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오늘의 현실을 반영하지 못하는 87년 헌법, 이제 시대의 요구에 맞는 새로운 헌법을 만들 때다. 이 책 《이제 헌법을 바꿀 시간입니다》는 87년 체제 이후 40여 년간 이어져 온 헌법의 한계를 짚어보고, 변화한 시대의 요구에 맞는 새로운 헌법의 방향을 함께 고민한다. 지은이는 ‘왜 우리는 권력을 제대로 통제하지 못했을까’라는 질문에서 출발해, 대통령 한 사람에게 권한이 집중된 구조와 시민 참여가 충분히 보장되지 못한 현실을 차분하게 풀어낸다. 계엄 사태라는 구체적 경험을 통해 오늘의 헌법이 더이상 달라진 사회를 온전히 담아내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보여주며, 권력 구조 개편과 기본권 확대, 시민 참여의 제도화를 아우르는 단계적 개헌의 방향을 현실적 대안으로 제시한다.
출판사 리뷰
1987년의 낡은 체제를 넘어,
지금 우리의 권리를 다시 써야 할 때다 1987년, 시민들은 독재에 맞서 광장에 모였고, 결국 헌법 개정이라는 역사적 성취를 이끌어 냈다. 악명 높았던 유신헌법의 긴급조치권을 삭제하고, 대통령의 국회해산권을 폐지했으며, 헌법재판소를 부활시켰다. 이것은 분명 역사적 진전이었지만 한계도 명확했다. 당시 개헌 논의가 독재자의 ‘장기 집권’을 막는 데만 몰두한 나머지, 대통령이 휘두를 수 있는 ‘권한’을 실질적으로 분산하거나 시민의 권리를 확장하는 방향으로까지는 충분히 나아가지 못한 것이다. 무엇보다 그 과정이 여야의 밀실 협상으로 진행되었기에 주권자인 시민의 의견은 끝내 배제되었다.
그로부터 40여 년이 지난 2024년 12월 3일 밤. 대한민국 헌정질서가 한순간에 흔들리는 광경을 전 국민이 생중계로 지켜보았다. 이른바 ‘87년 헌법’이 보장한 대통령의 막강한 권한에 어떤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지, 그 권한 앞에서 국민 모두가 얼마나 무력해질 수 있는지를 확인한 순간이었다. 국회의 해제 결의에도 불구하고 대통령 한 사람이 버티는 동안 상황이 장시간 지속되었다는 사실은 권력 통제 장치의 취약함을 여실히 드러냈다. 우리 헌법에 어떤 구조적 한계가 존재하기에 시민들은 그 상황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을까? 이 책은 그 질문에서 출발한다.
1987년의 옷으로는 2026년을 살 수 없다 87년 헌법은 독재의 종식을 염원하던 시대의 산물이었다. 대통령 직선제를 쟁취하는 것이 당시 시민들에게는 무엇보다 중요한 과제였다. 그러나 40여 년이 흐른 지금, 사회는 완전히 달라졌다. 플랫폼 노동과 같은 새로운 노동 형태가 등장했고, 기후위기와 디지털 기술은 이전과는 다른 새로운 권리 문제들을 끊임없이 만들어 내고 있다. 시민의 정치 참여 방식 역시 근본적으로 변화해 광장과 온라인을 넘나들며 다양한 방식으로 권력을 감시하고 의제를 형성하는 단계에 이르렀다. 그럼에도 국가의 통치 구조와 헌법의 철학은 여전히 1987년에 머물러 있다. 다시 말해, 수백만 명의 플랫폼 노동자들은 여전히 법적 지위를 제대로 보장받지 못하고 있으며, 온라인 공간에서 형성된 시민의 요구는 제도 정치에 충분히 반영되지 않고 있다. 기후위기와 같은 초국가적 문제 또한 기존 헌법이 상정하지 못한 새로운 권리와 책임을 요구하고 있다.
이 책은 87년 체제가 지닌 구조적 한계를 짚어내고, 변화한 시대에 필요한 새로운 권리와 제도를 구체적으로 제시한다. 예컨대 대통령에게 집중된 권한을 분산하기 위한 권력 구조 개편 방안, 시민이 직접 법안을 발의하거나 권력을 견제할 수 있는 국민발안·국민소환제도의 도입 방안, 플랫폼 노동자와 같은 새로운 사회적 주체의 권리를 보장하는 기본권 확대 방안 등이 그것이다. 또 기후위기와 디지털 사회에 대응하기 위한 새로운 권리 규정을 포함해, 변화한 시대에 걸맞은 헌법의 내용을 분야별로 정리해 보여준다. 지은이는 헌법이 더이상 과거의 질서를 유지하는 장치가 아니라, 새로운 사회를 설계하는 틀이 되어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한다.
개헌은 어떻게 진행되어야 할까? 지난 40여 년간 개헌 논의는 대통령 임기와 권력 구조를 둘러싼 정치적 이해관계에 갇혀 반복적으로 좌초되었다. 그 결과 헌법은 시대 변화를 반영하지 못한 채 지금까지 유지되고 있다. 이 책은 이런 한계를 넘어서는 현실적 대안으로 ‘단계적 개헌 전략’을 제안한다. 전면 개헌이 바람직하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현실 정치 속에서 실현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시민의 권리 확대와 권력 통제를 중심으로 ‘원포인트 개헌’을 먼저 추진하고, 이를 2차, 3차 개헌으로 이어가는 방식이다. 이는 정치적 충돌을 최소화하면서도 실질적 변화를 축적해 나갈 수 있는 현실적 경로다.
아울러 개헌 과정에 시민 참여를 제도화하는 방안도 함께 제시한다. 국민투표 중심의 형식적 참여를 넘어, 공론화위원회나 시민의회 같은 숙의 민주주의 기구를 제도화하고, 개헌 과정에 시민이 직접 역할을 할 수 있는 절차를 헌법에 명시하는 방안이다. 시민의 의사가 실질적으로 개헌안에 반영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시대적 과제가 되었기 때문이다.
지은이는 새로운 헌법이 더이상 정치인들만의 협상 결과물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지적한다. 헌법은 우리가 어떤 사회를 만들 것인지에 대한 공동의 약속이기에, 지금 우리의 현실에 맞는 헌법을 주권자인 시민의 주도로 새롭게 써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는 단순한 제도 개편을 넘어, 민주주의의 주체를 다시 세우는 과정이기도 하다.

결국 대통령은 파면되었고 2025년 치러진 조기 대선에서 이재명 후보가 당선되어 새 정부가 출범했다. 하지만 사람만 바뀌었을 뿐 ‘윤석열’을 가능하게 했던 제도는 그대로다. 다음 대통령도, 그다음 대통령도 똑같은 권한을 손에 쥐게 된다. 우리는 또다시 새로운 대통령의 ‘선한 의지’만을 믿고 불안한 미래를 맡겨야 하는 처지가 되었다.
12월 3일 밤 혹한의 국회 앞에서, 동짓날 새벽 남태령 고개에서, 광화문 광장과 한남동, 안국역 헌법재판소 앞에서 123일을 함께 보냈던 동료 시민들과 나누고 싶은 질문이 있다. 왜 우리는 그토록 치열하게 저항하면서도 법과 제도 앞에서는 한없이 무력할 수밖에 없었을까. 이 책은 그 질문에서 시작한다.
#_들어가는 말
파면된 대통령이 헌정질서를 부수기 위해 휘두르던 비상대권, 국회의 입법을 무력화하던 거부권, 관료와 무력 기관을 쥐락펴락하던 인사권은 한 치의 손상도 없이 다음 대통령의 손에 고스란히 쥐어졌다. 사람은 바뀌었지만 권력의 날 선 칼자루는 변하지 않았다.
헌정 위기가 반복되는 참담한 역사를 끊어내기 위해서는 ‘나쁜’ 대통령의 출현을 경계하는 것을 넘어, 대통령 손에 들린 그 위험한 칼자루를 제도적으로 회수해야 한다. 헌법은 최선의 지도자가 다스릴 때가 아니라, 최악의 지도자가 권력을 잡았을 때 국가와 시민을 보호할 수 있도록 설계되어야 한다.
#_윤석열이 드러낸 제왕적 대통령의 민낯
작가 소개
지은이 : 김예찬
역사학과 정치학, 사회학을 공부하고 시민사회단체와 정당에서 일했다.《날치기 국회사》 《개헌과 선거제도 개혁에 관한 모든 것》 등의 책을 썼다. ‘1987년 헌법’에 어떤 목소리도 낼 수 없었던 세대로서, 합의한 적 없는 체제에서 살고 있다는 사실에 문제의식을 느끼고 있다.
목차
들어가는 말
1장 왜 지금 헌법을 바꿔야 하는가
-윤석열이 드러낸 제왕적 대통령의 민낯
-1987년의 옷으로 2026년을 살 수 있을까?
-Q&A
2장 우리는 어떤 헌법을 만들어야 하는가
-헌법의 얼굴: 전문과 제1조
-국민의 권리와 의무: 2026년의 기본권
-국회: 민의의 전당을 다시 설계하다
-정부: ‘제왕’을 시민의 심부름꾼으로
-사법부와 독립기관: 정의와 감시의 균형
-지방자치: 서울 공화국을 넘어서
-경제: 불평등의 해소
-Q&A
3장 개헌은 어떻게 이뤄져야 하는가
-40년 실패의 역사
-2026년 개헌 논의의 현주소
-지금 할 수 있는 것부터: 단계적 개헌 전략
-Q&A
나가는 말
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