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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의 우정 맹세
바른북스 | 청소년 | 2026.0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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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서 소개

그 애는 어느 날 나의 친구가 되어주었다. 나를 싫어하는 애가 생기고 내 친구들이 나에게서 거리를 두기 시작한 지 한 달이 지났을 때였다. 외로운 나날의 빛이 되어준 그 애와 내가 언제까지나 좋은 친구일 수 있을까?

  출판사 리뷰

《어느 날의 우정 맹세》는 ‘외로운 나날의 빛’이 되어준 친구와 과연 언제까지 좋은 친구로 지낼 수 있을지에 대한 주인공의 의문을 따라가며, 진정한 우정의 의미를 탐색하는 작품이다. 중학교 교실 안에 암묵적으로 형성된 권력관계는 우정에 균열을 일으키고 불안을 증폭시키며 이야기의 긴장을 더한다. 작품은 적의와 외면, 의심과 배신 등 청소년기의 현실적인 갈등을 생생하게 그려냈다.

“시우야!”
나는 다급하게 시우를 불렀다. 시우는 뒤돌아 나를 보았다. 나는 시우의 눈을 보고 말했다.
“내 친구가 되어줘.”
내 얼굴은 절박함을 숨길 수 없었을 것이다. 내 말이 끝나자 시우가 뚜벅뚜벅 다가와 내 앞에 섰다. 너무 가깝지 않나? 우리 사이는 불과 30cm 정도밖에 떨어져 있지 않았다. 시우가 말했다.
“알겠어. 내가 방법을 알려줄게.”
시우는 내 손에서 우산을 받아 바닥에 살짝 내려놓았다. 친구가 되는 데 방법이 따로 있는 건가. 의문이 가득한데 시우는 ‘우리 동네에선 이게 당연하다’는 듯한 얼굴로 말했다.
“우선은 서로의 옷깃이 닿아야 해.”
시우는 오른손으로 자기 셔츠의 깃을 가리켰다.
“그리고 네 오른손은 내 뒤통수를 쓰다듬는 거야. 뒤통수에서 내려오던 손은 목덜미에서 멈추고 나에게 ‘언제까지나 잊지 않을게’라고 말해야 해.”
이상해. 어디서 듣도 보도 못한 친구가 되는 방법. 그렇지만 진지한 시우의 얼굴을 보니 장난치려고 한 말 같지는 않았다.
나는 심호흡을 한번 했다. 그리고 시우를 와락 끌어안고 그 애의 뒤통수를 오른손 손바닥으로 감쌌다. 그 애의 축축하고도 매끄러운 단발머리를 타고 내려온 내 손은 그 애의 목덜미에서 멈췄고 나는 그 애의 귀에 대고 조용히 말했다.
“언제까지나 잊지 않을게.”

집에 와서는 텔레비전만 멍하게 보다가 조금 일찍 잠자리에 들었다. 잠들기 전 침대에 누워 가만히 학교에서의 일을 생각해 보니 서러움이 몰려왔다. 국어 시간의 일로 나를 싫어하는 애가 생겨버렸다. 나는 걔의 날카로운 그 눈빛이 무서웠다. 그렇지만 그것보다 더 가슴 아픈 것은 내 친구 은채와 하윤이가 내가 겪은 일을 모른 척했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둘은 명백히 나에게서 거리를 두기 시작했다! 그 일이 있자마자 말이다. 눈물이 차올라 닦을 새도 없이 귀 쪽으로 흘러내렸다.
알겠어. 너희들이 무엇 때문에 그랬는지 알 것 같다고. 그런데 내가 바란 게 그렇게 큰 것이었어? 내가 언제, 무조건적인 내 편이 되어달라고 했어? 걔를 같이 싫어해 달라고 했어? 나는 한 번만 물어봐 주면 괜찮았다고. “너 괜찮아?”라면서 내 얼굴 한번 살펴봐 주고 공감과 위로의 한두 마디만 건네주면 됐다고. 그런데 너희들은 아예 그 일을 없었던 일로 취급하고 내 마음을 조금도 들여다봐 주지 않았지. 우리들 사이에 그런 반응이 당연한 거라면……. 나는 앞으로 너희들에게 무엇을 더 기대할 수가 있을까? 내가 정말로 너무 많은 것을 바랐던 거야?
이런 생각들은 꿈까지 나를 따라와서 새벽에도 몇 번이나 뒤척였다.

나는 화가 치밀어서 말했다.
“나한테 처세술을 가르쳐 주려는 거야?”
이 말을 뱉을 때, 시우는 내가 잠겨 있는 그 끈적한 늪을 전혀 이해하지 못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모든 사람에게 호감을 사는 너 같은 사람은 절대 알지 못하는 게 있다고. 넌, 내 편 하나 없는 곳에서 그 살벌한 미움을 온몸으로 느끼며 매일매일을 보내본 적이 있을까? 울다가 잠으로 도피하는 매일매일을 안다면, 시우 넌, 네가 방금 전 했던 말들은 꺼낼 수도 없을걸? 너는……. 몰라. 모른다고! 알지도 못하면서! 그리고 말이야, 나는 그 많은 애들 앞에서 그렇게 민첩하게 머리를 굴려 대답할 수 있는 사람도 아니라고. 그 순간 나는 머리가 하얘졌다고. 너한테야 쉽겠지. 너는 전교생 앞에서도 당당하게 말할 수 있는 애니까! 그러니까 이런 내가 이해 안 되겠지…….

  작가 소개

지은이 : 김희정
‘영원히 이어질 것 같은 나날’을 보내고 있는 친구들을 응원하며 글을 쓴 초등학교 교사입니다. 《절교에 대처하는 방법》을 썼습니다.

  목차

1. 그 애는 어느 날 나의 친구가 되어주었다
2. 국어 시간의 그 일
3. 내가 놓친 것
4. 새벽 3시의 외딴섬
5. 금요일 오후
6. 친구가 많다는 것
7. 여름방학
8. 달라진 기류
9. 맹세의 의미
10. 색깔
11. 검은색 노트
12. 새로운 권력관계
13. 갈등
14. 동면
15. 등산
16. 대화
17. 빠뜨렸던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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