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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글자책] 원서발췌 기병대
지식을만드는지식 | 부모님 | 2026.0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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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서 소개

옴니버스 구성으로 이루어진 이 작품은 주제의 단일성을 파괴하는 다양한 시점을 구현하고 있다. 톨스토이와 도스토옙스키가 이룩한 19세기 러시아 산문의 전통에서 벗어나 새로운 형식적 장치를 통해 러시아 모더니즘 문학의 대표적 특징을 보여준다. 러시아문학의 주요 소재로 등장하는 카자크인, 러시아 내전, 러사아의 유대인 문제, 성서 모티브, 성화(聖?)의 상징 등 다양한 사전 지식과 문화적 이해를 필요로 하는 작품이다.

  출판사 리뷰

20세기 초반 러시아 산문 작가들 중 하나인 바벨의 ≪기병대≫는 창작 방법의 측면에서나, 주제적 측면에서 가히 세계적인 명작으로 부르기에 조금도 부족함이 없다. 장르상 ‘연작(連作)’의 범주이나 각각의 단편들은 화자, 주제적 통일성 같은 공통분모를 제외하면 서로 다른 문체들로 이루어졌다. 일반적인 서술적 산문 이외에도, 시 형식의 짧은 산문, 빌리나 형식, 민담, 연설문, 서간문 등 가히 문체의 백과사전이라 불러도 좋을 정도로 다양한 언어적 실험들이 시도되었다. 주제 역시 《기병대》의 문학적 가치를 높이고 있다. 종교, 전쟁, 혁명, 카자크, 유대인 등의 주제 속에서 바벨은 인간 행위의 공허함, 삶의 소중한 가치 등을 독자들로 하여금 다시 생각하게 만든다.
《기병대》의 등장인물 대부분은 카자크라고 불리는데, 이들 집단은 러시아 변방에서 국경을 지키기 위한 자유민 집단이다. 이들은 놀라운 기마술과 용맹성, 잔혹성으로 19세기 러시아제국의 군사력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을 차지했고, 혁명 시기 내전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했다. 사건의 배경이 되는 러시아 내전에 대해서도 약간의 사전 지식을 가지고 읽으면 좋은 것이다. 《기병대》의 주된 소재인 카자크는 러시아 문학의 오래된 소재다. 푸시킨의 《대위의 딸》, 레르몬토프의 《우리 시대의 영웅》 등에서 카자크를 소재로 삼고 있다. 이들의 사나운 기질, 단순함, 무지는 지식인이나 문명사회와는 극단적으로 대립한다. 특히 《기병대》에서 ‘지식인’의 사상에 의해 벌어진 혁명에 대한 카자크의 반응은 작품의 중요한 모티프가 되고 있다.
《기병대》에는 총 36개의 단편이 수록되어 있는데 그중에서 문학 연구자들에게 자주 언급되는 단편들을 중심으로 22편의 작품을 발췌해서 번역했다. 《기병대》 자체가 연작 형식이고 각각의 작은 이야기들은 하나의 소(小)작품으로 마무리되고 있기 때문에 발췌본이라 할지라도 원작의 문학적 느낌을 전달하는 데는 큰 어려움이 없을 것이다.

도망간 노보그라드 신부의 방에는 성화가 벽에 높이 걸려 있었다. 거기엔 〈세례자 요한의 죽음〉이란 제목이 붙어 있었다. 언젠가 내가 만났던 사람이 요한의 모습 속에 있다는 것을 확신했다. 나는 기억한다. 곧고 밝은 벽 사이의 거미줄 위에 여름 아침의 정적이 깃들었다. 한 줄기 태양 빛이 그림 받침대로 내려왔다. 빛 속에서 번득이는 먼지들이 들끓었다. 성화 받침대의 푸른 심연 속에서 요한의 길쭉한 형상이 내 앞에 걸려 있었다.

잠시 후 오르간 연주가 내 귀를 놀라게 했고, 그 순간 사령부 문으로 누런 헝클어진 머리카락을 한 노파가 들어섰다. 그녀는 다리가 부러진 개처럼 빙빙 돌면서 걷다가 바닥에 쓰러졌다. 그녀의 눈동자는 장님처럼 하얗게 젖어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늘어졌다가 빨라지곤 하는 오르간 연주 소리가 들려왔다. 그 소리의 비상(飛翔)은 우리를 고통스럽게 했으며 그 비통의 여운은 오랫동안 울려 퍼졌다. 노파는 자기의 누런 머리카락으로 눈물을 닦고는 바닥에 앉아 내 다리를 부여잡고 군화에 입맞춤하기 시작했다. 오르간 소리가 멈추자 곧 베이스 톤으로 웃음이 터졌다.

만일 군의 일부가 승리한 반면 다른 일부가 패배하는 일이 생기더라도 결코 실망해서는 안 된다. 이런 극한의 상황에서도 장군의 확고부동함과 결단력은 결국 완전한 승리를 이끌어 내기 때문이다. 장군에게는 조그마한 일로 실망하는 경우가 마치 정복자에게 실망을 주는 사소한 일들이 수없이 발생하는 것처럼 많이 일어난다. 손실과 전과가 거의 비슷해 보일 때 장군은 대단한 결단력으로 불운을 강점으로 이겨 냄으로써 명성을 떨칠 수 있다.

  작가 소개

지은이 : 이사크 바벨
1894년 지금은 우크라이나인 오데사의 유대인 가정에서 태어났다. 어린 시절 상업 교육과 유대 경전 교육을 받았으나 소년 시절 그의 관심을 끈 것은 바이올린과 프랑스 문학이었다. 독일, 루마니아와의 전쟁에 참전했고, 1920년에는 종군기자로 부니 장군의 제1기병대에서 근무하게 된다. 1919∼1920년에는 우크라이나 국영출판사에서 출판편집부 부장을 지냈고, 1920년 기자로 제1기병대에 들어가게 된다. 이 시기의 경험을 바탕으로 《기병대》(1926)에 수록되게 될 단편들을 쓰기 시작했고, 오데사에서의 청년기의 경험들은 《오데사 이야기》(1931)의 소재가 된다. 1920년대 중반에는 소련의 가장 인기 있는 작가 명단에 자신의 이름을 올리게 된다. 하지만 스탈린 집권 이후 동시대의 다른 작가들과 마찬가지로 바벨 역시 작품의 발표를 중단하고 홀로 희곡과 시나리오 작업에 몰두했다.산문 외에도 프랑스 문학 작품의 번역가로도 활동했고, 희곡 〈일몰〉(1928), 〈마리야〉(1935), 그리고 시나리오와 수필, 논문을 다수 남겼다. 바벨은 1939년 특별한 이유 없이 소련 당국에 체포되어 1940년 1월 총살되었다. 그가 죽기 전 압수당한 20여 권에 달하는 원고들이 어떤 문학적 가치를 가지고 있었는지 우리는 알 수 없지만, 위대한 문학 작품을 접할 기회를 빼앗긴 것은 분명하다. 바벨은 스탈린 사후 1954년에 복권되었다. 그러나 그의 작품집은 소련 시절 한두 차례 발간되기는 했지만 소련에서 널리 알려지지는 않았고, 오히려 서양 독자들에게 더 많이 알려졌다. 그의 저작은 소련 붕괴 후 1991년에 두 권짜리 작품집이 나오면서 러시아 독자들에게 다시 알려지기 시작했다.

  목차

즈브루치 강 도하
노보그라드 가톨릭 성당
편지
아폴레크 씨
이탈리아의 태양
게달리
내 첫 번째 거위
랍비
기관총 차에 대한 설명
돌구쇼프의 죽음
그리스도 사시카
프리셰파
베레스체츠코
소금
아폰카 비다
성 발렌트
기병중대장 트루노프
자모스티예
배신
노래
랍비의 아들
아르가마크

해설
지은이에 대해
옮긴이에 대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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