태도는 그가 인물을 찍는 방식에서도 드러난다. 일반적인 인물사진이 인물의 정체성을 명시적으로 드러내기 위해 공간이나 소지품 같은 단서를 함께 제시하는 데 반해, 전명은의 사진은 인물의 단편적인 장면들을 통해 시선을 인간 너머의 존재와 세계로 확장시킨다. 감각의 세계를 탐구해 온 그의 작업처럼, 인물 사진 역시 프레임 안의 인물에 시선을 머물게 하기보다 그 바깥을 상상하도록 이끈다.
사진책 『북쪽 창문으로』는 이러한 전명은의 사진 세계를 책이라는 매체의 언어로 재구성한 결과물이다. 특히 작가 작업에서 두드러지는 계절감을 책의 구조로 끌어들였다. 표지에서 내지에 이르기까지 절기(節氣)가 곳곳에 표기되어 있으며, 독자는 변화하는 계절 사이를 따라가며 사진을 만난다. 책의 중심에는 인물 사진이 놓여 있지만, 언제나 다음 장면으로의 이행을 촉발하는 그의 사진에서 인물사진이 지향하는 것은 ‘인물’만이 아니다. 그것은 사물이기도 하고, 풍경이기도 하며 혹은 동물이기도 하는, 비인간으로 부를 수 있는 전체다. 그렇게 책에서 인물은 풍경을 향해 열리거나 풍경 안에서 잠시 등장했다가 사라진다. 『북쪽 창문으로』는 15년간 축적된 전명은의 작품 세계를 ‘인물사진’이라는 열쇳말로 응축하면서도, 인물사진과 사진 자체에 대한 고전적 정의를 다시 묻는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오늘날 사진이 어디에 서 있을 수 있는지, 그리고 어떤 질문을 던져야 하는지에 대한 공감각적 응답이라 할 수 있다. 책에는 사진가 전명은, 큐레이터 김성우 및 편집자 전가경의 글이 수록되어 사진과 책에 대한 이해를 돕는다.

그때 오래전부터 지니고 있던 질문 하나가 뜬금없이 풀려 나가고 있다는 것을 알았는데, 그것은 ‘사진을 둘이서 함께 찍는 일이 가능할까? 셔터를 누르는 손가락은 하나뿐인데?’라는 것이었다.
- 전명은, 「촛불이 들어있는 상자의 덮개를 연다, 너를 향해 너는 나를 향해」 중
처음 완성한 사진 연작은 청각장애인과 그들의 언어인 수화가 시공간을 점유하는 과정을 표현하고자 한 것이었다. 수화 동작을 사진으로 찍고자 했을 때 내게는 그것을 행할 수 있는 인물이 필요했고 그를 찾기 위해 학교에 있던 수화 통역과 사무실로 찾아갔다. 자초지종을 설명한 후 사무실 입구 게시판에 ‘모델을 찾습니다’라는 제목의 A4 사이즈로 정성스럽게 프린트한 포스터를 붙였는데, 그렇게 만난 플로렁스를 시작으로 토마, 아델라이드, 시몽, 스탄, 카롤린, 바시르, 스티브, 미리암, 스위니, 다비드, 샹탈, 로헝을 차례차례 사진으로 찍었다. 어느 순간 주변에 수화로 소통하는 친구들이 많아졌고 나는 적어도 ‘안녕’, ‘고마워’, ‘차 마실래? 아니면 커피?’ 정도의 말을 수화 동작으로 표현할 줄 알게 되었다. 이런 게 사진 찍는 일이라고 생각했다. 사람을 만나고, 그의 세계를 여행하고, 놀라워하고, 깨닫고, 배우고, 하나하나 알아가는 일.
- 전명은, 「촛불이 들어있는 상자의 덮개를 연다, 너를 향해 너는 나를 향해」 중
작가 소개
지은이 : 전명은
사진가다. 모든 형태의 움직임을 생각한다. 〈사진은 학자의 망막〉, 〈새와 우산〉, 〈누워 있는 조각가의 시간〉, 〈글라이더〉, 〈북쪽창문으로〉와 같은 작업을 했다.www.chune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