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이번 호 특집《하루치의 빛》은 빛의 기울기를 직감적으로 쫓아가는 눈동자를 상상하며 만들었다. 일상 속에서 순간적인 빛의 변화를 예민하게 포착한 사진 작업이나 빛의 성질과 물성을 탐구해 실험적인 이미지를 선보이는 사진 작업을 선별했다. 그리고 빛의 상징적인 의미를 다각도로 해석하는 시선이 담긴 에세이를 수록했다. 필자로는 성해나, 유희경, 김애란, 김복희, 고명재 등이 참여했다. 여기에 모인 사진과 글은 오늘 하루에도 우리에게 아낌없이 사방에서 쏟아졌던 빛을 우리를 대신해 아껴 바라본다. 또한 우리 주변에서 지금 이 순간에도 자취를 감추고 사라진 빛의 흔적을 우리를 대신해 기억한다.
출판사 리뷰
오늘 하루에도 우리에게 사방에서 쏟아졌던 빛이번 호 특집《하루치의 빛》은 빛의 기울기를 직감적으로 쫓아가는 눈동자를 상상하며 만들었다. 일상 속에서 순간적인 빛의 변화를 예민하게 포착한 사진 작업이나 빛의 성질과 물성을 탐구해 실험적인 이미지를 선보이는 사진 작업을 선별했다. 그리고 빛의 상징적인 의미를 다각도로 해석하는 시선이 담긴 에세이를 수록했다. 필자로는 성해나, 유희경, 김애란, 김복희, 고명재 등이 참여했다. 여기에 모인 사진과 글은 오늘 하루에도 우리에게 아낌없이 사방에서 쏟아졌던 빛을 우리를 대신해 아껴 바라본다. 또한 우리 주변에서 지금 이 순간에도 자취를 감추고 사라진 빛의 흔적을 우리를 대신해 기억한다.
출판사 서평
빛의 기울기를 쫓아가는 눈동자의 궤적어떤 사진을 바라보면, 거대한 눈동자가 떠올랐다. 눈동자로 말하고 듣고, 눈동자로 냄새를 맡고 맛을 보고, 눈동자로
걷고 달리고, 눈동자로 생각하고 판단하고…. 세상의 모든 것을 오로지 시각으로 감지하려는 사진 속의 어떤 몸짓을
느낄 때마다 그 거대한 눈동자를 떠올렸다. 어쩌면 사진이란 누군가의 눈동자에서 비롯한 이미지를 또 다른 눈동자로 옮기려는 의지가 아닐지 생각했다. 눈동자로부터 눈동자로까지 향하는 움직임을 머릿속에 그려보면, 그 동선은 태양의 궤적과 그대로 겹쳐지곤 했다. 우리가 사물을 볼 수 있는 것도, 그 사물을 사진으로 찍을 수 있는 것도 모두 빛 때문이었다.
인간의 시각 활동은 빛없이 불가능하고, 빛의 원리를 이용하는 사진 또한 이미지가 생성되려면 빛이 필수적이다. 이런 까닭에 세상을 카메라로 바라보고 기록하는 과정에서는 빛에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다. 또한 직진, 반사, 투과, 산란 등 빛이 지닌 성질은 다양한 영감을 불어넣고 다채로운 은유로 변주될 수 있다. 하지만 무엇보다 빛과 사진의 친화성이 찬연한 이유는 매번 순식간에 사라지는 빛의 속성과 순간적으로 이미지를 붙잡는 사진의 역량이 서로를 호명하기 때문일 것이다.
이번 호 특집《하루치의 빛》은 빛의 기울기를 직감적으로 쫓아가는 눈동자를 상상하며 만들었다. 일상 속에서 순간적인 빛의 변화를 예민하게 포착한 사진 작업이나 빛의 성질과 물성을 탐구해 실험적인 이미지를 선보이는 사진 작업을 선별했다. 그리고 빛의 상징적인 의미를 다각도로 해석하는 시선이 담긴 에세이를 수록했다. 여기에 모인 사진과 글은 오늘 하루에도 우리에게 아낌없이 사방에서 쏟아졌던 빛을 우리를 대신해 아껴 바라본다. 또한 우리 주변에서 지금 이 순간에도 자취를 감추고 사라진 빛의 흔적을 우리를 대신해 기억한다.

그 마음이 이해가 돼서요. 짧은 말이지만 큰 위안을 얻는다. 이해. 나에게서 타인에게로 투과되는 온기. 인간은 투명한 유리가 아니기에 서로를 완벽하게 비추지 못한다. 그저 타인에게 내 상을 비추며 희미하게 서로를 이해할 뿐이다. 하지만 그 어렴풋한 투광만으로도 때로는 안도하고 치유된다. 꺼진 장작 속에서 여전히 따뜻한 열기가 느껴질 때, 누군가 앉아 있다 일어난 시트에 온기가 한동안 남아 있을 때처럼 타인의 빛이 닿은 자리에는 늘 온기가 남고, 그 잔열로 밤을 버틸 힘이 생긴다. 집으로 돌아와 거울을 보는데 표정이 한결 부드러워져 있었다. 또 누군가의 따뜻한 손을 잡고 일어선 빛나는 밤이었다.
- 성해나, <투광> 중에서
문득 나는 내가 기억—빛뭉치가 되어가고 있음을 알아챈다. 기억은 나 자신이다. 시 쓰기도 사진 찍기도 결국 어두워지고 모든 것을 감추는 창밖도 나 자신이다. 오른눈을 감는다. 아무도 없지만, 누군가 있다면 그는 나의 왼눈을 살필 것이다. 나의 왼눈이 무엇을 보는지 궁금해할 것이다. 보고 있지 않다. 그럼으로써 보고 있다. 스스로 기억—빛뭉치로서, 그냥 그대로.
- 유희경, <빛으로 세어본 하루: 기억—빛뭉치> 중에서
목차
특집 | 하루치의 빛
001 Luminous Visions _ Anna Thorne
012 Light Painting _ Tamotsu Kido
022 What Happens When Nothing Happens _ Tiziano Demuro
032 북쪽창문으로 _ 전명은
044 빛의 파노라마 / 낙진하는 밤 _ 이민지
056 Kamuy Mosir _ Ayaka Endo
068 The Dream Meadow _ Gareth McConnell
080 Light Break _ Nicolai Howalt
092 Between Control and Chance _ Tenesh Webber
130 투광 _ 성해나
135 빛으로 세어본 하루: 기억-빛뭉치 _ 유희경
140 세 개의 빛 _ 김애란
148 빛이 나를 따라다닌다면 _ 김복희
153 반짝반짝 주머니 _ 고명재
159 밝은 곳으로 향하는 마음과 움직임 _ 이민지와 전명은의 대화
168 [연재: 영화의 장소들] 시네마레나, 스캔들을 위한 경기장 _ 유운성
174 [연재: 일시 정지] 아카이브 속의 사진은 어떻게 역사를 숨기는가(1) _ 서동진
180 [에디터스레터] 한 줌의 뻔한 빛 _ 박지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