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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사이의 잔향
글ego | 부모님 | 2026.0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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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 리뷰

아홉 개의 시선
서로 다른 서사를 가지고 시작과 끝을 같이 한 아홉 명의 예비 작가들은 겨울의 끝자락에서 만났습니다. 우리는 서로 다른 목소리로 시작해 서고 같은 자리에서 멈추었습니다. 어떤 이야기는 낮은 숨처럼 조용히 흐르는 차분한 결을 지닌 잔잔함이 있고, 어떤 이야기는 선명한 색을 남긴 채 우리 마음에 오래 머물 것입니다. 또는 낯선 시선으로 우리의 세상을 비트는 장면도 담겨있습니다. 우리는 각자의 자리에서 이 글을 써 내려갔습니다. 살아온 시간도, 머무는 공간도, 바라보는 방향도 달랐지만, 한 가지는 닮았었습니다. 그것은 설명하기 어려운 인물의 감정 하나하나를 끝까지 따라가 보고 싶다는 마음이었습니다. 누군가는 추억을, 누군가는 사랑을, 또 다른 누군가는 상실의 마음과 성장을 보여주었습니다. 소설 속 공간에서 각자가 지닌 조각의 모양은 서로 다르지만, 현재, 과거, 미래의 삶, 죽음, 그리고 이별이라는 다양한 색이 모여 하나의 창작물로 완성되었습니다.
여기 펼쳐진 이야기들을 통해 각자의 문 앞에 잠시 서보기를 권합니다. 어떤 문은 쉽게 열릴 것이고, 어떤 문은 조심스럽게 밀어야 할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그 안에는 분명 누군가의 진심이 놓여 있습니다. 따뜻하고, 때로는 생경한 우리의 진실한 이야기들이 여러분의 시간 속에서 잠시 머물기를 바랍니다. 우리는 시작을 온화하고 부드럽게 하려고 합니다. 그 이야기가 조용히 스며들거나, 혹은 낯설게 흔들어 각자의 방식으로 마음에 닿기를 바랍니다. 우리의 글이 여러분의 이해와 공감 속에서 더욱 가까워지기를 바랍니다.
글을 쓰면서 우리는 인물에 감정을 이입하여 그 대상 안에서 자기 회의를 느끼고 자신의 한계를 시험하는 과정을 거쳤습니다. 어쩌면 글쓰기는 혼자서 하는 일처럼 보입니다. 빈 화면 앞에 홀로 앉아 아무도 모르는 시간 속에서 문장을 고르고 지우는 일을 반복했습니다. 서로의 원고를 읽으며 감탄하고, 때로는 조심스럽게 손을 얹어 더 나은 방향을 물었습니다. 그렇게 아홉 개의 이야기는 각자의 것이면서도 나의 글처럼 온기를 느끼게 되었습니다. 불가능 속에서 가능성의 실마리를 찾았습니다. ‘진정한 사유는 불가능성에서의 사유’라는 철학자 데리다의 논리가 중첩됩니다. 각자의 자리에서 시작된 이 글은 수많은 움직임과 충돌을 지나며 끊임없이 변화해 왔습니다. 그렇게 이어진 사유와 질문 끝에, 우리는 여러 번의 내적 전화를 거쳐 이 작품을 완성했습니다.
여러분이 페이지를 넘기는 동안 우리도 각자의 이야기 속에 여전히 살고 있을 것입니다. 다 쓴 줄 알았는데 문득 떠오르는 장면처럼, 끝났다고 생각했는데 마음 한편에 남아 있는 인물처럼, 소설이 독자를 기다리듯이 우리도 우리의 이야기가 누군가의 어느날에 닿기를 조용히 기다리고 있습니다. 작지만 소중한 노력이 한데 모여 빚어진 우리의 결실이 이해와 공감의 울림 속에서 여러분의 마음에 한층 더 가까이 닿기를 바랍니다. 아홉 명의 마음을 모아 이 책을 여러분께 건넵니다.

  작가 소개

지은이 : 닷옴, 김다인, 박정운, 닥터웰다, 박미자, 정선아, 박혜승, 신윤슬, 김지원
닷옴암팡진 사람이다. 체구는 작지만 단단하다. 줄곧 가족에 대한 강한 책임감과 생활력으로 뭉쳐 살았다. 현시대의 만연한 혐오와 갈등에 피로감을 느껴, 사랑에 대한 믿음을 삶의 중심으로 삼는다. 불편함이 세상을 바꾸기도 하지만, 무분별한 불편을 지양한다. 우리들의 사소한 일상에서 피어나는 연대와 가치를 찾는다. 사랑의 가장 로맨틱한 형태로 희생을 꼽았다.김다인책이 읽고 싶어서 어린시절 급식빵을 친구에게 주고 책을 빌렸다. 그때부터 책이 친구가 될 줄 알았나 보다.혼자 놀기를 잘해야 한다고들 합니다. 무엇을 해야 할지 고민했습니다. 읽다보니 써보고 싶은 욕심이 생겼습니다. 그래서 용기를 냈습니다. 독자의 마음에 잔잔한 파동이 일기를 바라며, 소설을 써보기로 했습니다.박정운“아무것도 아닌 날에 풍덩” 이후로 두번째책을 좋아하지 않는 두 아이들을 위해 글쓰는 엄마이자 워킹맘입니다. 아이들이 엄마 이름의 책은 읽어 주겠지 하는 맘으로...닥터웰다인생은 끊임없이 배우는 과정이라는 말을 늘 마음에 두고 살아간다. 의사로서 호스피스 환자들의 마지막 시간을 돌보며, 삶의 끝에서야 비로소 또렷해지는 이야기들을 보아왔다. 그곳에서 들은 말들과 남겨진 침묵들이 마음 어딘가에 오래 머물다 문장이 되기 시작했다. 죽음을 마주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해, 나는 여전히 삶을 배우는 중이다.박미자시절마다 겪는 고민과 어려움이 다르다. 시간이 지나면서 자연스레 해결되는 것도 있고 마음에 켜켜이 쌓여있다가 어떤 순간 문득 떠오르기도 한다. 난 사람과 일상을 나누는데 어려움을 겪는 사람이다. 이것 조차 인정하는데 오래 걸렸다. 항상 궁금했다 불편한 마음의 정체에 대해. 실마리를 찾다보니 글을 쓰게 됐다. 나는 왜 이런 사람일까 자책하는 분들에게 이 글이 부디 위로가 되길. 나 또한 글을 쓰며 내 마음을 다시금 꺼내봤다. 실체를 알아버린 대상은 더이상 두렵지 않다.정선아사람의 감정과 관계를 담은 이야기에 관심이 많아 연극과 영화를 즐긴다. 일상 속 평범한 순간에서 새로운 의미를 발견하는 글쓰기를 좋아한다. 이석원의 <보통의 존재>와 데릭 시언프랜스의 <블루 발렌타인> 같은 작품을 좋아한다. 이 소설을 시작으로 사람 냄새나는 따뜻한 이야기를 집필하고 싶다.박혜승글을 쓰면 자유로워지더군요.가슴 깊은 곳에서 정체된 울림과 차마 꺼내지 못한 아픔을 문장으로 옮길 때, 비로소 나를 가두던 견고한 온실의 유리 벽이 깨지는 것을 경험했습니다. 저에게 글이란 끝을 알 수 없는 깊은 바다와 같습니다. 그 심연 속에 가라앉아 있던 이름없는 감정들을 하나하나 길어 올려 빛을 비추는 작업, 그것이 제 삶의 ‘윤슬’이 되었습니다.남들이 정해준 정답지에 맞춰 사느라 정작 자신의 목소리를 잃어버린 수많은 ‘혜원’에게, 이제는 타인의 낙서가 아닌 당신만의 마침표를, 직접 찍어도 괜찮다는 용기를 건네고 싶습니다.“사계절의 숨결이 닿는 강릉의 바다를 사랑합니다. 파도가 밀려와 부서지는 하얀 물결 소리에서 삶의 균열을 보았고, 그 위로 다시 맺히는 ‘윤슬’에서 내일의 희망을 길어 올렸습니다. 제가 그 바다에서 길어 올린 문장들이, 누군가의 마음에도 작은 파동이 되기를 바랍니다.”신윤슬사람 사이에서 쉽게 설명되지 않는 감정과 관계의 미묘한 변화에관심을 두고 글을 쓴다. 익숙한 일상 속에서 문득 드러나는 마음의 순간들을 오래 바라보는 편이다. 특별한 사건보다 그 사이에 남는 감정의 결을 따라가려 한다. 지금도 그런 순간들이 이야기가 되는 지점을 천천히 기록하고 있다.김지원분명 이 글을 처음 썼을 때 내가 생각한 장르는 호러였는데 이렇게 글이 순식간에 변해버릴 줄을 몰랐다. 글을 많이 써보긴 했지만 막상 가족과 사랑에 대한 글은 딱히 써본 적이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맨날 판타지 장르에, 도파민이 나올락 말락하는 글들만 써서 그런 것일지도 모른다. 그래서 가족에 대한 이야기를 써볼까? 하는 막연한 생각으로 이 글을 쓰게 된 것 같다. 나는 사랑에 대한 환상이 무척이나 심해서 그만큼의 로망도 큰 사람인데, 이 소설이 내 사랑의 첫 시작점이길 바라고, 인물들에게 이런 가혹한 곳에 살게 해서 미안하다는 말을 남기고 싶다.

  목차

들어가며 5

닷옴_집 11

김다인_분홍상자 31

박정운_그때 우리는 59

닥터웰다_남아 있는 시간 97

박미자_그래도 삶은 계속된다 121

정선아_빈자리의 온기 141

박혜승_마침표는, 우리가 찍을게요 175

신윤슬_한 방향으로 흐르지않는것 217

김지원_인간 사육장 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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