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최해춘 시인의 다섯 번째 시집 『해파랑 헌화가』는 우리네 삶과 인간의 가없음을 돌려주고 있다. 수수만년 누적돼 오며 우리 민족 DNA에 각인된 정서와 사상을 오늘의 삶에서 역동적으로 펼치고 있다. 때론 응축된 서정으로, 때론 한스럽고 신명 나는 서사로 오늘 우리네 삶의 뿌리와 깊이를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다.이번 시집 『해파랑 헌화가』는 토착적 삶과 정서에 바탕해 우리네 심성에 살갑고 신명 나게 안겨든다. 짧은 4행시로 시의 본디와 읽는 맛의 깊이를 돌려주고 있다. 오늘 현실적 삶을 서정적으로 응축해 생생하면서도 우리 민족 전래의 현묘한 사상인 풍류를 파고드는 깊이와 운치가 있다.바다를 벗삼아 걸어가는 해파랑 바닷길 높은 바위 꽃 그림자 기다림도 한이 되어 투신하는 꽃 저 꽃 받아주오, 파도에 실려 가는 한 송이 외로운 꽃― 「해파랑 헌화가」 전문
새벽별 잠 깰까 봐 깨금발로 물러나는 섣달 어둠을대웅전 잔설이 배웅하는데잠 없는 목어가 뱃가죽 두드리며 깨우는 새벽법고 소리 휘감는 고요 속 산중어간문 돌계단에 햇살 비칠 때 빈 뱃속 법문 품고일주문 밖 먼 마을로 헤엄쳐 갔다가 돌아오는 목어― 「목어」 전문
폐사지 목탑처럼 절 마당에 덩그러니 남아밤이면 별을 보고낮이면 해를 보고바람 불면 흔들흔들 무념무상 산벚나무봄이 오면 온몸 가득 꽃을 피워꽃탑 만들고사나흘 꽃 잔치 끝나면 봄눈 같은 꽃잎들 툴툴 털어버린 채 또 다시 묵언비가 오면 비를 맞고 눈이 오면 눈을 맞고해탈에 이른 듯 세상사 초월한 듯 서 있는 산벚나무속세의 인연처럼 찾아오는 봄무심히 왔다 갈 땐목탑 같은 몸에도 잠시 꽃은 피었다 졌다― 「산벚나무」 전문
작가 소개
지은이 : 최해춘
* 경북 경주시 현곡면 가정리 출생* 계간 『서정시학』 2006년 등단* 현재 『미래서정』 문학지를 발간하는 서정시학회 회장으로 봉사하고 있으며 경주문인협회와 시in동인 등으로 문학 활동에 참여하고 있음.* 천상병 문학비 건립(지리산 중산리) 및 천상병문학제추진위원등을 역임.
