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우정에 관한 질문에 시와 산문으로 답하는 아침달 앤솔러지 『우정에 대답하는 시』가 출간되었다. 자기만의 시적 세계를 견고히 쌓아 올리며 많은 독자의 지지를 받고 있는 열다섯 명의 시인, 고명재, 김이듬, 나하늘, 박규현, 백은선, 성동혁, 손미, 이기리, 이새해, 이실비, 이영주, 이원, 장수양, 조온윤, 한여진이 시와 산문으로 응답하며 우정에 대해 내밀히 이야기한다.
몇 해 전 출간하여 꾸준한 사랑으로 응답받았던 『사랑에 대답하는 시』를 통해 사랑이 일구는 다양한 의미에 대해 이야기했던 것과 짝을 이루어, 이번 앤솔러지에서는 ‘우정’이라는 포괄적인 의미에 놓여 있는 다양한 경로를 탐색한다. 그 안에는 한마디로 정의할 수 없는 다양한 감정과 상황이 뒤엉켜 있다. 사랑과 우정, 만남과 헤어짐, 기다림과 멀어짐, 부재와 존재 그리고 그 사잇길을 시적 언어로 횡단하는 시인들의 섬세한 작품들은 우리 안에 깊숙이 내려앉은 우정의 의미를 탐색하게 만든다.
철학자 시몬 베유의 말처럼 “우정이 서로의 거리를 사랑하는 일”은 거리를 좁혀 가까이에 있는 일만이 능사가 아니라, 있는 그대로의 거리를 느끼고 존중하며 지키는 일로부터 우정은 형성된다. 이 책은 시인들이 저마다 지나온 우정에 관한 돌아봄, 우정으로부터 태어난 시와 산문으로 마음을 향해 용기 있게 나아가는 일까지 우정의 ‘순환’을 자연스럽게 그리며 태어났다.
출판사 리뷰
서로의 거리를 사랑하는 일
우정, 그 이름 앞에 선 시와 산문의 얼굴
앤솔러지 『우정에 대답하는 시』 출간
삶에 중요한 매듭을 남기는 주제를 다양한 시인들의 작품으로 담아왔던 아침달 앤솔러지, 지난 『사랑에 대답하는 시』를 출간하며 많은 독자들에게 사랑을 받았던 것에 이어 『우정에 대답하는 시』가 출간되었다. 독자들의 두터운 사랑을 받고 있는 열다섯 명의 시인(고명재, 김이듬, 나하늘, 박규현, 백은선, 성동혁, 손미, 이기리, 이새해, 이실비, 이영주, 이원, 장수양, 조온윤, 한여진)이 참여해 더욱 풍성해진 이번 책에서는 우정의 의미와 함께 떠오른 질문에 시와 산문으로 대답해보는 형태로 구성되었다. 저마다 우정으로부터 품고 있던 질문이 미묘하게 다르다. 우정의 존재를 묻는 질문부터 우정을 지키는 방법, 우정이 끝난 뒤의 풍경, 가장 귀하게 느끼는 우정, 우정 없이도 친구가 될 수 있는지 등에 대해 묻는다. 지금 나누고 있는 우정을 돌아보게 하는 작품이면서 동시에 그동안 한 시절을 함께 보내온 이들을 어렴풋 떠올리게 하는 작품들이 수록되었다. 친밀한 방식으로 곁에 머물러 있던 ‘친구’라는 존재 이상으로 이제는 부재하는 그 자리까지도 우정에게 자리를 내어주는 시인들의 시와 산문은 조용히 읽는 이에게 말을 걸어오기도 한다.
함께 본 영화, 함께 갔던 곳, 잘못했던 일, 그리운 이름과 불러보지 못했던 이름, 우정이라는 차원과 풍경, 나라는 친구……. 시인들의 이야기를 다채로운 표정으로 지어보며 우정이 일구는 다양한 감정을 느껴볼 수 있는 열다섯 편의 시와 열다섯 편의 산문을 만나볼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우정은 시인들에게 쓰기의 차원으로도 확장된다. “나의 시 쓰기는 그들이 없는 자리에서 그들이 되어 그들의 여러 시간을 살아보는 일. 이 방식은 우정과 정확하게 닮아 있다”(이원)는 문장을 통해서도 알 수 있듯, 어쩌면 우리에게 남아 있는 우정은 그들이 없는 자리에서 더 북적이고 있을지 모르겠다. 우정이란 “나의 질문과 너의 대답// 노래보다 길고 소설보다 짧은/ 우리의 문장들”(백은선)로 구성되어 우리 곁에 놓여 있는 많은 사잇길을 건너게 한다. 그로부터 사랑을 이루기도 하고, 이별을 겪기도 하며, 다시 나에게로 돌아오게 만든다. 우정의 입체를 이해한다는 것은, 복잡하게 뒤엉킨 삶을 가로질러보겠다는 용기이자, 우정을 애써 이해하지 않으려는 것 또한 삶에서 생존하고자 하는 의지일지도 모르겠다. 열다섯 명의 시인은 우정의 용감함이나 아름다움만 그리는 것에 그치지 않고 우정이 가지고 있던 뒷모습을 본다. 거기에는 다시 시작된 우정도 있고, 영영 만날 수 없는 사람이 있고, 두고 온 내가 있고, 나누지 못한 인사가 있어 삶은 계속되는 것이 아닐까.
“할머니. 우리는 여전히 친구지?”(고명재) 할머니와 나누었던 우정이라는 이름, “일곱 시간 차이 나는 세계에서 자신을 달빛처럼 나누며 살아가는 벗”(김이듬)을 그리워하는 아득한 마음, “내가 친구가 없다고 느끼고 그렇게 말하고 싶어 한다는 점만 남겨볼 수도 있을까”(나하늘) 물으며 우정 없음의 상태를 고백하는 용기, “나는 이미 친구로 가득한 집에서 살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박규현)는 있음과 없음의 풍경을 모두 불러모으는 집, “자꾸만 사라진 사람이 떠오르는 계절이 있”(백은선)어 적게 된 교환일기와 애도일기, “무엇도 사랑 앞에 설 수 없어. 그러니 너희들 이름 앞에 설 것은 없어”(성동혁) 꾹꾹 눌러 적어보게 된 이름들, “오래전부터 누군가 함께 있는 것 같”(손미)아서 소문처럼 남아 있는 과거의 우정들, “우정만큼은 영원한 독립시행으로 취급하고 싶어”(이기리) 사랑을 함께 통과하는 화해와 용서, “기쁨 뒤에 스며드는 것들을 기쁨과 함께 삭제할 수 있”(이새해)는 기묘한 우정의 옆모습, “그림자가 닮은 사람끼리 나누어 가진 울음이 있어”(이실비) 지날 수 있는 풍경이 많아진 우정의 우거짐, “지금 나는 나라는 친구를 만나고 있”(이영주)는 내밀한 나와의 우정, “제일 바깥 마트료시카”(이원)의 순서에서 사랑을 포함하는 커다란 우정, “내가 글을 쓰는 동안 되풀이되는, 혹은 절대 되풀이되지 않을 이 시간이 꼭 아는 사람처럼 내 어깨를 짚고 지나”(장수양)는 나와 겹쳐져 있는 반투명의 이야기, “몇 개의 경유지를 지나야 닿을 수 있는 곳처럼 아득하기만 한”(조온윤) 우정을 지나 여러 겹의 길과 단 하나의 통로를 지나본 일화, “방금 꿈에서 깬 사람처럼 나는 가만히 네 손을 맞잡는”(한여진) 우정에 대한 어렴풋한 초점까지 한 조각의 별에 나 있는 무수한 모서리처럼 이야기가 빛을 향해 출발한다.

“그런데 참으로 이상하지요. 이제는 당신이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데 어떻게 우정은 계속되는 걸까요. 나만 남아 당신을 기억하고 있는데 어떻게 이 우정은 이토록 생생할까요.”
-고명재, 산문 「계속되는 마음」
“우정이 끝난 뒤에 나는 어떤 모습이었나? 내게 우정이 계속 남아 있다. 나무처럼 간격을 유지하며 제각각의 속도로 성장한다. 어떤 우정은 영원해서 죽은 나무에 눈처럼 쌓인다.”
-김이듬, 산문 「우정 없이 얼마나 살 수 있는지」
작가 소개
지은이 : 이원
1992년 『세계의문학』을 통해 등단했다. 시집으로 『그들이 지구를 지배했을 때』 『야후!의 강물에 천 개의 달이 뜬다』 『세상에서 가장 가벼운 오토바이』 『불가능한 종이의 역사』 『사랑은 탄생하라』 『나는 나의 다정한 얼룩말』, 산문집으로 『산책 안에 담은 것들』 『최소의 발견』 『시를 위한 사전』이 있다. 현대시학작품상, 현대시작품상, 형평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서울예술대학교 문예학부에서 시창작 수업을 하고 있다.
지은이 : 이영주
2000년 문학동네신인상으로 등단했다. 시집 《108번째 사내》, 《언니에게》, 《차가운 사탕들》, 《어떤 사랑도 기록하지 말기를》, 《여름만 있는 계절에 네가 왔다》, 《그 여자 이름이 나하고 같아》, 《좋은 말만 하기 운동 본부》 등이 있다.2022년 루시엔 스트릭 번역상, 2026년 지훈문학상을 수상했다.
지은이 : 김이듬
2001년 《포에지》에 시를 발표하며 등단했다. 『명랑하라 팜 파탈』, 『히스테리아』, 『표류하는 흑발』 , 『투명한 것과 없는 것』, 『누구나 밤엔 명작을 쓰잖아요』 등 다수의 시집을 비롯해, 장편소설 『블러드 시스터즈』, 산문집 『디어 슬로베니아』, 『모든 국적의 친구』 등이 있다. 전미번역상, 루시엔 스트릭 번역상, 김춘수시문학상, 샤롯데문학상, 이형기문학상을 등을 수상했다.
지은이 : 백은선
시인. 2012년 문학과사회 신인문학상을 통해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시집 『가능세계』 『아무도 기억하지 못하는 장면들로 만들어진 필름』 『도움받는 기분』 『상자를 열지 않는 사람』, 산문집 『나는 내가 싫고 좋고 이상하고』 『뾰』 등이 있다. 김준성문학상, 문지문학상을 수상했다.
지은이 : 성동혁
아직도 어린이 병동에 입원을 합니다. 그곳에 있는 친구들을 위한 이야기를 쓰고 싶었습니다. 2011년 《세계의 문학》 신인상을 수상했습니다. 시집 《6》, 《아네모네》, 산문집 《뉘앙스》. 등이 있습니다.
지은이 : 장수양
1991년 출생. 2017년 〈문예중앙〉 신인상으로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시집 『손을 잡으면 눈이 녹아』를 펴냈다.
지은이 : 나하늘
1992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낭독으로만 존재하는 책 『Liebe』, 펼칠 수 없는 책 『은신술』 등을 만들었다. 제44회 김수영 문학상을 수상했다.
지은이 : 손미
2009년 『문학사상』으로 등단했다. 시집 『양파 공동체』 『사람을 사랑해도 될까』, 산문시집 『삼화맨션』, 산문집 『나는 이렇게 살고 있습니다 이상합니까?』가 있다. 김수영문학상을 수상했다.
지은이 : 조온윤
2019년 문화일보 신춘문예를 통해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시집 <햇볕 쬐기> <자꾸만 꿈만 꾸자>가 있다. 공통점 동인이다.
지은이 : 고명재
2020년 조선일보 신춘문예를 통해 등단했다. 시집 『우리가 키스할 때 눈을 감는 건』, 산문집 『너무 보고플 땐 눈이 온다』가 있다.
지은이 : 이기리
2020년 김수영문학상을 받으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시집 『그 웃음을 나도 좋아해』, 『젖은 풍경은 잘 말리기』 등을 썼다.
지은이 : 박규현
2022년 한국경제신문 신춘문예를 통해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시집 『모든 나는 사랑받는다』가 있다. 동인 ‘도모’와 함께하고 있다.
지은이 : 한여진
2019년 『문학동네』 신인상을 통해 등단했다. 시집으로 『두부를 구우면 겨울이 온다』가 있다. 신동엽문학상을 수상했다.
지은이 : 이새해
목포에서 태어났고 신학을 전공했다. 『아무 해도 끼치지 않는』, 『싫음』 등에 시를 발표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문학동인 ‘도모’의 일원이다.
지은이 : 이실비
2024년 『서울신문』 신춘문예를 통해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