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기독교사상」은 9월호 특집으로 “교회력, 그 안에 담긴 그리스도인의 정체성”을 마련했다. 첫 번째 글에서는 교회력의 각 절기가 지닌 신학적 의미와 실천을 제시하였고, 두 번째 글에서는 교회력 절기의 목회적 의미와 예배 디자인, 그리고 설교자들이 함께하는 준비 모임의 사례를 소개하였다.
출판사 리뷰
특집 교회력, 그 안에 담긴 그리스도인의 정체성2025년 한국교회는 여전히 강단의 위기라는 비판에 직면해 있다. 하나님의 말씀을 대언하기보다 자기 주장을 내세우는 설교, 신학적 토대와 성서적 전거 없이 자의적으로 선포되는 강단은 더 이상 설득력을 잃어가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설교 갱신의 대안으로 주목받는 것이 바로 교회력에 따른 성서정과이다. 수백 년의 신학적 논의와 교회의 전통이 집약된 성서정과는 설교 본문을 객관화하고, 교회를 신앙의 리듬 안에 세우는 은혜의 도구다.
이에 「기독교사상」은 9월호 특집으로 “교회력, 그 안에 담긴 그리스도인의 정체성”을 마련했다. 첫 번째 글에서는 교회력의 각 절기가 지닌 신학적 의미와 실천을 제시하였고, 두 번째 글에서는 교회력 절기의 목회적 의미와 예배 디자인, 그리고 설교자들이 함께하는 준비 모임의 사례를 소개하였다. 마지막 글에서는 성서정과의 역사와 목적을 되돌아보고, 영성훈련인 ‘렉시오 디비나’를 통해 교회가 말씀 중심의 공동체로 서야 할 길을 모색했다.
교회력은 예수 그리스도의 삶과 가르침을 1년의 달력 속에 새겨 넣은 신앙의 지도이다. 2000년 전 팔레스타인에서 일어난 사건들을 오늘 우리의 시간 속에 불러와 그리스도의 발자취와 우리의 시간을 동기화한다. 더불어 3년 주기의 성서정과를 따라 성서를 균형 있게 읽음으로써 말씀 위에 선 교회의 본질을 드러낸다. 이번 특집이 교회력과 성서정과를 통해 한국교회가 말씀 위에 굳게 서고, 각자의 자리에서 신앙의 리듬을 살아내는 전환점이 되기를 기대한다.
특집 요약
1. 교회력, 예전적 시차: 교회력의 의미와 실천이광희 목사(한국기독교장로회)는 이 글에서 교회력의 각 절기가 지닌 신앙적 의미와 가능한 실천을 제시하며, 교회력이 단순한 반복이 아니라 그리스도인의 정체성을 형성하는 신앙의 리듬임을 강조한다. 대림절은 ‘이미와 아직’ 사이의 종말론적 긴장을 기억하게 하고, 성탄절은 어둠과 빛의 대역전을 증언하며 새 시대의 확신을 기른다. 주현절은 그리스도의 정체성과 사명을 성찰하게 하며, 사순절은 금식과 회개, 사회적 연대를 요청한다. 특히 오늘날 기후위기를 맞아 ‘녹색 금식’으로의 확장을 제안한다. 부활절은 부활하신 주님을 만난 증인의 이야기에 주목하게 하고, 성령강림절은 “교회라는 새로운 가족”의 의미를 되새기게 한다. 창조절은 시작과 완성이 겹쳐지는 절기로, 하나님이 이루실 ‘새 창조’를 바라보게 한다. 필자는 교회력을 통해 에큐메니컬 연대와 대화를 열어갈 것을 요청하며 글을 마쳤다.
2. 교회력에 따른 예배와 설교 준비김영근 목사(만민교회)는 이 글에서 교회력 절기의 목회적 의미와 예배 디자인, 설교자들의 공동 설교준비 모임 ‘프로페짜이’를 소개한다. 필자는 교회력이 교회의 정체성을 형성하는 신앙의 리듬이자 은혜의 보고라고 강조한다. 창조와 성육신, 십자가와 부활, 성령 강림, 재림에 이르는 하나님의 구원사가 교회력 속에 담겨 있기에, 교회력에 따른 예배와 설교는 선택이 아닌 교회의 본질적 의무라는 것이다. 필자는 각 절기의 의미를 풀어내며, 교회가 이를 통해 하나님의 시간과 계절을 새롭게 경험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아울러 성서정과에 따른 설교자 모임 ‘프로페짜이’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성서를 체계적으로 읽고 교회의 일치와 강단의 갱신을 이루는 길을 제시한다. 그는 “교회력이 생명을 얻고 성서 본문이 바르게 선포될 때 한국교회와 강단, 더불어 우리의 역사도 생명을 얻게 될 것”이라고 말하며 글을 맺는다.
3. 교회력에 따른 성서정과와 영성훈련김홍일 신부(한국샬렘영성훈련원)는 이 글에서 교회력 성서정과의 기원과 목적을 살핀 뒤 이를 활용한 영성훈련으로 ‘렉시오 디비나’를 제시한다. 필자는 성서정과가 단순한 독서표가 아니라 신앙을 형성하는 도구임을 강조하며, 3년 주기의 성서정과가 성서 전체를 균형 있게 읽도록 돕고 교회 일치와 공동체적 신앙 형성에 기여한다고 말한다. 특히 ‘렉시오 디비나’는 말씀을 지식으로 읽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마음을 만나고 삶 속에서 그 의미를 되새기며 기도로 응답하는 훈련이라고 설명한다. 필자는 이를 주일예배와 소그룹 모임, 일상과 온라인 묵상 등 다양한 방식으로 실천할 수 있음을 제안한다. 마지막으로 그는 교회력과 성서정과를 새롭게 성찰하고 목회적으로 적용하는 일이야말로, 한국교회를 진정한 의미의 ‘말씀 중심 공동체’로 세워가는 기초가 될 것이라고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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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목할 만한 연재 – 구미정 교수의 새 연재 “룻과 함께 아모르 파티”‘아모르 파티’(Amor fati), 트로트 가수 김연자의 히트곡을 떠올리게 하는 말이지만, 본래는 ‘운명을 사랑하라’는 뜻의 라틴어로, 철학자 프리드리히 니체의 가르침이다. 인간은 누구나 피할 수 없는 운명과 고통, 죽음 앞에 선다. 우리는 이를 어떻게 인식하고 대처해야 하는가? 이 물음을 품고 니체의 사상을 바탕으로 룻기를 새롭게 읽어내는 연재가 시작된다. 왜 하필 니체일까? 또 우리말 구약성서의 여덟 번째 책은 왜 ‘나오미기’가 아니라 ‘룻기’일까? 철학과 신학을 두루 공부한 구미정 박사의 유려한 필체와 함께 룻기의 세계 속으로 떠나보자.
작가 소개
지은이 : 기독교사상 편집부
<한국의 신학사상>
목차
권두언
아펜젤러와 언더우드의 선교 정신 / 천영태
특집 – 교회력, 그 안에 담긴 그리스도인의 정체성
· 교회력, 예전적 시차 : 교회력의 의미와 실천 / 이광희
· 구원의 계절, 교회력에 빛과 생명을 더하는 예배와 설교 / 김영근
· 교회력에 따른 성서정과와 영성훈련 / 김홍일
교회와 현장
· [청년 그리스도인, 현장을 말하다] 모두의 안녕을 향하여 / 전수희
· [내 삶의 등불이 되어준 대한기독교서회의 책들 05] 세속의 복판에서-세속화와 평신도 / 정한욱
· 하나 된 한국교회를 향하여 : 2000년대 초반의 연합과 일치 운동 회고 / 전병금
· [현장 스케치] 경계 너머의 고백, 연대의 길에서 : WCC 제70차 중앙위원회 보고 / 김서영
성서와 설교
· [지혜문학에서 만나는 삶의 지혜 다시 읽기 09] 일상의 식탁으로의 초대(잠언 8장, 9:1-12) / 박지은
· [룻과 함께 아모르 파티 01] 네 운명을 사랑하라 / 구미정
· [고전과 함께 성서 읽기 01] 내 인생은 왜 이리 꼬이기만 할까 / 유광수
문화, 역사, 신학
· [십자가와 보리수: 토머스 머튼과 틱낫한의 사회영성 03] 예언자와 보살 : 두 수도승의 사회참여 / 정경일
· [윤동주와 성서 11] 강섭갑과 윤동주, 노동은 축복이다-《애기의 새벽》, 《슬픈 족속》,《해바라기 얼굴》/ 김응교
· [나의 박사 논문을 말한다] 지금도 계속되는 화해의 부름 : 바울의 화해 신학 다시 보기 / 이길하
책마당
· 『넷플릭스가 삼켜 버린 기독교』
기독교인은 왜 교회보다 넷플릭스를 좋아할까 / 김선주
· 『잿더미에서 희망의 불씨를: 츠바이크의 예레미야』
전쟁의 광기 속에서 불타오른 평화의 불씨 / 이종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